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와달이 사는 집
번개산행으로 찾아간 양산 천성산 공룡능선 본문
♤ 산행일자 : 2017. 10. 01 (일) 날씨 - 흐림
♤ 산행장소 : 경남 양산시 웅상읍, 상북면, 하북면 일원
♤ 산행인원 : 포항라푸마산악회 번개산행(총 16명)
♤ 산행코스 : 내원사매표소주차장-공룡능선-집북재-천성2봉(비로봉)-은수고개-천성산(원효봉)-원효암-편백나무숲-홍룡사주차장
♤ 산행시간 및 거리 : 7시간30분, 12.86km(식사 및 휴식 포함)
◈ 산행기
장장 열흘간 이어지는 전례없는 추석연휴라 매월 떠나는 정기산행도 예외없이 취소가 되어 개인산행이라도 다녀올까 계획하고 있던 차에 산악회 총무로부터 번개산행을 가자는 제안이 들어왔네요. 산행장소는 양산의 명산인 천성산.
그것도 공룡능선으로 가자며 리딩을 해달라는 요청입니다. 공룡능선이야 다녀온 곳이라 또 가는거야 어렵지 않지만 승용차 두대 정도 탈수 있는 인원으로 번개산행을 가자는데 과연 누가 연휴기간에 참석을 할지 조금은 의구심이 들었지만 인원이 적으면 적은대로 오붓하게 다녀오면 좋으리라는 생각으로 기다리고 있었는데 웬걸요? 자그마치 16명이나 된다는군요. 결국엔 24인용 미니버스를 대절해서 가자고 하는 총무의 연락을 받고 급히 천성산 공룡능선의 궤적을 만들어서 대비를 하고 산행준비를 마친 뒤 아침 일찍 간단하게 요기를 하고 집사람과 함께 집을 나섭니다.
출발지에서 몇 군데의 승차장소를 거쳐 마지막 출발지인 연화재주차장에 도착하는 버스를 타기 위해 영일만대로를 달려 연화재로 향하니 주차장에 거의 같이 도착하게 되는군요. 버스에 오르니 대부분 면식이 있는 산악회에 참석하시는 분들이라 낯설지 않아 좋았고 남녀 구성비도 적당해서 안전한 산행이 될것 같아 속으로 마음이 놓였네요.
경주를 거쳐 경부고속도로를 달리다 통도사IC를 빠져나와 양산방면으로 달려 내려가다 내원사 입구 안내판이 있는 용연리에서 좌회전하여 2km 가량을 더 달려 들어가면 내원사 매표소 앞에 도착하게 됩니다.
원점회귀가 아니기에 잠시 정차만 한다고 하고 16명의 인원 중 3명의 면제자를 뺀 13명분의 입장료(1인당 이천원)를 지불하고 화장실을 다녀오고 간단히 몸을 풀고서 단체사진 하나 남기면서 주차장 옆으로 나있는 데크를 따라 산행을 시작합니다.
산행궤적
내원사매표소를 통과해 널찍한 주차장에서 산행준비를 마치고
힘찬 화이팅을 외치며 기념사진 하나 남기고 천성산 산행을시작합니다.
산행은 주차장 옆으로 나있는 데크를 따르다 다리를 건너 진행하게 됩니다.
강수량이 적은 탓인지 수량이 맑고 풍부했던 용연천을 끼고 나있는
비포장도로를 따라 10분 가량 진행하면
산하동계곡과 성불암계곡이 합수하는 지점에 이르게 됩니다.
계속되는 차도를 따르는 길은 노전암으로 향하는 길이고,
오른쪽 계류를 넘어서면 성불암으로 가는 계곡길이지요.
다리를 건너자마자 시그널이 달려있는
암반지역으로 올라붙는 곳이 공룡능선의 들머리입니다.
들머리 안으로 몇 발짝 들여놓으면
앞을 가로막는 암벽을 만나게 되지만 곧장 치고 오릅니다.
이어 가파른 바윗길에 밧줄이 드리워진 구간이 이어지고
곧추선 산길의 만만찮은 경사는 시작부터 숨을 거칠게 만드는군요.
20분여를 부지런히 올라선 끝에 허리를 펴고 주변을 돌아봅니다.
큼직하고 멋진 암봉이 눈길을 끌고 그 아래 금봉암이 다소곳하게 자리하고 있네요.
또한 중앙능선 너머 멀리 천성산이 고개를 내밀고 있구요.
오늘 산행의 최대 난관인 첫 번째 로프구간인 수직암벽입니다.
예전엔 나무사다리가 있어 그나마 오르기가 나은 편이었는데
오늘은 쉽게 오르기 힘든 상황이라
여성 회원들 먼저 올려 보내느라 시간이 지체가 되고 있네요.
좀더 고도를 높혀 바라본 금봉암 방향.
상리천 계곡에 자리하고 있는 노전암도 발 아래로 보이는군요.
천성산 공룡능선은 거리는 짧지만 공룡능선이라 부를 만큼 날등의 오름과 내림...
그리고 밧줄 구간이라는 위험적인 코스도 함께 어우러져있어
공룡능선이라는 이름값을 제대로 하는 코스입니다.
소나무와 암릉이 멋진 조화를 이루며
한 폭의 산수화를 보는 듯한 풍경이 펼쳐집니다.
계속되는 급경사를 따라 가뿐 숨 몰아쉬며 올라가니
이마에선 줄곧 땀방울이 흘러내립니다.
성불암계곡 끝에는 출발했던 내원사매표소 주차장이 보이네요.
조금 까탈스러운 밧줄구간을 올라서면
한층 낮아진 하늘 끝에는 정족산 능선 너머 멀리
신불산, 영축산에서 시살등, 염수봉으로 이어지는
연릉이 하늘금과 맞닿아 멋진 모습으로 다가옵니다.
공룡능선의 최고봉인 639봉이 눈 앞에 나타났네요.
하지만 가야할 길은 아직도 멀기만 합니다.
가파르게 올라왔으니 다시 등로는 내려서게 되고
'산박하'
내려온 만큼 다시 치받아 오르게 만드는 산길...
공룡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사실을 실감하면서
힘겹게 올라선 끝에는 시원한 가을바람과
조망의 즐거움이 산행의 피로를 말끔히 씻어줍니다.
능걸산, 뒷삐알산, 염수봉 라인 뒤로 매봉, 신선봉 그리고 토곡산까지...
펼쳐지는 산들의 물결이 아름답기 그지 없습니다.
지나온 590봉 너머로 길게 하늘금을 그리고 있는 영축지맥.
공룡능선의 멋진 소나무의 자태..
저마다 사진놀이에 빠져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아래로 나있는 등로를 따라 휘감아 돌아나가면
즐거움도 잠시...
눈 앞에 기다리고 있는 또 다른 바위벽...
'산 너머 산'이 따로 없네요
바위능선 왼편은 천길 낭떠러지...
공룡능선은 말 그대로 거대한 공룡의 등줄기를 오르내리듯
새로운 봉우리가 쉴 새 없이 기다리고 있었네요.
하지만 이제 이력이 난듯 웬만한 밧줄구간도 거뜬히 올라서는군요.
오래 전 정족산을 오르며 들렀었던 대성암을 바라보니 새롭습니다.
시살등, 죽바우등, 함박등, 영축산이 뚜렷하고
고도가 높아지니 신불산, 고헌산도 등장합니다.
영축지맥 마루금...
다시 계속되는 바윗길을 넘어
공룡능선의 최고봉인 639봉에 도달했지만
정상부 주변으로 쉬고 있는 산객들 때문에
카메라에 담지 못하고 그냥 지나치게 되고
내림길을 내려오면 앞서가던 다른 산악회 회원들이
식사를 하고 있는 얕은 안부 하나를 지나게 되고
등로는 다시 산죽밭이 이어지는 오름길로 접어듭니다.
오르내림을 시작한지 10분 남짓 걸려 도착한 집북재입니다.
집북재(짚북재)라 합니다.
그 옛날 원효대사가 화엄강론을 펼치기 위해 89암자에 흩어져 있던
1,000명의 제자들을 한 자리에 모으려고 북을 쳤다고 전해지는 곳입니다.
즐거운 점심식사 시간...
30분여의 점심식사를 마치고 계속된 등로를 올라서니
잘 정비된 나무데크 계단이 기다리고 있네요.
집북재에서 데크를 따라 올라서며 뒤돌아본 공룡능선.
영축지맥의 산군들이 하늘금을 그리고 있고
계속되는 숲길따라 오름짓을 이어가면
중앙능선 갈림길에 도착합니다.
공룡능선 우측으로 나란히 달리던
중앙능선은 이곳에서 공룡능선과 연결됩니다.
언제 한번 이 길도 이용해봐야 할텐데...
다시 이어지는 계단을 올라서면 우측으로 멋진 전망바위가 나타납니다.
급한 경사면을 올라 바라본 천성2봉(비로봉).
지나온 공룡능선이 일목요연하고
우측으로는 길고 깊은 상리천계곡이 이어지네요.
영산대갈림 삼거리.
다시 데크를 올라서면 천성2봉입니다.
정상석 뒤로 멀리 천성산(원효봉)이 손짓을 하고 있네요.
'비로봉'이라는 또다른 이름을 가지고 있는
천성2봉에서의 조망 또한 막힘이 없답니다.
동쪽의 796봉 너머로 대운산-불광산 마루금이 펼쳐지고
우측 끄트머리로는 정관신도시의 뒷산격인 석은덤이 보이는군요.
천성2봉(비로봉).
법수원계곡 뒤로 보이는 웅상읍과 대운산.
그리고 가깝게 보이는 걸뱅이 잔치바위와 원적봉
임도와 만나는 갈림길에서 우측 은수고개 방향으로 진행합니다.
걷기 편한 등로를 따라 7~8분 가량 길을 나서면
천성산 산행에 있어 중요한 교차로인 은수고개에 서게 됩니다.
가야할 방향은 두말 할 나위 없이 천성산이겠지요.
'쓴풀'
미타암으로 향하는 능선에 눈길 한번 던져주고는
천성산을 향한 걸음을 계속해 나갑니다.
어느 정도 올랐을까요?
천성산 특유의 초원으로 바뀐 산은
지금까지와는 달리 색다른 면을 보여주고 있는데...
천성산 2봉도 저만치 물러나 있고...
원적봉에서 등잔산으로 이어지는 줄기 너머로
기장의 명산 달음산이 눈에 들어옵니다.
'미역취'
천성산 억새는 다른 영남알프스의 억새와 조금 다릅니다.
키가 작고 왜소하다고나 할까요...
철쭉군락지인 예전 정상석이 놓여있던
해맞이 장소에도 억새가 제법 눈에 띄는군요.
조금씩 가을이 제 색깔을 내는 시기...
단풍은 아직 이르지만 억새는 바야흐로 제철로 접어 든 것 같네요.
'칼잎용담'
삼거리 갈림길입니다.
예전 천성산 정상의 출입을 통제하던 시절에는
좌측은 원효암, 우측은 화엄벌로 연결이 되었는데
지금은 좌측의 원효암과 정상으로 가는 길만 마련되어 있습니다.
화엄벌은 정상을 거쳐 가게끔 만들어 놓았네요.
휀스철망이 둘러쳐진 등로를 따라 진행하다 바라본 천성산 정상부.
정상을 개방한지 얼마되지 않은 시기에는
초원을 가로질러 정상으로 진행했었는데
지금은 이렇게 빙~ 돌아서 가게끔 해놓아
발품을 좀더 팔아야 정상에 닿을 수 있답니다.
'미국쑥부쟁이'
산정에 일렁이는 억새 물결과 함께
온 마음을 새하얗게 힐링하고 있는 이 시간...
이 가을에만 누릴 수 있는 호사스런 풍경이기도 합니다.
'산부추'
'개쑥부쟁이'
'고본'
천성산 정상(922m).
영축산 정상석과 많이 닮았네요.
양산시 석계 방면
'흰고려엉겅퀴'
무지개폭포가 있는 골짝 아래로 장흥저수지가 내려다보이고,
멀리 정관 신도시와 달음산이 시야에 들어옵니다.
예전 정상을 향하던 군사도로에 출입문을 설치해 놓고 통제를 하나 봅니다.
도로를 따라 내려오다 곡각지점에서
지름길인 산길로 잠시 들어서면 다시 도로를 만나게 되고
계속되는 길을 따라 진행하면 원효암에 들어서게 됩니다.
종각을 지나 부처님 같은 우뚝한 바위탑을 보면서 예사롭지 않은 생각이 드는군요.
푸른 청기와를 이고 있던 법당은 사라지고
새롭게 법당을 신축중이어서 조용히 발걸음을 되돌려 나옵니다.
'마애아미타삼존불'
원효암 왼쪽 석벽에 새겨진 마애아미타삼존불은
조선 말기에 조성된 몇 안되는 마애불로써 귀중한 성보입니다.
원효암으로 진입하기 전 보았던 석등과 석사자상 아래로 하산길이 열려 있습니다.
지그재그로 나있는 급한 내림길을 따라 조심스레 20분 가량 내려서면
참나무를 베어내고 꾸준히 간벌을 하면서
가꾸어 온 편백나무 군락지를 만나게 됩니다.
조림이 잘 되어있는 편백나무숲속을 걸으며 뿜어져 나오는
피톤치드를 맘껏 빨아들이며 걸으니 기운이 절로 나는 것 같습니다.
피부병 치료를 위해 장기간 편백나무숲에서
텐트를 치고 지내는 분들이 제법 눈에 띄는 걸 보면
확실히 숲이 주는 효과가 있긴 있는 모양입니다.
숲을 빠져나와 남은 등로를 따라 5분 가량 걸어가면
작은 목교 하나를 지나게 되고
'궁궁이'
잠시 후 종 모양의 화장실이 있는 주차장에 도착하면서
천성산 종주산행은 끝을 맺게 됩니다.
그동안 정기산행만 해오던 산악회에서 번개산행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나선 걸음에 정기산행이 무색하리만큼 예상외로 많은 분들이 참여를 해줘서 산행 내내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즐거운 산행이 되었으니 걱정반 기대반으로 나선 산길이 참 좋았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더구나 남성 회원들이 거칠고 힘든 공룡능선의 고비고비마다 여성회원들을 챙기며 안전한 산행이 되도록 적극적인 협조를 해주어 안전사고없이 무사히 산행을 마칠 수 있었음에 늦게나마 감사를 표하고 싶네요.
애초의 계획은 공룡능선을 타고 내원사계곡이나 중앙능선으로의 원점회귀 코스로 꾸몄지만 인원이 늘어나면서 대절버스로 바뀌게 되고 종주코스로 변경이 된 것이랍니다. 짧지않은 시간과 거리에도 불구하고 모두 함께 처진 분들 빠트림없이 챙겨가면서 끝까지 완주할 수 있게 도움을 주면서 함께 하는 산행이 되었으니 진정한 산악인의 면모를 보여준 산행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앞으로도 기회가 닿는대로 그동안 홀로산행을 하면서 알게된 숨은 코스들을 하나하나 꺼내어 함께 걸어볼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 보도록 하자며 굳은 약속을 하면서 언양의 맛집에서 맛난 저녁식사를 하며 힘찬 건배로 번개산행을 마무리합니다.
'◈ 산행이야기 > ☆ 2017년도 산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랍속 숙제 하나 꺼내들고 찾아간 운문산 험로산행(비로암능선-소머리바위-이끼폭포) (0) | 2017.10.15 |
---|---|
은빛물결 넘실대는 억새의 향연속으로...(영남알프스 만길능선-청수중앙능선) (0) | 2017.10.10 |
오랜 숙원 해결하러 2주 연속으로 찾은 팔공산(치산계곡 환종주) (0) | 2017.09.24 |
소슬바람 불어대는 가을의 문턱에 찾은 팔공산 금당능선-내원능선 (0) | 2017.09.17 |
미답의 코스로 걸어본 운제산 계곡산행 (0) | 2017.09.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