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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와달이 사는 집

미답의 코스로 걸어본 운제산 계곡산행 본문

◈ 산행이야기/☆ 2017년도 산행

미답의 코스로 걸어본 운제산 계곡산행

해와달^^* 2017. 9. 10. 23:16

♧ 산행일자 : 2017. 09. 10 (일)  날씨 -흐림

♧ 산행코스 : 포항시 남구 대송면 일원

♧ 산행인원 : 모처럼 홀로...

♧ 산행코스 : 대송면 홍계숲 - 성불암 - 홍계계곡 우골 - 시경계능선 합류 - 시루봉삼거리 - 운제산 - 시루봉삼거리 - 홍계계곡 좌골 - 성불암 - 홍계쉼터(원점회귀)

♧ 산행시간 및 거리 : 3시간 45분, 8.58km (휴식 포함, GPS기준)




◈ 산행기

오전근무 마치고 집에 돌아오니 집사람은 결혼식에 참석하느라 집을 비운 상태라 하는 수없이 라면 하나 끓여먹고 얼른 배낭을 꾸리기 시작합니다. 좀 늦은 시각이지만 매주 가는 산행을 거르려니 뭔가 아쉬움이 남아 물 한병 갈무리하고 간식으로 먹을 통조림 하나 챙겨서 집을 나서 대송면 방향으로 차를 몰아갑니다.

오늘 갈 곳은 포항시민의 무한한 사랑을 받고 있는 운제산입니다.

일반적으로 운제산 주등산로는 오어사나 영일만온천이 있는 대각을 산행 들머리로 삼게 되고 주능선만을 잇게 되는 경우가 다반사라 계곡산행과 더불어 운제산을 잇는 코스는 등한시 되어왔던게 사실이지요. 그래서 오늘은 잠시 눈을 돌려 정상 북서쪽으로 움푹 패여든 협곡성 계곡인 홍계계곡을 찾아볼까 합니다.

몇년 전 겨울 폭설이 내려 집사람과 함께 운제산을 오른 뒤 시루봉으로 가려다가 도저히 진행이 어려워 홍계리로 탈출을 한 기억이 있을 뿐 그동안 한번도 걸어보지 못한 곳이어서 반나절 산행으로 마땅히 갈만한 곳이 있나 싶어 물색하던 중 레이더에 걸린 셈이지요.

문덕고개를 넘어 포항철강공단을 지나 건천-포항국도인 20번 도로를 따르다 남성교차로에서 남성리,홍계리 방향으로 빠져나와 송동갈림길을 지나고 장동리를 통과해가며 약 3km 가량을 달리다보면 대송면 홍계리를 알리는 마을 입간판과 용암사를 알리는 안내판이 서있는 곳을 만나게 됩니다.

이곳에서 좌측으로 들어가면 솔숲이 우거진 쉼터가 나오는데 바로 오늘 산행의 들머리가 되는 '홍계숲'이랍니다.

홍계리는 예전 마을 앞으로 큰 물줄기가 흐르고 있었는데 그 크기가 배를 댈 정도로 넓었다 하여 넓은 계곡이란 뜻으로 홍계(洪溪)라고 부른다고 하는군요.

홍계숲은 넓은 송림숲으로 마을 주민들의 휴식처가 되고 벤취와 정자, 그리고 운동시설도 마련되어 있어 이용을 많이 하는 것 같은데 마을 어른분들이 둘러앉아 동양화 구경을 열심히 하고 있더군요. 넉넉한 주차공간이라 한쪽 귀퉁이에 주차를 해놓고 GPS를 가동하고 솔숲을 지나 용암사 방향으로 진행하며 홍계계곡 탐방을 시작합니다.

 


산행궤적



산행시작점인 홍계숲입니다.

보시다시피 울창한 솔숲에 쉼터인 정자와 운동시설이 잘 구비되어 있어

지역민들의 휴식공간으로 인기가 높을 듯합니다.


그나저나 새로 산 렌즈에 좋은 필터까지 장착해서

가지고 와서 첫 컷을 찍었는데 메모리카드가 없다네요...ㅜ.ㅜ


제천 동산 다녀온 사진을 집사람 컴퓨터에 담으라고 줬더니

아직 반납이 안되어 빈 카메라만 들고 와버렸지 뭡니까...

하는 수없이 휴대폰으로 찍을 수밖에...



홍계쉼터에서 시멘트길을 따라

잠시만 나서면 만나게 되는 용암사입니다.

가야할 등로는 용암사 앞 계류를 따라 이어집니다.



계곡 입구에는 산사태와 계곡의 토사가 유실되는 것을

방지하고자 설치된 사방댐을 지나면 계곡 초입을 만나게 됩니다.

 


계곡을 거슬러 계속 진행했어야 했는데

우측의 산길로 들어서 진행하게 되었답니다.


게다가 홍계폭포 입구의 협곡을 보고는

등로가 없다고 판단하여 산으로 올라가는 바람에

곧장 성불암으로 들어서게 됩니다.



적막감이 감도는 성불암에서 조용히 사진 하나 남기고 절집을 빠져나옵니다.



절 마당 앞에서 바라본 풍경으로

계류를 따르는 등로가 보이지 않는데다

목교 건너편으로 오름길이 보여 그쪽으로

진행을 하는 바람에 발품을 좀더 팔아야만 했네요.



목교를 건너며 바라본 성불암.



지금 오르고 있는 등로는

송전철탑 공사를 위해 설치된 길인 것 같습니다.



송전철탑 NO.54입니다.



강동산업단지 뒤쪽으로 설치되어 있는 바람개비는

오늘도 변함없이 열심히 돌아가고 있네요.



철탑을 지나서부터는 눈에 잘 띄지않는 희미한 족적을 따라 내려가니

그제서야 제법 뚜렷한 좁은 길이 나타나고



멧돼지 목욕탕을 지나면서 나도 모르게 발걸음이 빨라지는군요.



울창한 칡넝쿨이 마치 정글속에 와있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 일으키지만



길 찾는데 집중하느라 제대로 바라볼 여력이 안되네요.

그냥 계곡길을 따랐으면 되었을 것을... 생고생입니다.



GPS를 보아가며 방향을 잡고 내려서니 계곡으로 합류가 됩니다.

아래쪽으로 내려가면 나타나는 합수부에서 조금 올라온 지점이더군요.



이제부터 계속 계곡을 거슬러 오르기로 합니다.



등로는 보이지 않지만 진행하기엔 오히려 계곡이 더 나은 것 같네요.



계곡 좌우로는 협곡을 이루고 있어 막상 위로 올라가기도 힘들 것 같네요.





상류로 오를수록 수량은 줄어들지만

그런대로 인적없는 계곡미를 이어가고 있는 편이라



여기저기 옮겨다니며 열심히 폰에 담아봅니다.





아무도 없는 깊은 계곡을 따라 오르는 동안 적당한 긴장감을 즐기며



얼기설기 놓여진 바위 틈을 비집고 올라서니

저 앞으로 또다른 합수부가 나타나는군요.



가까이 다가서서 어느 곳으로 갈지 생각 좀 해봅니다.

어느 쪽으로 가도 능선마루에 올라설 수 있지만

좌측 방향이 운제산과 가까운 코스라 망설임없이 진행해 나갑니다.



계곡산행은 끝이나고 선답자의 희미한 족적을 따라 진행하니



누가 놓았는지 모르지만 허술한 나무다리가 있어 조심스레 건너갑니다.



이런~ 멧돼지 목욕탕을 또 만나게 되네요.

곁에 하나 더 있는걸 보니 이쪽으로 많이 다니나 봅니다.



얼른 발길을 옮겨 도착한 시경계능선입니다.

강동산업단지 방향에서 이어져온 등로가 사라재를 넘어

시루봉갈림길을 지나 운제산으로 연결이 되는 등로입니다.

연일 부조정에서 운제산까지 한번 걸어본 경험이 있는 곳이지요.


이곳에서 사라재방향으로 진행하다 홍계리로 내려서도 되지만

생각한 바가 있어 운제산 방향으로 길을 듭니다.



나뭇가지 너머로 운제산 정상부 옆에 있는 산불감시초소가 보이는군요.



굳이 운제산 방향으로 길을 든 이유는

아직 한번도 가보지 못한 미답의 코스를 택해 걸어보기 위함이지요.

선답자의 궤적도 없어 그저 GPS에 나와있는 궤적을 따라

무작정 가보기로 하지만 늦은 시각 계곡길이 조금은 신경이 쓰이는군요.



영일만온천과 운제산을 잇는 주등로와

합류가 되는 시루봉 갈림 삼거리입니다.


좌측으로 곧장 내려가려다

지난 번에 기둥이 침하되어 출입이 통제되었던

운제산 육각정의 상태가 궁금하기도 하고

예까지 와서 정상을 밟지 않고 간다는게

성미에 맞지않아 잠시 다녀오기로 합니다.



좌측의 운제산 중앙릉 갈림길을 지나고



운제샘을 거치지 않고 곧장 정상을 향해 치받아 오르니





변함없이 육각정 아래 갇혀있는 운제산 정상석을 만나게 됩니다.

2층 전망대에는 아직도 출입을 통제하고 있네요.

그나마 정상석이라도 찍을 수 있어 다행입니다.



되돌아갈 길이 아직은 먼데다

시간은 자꾸 흘러만 가니 발걸음 또한 바빠지기 시작합니다.



시루봉갈림길을 지나 잠시 진행하면

삼거리가 나오는데 두 길은 다시 만나게 됩니다.

그렇지만 홍계계곡으로 내려가려면

반드시 좌측길로 진행해야 하지요.



갈김길에서 좌측 아래로 몇 분쯤 진행하면

유의해서 봐야할 지점이 나옵니다.


좌측으로 나뭇가지로 막아놓은 곳이 나오는데

GPS를 보니 이곳이 홍계계곡으로 내려서는 곳인 듯합니다.



아주 희미한 묵은 길 흔적이 있을 뿐...

그냥 감으로 찾아 내려가니 계곡에 닿게 되는군요.







계곡을 따라 쉼없이 내려갑니다.

하지만 계곡을 따르다 진행이 어려우면

사면으로 올라가 허리길로 진행하지만

그렇다고 정상 등로가 있는 것도 아니어서


 

스키장에서 활강을 하듯이 미끄러져 내려가기도 하고

낭떠러지 사면길을 조심조심 진행하기도 하면서

 

 

일찍 해가 떨어지는 산에서의 속성을 알고 있기에

일몰 전에 하산을 완료해야 한다는 생각에

부지런히 계곡을 내려가는 중입니다.

 




드디어 서당골 좌,우골이 만나는 합수부를 만나게 됩니다.

용암사를 지나 계곡을 따라 계속 진행했으면 이곳을 지났을텐데

산길로 올라서는 바람에 이곳을 놓치게 된 것이지요.



아무튼 합수부를 지나면서 긴장했던 마음을 조금 풀어놓고

주변을 돌아보며 여유로운 발걸음으로 진행합니다.



비록 수량은 적어서 볼품은 없지만

그래도 수량이 많을 때는 폭포로서의 몫은

충분히 할것 같은 아담한 풍경도 담아가며





제법 뚜렷한 등로를 따라 올라선 사면길을 따라 진행합니다.



우거진 수풀 속에 숨어있어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등로를 따라 성불암에 도착하게 됩니다.



이번에는 성불암 목교를 다시 건너 계곡으로 내려가 보기로 합니다.

내려선 계곡에는 제법 큰 규모의 폭포 상단부가 나타나네요.



하늘에서 드리워진 동아줄인양 붙잡고 경사를 내려오면



홍계계곡의 명물인 '홍계폭포' 앞에 서게 되는군요.



수량이 풍부할 때는 제법 그 풍모가 대단하다 싶습니다.



언제 한번 수량이 풍부할 때 이곳까지만이라도 다시 찾아보고 싶네요.



산으로 올랐던 계곡의 초입을 지나고





사방댐도 통과하면 용암사에 닿게 됩니다.

절 입구에 산책을 나오신 스님과 합장으로 인사를 나누고



시멘트도로를 따라 막바지 걸음을 이으면

출발했던 홍계숲에 도착하게 되고 짧지만 강렬했고

사전에 제대로 된 준비없이 나선 걸음에 알바와

굵은 땀방울이 교훈을 주었던 오늘의 반나절 산행을 마무리합니다.





반나절산행으로 조금은 늦은 시각(14:10)에 시작한 산행인데다 처음 걸어보는 미답의 코스에 철저한 준비없이 GPS하나만 믿고 무작정 나선 걸음이었는데 주능선 외에는 단 한사람도 만날 수 없었을 만큼 인적이 드문 곳이었으니 등로도 제대로 없는 숲길은 거미줄과 덤불 투성이었고 내려선 계곡 또한 바위들이 제멋대로 널부러져 있어 통행이 그리 용이하지 않은 쉽지 않은 산행이었네요.

하지만 수없이 오르내렸던 운제산의 많은 산길 중에서 아직 걸어보지 못한 미답의 길을 찾아 걸어보았다는데 의미를 두어야 할 것 같습니다.

더구나 성불암 부근의 계곡까지는 비록 규모는 작지만 계곡이 갖춰야 할 폭포, 소, 암반을 두루 갖춘 협곡이라 한여름 무더위를 피해 한적한 곳을 찾아 산행 겸 피서를 즐긴다면 더없이 좋은 곳이 아닌가 싶네요. 다만 좀더 위쪽으로 올라가면 장동마을의 공동 취수구가 있어 접근은 하지 않는게 좋을 듯...

해 떨어지기 전에 하산을 완료했다는 안도감으로 도착한 홍계쉼터에서 배낭을 내려놓고 세면대를 찾아 머리를 처박고 한동안 수도꼭지를 틀어놓은 채 땀을 씻어내고서 땅거미가 찾아드는 홍계숲을 떠나 집으로 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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