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와달이 사는 집
한풀 꺾인 무더위 속에 찾은 여름산행지 영덕 동대산 본문
☆ 산행일자 : 2017. 08. 19 (토) 날씨 - 흐림
☆ 산행장소 : 포항시 죽장면, 영덕군 남정면 일원
☆ 산행인원 : 집사람과 함께...
☆ 산행코스 : 신교-경방골-호박소-삼거리(합수점)-물침이골-육단폭포-첫째능선-동대산-사거리갈림길-쟁암리갈림길-전망바위-바데산갈림길-비룡폭포-합수점-호박소-경방골-신교
☆ 산행시간 및 거리 : 6시간 15분, 11.33km (식사 및 휴식, 알탕 30분 포함. GPS 기준)
▣ 산행지 소개
산줄기 지능선에서 흘러내리는 물줄기들이 상옥계곡과 하옥계곡으로 흘러들어 영덕군의 대서천으로 합쳐진다. 하옥계곡의 지류라 할수있고 마실골ㆍ경방골ㆍ물침이골 등은 사람들의 발길이 미치지 않은 청정계곡을 이루며 경방골의 호박소는 산정호수를 연상시킨다.
해발 791m이며 경북 포항과 영덕군의 경계에 있는 산으로 남쪽에 군립공원 내연산ㆍ북쪽에 팔각산ㆍ바데산과 서쪽에 국립공원 주왕산이 있다.
이웃 산들의 명성에 가려 널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그만큼 사람들의 손을 타지않은 자연상태를 간직하고있다.
산줄기 지능선에서 흘러내리는 물줄기들이 상옥계곡과 하옥계곡으로 흘러들어 영덕군의 대서천으로 합쳐진다. 하옥계곡의 지류라 할수있고 마실골ㆍ경방골ㆍ물침이골 등은 사람들의 발길이 미치지 않은 청정계곡을 이루며 경방골의 호박소는 산정호수를 연상시킨다.
◈ 산행기
계속되는 비소식에 올 여름 뜨겁게 달구던 더위도 한풀 꺾이고 아침 저녁으로는 선선한 느낌이 드는게 가을이 성큼 다가서는 것 같다. 하지만 한낮에는 예전처럼의 폭염속 기온은 아니어도 더운 기운이 남아있어 이 여름이 가기 전에 한번 더 계곡산행으로 마무리 해볼 생각으로 산행지를 물색하다가 지난 주 다녀온 내연산에서 가까운 여름철이면 각광을 받는 동대산을 찾아보기로 한다.
동대산은 그동안 자주 발걸음을 했던 곳이지만 최근에는 뜸했던 탓에 10여년 전 아내와 둘이서 걸었던 코스 그대로 앵콜산행으로 걸어볼 생각이다.
영일만대로를 거쳐 흥해읍 외곽의 약성삼거리로 들어서니 주말 나들이를 나온 차량들로 7번 국도는 정체를 빚기 시작한다. 마음이 급해도 어쩔 수 없는 일이라 줄지어 달리는 차량들 꽁무니를 따르다 삼사해상공원을 지나 내리막이 끝날 무렵 나오는 삼거리에서 달산면 방향으로 좌회전하여 달려가면 진동재를 넘어 영덕방향에서 이어져 오는 930번 지방도와 만나는 다리를 지나 좌회전하여 진행하면 옥산리 마을을 지나게 되고 이후 지난번 팔각산 산행을 할때 들머리였던 공영주차장을 통과해 차를 몰아가면 옥계계곡 주차장에 닿게 된다. 주차장을 지나자마자 좌측 대서천을 가로지르는 잠수교를 건너 하옥방향으로 진행하니 옥계교 입구의 바데산 들머리를 지나고 비포장길을 따라 좀더 깊숙이 들어가면 간이화장실이 입구에 서있는 신교에 닿게 된다. 도로 우측에 주차를 해놓고 산행준비를 마친 뒤 신교 입구의 동대산안내판 옆으로 나있는 산길로 빠져들어 간다.
산행궤적
신교 건너기 직전 왼편 등산안내도와 이정표를 따라
숲으로 들면서 본격적인 경방골 산행이 시작됩니다.
잠시 후 자연 그대로의 청정한 경방골의 비경이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물의 나라가 따로 없을 정도로 풍부한 계곡물은
징검다리의 꼭대기를 적실 정도여서
미끄러지지 않으려 조심하면서 건너야 했네요.
동대산은 경북 포항시와 영덕군이 경계하고 있는 산으로
천연의 요새처럼 긴 계곡이 있고 기암괴석과
그 밑을 흘러내리는 맑고 깨끗한 물,
웅장한 호박소나 폭포가 있어 이름난 곳이지요.
그래서 이곳을 찾는 산객들은 대부분 여름철에 찾는 곳이기도 합니다.
수 없이 물을 건너고 암반을 지나고
크고 작은 폭포와 심연의 소(沼)를 만나게 되고
계곡은 잔돌들을 빼곡히 깔고 이어지다가
어느 사이 넓직한 암반지대를 이루기도 합니다.
'짚신나물'
'파리풀'
이곳저곳 멋진 풍경을 카메라에 담느라 지체를 하다보니
산행시작 30분 가까이 지나서야 첫 번째 쉼터에 닿게 됩니다.
우렁찬 목소리로 노래하며 대서천을 향해
달려가는 물소리가 경쾌하기 짝이 없네요.
잘 다듬어진 돌길을 걷고 있으려니 잠시 생각에 빠져 드는군요.
2009년도로 기억을 하는데 직장산악회 회원들과
마실골-경방골 산행을 와서 이곳을 지날 때
연세 드신 노인장께서 돌 하나하나 다듬으며
길을 놓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그로부터 8년이 흐른 지금 이렇게 반듯한 등산로가 되어
모두가 안전하게 다닐 수 있게 되었으니 이름모를 그 분의 노고가
참으로 대단했었다는걸 새삼 깨닫게 되네요.
독특한 자태와 색상을 뽐내는 암반과
기암절벽 위에 걸린 푸른 소나무는
마치 한 폭의 동양화를 보는 듯하고
맑은 공기와 시원한 물소리, 새소리는
오감(五感)을 즐겁게 해주고 있습니다.
풍부한 수량에 경방골은
여느 오케스트라가 부럽지 않은 공연장이 되었네요.
계곡 물빛에 심취해 올라서다 보니
갑자기 널찍한 소(沼)에 이르게 됩니다.
바로 경방골의 명물 중 비룡폭포와 함께 한 축을 자랑하는 호박소입니다.
찰랑거리는 물로 가득 들어차 있어
마치 숲 속의 작은 연못을 연상시키는 것 같습니다.
쟁반처럼 널찍하고 맑은 물이 넘칠 듯 담긴 이곳이 호박소라 불리는 명소이다.
동대산 경방골의 호박소는 맑고 투명하여 바닥이 내려다보이며 하트모양으로 물이 고여 찾아오는 등산객에게 사랑을 전해준다.
특히, 반딧불이가 자생하여 운무가 낀 밤에는 반딧불이 불빛이 호박소 위를 날아다니는 장관을 연출하기도 한다. (호박소 안내판 내용 옮김)
호박소를 지나 100m 가량 나서면 계곡이 둘로 갈라지는데
경방골에서 물침이골로 갈라지는 삼거리 합수점이지요.
계류 건너 쉼터정자가 보이는 왼편 길은
계속되는 경방골을 따르는 길로
비룡폭포를 만나볼 수 있는데 오늘의 하산 코스랍니다.
여기서 물침이골은 오른쪽 계곡을 따라 들어서 계류를 건너 진행하게 됩니다.
합수부인 삼거리갈림길을 지나 약8분 가량 걷다보면
좌측 계곡 아래로 웅장한 소리가 들려오고 나무가지 사이로
하얀 포말을 일으키며 아래로 떨어지는 폭포를 만나게 됩니다.
좌측 내림길로 내려서 폭포 가까이까지 진행해 봅니다
그동안 빈약한 물줄기만 봐왔는데 오늘은 정말 대박입니다.
이름하여 쌍폭(雙瀑) 불리는 폭포이지요.
내림길의 경사도가 심해 집사람은 내려오지 않아 기념사진도 담지 못했네요.
이끼가 잔뜩 낀 폭포 아래로 떨어지는 폭포수를 보고 있노라니
여느 명산 부럽지 않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발걸음이 잘 떨어지지 않았지만 가야할 길이 멀기에
아쉬운 마음 접고서 되돌아 나옵니다.
물침이골 이끼폭포...
'뚝갈'
바위를 타고 흐르는 물의 흐름이 자연스럽고
온갖 모양의 바위는 신비감마저 더해줍니다.
속이 빈 누워있는 나무는 지나는 길손의 포토존이 되어 주고
쉼없이 들려오는 계곡의 물소리와 떠나가는 여름이 아쉬운 듯
목청 높여 울어대는 매미소리가 가슴에 울리는 물침이골...
수려하다기보다는 소담한 느낌을 주지만 예사롭지 않은 풍경들입니다.
고사목 사이에서 이끼와 앙상블을 이루며 자라고 있는 이름모를 버섯.
계곡을 우측에 두고 얕은 오름을 한구비 치고 올라서니
물침이골의 최고 명물인 '육단폭포'를 만나게 됩니다.
제대로 보기 위해서 바위 벼랑 끝으로 다가서야만 볼수 있지요.
폭포의 기단이 여섯 개로 연속적으로 이루어져 있어
육단폭포로 불리어지는 이 폭포는
흘러내리는 물의 모습도 제각각입니다.
'송장풀'
계곡을 크게 벗어나지 않고
간혹 물길에서 떨어져 사면길로 진행하기도 하면서
쉬엄쉬엄 걷다보면 계곡이 끝나는 지점에 서게 됩니다.
이제부터는 물길을 뒤로 하고
나무계단이 있는 사면길로 올라서게 됩니다.
(동대산 정상 1.5km/1시간)
'참취'
표고차 약 180m 정도를 곧장 치고 오르는 된비알로
오늘 산행 중에 가장 힘든 구간이지만
'가시버섯'
한발 한발 내딛으며 꾸준한 오름을 이십 여분을 잇다보니
이정표에 첫째능선이라 쓰여져 있는 능선마루에 올라서게 되고
배가 고파서 못 가겠다는 집사람의 말에
주변 평평한 곳을 골라 점심 요기를 하고 가기로 합니다.
'며느리밥풀꽃'
'기름나물'
역시 꾸준한 오르막이지만 한결 누그러진 가파름이어서
식후의 걸음이라는 부담을 느낄 필요가 없었고
큼직한 바위가 앞을 가로막는 능선에 올라서게 되면
등로는 더욱 편안해지고 식사를 하고 발걸음을 뗀지 30분 가까이 지나
아무도 없는 동대산(791.3m) 정상에 닿게 됩니다.
동대산 정상은 구름으로 덮혀있어 조망이라곤 없는 상태라
다녀간 흔적 하나 남기고 곧장 마주나 있는 등로를 따라 이동을 합니다.
'좁은잎배풍등'
정상에서 남쪽으로 5분쯤 내려서면 돌로 쌓은 참호를 지나게 되고
내연산, 바데산, 장사쪽 회동마을로 갈라지는
사거리 갈림길에 서게 됩니다.
이 갈림길에서 왼쪽(동쪽) 산허리를 타고 내려서는 길이
바데산, 경방골방면으로 가는 길이지요.
동대산-바데산을 연결하는 주능선으로
영덕과 포항을 가르는 시 경계 길이기도 합니다.
길 상태가 뚜렷한 걷기 좋은 오솔길을 따라 5~6분 남짓 내려오면
평평하고 넓은 공터가 있고 야외식탁이 마련되어 있는 쉼터를 지나게 됩니다.
예전 산우들과 맛난 식사를 하던 기억이 새롭네요.
사거리갈림길에서 15분 가량 걷기 좋은 등로를 따라 도착한 쟁암리갈림길.
'계란버섯'
경방폭포 갈림길.
왼쪽 길은 경방골 상류 계곡길로 내려가는 길이지요.
경방폭포도 볼 수 있는 숨은 계곡길이지만
이정표에 출입금지를 알리는 경고성 문구가 있는데다
묵은 길이라 산행로가 험하고 걸어본 기억도 희미해서
안전한 곳으로 내려가기 위해 좀더 진행하기로 합니다.
등로 상에 만난 기암(奇巖)
이정표 하나 서있는 644.9봉
계속되는 등로는 좌측 아래로 떨어지고
곧장 나있는 등로는 사암리로 내려가는 길입니다.
제법 가파른 내리막길을 내려 바데산을 볼 수 있는
전망바위에 다가서니 멋진 소나무 한 그루가 반겨주는군요.
바위 전망대에서 바라본 동대산 정상부는 여전히 구름이 덮혀있고
발 아래로는 가야할 경방골이 구비구비 이어지고
눈 앞에 펼쳐지는 바데산의 산세를 보노라니 절로 감탄사 연발입니다.
계속되는 가파름을 조심스레 20분 가까이 내려서니
경방골로 내려서는 두 번째 갈림길에 서게 됩니다.
여기서 직진하면 바데산, 우측길은 사암리 방향이지요.
왼쪽 경방골로 방향을 잡아 5분이면 경방골 계곡에 닿게 됩니다.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듯한 경방골의 비경이 연이어 펼쳐집니다.
이끼가 잔뜩 끼어있는 바위틈을 돌고돌아
시원스레 쏟아지는 경방골의 맑은 계곡물...
아름다운 계곡 풍경에..연신 셔터를 눌러댑니다.
병풍처럼 둘러쳐진 기암절벽과 앙상블을 이루고
발 아래는 각양각색의 암반 위로 맑디맑은 옥수가 흘러내리고 있네요.
비룡폭포 상단부
폭포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 보면
양쪽으로 옹립한 바위협곡이 절경을 이루는 곳이지요.
하지만 워낙 경사진 곳이라 추락의 위험이 있어
주의를 기울여야 할 곳이기도 합니다.
'비룡폭포'
여러 갈래의 물줄기가 마치 하늘을 향해 승천하는
용의 모습으로 '비룡폭포'라고 이름이 붙여졌다고...
녹음이 무성한 숲과 바위 틈에서 흘러내린 물이
저 아래서 하얀 물살로 갈라지는 모습이 일품입니다.
실로 오랜만에 보는 비룡폭포의 시원스런 물줄기를 보고 있으니 속이 다 시원해지는 것 같네요.
비룡폭포 아래에 숨어있는 쌍폭을 찾아드니 이곳 또한 볼거리입니다.
힘차게 쏟아지는 폭포수에 뛰어들어
물맞이라도 하고픈 마음이 굴뚝 같지만
한풀 꺾인 더위에 선뜻 내키지가 않네요.
예전 사람이 살았던 흔적인지 아니면 숯가마터였는지...
물침이골과 경방골의 합수지점인 삼거리를 다시 만나게 됩니다.
흘러내리는 물침이골의 계류 뒤로 올라갔던 등로가 보이는군요.
호박소 상단부에서...
아름다운 계곡 풍경에 폰 카메라는 쉴 생각이 없는 모양입니다.
날머리인 신교가 가까워지고 있다는 걸 인지하고
징검다리를 건너다 물길따라 거슬러 올라가
시원하고 맑은 계류에 몸을 담궈봅니다.
약 30분 가량의 알탕시간을 보내고 여벌의 옷으로 갈아입고서
남은 등로 이으니 날아갈 듯 가벼워진 기분이네요.
'물봉선'
마지막 남은 징검다리를 건너 남은 등로 7~8분 가량 이으면
'무릇'
경방골 입구인 신교가 나타나면서
물의 나라였던 물침이골-경방골의 산행은 마무리가 됩니다.
만 7년 만에 다시 찾은 동대산 경방골...
신교 입구의 동대산 산장 외에도 서너 군데의 팬션이 더 생길 정도로 긴 시간이 흘러버렸지만 기암절벽과 아름다운 숲, 그리고 맑은 물의 비경은 그대로인 것 같아 마음이 놓였고 오래도록 그 모습 변하지 않은 채로 남아주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시원한 느낌을 주는 폭포와 주변의 이끼 낀 암반의 청정계곡도 멋있었고 작은 물보라를 내며 하얗게 부서지는 모습 또한 여전히 아름다웠었다.
또한 사람들이 자주 다니지 않는 태고적 신비감을 자아내는 밀림 같은 오솔길을 걸으면서 산새소리, 바람 흘러가는 소리에 선계인 듯 느껴진 그 풍경들이 집으로 향하는 길에서도 눈 앞에 아른거리는 잔상으로 남아 카오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잔잔한 팝송과 어우러져 정체가 심한 귀로에서도 지루한 줄 모르게 차를 몰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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