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와달이 사는 집
소슬바람 불어대는 가을의 문턱에 찾은 팔공산 금당능선-내원능선 본문
♤ 산행일자 : 2017. 09. 16 (토) 날씨 - 흐림
♤ 산행장소 : 대구광역시 동구, 영천시 신령면 일원
♤ 산행인원 : 집사람과 둘이서...
♤ 산행코스 : 팔공CC입구 삼거리-515.9봉(삼각점)-폐산장-금당능선-삿일봉-주능선(NO.49)합류-1031봉-내원능선진입(NO.69)-내원암-동화사-통일대불-동화교
♤ 산행시간 및 거리 : 5시간 40분, 10.17km (식사 및 휴식, 사찰 구경 포함. GPS기준)
◈ 산행기
어김없이 도래한 주말. 주말 비소식이 있다는 일기예보에 저으기 실망감이 들었지만 그렇다고 집안에만 틀어박혀 있기가 뭣해 행여나 하는 마음으로 어플로 주말의 날씨를 검색해봅니다.
파릇파릇한 억새의 싱그러움을 맛보려고 내심 기다렸던 영남알프스에는 계속 비가 내린다고 하니 다음 기회로 미루고 비는 오지않고 계속 흐리기만 하다는 팔공산의 날씨예보에 얼른 준비를 하고서 집을 나섭니다.
자주 가는 명품 김밥집에 들러 땡초김밥 두줄 갈무리하고 차를 몰아 대구-포항간 고속도로를 달려가다 와촌IC를 빠져나와 경산갓바위 방향으로 길을 들어 달리면 대구,경산의 경계지점인 능성재를 넘게되고 갓바위 입구를 지나 도착한 백안삼거리에서 우측의 동화사 방향으로 달려가면 팔공CC 입구의 삼거리에 도착하게 됩니다.
주변으로 마땅히 주차할 곳이 없어 골프장 쪽으로 조금 진행하다 노견에 걸쳐 주차를 해놓고 배낭을 들쳐메고 삼거리입구로 걸어가 안내판 뒤쪽으로 나있는 산길을 오르며 산행을 시작합니다.
산행궤적
산행시작점인 팔공컨트리 입구 삼거리입니다.
표석 좌측의 길을 따라가면 나무에 가려져있는
초록색 입간판 뒤로 산길이 나있는데 오늘의 들머리입니다.
초입부터 가파르게 등로는 이어지지만 그리 힘든 코스는 아니랍니다.
잠시 후 등로는 편안해지고 울창한 소나무 숲길을 따라 편안한 산길이 이어집니다.
지금 걷고 있는 산길은 마애불능선인데
폭포골을 가로질러 금당능선으로 올라붙을 예정입니다.
송이 채취기간이라 그런지 등로 좌우측으로 금줄과 경고문이 줄을 잇고 있네요.
삼각점 하나가 고스락을 지키고 있는 515.9봉입니다.
시원한 소슬바람이 불어오는 명품 숲길을 따라 걷노라니
온갖 시름 따위는 저만치 가버리고 없는 듯하네요.
등로 좌측으로 바라보이는 동화사 통일약사대불입니다.
하산 후 동화사를 들렀을 때 찾아보기로 합니다.
약 3분 뒤 좌측으로 급히 꺾이는 갈림길을 만나게 됩니다.
곧장 진행하면 만나게 되는 모래재에서 방향을 바꿔도 될터인데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아래로 내려서게 되는군요.
등로는 가파르게 내려서는 묵은 길이지만
그런대로 뚜렷해 힘들이지 않고 내려가니
부척 줄어든 수량이 황량해보이기까지 하는 폭포골을 만나게 됩니다.
계곡을 우측에 두고 거슬러 오르니 오랜만에 만나는 기암이 반갑네요.
'염주괴불주머니'
소란한 휴가철이 지나가고 요란한 단풍철은 아직 오지 않은 요즈음...
'이삭여뀌'
적막하기 이를 데 없는 초가을 숲길은 물소리, 벌레소리 세상이 되었네요.
'고마리'
오랜만에 만나는 폭포골 산장입니다.
오래 전 70년대 무렵 지어진 건물로
산악인들이 하룻밤을 묵었던 산장으로
지금은 화재로 지붕은 불타버리고 벽체만 남아
보기에 흉물스러운 모습으로 남아있답니다.
폐산장 앞에 있는 이정표입니다.
맞은편으로 나있는 등로는 폭포골을 거쳐 도마재나 바른재로 오를 수 있고
우측은 조금 전 걸었던 마애불능선의 모래재로 이어지는 길이지요.
금당능선을 가려면 이정표의 약수암방향으로 가야합니다.
이정표에서 왔던 길을 되돌아간다는 기분으로 돌아서서
우측 산길로 나있는 등로를 따라 갑니다.
금당능선 들머리 초입에서 내려다 본 약수암.
등로를 오르다 탑이 하나 보이기에 잠깜 들러보기로 합니다.
석탑 앞에서 바라본 서쪽 방향의 풍광으로
동화사 통일대불은 불두만 보이는군요.
멀리 응봉, 응해산, 도덕산으로 이어지는 봉우리들이 눈에 들어오네요.
조망도 없는 등로지만 그래도 걷기에 수월한 편인데다
폭닥한 산길을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걸으니 크게 힘들다 느껴지질 않네요.
석탑을 떠나 20분 가까이 꾸준한 오름을 올라서니 삿일봉(756봉)에 서게 됩니다.
삿일봉에서의 조망은 그야말로 일품이네요.
팔공산 동봉을 기준으로 갓바위까지 이어지는
동부능선을 가장 잘 조망할 수 있는 곳이 아닌가 싶습니다.
동봉에서 뻗어내린 백안능선을 시작으로
부도암능선, 내원능선, 그리고 대불능선까지...
그리고 신령봉에 삿갓봉까지...
은해봉에서 북방아덤, 남방아덤에 노적봉까지...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멋진 조망에
세찬 바람속에서도 한참을 머물며 담아봅니다.
동봉에서 뻗어내린 백안능선에 솟아있는
낙타봉과 케이블카 상부승강장이 있는 신림봉.
그 너머로 뻗어가는 팔공산 서부능선...
과연 팔공산의 너른 품은 어디까지 일런지...
주능선을 향한 걸음은 계속됩니다.
'며느리밥풀꽃'
고도를 높혀갈수록 등로는 거칠어지는군요.
주능선에 닿기 전에 바람이 잦아드는
아늑한 바위에 걸터앉아 김밥과 과일로 점심식사를 하고서
주능선 49번으로 올라섭니다.
올라온 금당능선을 내려다보고
조망이 멋진 전망바위에서 막힘없는 풍광을 맘껏 담아봅니다.
올라온 금당능선 너머로 삿갓봉으로 이어지는 마애불능선,
그 뒤 팔공컨트리 뒤쪽의 시루봉으로 이어지는 인봉능선,
멀리 환성산, 초례봉에 반야월 혁신도시까지...
남쪽으로는 비가 온다는 소식이 있더니 정말 그런가 봅니다.
영남알프스, 비슬산 너머로는 비구름이 잔뜩 끼어있네요.
가을이 성큼 다가왔음을 알려주는 전령사인 '구절초'
주능선을 따라 동봉방향으로 진행하다
문득 보고픈 곳이 있어 잠시 찾아들어갑니다.
종주능선 56번에서 등로를 이탈하여 우측으로 잠시 들어가면
팔공산 정상부를 훤히 볼수 있는 멋진 조망터가 있지요.
팔공산 북릉길로 암릉을 통과해 계속 내려가면 치산계곡으로 연결이 됩니다.
이곳을 찾은 주된 이유는 바로 '얼굴바위'때문이랍니다.
투구봉에서 올라온 능선이 청석배기에서 정점을 찍고
유봉지맥과 합쳐진 산줄기는 코끼리바위능선으로 이어져
주능선의 신령봉으로 연결이 됩니다.
'얼굴바위'
어찌 닮아 보이시나요?
5분 뒤 대불능선 초입인 58번에 서게 됩니다.
매미바위를 보러 내려가고 싶은데 집사람이 극구 말리네요.
그래서 하는 수없이 가까이 있는 바위로 다가가서
사진 몇장 담고 돌아나오기로 합니다.
대불능선 들머리를 지나 종주능선을 따라 계속 진행해 나갑니다.
'구절초'
발 밑으로 내원능선이 다가왔지만 아무 생각없이 들머리를 지나쳐버리고
북쪽능선에 새로이 설치되어 있는 데크를 보면서
이제야 안심하고 다닐 수 있겠다며 반색을 하며 걷다가
그제서야 들머리를 지나쳐왔음을 인지하고 곧바로 발걸음을 되돌립니다.
그래도 지나쳐온 발품이 아까워 북쪽 방향의 풍경을 한장 담고
발길을 돌려 도착한 69번 이정목입니다.
내원능선 들머리입니다.
이정목 바로 앞에 있는 바윗길을 밧줄을 부여잡고 올라
올라갈 수 있는 곳까지 올라갑니다.
조암(鳥岩)의 정수리가 코 앞에 다가와 있고
그 뒤로 염불봉, 동봉, 비로봉이 줄을 잇고 있네요.
군사시설이 있는 산성봉까지...
진불암 뒤쪽의 대슬랩이 자꾸만 눈길을 끕니다.
얼굴바위가 있는 1031봉, 그 뒤로 청석배기와 신령봉까지...
힘들게 오른 자만이 누릴수 있는 산 정상에서의 파노라마...
그래서 산을 오르나 봅니다.
자꾸만 보아도 질리지 않는 멋진 풍경에
넋을 놓은 채 한참을 미동도 않고 바라보다가
채근하는 집사람의 잔소리에 아쉬운 발걸음을 떼어봅니다.
발 아래 양진암을 골짝에 두고 좌측으로 내원능선,
우측으로는 부도암능선이 뻗어내리고
그 우측 케이블카 승강장이 있는 능선은 백안능선,
맨 좌측으로는 대불능선이 일목요연하게 내려다보이네요.
바위 봉우리에서 내려와 내원능선으로 빠져 들어갑니다.
통나무다리를 건너 조암 아래로 돌아들면
주능선에서 볼수 없었던 풍경을 마주하게 됩니다.
조암(鳥岩) 아랫부분입니다.
가파르게 쏟아지는 내림길을 정신없이 내려갑니다.
조암에서 10분 가량 쏟아지는 내림길을 내려오니
멋진 바위조망터(937m)에 서게 되네요.
좌측으로는 염불봉이 우뚝하고
머리 위로 조암이 올려다보이는군요.
독바위 위로는 동부능선의 명물 가운데 하나인 병풍바위가 펼쳐집니다.
계속되는 내림길에 밧줄구간까지 연이어 통과하고 나니
그제서야 등로는 조금은 순해지는 듯 합니다.
떨어진 잣나무 열매를 줍느라 비록 걸음은 느려졌지만
묵직해진 배낭무게에 위안을 삼고
경사도가 조금 나아진 등로를 따라 부지런히 내려가니
내원암 샛길 출입을 막아놓은 철조망이 있는 사거리갈림길을 지나게 됩니다.
능선을 계속 따르다 잠시 내원암을 찾아 고즈넉한 정경을 사진에 담고
다시 능선길로 되돌아와 동화사를 향한 걸음을 이어갑니다.
내원능선 날머리를 내려와 도로를 따라 7분 가량 걷다보면
관광안내소에 닿게 되는데
공사가 벌어졌는지 어수선하기 이를 데 없네요.
주차장에서부터 동화문까지 큰 공사를 벌이고 있어
봉황문으로 출입을 하도록 유도하고 있더군요.
봉서루(鳳棲樓)
봉서루 뒤편에는 대웅전을 향해 '영남치영아문'의 현판이 걸려 있다. 임진왜란 때 사명대사가 영남도총섭으로 동화사에서 승병을 지휘했음을 알려주는 중요한 현판이다.
봉서루는 네모난 돌기둥을 세워 누문을 만들고, 그 위에 정면 5칸의 목조 누각을 세운 독특한 건축양식이다. 누각으로 오르는 계단 중간에 널찍한 자연석이 하나 놓여 있다. 이곳이 봉황의 꼬리 부분이며, 누각 오른쪽 귀퉁이에 있는 둥근 돌은 봉황의 알을 상징한다.
봉서루 뒤편에는 대웅전을 향해 '영남치영아문'의 현판이 걸려 있다. 임진왜란 때 사명대사가 영남도총섭으로 동화사에서 승병을 지휘했음을 알려주는 중요한 현판이다.(참조:동화사 홈페이지)
동화사의 지형과 지세가 봉황이 알을 품고 있는 형상
즉 봉황포란형(鳳凰抱卵形)이라고 하는데
이곳 넓적한 큰 바위가 봉황의 꼬리에 해당하고
귀퉁이에 있는 둥근 3개의 돌은 봉황의 알을 상징한다.
봉황 알(둥근 돌)을 어루만지면 좋은 일이 있다고 전해진다고...
'동화사 대웅전' (보물 제1563호)
동화사 대웅전은 팔공산을 대표하는 법당이다.
봉서루 누대 밑을 지나 절 안마당으로 들어서면 정면으로 보이는 건물이 대웅전이다. 대웅전은 여러 차례 중창을 거듭하였는데 현재 건물을 조선 후기 영조 3년(1727)에서 영조 8년(1732) 사이에 건립된 것으로 추정된다.
대웅전 축대 아래 양쪽에는 한 쌍의 괘불대와 노주가 있고, 법당으로 오르는 층계는 정면에 반원형으로 쌓아 올렸다. 대웅전 내부 불단에는 석가모니 부처님을 주불로 좌측에 아미타불, 우측에 약사여래불을 모셨다. 또 천장에는 세 마리의 용과 여섯 마리의 봉황이 화려하게 조각되어 있다.
대웅전은 정면 3칸, 측면 3칸의 다포계 겹처마 팔작지붕 건물이다.
옹호문(천왕문)을 나와 해탈교를 건너 약사여래대불을 만나러 갑니다.
'꽃범의꼬리'
약사여래대불(藥師如來大佛)
약사여래대불(藥師如來大佛)은 칠천만 겨레의 숙원인 남북통일과 세계평화, 인류의 행복을 간절히 염원하며 조성한 팔공총림 동화사의 대표 불상이다. 전체 높이가 33m에 이르러 석조 불상으로는 세계최대의 규모이다. 1990년 10월 26일 착공하여 1992년 11월 27일 점안대법회를 봉행하였다.
팔공산은 신라시대부터 오악(五岳) 가운데 하나인 부악(父岳)으로 추앙받던 민족의 영산(靈山)이자 약사신앙의 중심지로서, 팔공산 곳곳에는 수많은 약사여래상이 모셔져 있다.
약사여래는 보살도를 닦으면서 열두 가지 큰 원(十二大願)을 세워 성취하고, 중생의 고통과 일체 병자가 없는 이상세계를 완성하신 부처님이시며, 그 이상세계는 유리처럼 청정한 동방만월세계(東方滿月世界)이다.
우리 역사 속에는 불력(佛力)으로 국난을 극복하고자 하였던 대규모 불사의 예가 많이 나타나고 있다. 통일약사대불의 본원은 우리 민족의 숙원인 통일을 하루빨리 성취하고 분단의 아픔을 해소하여 민족 대화합을 이루어 내는 데 있다.
약사여래대불 앞에는 국내최대의 삼층석탑(높이 17m, 원석 2천톤) 2기, 석등(높이 7.6m) 2기가 있고, 뒤로는 호법신장과 금강역사가 병풍처럼 조성되어 있다. 앞에는 통일기원대전이 조성되어 있는데, 불상을 따로 모시지 않고 통유리를 통해 약사여래대불을 바라보게 되어 있다. 약사여래대불 지하에는 불교문화관(국제관광선체험관)이 조성되어 있다.
약사여래대불 앞에서 삼배로 예경을 올리고
돌계단을 따라 내려오며 봉황문을 향한 막바지 걸음을 옮겨갑니다.
주말을 맞아 동화사를 찾은 탐방객들이
삼삼오오 짝을 지어 많이들 찾아오셨네요.
팔공산동화사봉황문(八公山桐華寺鳳凰門)
동화사의 옛 일주문으로 원래는 봉서루 앞에 있었다고 합니다.
봉황문을 지나자마자 왼쪽 절벽에
마치 구름 위에 보살이 앉아있는 듯한
보물 제243호로 지정된 마애여래좌상을 만나게 됩니다.
오늘 산행의 날머리인 동화교 입구입니다.
좌측 인도를 따라 팔공컨트리 입구 삼거리까지 애마를 만나러 갑니다.
오랜만에 찾은 팔공산... 요즘은 교통이 좋아 한시간 남짓 고속도로를 달려가면 닿을 곳이지만 자주 찾지 못한 까닭에 아직도 못가본 코스가 꽤 많아 이 참에 기회가 닿는대로 하나하나 걸어보기로 마음먹고 찾아든 곳이 금당능선과 내원능선이었지요.
다음에는 부도암능선-대불능선을 걸어볼까 생각하면서 홀로 걷게 된다면 조금 더 난이도가 있는 곳으로 찾고 싶은데 여건이 허락될지 모르겠네요.
떠나지만 돌아올 곳이 있으면 여행이고 돌아올 곳이 없으면 방랑이 된다는데 오늘 영남의 명산이자 대구의 진산인 팔공산을 찾아 멋드러진 산길을 걸으며 산행을 하였고, 두 눈이 호강을 누릴 만큼 멋진 풍경 또한 맘껏 보았으니 심신이 저절로 힐링이 되지 않았나 싶네요. 게다가 돌아갈 곳이 있으니 더 부러울 게 없는 것 같습니다.
산행 말미에 들른 팔공총림 동화사를 찾아 부처님께 두손 모아 삼배의 예를 올리며 가족 모두의 건강과 행복을 발원하고 동화사를 빠져나와 주차해놓은 팔공컨트리 입구 삼거리까지 이동하여 차를 타고 파계사 근처의 맛집을 찾아 든든히 배를 채우고 어둠이 짙게 깔린 고속도로를 달려 집으로 향합니다.
'◈ 산행이야기 > ☆ 2017년도 산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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