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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와달이 사는 집

서랍속 숙제 하나 꺼내들고 찾아간 운문산 험로산행(비로암능선-소머리바위-이끼폭포) 본문

◈ 산행이야기/☆ 2017년도 산행

서랍속 숙제 하나 꺼내들고 찾아간 운문산 험로산행(비로암능선-소머리바위-이끼폭포)

해와달^^* 2017. 10. 15. 23:50

♤ 산행일자 : 2017. 10. 14 (토)  날씨 - 맑음

♤ 산행장소 : 경북 청도군 운문면, 경남 밀양시 산내면 일원

♤ 산행인원 : 나홀로...

♤ 산행코스 : 석골사주차장-억산,팔풍재,딱밭재갈림길(차례로)-비로암능선-927봉-아쉬운릿지-소머리바위(우두봉)-이끼폭포-운문산-함화산-삼각점봉-정구지바위-석골사주차장(원점회귀)

♤ 산행시간 및 거리 : 7시간42분, 9.91km(식사 및 휴식 포함. GPS 기준)

 

 

 

◈ 산행기

기나긴 추석연휴를 마치고 정신없이 보낸 일상생활 끝에 다시 맞은 주말...

 

변함없이 산으로의 발걸음을 준비합니다. 예년보다 사나흘 가량 빨리 남하하고 있다는 단풍소식에 단풍놀이라도 갈까나 생각하던 중 이번 주 역시 홀로산행 모드라 또다시 서랍속 깊이 담아두었던 가고팠던 곳을 꺼내어 저울질 해보면서 컴퓨터에서 스마트폰으로 궤적 하나 다운받아 갈무리하고 아침 일찍 맞춰놓은 알람소리에 발딱 일어나 조용히 집을 나섭니다. 오늘 가고자 하는 곳은 지난 주와 마찬가지로 영남알프스이지만 신불산 방향이 아닌 운문산으로 가고자 합니다.

 

언양까지는 지난 주와 마찬가지 방향이기에 경주의 성동시장을 찾아 예전 경주에 살면서 아침 일찍 산행을 나갈 때 아침식사를 하기 위해 찾았던 시장통 가게를 찾아 뜨끈한 추어탕으로 속을 든든히 하고서 김밥 두 줄에 도너츠 몇개 사서 챙겨넣고 언양으로 달려갑니다.

 

밀양시 산내면 원서리에 있는 석골사를 목적지로 내비게이션에 입력을 하고 가지산터널을 통과해 남명리를 지나 밀양방향으로 달리다 네비양이 알려주는 대로 진행하면 석골사 입구의 주차장에 도착하게 됩니다.

 

화장실을 다녀온 뒤 장비를 챙기고 GPS를 가동하면서 석골폭포부터 구경하기 위해 발걸음을 떼어 나갑니다.

 

 

 

다녀온 궤적

 

 

 

주차장에 애마을 세워놓고 운문산을 향한 걸음을 시작합니다.

 

 

 

맨 먼저 석골폭포부터 찾아봅니다.

부쩍 줄어든 수량에 보기가 좀 그렇지만

그래도 예전 풍부한 수량일 때를 생각하며 사진 한장 담아봅니다.

 

 

 

조금은 이른 시각인지 석골사 입구의 문이 닫혀있네요.

하산 후에 찾아보기로 하고 곧장 산행부터 하기로 합니다.

 

 

 

 

 

 

등산안내도와 억산 갈림길이 있는 지점을 지나

 

 

 

10분 가량 발품을 이어가면 큼직한 바위가

눈길을 끄는 팔풍재갈림길을 지나게 됩니다.

 

 

 

아직 여름빛 녹음이 가시지 않은 가을 숲길에도

가을의 흔적이 하나 둘 나타나기 시작하는 것 같습니다.

 

 

 

 

 

 

뒤돌아보니 수리봉이 우뚝한 모습으로 내려다 보고 있네요.

 

 

 

계곡 건너편의  치마바위도 올려다보고...

 

 

 

아침햇살이 숲 사이로 쏟아지는

싱그러운 풍경에 마음 또한 활기가 넘쳐납니다.

 

 

 

범봉 갈림길

 

 

 

잠시 후 만나게 되는 딱밭재갈림길.

상운암 방향으로 진행합니다.

 

 

 

드디어 비로암능선 갈림길입니다.

우측 방향은 정구지바위를 지나 상운암으로 가는 길이고

가야할 비로암능선은 좌측으로 들어가자마자

우측의 능선으로 올라붙어야 한답니다.

 

 

 

앞을 가로막는 거대한 암릉의 오른쪽으로 산길이 열려있지요.

 

 

 

밧줄이 있어도 살 떨리게 만드는 암벽구간을 겨우 올라서니

 

 

 

오른 만큼 보상이라도 해주듯 눈요기꺼리를 제공해 주는군요.

 

 

 

상운암계곡의 명물 중 하나인 정구지바위가 건너 보이네요.

 

 

 

상운암계곡의 암봉이 자못 웅장해 보이는군요.

 

 

 

가파른 암릉구간은 계속되고...

 

 

 

발 아래로 펼쳐지는 대비골의 모습 또한 환상입니다.

 

 

 

 

 

 

운문산 정상부에서 뻗어내린 능선의 고도감이 대단합니다.

 

 

 

벼랑 아래로 내려섰다가 건너편으로 다시 올라가야 할것 같네요.

 

 

 

직벽이지만 밧줄이 있으니 그나마 수월하게 올라갑니다.

 

 

 

건너편 암봉에서 내려와 다시 올라온 바위 벼랑에서 되돌아보니

역시 쉽지않은 산길이었음을 실감하게 되는군요.

 

 

 

 

 

 

좀더 고도를 높힌 풍경에 여태껏 보이지 않던 문바위가 정수리를 드러내고 있네요.

 

 

 

 

 

 

925봉을 향한 오름길은 아직도 제법 가팔라 보이지만

 

 

 

밝은 아침햇살이 잠자는 숲을 깨우는 모습에 취하며 걷다보니

 

 

 

계속되는 된비알도 그리 힘든 줄 모르게 올라서게 됩니다.

 

 

 

이제 억산의 깨진바위가 그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는군요.

 

 

 

범봉.

 

 

 

잘록이인 딱밭재 너머로 운문북릉이 그 너머로

지룡산, 삼계봉... 그 뒤로 옹강산이...

우측 끄트머리로는 문복산이 보이는군요.

 

 

 

주능선의 927봉이 가까워지는 듯 등로는 조금 완만해지고

산죽밭이 이어지는 산길을 부지런히 걸어갑니다.

 

 

 

 

 

 

산행을 시작한지 근 두 시간만에 도착한 927봉.

때마침 두 분의 산객이 휴식을 취하고 있어

잠시 담소를 나누며 간식타임을 가져봅니다.

 

 

 

안전산행을 기원하며 작별의 하고서 운문산 방향으로 진행해 나가면

 

 

 

주능선에는 제법 보기좋게 물든 단풍이 눈길을 끄는군요.

 

 

 

한층 높아진 고도에 조망은 더더욱 멋지기만 하네요.

수리봉과 문바위가 건너보이고 그 뒤쪽으로는

억산에서 이어지는 운문지맥길이 길게 뻗어가고

아득한 멀리 청도의 화악산(좌)과 청도남산이 아스라합니다.

 

 

 

아래로 올라온 비로암능선 뒤로 범봉능선이...

그 너머로 북암산에서 억산까지의 마루금이 펼쳐지고

오늘따라 파란하늘이 더 아름다워보이는 오늘입니다.

 

 

 

아래로 천문지골중앙능선이 솟아있고

그 뒤로 깊고 긴 천문지골과 고찰 운문사가 내려다보이네요.

 

 

 

못안골에도 가을이 살포시 내려앉았네요.

 

 

 

아쉬운릿지가 시작되는 지점입니다.

 

 

 

제법 높고 가파른 암벽을 로프를 이용해서 올라가야 하지요.

우측으로 우회로가 있긴 하지만

이미 두 손은 밧줄을 부여잡고 있는 중입니다.

 

 

 

아쉬운릿지에서 바라본 하마바위.

정수리만 드러내놓고 있는 독수리바위 너머로

가지북봉과 가지산이 웅장한 위용으로 버티고 있고

그 뒤로 상운산에서 쌍두봉으로 이어지는 마루금이,

멀리 좌측 끄트머리에는 문복산이 자리하고 있네요.

 

 

 

하마바위와 운문북릉...

 

발 아래로 그 깊이를 알수 없는 천문지골이 펼쳐집니다.

 

 

 

아쉬운릿지에서 되돌아 본 수리봉, 문바위, 사자봉 방향 풍경.

그 아래의 올라온 비로암능선의 가파름이 장난이 아니었음을 알수 있네요.

 

 

 

단풍이 물들어가고 있는 운문서릉의 모습입니다.

 

 

 

짧은 암릉을 지나며 순식간에 아쉬운릿지가 끝이 나버립니다.

'아쉬운릿지'라고 불리우는 이유를 알겠네요.

 

 

 

아쉬운릿지를 빠져나오며...

 

 

 

잠시 후 소머리바위 들머리인 갈림길이 나오는데

좌측으로 시그널 하나가 있어 주의깊게 살펴봐야 합니다.

 

 

 

좌측으로 들어서면 이내 쏟아지는 내림길로 등로는 이어지고

 

 

 

단풍이 곱게 물든 나무들을 카메라에 담으며 소머리바위를 향해 진행합니다.

 

 

 

 

 

 

 

 

 

조망이 트이는 곳에서 바라본 잠시 후 만나게 될

소머리바위 전위봉(좌측)과 소머리바위.

 

 

 

운문북릉길의 독수리바위가 건너보이고

그 너머로 상운산과 가지산, 북봉이 한 눈에 들어옵니다.

 

 

 

독수리바위 윗쪽에도 단풍이 제법 물이 든 모습입니다.

 

 

 

소머리바위를 다녀온 뒤 이곳으로 되돌아와 가파른 내림길로 내려서야 합니다.

 

 

 

먼저 소머리바위 전위봉을 먼저 올랐는데

시그널 하나만 달랑 달려있고 조망이 없어

다시 내려와 전위봉의 암벽 옆의 사면길을 따라가니

그제서야 늘 염원해 왔던 소머리바위에 오를 수 있게 되었네요.

 

 

 

발 아래로는 천길 낭떠러지라 속으로는 사실 무척 신경이 쓰였네요.

그렇지만 늘 오고팠던 곳을 찾아왔으니 셀카로 흔적 하나 남겨봅니다.

 

 

 

소머리바위에서 바라본 운문산 정상부.

 

우측 절벽바위를 에돌아 내려와 이곳까지 왔지만

마주보이는 협곡 어딘가에 있을 이끼폭포를 보고

다시 중앙의 암벽 좌측으로 올라가야할 듯 싶네요.

 

 

 

 

 

 

천문지골중앙능선의 전망바위가 멋져보이네요.

그 뒤로 범봉북릉과 호거대능선이 차례로 뻗어내리고 있습니다.

 

 

 

천문지골과 운문북릉 뒤로 운문사와 지룡산.

 

 

 

 

 

 

이끼폭포를 찾아 협곡으로 내려서는 길은

거의 7~80도의 급한 경사길로 마땅히 잡을 만한 것도 없어

길게 뽑은 스틱에 의지한 채 시그널을 등대삼아 오지 속 산행을 이어갑니다.

 

 

 

정글과도 같은 원시림 산비탈을 내려와 등로가 불확실하고

경사가 가파른 너덜지대를 조심하며 진행합니다.

 

 

 

사시사철 햇볕이 들어오지 않는 원시림으로 뒤덮혀 있는 데다

습기마저 머금고 있어 돌길을 걷고있으니

자꾸 미끄러지기 일쑤라 여간 조심스럽지 않네요.

 

 

 

소머리바위를 내려와 협곡으로 들어선지

이십 여분의 시간이 흘러 만난 이끼폭포입니다.

 

 

 

깎아지른 암벽 사이에 있는 이끼폭포는

바위를 덮고 있는 이끼와 그 사이로 흘러내리는

폭포수가 신비감을 자아냅니다.

 

 

 

오래도록 머물고 싶지만 휴대폰도 터지지 않는 깊은 산중에 오래 머물 수가 없어

 

 

 

카메라와 두 눈에 실컷 담고서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애써 돌려 상단의 이끼폭포를 찾아 나섭니다.

 

 

 

올라온 길 좌측으로 돌아 올라가면

 

 

 

살기 위해 몸부림치며 바위를 뚫고 올라온

소나무의 끈질긴 생명력에 감탄하면서

 

 

 

또 하나의 이끼폭포를 만나게 됩니다.

상단의 이끼폭포라 하더군요.

 

하단의 이끼폭포보다 좁고 풍부한 수량은 아니지만

충분히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내게 만드는군요.

 

 

 

'바위떡풀'

 

 

 

나뭇가지 사이로 건너보이는 소머리바위.

 

 

 

문제는 지금부터입니다. GPS로 사용하고 있는 휴대폰의 배터리가 다 떨어져 예비배터리로 교체하고나니 위성이 제대로 잡히지 않는지 궤적을 읽어들이기가 쉽지 않네요.

 

주변의 시그널을 주의깊게 살피면서 이곳저곳을 돌아다녀보지만 확신이 서질않아 30분 가량을 길을 잃고 헤메게 됩니다.

 

다행히 시각이 오후 1시경이라 하산 시간의 여유가 있어 다행이지만 마음속으로는 긴장감이 밀려들기 시작하더군요.

 

아무래도 안되겠다 싶어 무작정 치고 오르기 시작하는데 만에 하나 더 이상 오를 곳이 없는 곳에 서게 된다면 다시 내려오기도 힘든 일이라 큰 낭패가 아닐 수 없어 주변 지형을 유심히 살펴가며 직벽의 암릉을 타고 오르기 시작합니다.

 

 

 

미끄러지지 않으려고 바위와 나무뿌리를 부여잡고

30분여의 사투끝에 암릉지역을 벗어나게 됩니다.

그제서야 카메라에 손이 가는 여유가 생기는군요.

 

 

 

소머리바위가 발 아래로 보이는걸 보니 이젠 됐다 싶네요.

 

 

 

위험지역은 벗어났지만 이번에는 무성한 산죽이 앞을 가로막네요.

 

 

 

20분 가까이 산죽밭을 헤치고 올라서니

그제서야 상운암갈림길을 만나게 됩니다.

 

 

 

 

좌측의 돌탑 뒤쪽이 정상적으로 올라오는 등로인데 10여 미터 가량 옆으로 올라왔지만 그나마 제대로 찾은 것 같아 다행입니다. 워낙 힘을 많이 뺀데다 허기가 져 돌탑 뒤쪽에 털석 주저앉아 준비해간 김밥을 먹으려니 목구멍에 넘어가질 않아 찹쌀도너츠 몇 개와 사과 반쪽으로 허기를 채우고 자리를 툴툴 털고 일어나 운문산을 향해 등로를 이어갑니다.

 

 

 

적은 양이지만 곡기를 때우고 나니 다시 힘이 나네요.

울긋불긋하지만 말라버린 단풍도 예뻐보이니 말입니다.

 

 

 

운문북릉갈림길을 지나 잠시 산길을 올라서면

큼직한 빗돌이 서있는 운문산에 서게 됩니다.

 

 

 

운문산 정상에는 산행을 온 산님들이 돌아가며 사진을 찍고 있어

먼저 주변을 돌아보면서 시원한 눈맛을 즐기며 카메라에 담아봅니다.

 

동쪽방향의 가지산과 가지북봉,

그 뒤쪽으로 상운산에서 황등산, 쌍두봉으로 이어지는 마루금이

그리고 멀리 문복산 자락까지 한 눈에 들어옵니다.

 

 

 

남쪽으로는 백운산(좌)과 천황산이 둘러싸고 있는 얼음골이 발 아래로 펼쳐집니다.

 

 

 

운문산 정상석을 끼고 흔적 하나 남겨봅니다.

 

 

 

운문산의 이름은 원래 위 정상석에 함께 쓰인 바처럼 '호거산(虎踞山'이라고 하였는데, 이 호거산에 있던 대작갑사 라는 절을 고려 태조 왕건 때 '보양'이라는 국사가 이 절을 중창 한다는 소식을 듣고 왕건이 '운문선사'라는 사액을 내리면서 절 이름이 운문사로 바뀌게 되었고 이후 산 이름도 운문산이 되었다고 합니다. 운문산의 정확한 고도는 1,188m가 아니라 1,195m이고 영남알프스 전체에서는 가지산(1,241m)다음으로 두 번째 높다고 하지요. 참고로 세 번째는 천황산(1,189m), 네 번째는 신불산(1,159m)입니다.

 

 

 

마지막으로 서쪽방향의 북암산에서 억산으로 이어지는 마루금을 담고서

 

 

 

운문서릉 방향으로 발걸음을 옮겨갑니다.

 

 

 

 

 

 

 

 

 

운문산 정상에서 5분 거리에 있는 함화산 정상석.

 

 

 

'얼음골사과'의 주산지인 얼음골과

표충사로 넘어가는 도래재가 발 아래로 보이고

 

 

 

운문산남서릉인 등자방능선에 곱게 내려앉은 가을의 흔적을 보면서

저 길 또한 미답의 길이기에 언젠가는 꼭 걸어보고 싶다는 충동이 이는군요.

 

 

 

암릉미가 멋진 백운산 너머로 능동산 마루금이 이어지고

멀리 신불산과 영축산이 시야에 들어옵니다.

 

 

 

한층 높아진 하늘과 멋진 구름...

전형적인 가을하늘이네요.

 

 

 

안부갈림길

 

(← 하양마을, ↑ 운문서릉, 정구지바위, → 상운암)

 

 

 

 

 

 

운문산남릉을 오르다보면 만나게 되는 병풍바위.

 

 

 

삼각점이 있는 1,108봉.

 

등자방능선의 분기봉이기도 하지요.

 

 

 

 

 

 

자연이 주는 빛과 비로 아름답게 물든 가을 단풍을 보면서

자연의 섭리가 참으로 오묘함을 새삼 느끼게 됩니다.

 

 

 

등자방능선의 암릉길이 제법 까칠해 보이지만

한번쯤 올라보고픈 진한 유혹을 느끼면서...

 

 

 

말발굽 형태의 종주길이 인상적이었던

정각산-실혜봉-정승봉-구천산(영산) 능선.

 

 

 

밀양시 산내면 일원과 궤를 같이하며

유려한 곡선을 그리고 있는 24번 국도와

그 옆으로 운문지맥길이 이어지고 있는 모습입니다.

멀리 화악산과 청도 남산도 시야에 잡히는 조망이 멋진 날입니다.

 

 

 

언제나 멋진 모습으로 가슴뛰게 만드는

억산의 깨진바위와 환상적인 조망을 자랑하는 문바위까지...

 

 

 

 

 

 

운문서릉의 석문 사이로 바라본 산내면.

 

 

 

등로에서 조금 벗어나 있는 조망터에서 바라본 운문서릉길...

몇 번 걸어본 길이니 오늘은 오랜만에 정구지바위 코스를 택하기로 합니다.

 

 

 

초입부터 밧줄이 드리워진 가파른 내림길이 시작되네요.

 

 

 

이 길을 걸어본지가 워낙 오래된 탓인지 등로에 대한 기억이 나질 않네요.

정구지바위로 가는 등로가 맞나 싶을 정도로 낯설게 느껴집니다.

 

 

 

 

 

 

계속되는 밧줄구간을 조심스레 내려오니

 

 

 

밧줄구간은 끝이나고 등로는 암벽 아래를 돌아나가게 됩니다.

 

 

 

잠시 평탄하다 싶더니 이내 꼬꾸리지듯 쏟아지는군요.

 

 

 

어느 새 눈높이보다 높아진 억산의 깨진바위와 작별인사를 나누고

 

 

 

수리봉, 문바위에게도 다시 찾아볼 것을 무언의 약속으로 남기면서

 

 

 

가파른 내림길을 쉼없이 내려섭니다.

 

 

 

허준이 스승 유의태의 시신을 해부했다는 얼음굴을 찾아보려고 했지만

음침한 분위기에 혼자이다보니 쉽게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네요.

 다음 기회에 찾아보기로 하고 시그널과

화살표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바위군락을 빠져나옵니다.

 

 

 

 

 

 

산죽밭이 이어지는 비탈을 잠시 내려가면

 

 

 

정구지바위 앞에 서게됩니다.

 

 

 

정구지바위

옛날 마고할멈이 치마 가득히 정구지를 담아 올라가다 이 바위 위에서 잠시 쉬다가 정구지를 흘리는 바람에 지금도 바위 위에 부추가 자란다고 합니다.

 

 

 

배낭을 내려놓고 정구지바위를 돌아들면

아침 나절 올랐던 비로암능선의 암릉을 볼수 있지요.

 

 

 

 

 

 

비로암능선 초입을 다시금 돌아보고서

 

 

 

힘을 잃어가는 햇살의 전송을 받으며 범봉 갈림길도 지나칩니다.

 

 

 

운문서릉 아래의 치마바위와도 빠이빠이를 나누고

 

 

 

석골사를 향한 걸음에 팔풍재갈림길을 지나고

 

 

 

계곡을 흘러내리는 물소리를 음악삼아 남은 등로 잇다보니

 

 

 

어느 새 석골사에 닿게 되는군요.

마침 뒷쪽 문이 개방되어 있어 안으로 들어가 보기로 합니다.

 

 

 

'쑥부쟁이'

 

 

 

오늘따라 적막감이 감도는 석골사.

간단히 사진 두어 장 남기고 조용히 빠져나옵니다.

 

 

 

애마를 세워놓은 주차장에 도착하면서

미뤄놓았던 운문산의 숙제 하나를 해결하게 됩니다.

 

 

 

그동안 한번은 가고 싶다는 생각을 품고 있으면서도 막상 실행에 옮기지 못했던 운문산 험로산행...

 

미답의 구간인데다 워낙 힘든 코스라 홀로산행에서 오는 약간의 두려움 때문에 선뜻 나서기가 어려워 지금껏 서랍속 깊숙이 재워두고 있었는데 마냥 미뤄두고만 있을 수는 없을 것 같아 용기를 내어 도전해 보기로하고 나선 걸음이었지만 역시 호락호락한 곳은 아니라는 사실을 새삼 느끼고 온 산길이었네요.

 

그동안 알음알음으로 찾는 선답자들이 설치해 놓은 밧줄이 있어 비로암능선은 그나마 수월하게 진행이 되었고 소머리바위까지도 순탄하게 진행이 되었지만 이끼폭포를 만나러 가는 길이며 다시 주능선으로 오르는 길은 결코 만만하지 않은 곳이라 혼자 처음으로 그곳을 찾아가는 이가 있다면 말리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로 험난한 곳이었답니다. 만일 다시 가게 된다면 이끼폭포부터 구경하고 소머리바위로 가는 방법이 더 수월할 것 같은 생각이 들지만 그 또한 소머리바위로 오르는 수직에 가까운 오름길이 장난이 아니라는 사실... 악전고투 끝에 절벽 사이를 기어올라 도착한 산죽밭에서 생전 않던 쥐까지 나는 장딴지를 주물러가며 빠져나와 도너츠 몇 개로 허기를 메우고 남은 등로를 이어왔으니 아무리 생각해도 사서 고생을 한다싶네요.

 

그렇지만 좋아서 하는 일이기에 누구를 탓할 수는 없는 일이고 산행을 하다보면 이런저런 경우를 겪게 되는 것이니 조심에 조심을 거듭하며 산행을 하는 수밖에 없을 것 같네요. 이제 한번 경험해 보았으니 다시 가게 된다면 다른 코스로 걸어보겠다는 야무진 생각을 하면서 썰물처럼 빠져나가 휑한 분위기가 역력한 석골사주차장을 빠져나와 왔던 길 되돌아 귀로에 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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