해와달이 사는 집
오랜 가뭄끝에 내리는 단비를 맞으며 걸었던 장성 축령산 힐링산행 본문
☆ 산행일자 : 2017. 07. 02 (일) 흐린 후 비
☆ 산행장소 : 전남 장성군 서삼면, 북일면. 전북 고창군 고수면 일원
☆ 산행인원 : 포항라푸마산악클럽과 함께...
☆ 산행코스 : 추암마을주차장-공덕비-축령산-지맥갈림길-금곡안내소-하늘숲길-산소숲길-숲내음길-추암마을주차장(원점회귀)
☆ 산행시간 및 거리 : 5시간 7분, 10.37km(식사 및 휴식 포함. GPS 기준)
▣ 산행지 소개 - 축령산(鷲嶺山 622.6m)
축령산은 전라남도 장성군 서삼면과 북일면에 걸쳐 있는 산으로, 울창한 편백나무숲으로 유명한 곳이다. 노령산맥의 지맥으로서 높이 620.5m이며, 옛 이름은 취령산(鷲靈山)이며, 문수산이라고도 부른다.
축령산의 명물은 편백나무숲으로 이로 인해 축령산은 삼림욕의 명소로 각광받고 있다. 한국의 조림왕이라고 불리는 춘원 임종국(林種國 1915~1987)이 1956년부터 1987년까지 사재를 털어 숲을 가꾸었다. 축령산 남서쪽 산록에 숲이 조성되어 있으며, 조성면적은 약 2.9㎢에 이른다.
이 숲은 산림청과 유한킴벌리(주), 생명의숲국민운동이 주최한 제1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2000년)의 ‘22세기를 위해 보전해야 할 숲’ 부문에서 우수상을 수상하였다. 숲을 가로지르며 조성된 약 6km의 길은 건설교통부(국토해양부)에 의해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선정되기도 하였다.
편백나무 숲이 조성된 축령산 남서쪽 산록은 마치 유럽풍의 잘 조림된 침엽수림지대를 연상케하는데, 참빛처럼 가지런히 자란 빽빽한 침엽수림이 비온 뒤 맑게 갠 하늘의 청량감을 준다. 삼나무·편백·낙엽송·테다·리기다소나무 등 수령 4∼50년 생의 숲이 779ha 가량 널찍하게 바다를 이룬다.
주변엔 천연림인 상수리·졸참나무·떡갈나무 등이 둘러싸고 있어 더욱 뛰어나다. 그 인공수림 사이로 산의 7부 능선을 비스듬히 가로지르는 임도로 들어서면 울창한 숲이 하늘을 가리고 있다.
요즘 각광받고 있는 산림욕을 즐기기에 최적의 조건을 두루 갖추고 있다.
또한 축령산 입구 괴정 마을에는 민박촌과 관광농원이 조성되었고, 산 중턱에 40여명의 동자승들이 수도하는 해인사의 진풍경, 산 아래 모임마을에는 통나무집 4동이 있어 체험하고 체류할 수 있는 관광을 즐길 수 있고, 휴양림을 관통하는 임도를 지나가면 영화 태백산맥과 내마음의 풍금을 촬영하던 금곡영화촌으로 임도가 연결되어 있다.
◈ 산행기
지난 달 정기산행은 가정사로 인해 거르게 되어 이번 달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참석하겠다고 마음먹고 일찌감치 신청을 해놓았지만 하루종일 비가 내릴거라는 기상청의 일기예보에 실망감이 앞선다. 그렇다고 정기산행일이라 변경도 할수 없는데다 오랜 가뭄 끝에 내리는 단비에 불평할 수 만은 없는 일이니 하늘의 뜻이라 생각하고 산행준비를 마치고 집사람을 대동하고 새벽같이 집을 나선다.
여느 때처럼 도착한 포항 육거리... 출발시간에 거의 맞춰 당도하니 이미 버스에 몸을 싣고 출발을 기다리고 있는 산우님들과 반가운 인사를 나눈다.
비소식 때문인지 참석률이 저조하지만 한 두번 겪는 일이 아니어서 편한 마음으로 오붓하게 즐거운 산행이 되기를 바라면서 떠나는 버스 의자에 깊숙이 몸을 뉘인 채 부족한 잠을 보충한다. 영천휴게소에서 아침식사를 하고 쉼없이 달린 버스는 대구-포항간, 경부고속도로, 광주-대구고속도로를 달리니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이미 각오한 일이니 창밖으로 바라보는 눈길도 무덤덤해지는 것 같다.
고창-담양고속도로의 장성물류IC를 빠져나와 축령산 자연휴양림 방면의 추암리 괴정마을을 향해 4시간 좀 넘게 달려 도착한 추암 제1주차장.
다행히 내리던 비는 그쳐 있어 서둘러 산행준비를 마치고 먼저 도착한 다른 산행팀과 뒤섞여 축령산 편백나무 숲을 향한 발걸음을 다시 들여 놓는다.
산행궤적
도착한 추암마을 주차장에서
산행준비를 마치고 도로 우측으로 접어들어 갑니다.
치유의 숲 들머리는 모두 6곳인데
오늘 우리가 출발할 곳은 추암마을(제1주차장)입니다.
추암마을(제1주차장), 대덕마을(제2주차장), 모암마을(제3주차장),
모암마을(제4주차장), 운암마을(제5주차장), 금곡마을(제6주차장).
장성 치유의 숲은 모두 5개의 숲길로 이루어져 있는데
각 코스마다 1시간~1시간 30분이면 돌아볼 수 있다고 하는군요.
오늘 가야할 코스는 이곳을 찾는 대부분의 등산객들이 택하고 있는 코스로
건강숲길, 하늘숲길, 산소숲길, 숲내음숲길을 거쳐 추암마을로 되돌아 올 예정입니다.
치유의 숲은 임도가 거미줄처럼 얽혀있기에
자기가 출발했던 마을과 주차장을 꼭 기억해서 돌아와야 한답니다.
축령산 산행의 들머리가 되는 추암마을 안내소.
매점을 겸하고 있는 안내소에서 좌측길은
차도를 따라 임종국 기념비까지 올라서는 길이고,
안내소 오른편으로는 주차장이 있고
주차장 한 켠으로 축령산 오르는 숲길이 열려 있지요.
좌, 우 어느 곳으로 가도
임종국선생 공적비가 있는 곳으로 합류가 되지만
대부분의 산객들은 좌측으로 진행을 하더군요.
준비해온 궤적을 따라 축령산 안내센터까지
약 1.6km의 임도를 따라 살방살방 걸어가고자 합니다.
'자귀나무'
해인사, 상선암, 백련정사를 지나
고도를 높여 올라갈수록
'접시꽃'
숲은 점점 울창해지고
신선한 풀내음, 피톤치드 향기가 느껴지기 시작하는 것 같습니다.
차량진입을 막아놓은 차단시설을 지나
시멘트로 된 임도를 따라 함께한 산우들과
도란도란 얘기꽃을 피워가며 가벼운 발걸음을 이어갑니다.
자욱한 운무로 주변 풍광은 볼수 없지만
푸른 숲에서 뿜어져 나오는 신선함을 몸으로 느끼며 걷고 있네요.
하지만 습도가 자그마치 90퍼센트가 넘는 습한 날씨라 그런지
평지길을 걸어도 흐르는 땀은 주체를 할 수가 없네요.
추암마을에서 약 30분이 지날 즈음...
황폐했던 축령산을 편백나무숲으로 가꾸어 놓은
춘원 임종국선생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세운
조림 공적비가 있는 치유숲길 안내센터에 도착하게 됩니다.
춘원 임종국선생은 6.25전쟁이 끝난 이후 황폐해진 이곳 축령산을 1956년 부터 사재를 털어가며 20여년 동안 나무를 심기 시작했답니다.
돈을 빌려가며 나무를 심었는데 결국 빚을 갚지 못하자 20여년 동안 그의 손길이 미쳤던 축령산 편백나무 숲이 채권자의 손으로 넘어가게 되었고, 채권자들이 오랜 세월 잘 자라준 편백나무들을 벌목하려 하자 주민들의 탄원에 의해 국유림화 되어 지금까지 울창한 숲을 유지할 수 있게 되었다는군요.
편백나무는 일반나무에 비해 3배 이상 피톤치드 향기를 내뿜어 병을 치유하는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장성 축령산의 편백나무 숲은 '치유의 숲'으로 명명되었다고 합니다.
공적비 있는 곳은 임도삼거리를 이룬 곳으로
추암마을, 대덕마을, 금곡마을로 갈리는 갈림목이기도 하지만
축령산으로 올라서는 등산로의 초입이 되기도 합니다.
안내판은 이곳 공적비에서 축령산을 거쳐
능선으로 이어지는 산길을 "건강숲길"이라 이름 붙여 놓았네요.
이곳이 축령산 정상을 향하는 들머리입니다.
아늑한 분위기의 숲길을 따라 잠시 들어서게 되면
비로소 오름길 주변으로
삼나무와 편백나무가 어우러진 숲이 펼쳐집니다.
삼거리에서 축령산 정상까지는 0.6km로 25분 가량 소요되는데
지금까지의 임도와는 달리 숲길이라 그늘이지만
여느 산이 다 그렇듯 초반에는 된비알이 시작되고
시종 계단과 흙길이 어우러진 가풀막으로 이어지고
등로를 가로막은 기암 사이를 돌아오르니
하늘을 향해 쭉쭉 뻗은 삼나무숲을 지나게 되고
잠시 편해진 등로가 이어지나 싶었지만
한 차례 더 된비알을 올라선 후에야
팔각정 정자 전망대가 있는 축령산 정상에 서게 됩니다.
가랑비가 옷깃을 적실 정도지만 다녀간 흔적은 남겨야겠기에
순서를 기다려 단체사진으로 인증을 남깁니다.
축령산(鷲嶺山 621.6m)
축령산은 전남과 전북의 경계를 이루는 영산기맥이 지나는 산줄기로 전남에서는 축령산, 전북에서는 문수산이라고 한다.
북쪽의 방장산(734m)과 남쪽의 고성산(546m)·태청산(593m) 등과 함께 북동에서 남서방향으로 뻗어 있다..
북쪽의 물줄기는 문수계곡을 지나 인천강에 합류하여 곰소만으로 흘러들고, 남쪽은 영산강을 통해 목포 앞바다로 흘러든다.
전망대에서 옹기종기 둘러앉아
준비해간 음식들로 맛난 점심시간을 가진 후
뒤이어 올라오는 산객들에게 자리를 양보하고
축령산 주능선을 이어주는 건강숲길로 들어섭니다.
급경사길을 내려서면 이내 편안한 등로가 계속되고
15분 가량의 시간이 흐르고 나니
버섯모양의 쉼터가 있는 갈림길에 서게 되는군요.
등로 우측 내림길은 산소숲길에 있는
임종국선생 수목장으로 연결됩니다.
오르내림이 없는 편안한 능선길인
건강숲길을 따라 7분 가량 진행하니
주의해야 할 갈림길을 만나게 됩니다.
이른바 영산지맥갈림길입니다.
이곳이 알바를 가장 많이 하는 곳이라는군요.
무심코 편안한 길을 따라 직진하면
영산지맥길을 따라 금곡리 영화마을로 가게 되는데
하늘숲길로 가려면 우측 방향으로 내려서야 합니다.
'산수국'
장성군과 고창군의 경계 고개마루에 위치해 있는 금곡안내소에 닿았네요.
잠시 쉬면서 목도 축이고 기념사진도 찍으며 후미조를 기다립니다.
임도를 가로질러 하늘숲길로 접어듭니다.
하늘숲길로 들어서서 약 300m를 진행하면
쉼터정자가 보이고 가야할 등로는 오른쪽입니다.
전망대가 눈 앞에 나타나지만
오늘 같은 날은 무용지물이라 통과하기로 합니다.
전망대에서 10분 가량 진행하면
좌측 아래로 내려서는 갈림길이 나오는데
준비해간 궤적에는 내려서도록 되어있네요.
임도를 따라 걷는 것보다 조금 더 둘러가더라도
산길을 걷고 싶어 앞장 서 진행해 나갑니다.
덕분에 이렇게 환한 모습으로 사진 한장 담을 수 있었지요.
딱 하나 발견한 '일월비비추'
강원도 대덕산에서 만난 후 참으로 오랜만의 해후입니다.
널찍한 길에 쭉쭉 자란 나무들이
멀리서 찾아온 산꾼의 발걸음을 가볍게 합니다.
'거북꼬리'
금곡안내소에서 이어져 온 임도를 만나게 되면
이정표가 가리키는 왼쪽 추암마을 방향으로 진행을 하게되고
오락가락하는 빗속을 뚫고
촉촉히 젖은 임도를 따라 5분 가량 진행하면
평상이 마련되어 있는 산소숲길로 들어서게 됩니다.
날씨만 좋았으면 평상에 누워 삼림욕을 즐기고 싶었는데
조금은 아쉬운 마음이 드는군요.
2년 전 친구들과 이곳을 찾았을 때 느꼈었던
숲의 내음을 다시 느끼고팠는데 말입니다.
축령산 정상은 구름속에 갇혀버려 제 모습을 감추고 있네요.
잔뜩 찌푸린 날씨에 높은 습도 탓인지
온 몸에 땀이 흘러 내리지만
편백나무가 하늘을 가리고 있는 우거진 숲길을 걷노라니
마치 딴 세상에 와있는 느낌입니다.
임도를 가로질러 맞은 편 숲으로 들어서면
숲내음길로 진입을 하게 됩니다.
숲내음길을 걸으면
편백나무와 삼나무 사이로 난 나무데크길을 걸어볼 수 있는데
내리막과 오르막이 번갈아 있어서
조금은 힘들 수도 있지만 중간에 작은 습지도 만날 수 있고
명상을 할수 있는 쉼터도 마련되어 있어
천천히 걸으며 숲이 주는 혜택을
맘껏 누려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피톤치드의 보고'라고 불리는 편백나무 숲...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 세상과 단절된 듯한 고요함...
가끔씩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 외에는
신비롭고 고요한 숲의 모든 것을 품어주는 듯 합니다.
'까치수영'
숲내음길을 빠져나와 임도와 다시 합류가 되면서
이내 임종국 선생 공적비가 있는 삼거리에 다시 서게되고
공적비 좌측으로 나있는 등로를 따라 진행하다
임도를 버리고 좌측 숲길로 들어갑니다.
숲길을 빠져나오면 다시 임도를 만나게 되는데
대부분의 산우분들은 곧장 나있는 임도를 따라 앞서갔지만
조금 더 숲길을 걷고 싶어 남은 몇 분들과 함께 좌측으로 들어섭니다.
곧게 자란 편백의 바다에 들어서서
그야말로 쭉쭉빵빵한 모습을 보니
가슴까지 시원해지는 느낌이 드네요.
울울창창한 편백 숲이 주는 맑은 기운을 한껏 느끼며
여유롭게 걷는 지금은 적어도 최고의 행복한 시간이 아닌가 싶습니다.
등로는 다시 임도와 합류가 되고
조금 전 곧장 나있던 임도의 지름길이었던 지점을 지나
계속되는 임도를 5분 가량 따르면
차단기를 지나면서 임종국 선생 공적비가 있는
치유안내센터에서 이어져 온 시멘트 임도를 만나게 되고
곧이어 추암마을을 가리키는
이정표가 서있는 우측 길로 등로는 이어집니다.
이후 트레킹은 막바지에 접어들게 되고
약 15분의 시간이 소요된 뒤 추암주차장에 도착하여
피톤치드 가득한 편백나무 숲길 트레킹을 마치게 됩니다.
전국에서 가장 공기가 맑은 곳으로 소개되고 있고 미래를 위해 보존해야 할 숲으로 꼽기도 하는 장성 축령산 편백나무 숲.
2년 전 친구들과 함께 여행을 떠나 왔을 때 좋다는 소문만 듣고 찾아와 잠깐동안 맛배기만 보았지만 짧은 시간속에서도 강렬한 느낌을 주었던 축령산 편백나무숲을 다시 찾아보니 비가 내리는 일기 불순한 날임에도 하늘을 향해 곧은 기개를 자랑하듯 쭉쭉 뻗어있는 편백나무, 삼나무들을 보면서 우리나라에도 이런 멋진 곳이 있다는 사실에 가슴 뿌듯해졌고 또한 온갖 역경을 이겨가며 산림녹화의 기적을 이룬 춘원 선생의 노고와 숲을 가꾸고자 하는 크고 높으신 정신에 마음이 숙연해 지지 않을 수 없었다.
우리나라 제일의 편백나무숲을 자랑하는 축령산을 수박 겉핥기식으로 돌아보기엔 미흡하다는 생각이 들어 다시 한번 찾아와 여유로운 마음으로 돌아보며 진정 힐링이 무엇인가를 제대로 체험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하다.
주차장에 도착한 뒤 비와 땀에 흠뻑 젖은 옷가지를 벗어버리고 마른 옷으로 갈아입은 후 하산 뒷풀이 시간을 가지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 뒤 고속도로가 막히기 전에 출발하고자 주차장을 빠져나와 귀로에 오른다.
'◈ 산행이야기 > ☆ 2017년도 산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초등학교 친구들과 걸어본 오대산 선재길 & 강릉 바다부채길 (0) | 2017.07.18 |
---|---|
폭염경보 속의 운제산 반나절 산행 (0) | 2017.07.10 |
새로운 코스로 꾸며 다녀온 영덕 팔각산-산성골 원점회귀 산행 (0) | 2017.06.26 |
폭염경보 속에 극기훈련으로 걸었던 자.도.봉.어 환종주 (0) | 2017.06.18 |
보름 만에 다시 시작한 산으로 가는 발걸음 (포항 신광 비학산, 월포 용산) (0) | 2017.06.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