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와달이 사는 집
가족여행 중에 찾은 금강산 화암사(수바위-신선대-화암사) 숲길 트레킹 본문
♤ 산행일자 : 2017. 08. 25 (금) 날씨 - 흐림
♤ 산행장소 : 강원도 고성군 토성면 일원
♤ 산행인원 : 집사람, 그리고 딸과 함께...
♤ 산행코스 : 화암사 제2주차장 - 수바위 - 시루떡바위 - 신선대(성인대) - 너럭바위(신선암, 간식) - 신선대(성인대) - 삼거리 - 화암사 - 화암사 제2주차장
♤ 산행시간 및 거리 : 3시간 40분, 4.81km (시간 구애받음 없이 여유롭게...)
▣ 산행지 소개 - 금강산 화암사, 신선대(성인대)
성인대(신선대:645m)는 강원도 고성군 토성면 원암리 산 1 번지에 있는 전망이 좋은 큰 바위이다.
북설악 화암사와 신선대가 있는 이곳은 설악산 줄기가 아니라 금강산 줄기의 마지막 능선이다.
지금의 미시령 옛길을 분기점으로 설악산과 금강산으로 나뉘는데 이곳에 위치한 신선봉(1312.2m)이 금강산 일만이천봉의 첫번째 봉우리이고 화암사는 금강산 팔만구암자의 첫 번째 암자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화암사 일주문 현판에는 금강산 화암사라고 적혀있다.
명산 설악의 위세에 눌려 북설악 외곽은 비교적 덜 알려졌으면서도 뛰어난 경관을 지닌 화암사와 둘레길에 있는 신선대(성인대)는 울산바위와 달마봉의 비경을 한 눈에 담을 수 있는 최적의 장소로 꼽을만큼 조망이 뛰어나며, 푸른 동해바다의 시원스런 모습도 볼 수 있는 곳이다.
◈ 산행기
가족과 함께 이틀동안 강릉, 속초의 여러 명소들을 구경하며 돌아다녔지만 비가 오락가락 하는 날씨탓에 계획했던 곳을 모두 둘러보지 못한 아쉬움이 있지만 하늘이 하는 일을 어찌 할 수 없는 일이기에 다음 기회로 미루고 맞은 여행 3일차.
다행스럽게도 여행 마지막 날인 3일차에 숙소의 창밖으로 비치는 하늘은 그야말로 쾌청 그 자체입니다.
동해에서 떠오르는 일출을 바라보면서 집사람과 딸아이를 깨우고 아침을 챙겨먹고 숙소를 나와 마지막 날의 일정을 시작합니다.
오늘은 다른 계획없이 늘 가고팠던 마음을 품에 안은 채 기회가 오기를 기다렸던 곳인데 6~7시간 소요되는 산행시간이 오늘은 딸아이가 있어 무리일 것 같아 코스를 짧게 잡고 산행의 묘미를 한껏 느낄 수 있는 기분을 느낄 수 있게 해주고픈 마음입니다.
강원도 인제와 고성을 넘나드는 고개인 미시령 북쪽으로 신선봉이라는 봉우리가 있는데 그 봉우리가 금강산 일만이천봉이 시작되는 제일봉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그 아래에 있는 이 절을 금강산 화암사라고 하지요. 화암사는 이번이 세 번째 찾아가는 길인데 화암사의 랜드마크라 할수 있는 수바위(수암)로 올라 울산바위를 가까이에서 볼수 있는 명품 조망터인 신선대를 돌아보고 다시 화암사로 내려오는 이른바 '화암사 숲길'트레킹'을 하기 위해 찾아가기로 합니다.
속초 시내에서 미시령 방향으로 길을 잡고 가다보면 이정표에 화암사를 알리는 표지판이 나타나는데 먼저 델피노 골프&리조트를 통과해 차를 몰아가면 큼직한 빗돌에 '금강산 화암사'라고 씌여져 있는 삼거리에서 좌회전하면 곧이어 일주문을 지나게 됩니다.
일주문을 지나 잠시 진행하면 도로 우측으로 주차장을 알리는 표지판이 나오고 그늘진 곳을 찾아 주차를 해놓고 배낭을 들쳐메고 화암사를 향해 걸음을 떼어봅니다.
산행궤적
연 이틀 계속 비가오는 궂은 날씨였는데
여행 마지막 날은 햇살 가득한 쾌청이라 서둘러 준비를 합니다.
'금강산 화암사'라는 현판이 걸려 있는 일주문을 지나 도로를 따르면
우측으로 주차장을 알리는 안내판이 있는데
그곳에 주차를 해놓고 화암사를 향한 걸음을 시작합니다.
걷는 도중 간간이 만나게 되는 고승대덕들의
선시와 게송들을 적어놓은 석비가 눈길을 끄는군요.
화암사 골짜기에 조성한 설법하시는 부처님상.
부처님이 보리수 아래에서 완전한 깨달음을 얻은 후
이전의 수행 동료였던 다섯 수행자에게
처음으로 팔정도와 사성제의 가르침을 주었는데
법의 바퀴를 처음으로 굴렸다는 의미로
초전법륜(初轉法論像)이라고 합니다.
청아한 물소리를 들으며 5분 가량 걸어 올라가니
제일 먼저 절집 입구의 기념품 상점이 나타나는데
바로 오늘 산길의 들머리가 있는 곳이지요.
'숲길입구'라 씌여진 이정표가 가리키는 대로
돌계단을 올라 첫 번째 목적지인 수바위를 향해 오름짓을 시작합니다.
다시 6분 만에 도착한 수바위 입구에서 좌측 수바위로 향합니다.
수바위 안내문.
수바위에 대한 전설은
인간의 끝없는 욕심에 경종을 울리는 교훈이 있어
영남알프스 가지산 쌀바위와 유사한 점이 많네요.
바위 위로 조심스레 올라서니 하단부는
그런대로 올라갈만 해서 멋진 소나무에서 흔적 하나 남겨봅니다.
수바위에서 내려다 본 화암사 전경.
전날까지 비가 내렸지만 오늘은 화창하기 이를 데가 없네요.
울산바위의 멋드러진 암봉과 달마봉도 시야에 들어오고
멀리 권금성 뒤쪽의 집선봉과 칠성봉도 보이는군요.
늘 마음속 숙제로만 남겨두고 있는
백두대간 상봉(좌)과 신선봉을 올려다보면서
언제 숙제를 마무리할 수 있을까... 생각만 하고 있네요.
수바위 상단부는 자일이 없이는 올라가기가 힘든 곳이라
더는 욕심을 부리지 않는게 좋을 듯 합니다.
수바위를 뒤로 하고 계속되는 산길을 올라갑니다.
빽빽이 들어선 나무 사이로 작은 길을 따라 오르는 산길은
그다지 경사도 급하지 않아 걷기에도 괜찮은 것 같네요.
'산오이풀'
되돌아 본 수바위.
그리고 숲 사이로 간간이 얼굴을 드러내는 상봉과 신선봉.
전혀 기대하지 않았는데...
정말 오랜만에 만나는 '솔채'
나도 모르게 탄성이 절로 터져 나왔네요.
'시루떡바위'
예전에는 '퍼즐바위'로 불리웠다는데...
바윗돌들이 마치 시루떡을 겹겹이 포개어
쌓아놓은 것 같아서 붙여진 이름이라 합니다.
멀리 떨어져서 뒤따르는 집사람과 딸아이를 격려해가며
여유로운 발걸음으로 올라선 끝에는
커다란 바윗덩이가 눈 앞에 나타나는군요.
산봉우리 위에 마치 두 신선이 서있는 듯한 풍경의 신선대에 도착하게 됩니다.
먼저 자리를 잡고 사진을 찍고 있는 분들과
인사를 나누며 기다린 끝에 바위 위에 올라가
이곳저곳을 카메라에 담기 시작합니다.
옛날 천상의 신선들이 내려와 노닐었다는 신선대(성인대).
해골바위와 돌고래바위.
신선대 앞에는 '성인대 등산금지'라는 안내문이 있지만
땅바닥에는 뚜렷한 길이 나있어 오히려 이정표 역할을 하고 있는 것 같네요.
낙타바위가 있는 신선암쪽으로 진행하다 만나게 되는 소나무.
이곳의 바람이 얼마나 세찬지 보기만 해도 알수 있을 것 같네요.
그 뒤로 펼쳐지는 명불허전의 풍경...
바로 울산바위의 위용입니다.
저 멀리 설악산의 최고봉인 대청봉과
대피소가 있는 중청봉(우)이 보이는군요.
이 모습이 보고파서 그동안 목을 매고 있었지요.
올라올 때 흘린 땀의 양에 비해
너무나 큰 보상을 받는 것 같은 기분이네요.
성인대 너럭바위 지대는 비바람에 의한 풍화가
현재 진행형이라 마사토가 많고
그로 인해 생겨난 크고 작은 물웅덩이가 많네요.
화암사와 수바위...
'봉래꼬리풀'
'선인대봉'이라는 팻말이 있는 지점을 지나 낙타바위를 향해 진행합니다.
'기름나물'
'며느리밥풀꽃'
수바위를 거쳐 성인대(신선대)로 올라서면
설악의 울산바위가 웅장하게 다가오고
속초 바다를 한 눈에 굽어볼 수 있는 최고의 전망대가 펼쳐집니다.
구비구비 감아 올라가는 미시령 옛길과
새로 뚫린 미시령 터널의 모습과 북설악의 봉우리들이 시원스럽네요.
멋진 풍경을 바라보다 자칫하면 사고가 날만한 곳입니다.
비바람에 풍화가 되어 부스러진 마사토 알갱이가
바닥에 널려있어 미끄러울 수가 있으니
특히 주의를 기울여야 할 곳인 것 같습니다.
신선대(성인대)의 명물인 '낙타바위'
'버섯바위'라고도 하고
신선의 발가락이라고 해서 '발가락바위'로도 불린다고...
한 폭의 그림처럼 펼쳐진 웅장한 울산바위의 모습을 배경삼아...
주변 조망이 정말 일품인 성인대.
사실 이 일대는 신선대라는 이름으로도 널리 불려왔던 곳이라 합니다.
낙타바위 앞에서 온갖 포즈를 취해가며 사진놀이에 빠져 놀다가
마당바위 끄트머리까지 가보기로 합니다.
성인대에서 바라보는 울산바위.
이 엄청나고 경이로운 광경에 그만 넋을 잃고 바라볼 뿐...
낙타바위를 지나 도착한 마당바위(신선암)에서도
좀더 가까이 다가온 울산바위와 환상적인 풍경을
배경으로 사진놀이를 즐겨봅니다.
신선의 발자국 흔적이라고 알려진 곳곳에 파여진 물 웅덩이에는
얼룩덜룩한 무늬에 빨간 배를 가진 '무당개구리'들이 살고 있답니다.
웅장한 울산바위와 속초 앞바다 조망이 가슴을 확 트이게 만드는 곳...
수바위와 고성방면의 조망...
마당바위에서 세상 제일 편한 자세로 둘러 앉아
준비해간 과일과 간식을 먹고 있으려니
신선이 부럽지 않은 것 같습니다.
'큰잎쓴풀'
버섯바위 아래에서...
버섯바위 위로 올라가보기로 합니다.
오랜 세월 풍화작용으로 씻기고 깎여 나간
마사토 재질이라 조금은 주의를 해야할 곳이더군요.
혹자는 '발가락바위'라고도 한다는데
아랑곳없이 공중부양 놀이에 빠져 사진에 담기 바빴네요.
낙타바위에서 저 역시 하나 남겨야겠기에...
막상 떠나오려니 아쉬움이 남아 또 하나 흔적을 남기지만
그 황홀한 풍광은 오래도록 뇌리에 남을 것 같습니다.
시간가는 줄 모르도록 머물렀던 신선대 낙타바위와 마당바위를 떠나
정면으로 바라보이는 상봉, 신선봉을 올려다보며
언제일지 모르지만 꼭 찾아가겠다는 기약없는
무언의 약속을 하면서 다시 신선대로 향합니다.
'금마타리'
'분취'
다시 마주하는 신선대를 지나 이번에는 좌측의 숲길로 진행합니다.
울창한 숲길따라 다시 화암사를 향해 걸어갑니다.
'단풍취'
성인대에서 10분 만에 만나게 되는
성인봉과 화암사로 하산하는 갈림길.
화암사로 가는 길은 우측의 등로로
좌측은 백두대간 상봉, 신선봉으로 향하는 길입니다.
2003년 8월 설악산국립공원으로 편입된 후
화암사에서 상봉, 신선봉으로 이어지는 구간은
멸종위기 1급인 산양과 2급인 삵의 서식지여서
출입금지구역으로 지정됐다고 하는군요.
그렇다 해도 신선봉을 오르고 싶은 유혹은 쉽사리 떨쳐내기 어렵네요.
'뚝갈'
내림길에 전망좋은 곳에서 시종 눈맛을 즐기게 해준
대간길의 상봉과 신선봉을 올려다보며 이별을 고합니다.
신선봉을 밀어낸 만큼 화암사는 더 안겨옵니다.
되돌아 본 신선대.
'참싸리'
상봉갈림길에서 30분 가량 경과하니
이제 등로는 계곡으로 내려서게 됩니다.
암반을 요리조리 빠져나오며 흘러내리는 맑은 계곡물은
작은 폭포를 이루며 신선계곡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물봉선'
치유의 숲이라고 불리우는 하산길은 끝이 나고
절집을 향해 몇 발짝 떼어 보면 사찰 입구에
돌로 만든 무지개다리(虹石橋)가 보이고,
다리 아래 왼쪽으로는 금강산 제1봉인 신선봉에서 발원하여
흐르는 신선계곡의 맑은 물이 절 앞을 지나갑니다.
다리 위에서 내려다 본 계곡에는
맑고 풍부한 물이 폭포를 이루고 있네요.
'풍악제일루'라는 현판이 걸려있는 범종루가 반겨주는 화암사로 들어섭니다.
화암사(禾巖寺) 소개
금강산 화암사는 옛날 신라의 승려 진표율사(眞表律使)가 이곳에 화엄사(華嚴寺)를 창건하였답니다.
화엄사(華嚴寺)라 했으나 속세에서는 화암사(禾岩寺)라 불렀는데 절 남쪽에 커다란 한 덩이 바위 모양이 벼낟가리 같았기 때문이라는군요.
이 절은 창건 이래 불에 타고 다시 중건하는 등 불사를 거듭하다가 1912년 건봉사의 말사가 된 뒤부터 화암사(禾巖寺)라는 이름을 공식 명칭으로 사용했다고 합니다.
1915년 다시 불에 타서 1917년 중건을 하였지만 1950년 6.25때 크게 파손되어 건물 1동만 남게 되었답니다. 1953년 휴전 뒤에 건봉사 극락암에 있던 한 비구니가 정착하여 머물렀었는데 1986년 주지로 부임한 양설(良說)스님이 중창하여 다시 큰 절의 면모를 갖추게 되었다고 합니다.
금강산 1만2천봉 중 남쪽 첫 봉우리인 신선봉 아래에 자리하고
팔만구암자 중에 남쪽에서 첫 번째인 화암사...
6.25전쟁과 잦은 화재로 인해 고풍스러운 멋은 없지만
신라 혜공왕 5년(769년) 진표율사가 창건한 역사 깊은 사찰입니다.
화암사 구층석탑과 수바위.
'석가모니 고행불상'
금강산 화암사에서 바라본 수바위...
그동안 서너 번 찾아왔지만 볼때마다 웅장하고 멋있네요.
들머리였던 매점 앞을 지나게 됩니다.
숲길 입구 옆 바위에 새겨진 글자들...
'간성군 금강산 화암사'라고 적혀 있답니다.
성큼 다가온 가을의 전령을 보면서
만산홍엽의 설악을 다시 찾고픈 마음속 염원을 담으며
애마가 기다리고 있는 주차장에 도착하면서
'화암사 숲길 트레킹'은 끝을 맺게 됩니다.
오래 전 속리산 문장대를 셋이서 함께 산행한 이후 실로 몇년 만에 다시 걸어본 산길...
그때보다는 난이도가 약한 산길이라 충분히 감내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을 가지고 올라보니 힘들다는 기색은 아랑곳 없고 시종 두 눈을 휘둥거리게 만드는 멋진 풍광에 힘든 줄 모르게 즐거운 시간을 보낸 것 같아 코스 선택을 잘했다는 자부심이 듭니다. 경주에 살면서 아이들이 중,고등학교 다니던 시절에는 가끔씩 경주 남산을 함께 오르내리며 가족의 우애도 다지곤 했지만 이역만리 바다 건너 유학 가있는 아들과 학업을 마치고 곧바로 취업해서 서울로 가버린 딸아이 둘다 멀리 떨어져 있어 가족 전체가 모이기도 힘들뿐 아니라 함께 움직인다는 자체가 쉽지 않은 현실이었는데 다행히 기회가 되어 딸아이만이라도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큰 위안이 됨과 동시에 즐거운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화암사 일주문에서 수바위, 성인대를 거쳐 화암사로 내려오는 숲길... 가볍게 오를 수 있는 코스이지만 그렇다고 보여지는 풍광도 가벼운 것은 절대 아니란 사실을 새삼 느끼면서 올라 올 때와는 또다른 풍경이 펼쳐지는 치유의 숲길을 따라 무사히 하산을 완료하고 몇번 왔었던 화암사 경내를 둘러본 후 텔레비전에 나왔었다며 꼭 가보고 싶다는 집사람의 주장을 받아들여 차를 몰아 속초 시내로 향합니다.
TV프로그램 '생생정보통'에 소개되었다는 '속초회전물회'입니다.
회전물회 2인분에 어장물회 하나 추가해서 주문해서 먹어보니
해산물이 풍부한 포항에 살아서 그런지
썩 괜찮다는 느낌을 받지는 못하겠네요.
포항 죽도시장 역시 싱싱한 해산물의 천국이니까요.
다만 호기심에 한번쯤 가볼만 하다는 생각은 드는군요.
동해휴게소에서...
식사를 마치고 속초시외버스터미널로 딸아이를 데려다주며
다음 달 첫 주말에 사위랑 함께 내려올 때 다시 만나기로 하고
동해고속도로를 달려 포항으로의 귀가를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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