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와달이 사는 집
또 하나의 숙제를 해결하러 찾아간 영축산 비로암중앙능선 본문
♧ 산행일자 : 2017. 10. 21 (토) 날씨 - 맑음
♧ 산행장소 : 경남 양산시 하북면, 원동면 일원
♧ 산행인원 : 나홀로...
♧ 산행코스 : 양산시 하북면 지산마을-반야암-비로암-비로암중앙능선-바산봉-함박등-청수골갈림길-죽바우등-쥐바위능선-자장암갈림길-지산마을(원점회귀)
♧ 산행시간 및 거리 : 6시간 25분, 10.3km (식사 및 휴식 포함, GPS 기준)
◈ 산행기
코 앞에 다가온 주말... 변함없이 산을 향한 준비를 시작합니다.
이번 주는 2주전 영축능선을 걸으며 올해 안에 반드시 걸어보겠다고 마음먹었던 영축산 비로암중앙능선을 올라보고자 이른 아침부터 준비해놓은 먹거리를 배낭에 갈무리하고서 집을 나섭니다. 지난 번에는 경주를 거쳐 국도를 따라 언양으로 갔었는데 오늘은 포항-울산고속도로를 이용하여 가기로 합니다. 외동휴게소에서 아침식사를 하고 울산JC에서 울산고속도로로 갈아타고 다시 언양JC에서 경부고속도로로 바꿔 달리다 통도사IC를 빠져나와 통도환타지아를 지나 이정표가 알려주는대로 가면 지산마을 버스종점에 당도하게 됩니다.
제법 쌀쌀한 바람이 불어와 체감온도는 더 춥게 느껴지지만 걷다보면 땀이 나리라는 생각에 쟈켓은 벗어 배낭에 갈무리하고서 산행준비를 마친 뒤 마을 위쪽으로 나있는 길을 따라 산행을 시작합니다.
산행궤적
양산시 하북면 지산마을 버스종점 주변에 주차를 해놓고
마주보이는 영축상회 옆으로 나있는 길을 따라 산행을 시작합니다.
통도사에서 진입을 막으려고 설치해놓은
휀스가 끝나는 지점에 산길이 열려 있습니다.
계속되는 길을 따라가면 나오는 취서암 갈림사거리에서
비로암 방향으로 진행해도 되지만
모처럼 암자구경도 할겸 이곳으로 진행할 생각입니다.
숲길로 들어서면 곧바로 갈림길이 나오는데
우측은 취서암갈림사거리 방향이라 좌측 아래쪽으로 진행해야 합니다.
통도사 경비초소 뒤쪽으로 간다는 생각으로 진행하면 될것 같네요.
잠시 후 통도사 경비초소 뒤쪽에서 이어지는
임도를 만나게 되면 그 길을 따라 반야암까지 진행합니다.
임도로 들어서니 맨 먼저 오늘 걸어야 할
영축능선이 올려다 보이네요.
파란하늘에 두둥실 떠있는 흰구름을 보니
오늘 조망은 멋지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 산행의 마지막 봉우리인 죽바우등
그리고 하산지점인 쥐바위능선까지...
산정에는 이미 철 지난 억새지만 임도에서 만난 억새는 이제 한창입니다.
'쑥부쟁이'
경작지를 지나 아래로 내려가면 임도는 좌측으로 급히 꺾이게 되는데
무심코 지나가면 등로를 놓칠 수가 있으니 주의를 해야 할 곳이지요.
굽도는 지점에서 산쪽으로 바라보면 오솔길이 보이니 참고하시면 될듯...
향이 진해 차로 달여 마시는 '감국'
우거진 숲길따라 산허리를 돌아들어 진행하다
개울을 건너 반야암으로 들어갑니다.
'털별꽃아재비'
통도사 반야암
반야암 입구의 좌측 요사채 앞으로 나있는 계단으로 올라서면
곧장 극락암으로 가는 지름길이 있답니다.
조경이 잘 꾸며진 큰스님들의 거처인 듯한
건물들이 있는 곳을 지나 울창한 솔밭으로 들어서면
반야암 주차장 입구에 있는 요사(寮舍)에서 오는 길과 합류가 되고
아름드리 소나무가 숲을 이루는 송림사이로 등로는 이어집니다.
극락암을 찾아보려고 했지만 후문을 가로막아 놓았네요.
다음 기회에 찾아보기로 하고 곧장 비로암으로 향하니
백운암으로 가는 길목인 비로암삼거리를 지나게 됩니다.
비로암 뒤쪽으로 올려다보이는 영축능선.
비로암 입구에서 주지스님을 만나
합장으로 인사를 여쭈니 반갑게 맞아주시네요.
비로자나불이 모셔져 있는 비로전.
비로암(毘盧庵)
대한불교 조계종 소속의 사찰로 통도사의 산내암자 중 하나이다. 극락암에서 북쪽으로 약 500m 떨어진 지점에 있다. 1345년(고려 충목왕 원년) 승려 영숙(靈淑)이 창건하였다고 기록되어 있다. 1578년(선조11) 태흠대사가 중건하였고 그 뒤의 중건, 중수에 관한 기록은 남아 있지 않다.
법당에는 비로자나불이 주불로 봉안되어 있고 법당 앞에는 삼층석탑과 석등이 세워져 있다. 다른 암자와는 달리 북두칠성에 대한 신앙 형태인 '북극전'이 설치되어 있는데, 이곳에 있는 ‘칠성탱화’의 진본은 국보급 문화재로 인정받아 현재 통도사 성보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사찰 뒤로 울창한 소나무숲이 우거져 있으며, 사찰에서 북쪽으로 약 500m 떨어진 곳에 통도사 8경 중의 하나인 비로폭포가 있다. (참조 : 두산백과)
비로암을 빠져나오면 마주보이는 계곡방향으로 등로가 열려있습니다.
짧은 대숲을 지나 좌측 계곡을 끼고 돌밭길을 따라 10분쯤 진행하면
삼거리 갈림길에 서게 됩니다.
땅바닥에 놓여있는 돌에 써진 글씨가
이제는 색이 바래져 알아볼 수 없을 정도가 되었네요.
비로암중앙능선은 계곡을 건너자마자 우측 오름길로 이어지고
곧장 나있는 등로는 비로폭포와 은수샘을 거쳐 숨은재로 오르는 길입니다.
시작부터 가파름이 이어지는 등로는
시종 쉴 틈없이 코가 땅에 닿일 만큼 된비알의 연속입니다.
그래도 영축산의 여러 코스들 중
가장 볼거리가 많은 코스 중의 하나이기에
정상이 가까워질 즈음 만나게 되는 멋진 풍경들을 기대하면서
바위 위로 난 희미한 발자취를 따라
천천히 한발한발 내딛고 있는 중이랍니다.
낙엽속에 숨겨져있는 복병인 돌뿌리에
다치지 않게 조심스레 오름짓을 이어갑니다.
두 번째 만나게 되는 암벽에서는 좌측으로 돌아오르게 됩니다.
곧장 암벽을 치고 올라도 되겠지만
대신에 이렇게 멋진 조망은 볼수 없겠지요.
죽바우등과 쥐바위가 시야에 잡히는군요.
멀리 서운암 뒤쪽의 늪재봉이 보이고
그 뒤로 천성산이 밝은 햇살아래 실루엣으로 다가옵니다.
바위 벼랑 끝에 매달려 살아가고 있는 소나무.
포토존이기도 한 곳입니다.
포토존인 소나무에서 바라본 통도사 영역.
이제 본격적인 암릉길이 시작되나 봅니다.
거칠지만 그리 힘든 곳은 아니어서
미리부터 겁먹을 필요는 없을 것 같네요.
힘들게 바위를 딛고 올라선 끝에는
이렇게 멋진 풍경이 기다리고 있네요.
외송능선, 삼형제바위능선, 병풍바위능선 그리고 반야암능선까지...
그야말로 두 눈이 휘둥그레지고 탄성이 절로 터져나오는 경관입니다.
알록달록 때때옷으로 갈아입고 변신을 하고 있는 영축산
한발 오르면 두발 미끄러지는 된비알이지만
붉디 붉은 단풍을 보며 걷는 걸음은 힘든 줄도 모를 지경입니다.
바산봉 정수리가 보이기 시작하는군요.
'용담' 육남매
바산봉 암봉을 우측으로 에돌아 올라가면
칼날같은 바위들이 눈길을 끄는 암릉으로 올라서게 되고
늘 오르고 싶었던 바산봉 입구에 다다르게 됩니다.
바산봉 정상부.
영축능선 산정에는 봄,여름 내내 이글거리는 태양의 정기를 받은
단풍들의 선명한 가을축제가 시작되고 있네요.
그 가을의 향연에 어줍잖은 산꾼도
한 자리 떡하니 차지하고 축제를 즐겨보고자 합니다.
배낭을 내려놓고 바산봉 정상 끄트머리로 건너와 바라본 영축능선.
바산봉에서 내려다 본 중앙능선과 비로암, 극락암...
바산봉 꼭대기에 서서 세차게 불어대는
가을바람에 휘청거리기도 하지만
파란 하늘 아래 가을옷으로 갈아입고 있는
영축산의 정경을 보고 있노라니 신선놀음이 따로 없는 것 같습니다.
깎아지른 바위들이 금강산의 만물상을 연상시킬 만큼
집중적으로 모여있는 비로암능선의 모습...
영축산의 숨겨진 보물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는 비경입니다.
때마침 바산봉을 찾은 여성 산님이 있어 흔적 하나 남길 수 있었네요.
바산봉을 떠나 영축능선으로 접속하기 위해 작은 산등성이 하나를 넘으면
영축지맥 주능선과 합류를 하게 됩니다.
비로암중앙능선 들머리를 이제 알 수가 있게 되었네요.
주능선에서 바라본 바산봉.
지금까지 와는 달리 새롭게 보이는군요.
이제 다시 발걸음에 박차를 가해 봅니다.
또다른 감흥을 주는 정상에서의 멋진 조망을 기대하면서 말입니다.
'숨은재'
함박등 전위봉에서 바라본 바산봉과 영축능선
숲으로 스며드는 가을햇살과 선선한 공기가 한결 발걸음을 가볍게 해주고
오르면 오를수록 숲속은 가을색으로 그려진
수채화속으로 빠져 들기 시작합니다.
상큼한 가을날씨와 가슴을 파고 드는 신선한 산공기를 마시며
가을의 향기에 취해보는 이 시간이 참으로 행복한 순간이네요.
영축산과 신불산 그리고 신불평원...
재약산, 천황산 그리고 멀리 가지산, 운문산...
바라만 보고 있어도 마음이 평화로워집니다.
영남알프스가 주는 크나큰 은혜로움이지요.
함박등 정상
다음 목적지인 죽바우등을 향해
잠시만 기다려달라며 함박등을 내려섭니다.
함박등을 내려와 되돌아 본 풍경 또한 한 그림하는군요.
물감을 흩뿌려놓은 듯한 아름다운 영축능선의
익어가는 가을 풍경속으로 자꾸만 빠져 들어 갑니다.
함박재
영축능선을 따라 죽바우등을 향해 걸으며 가을색으로 변해가는
아름다운 산세를 감상하며 힐링하듯 진행해 나가면
2주만에 다시 만나는 청수골갈림길 앞에 서게 됩니다.
드문드문 활활 타오르는 가을 단풍을 바라보며
그냥 보고만 지나치기엔 아까운 풍경들...
나름 곱게 단장한 그 모습을 정성스레 담아보기도 합니다.
이제 코앞으로 다가온 죽바우등...
핏빛 단풍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붉게 물든 단풍잎이 무척 고와 보이는군요.
죽바우등 오름길...
멋진 가을옷으로 갈아입고 있는 모습에
마음은 벌써 창공을 향해 훨훨 날아가는 기분이네요.
청수중앙능선 너머로 펼쳐지는 영알의 고봉들...
그리고 재약봉, 향로산으로 이어지는 마루금...
알록달록 단풍으로 물들어가는 가을 산이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죽바우등에서의 조망 또한 시원스럽기 그지 없네요.
문수산, 남암산 뒤로 울산광역시가 시야에 들어옵니다.
시살등을 지나 오룡산으로 이어지는 영축능선...
그리고 하산지점인 쥐바위까지 담아봅니다.
가까이 당겨본 쥐바위
죽바우등(투구봉)
햇살에 반사되어 유난히 빛이 나는 곳이 있어 가까이 당겨보니 낙동강 하구네요.
정족산과 천성산 그리고 멀리 대운산까지 훤합니다.
파노라마
(확대보기 가능)
죽바우등을 지나 금수샘 들머리를 잠시 들여다보고
쥐바위능선 갈림길로 들어섭니다.
가까이 다가온 쥐바위 상단부.
저 곳을 찾은 지도 벌써 수년이 흘렀네요.
시살등과 오룡산도 형형색색의 단풍으로 화려하게 변신중입니다.
내석마을 뒤로 양산시가지가 보이고
멀리 부산의 장산과 금정산, 그리고 백양산까지
시야에 들어오는 두 눈이 호사를 누리는 오늘입니다.
쥐바위 우측으로 내림길이 이어지고
가까이 다가온 쥐바위를 카메라에 담으며 급사면으로 내려섭니다.
밧줄도 하나 매여져 있어 오르내리기가 전보다 수월해진 것 같습니다.
쥐바위를 내려와 올려다본 모습
오랜만에 다시 만나는 고사목이 반가워
요모조모 뜯어보며 카메라에 담아봅니다.
가파른 바윗길을 내려와 다시 한번 쥐바위를 올려다보고
어느 덧 낮춰진 고도에 더는 볼수 없는 풍경들을 마지막으로 담고서
끝없이 쏟아지는 내림길의 조망없는 숲속으로 들어섭니다.
미끄러운 내림길을 조심하며 진행하지만
한 두번 미끄러지는건 예삿일이 아닌 것처럼
40분 가량을 정신없이 내려오니
그제서야 가파르기 그지없던 산길은
조금씩 평온을 되찾기 시작하는군요.
쥐바위에서 하산을 시작해 쏟아지는 된비알을
내려선지 근 한 시간이 흐른 뒤에야
한피기고개에서 내려오는 등로와 합류가 되고
잠시 후 오룡산-감림산 구간의 차단기가 있는 곳에서부터
금수암까지 이어지는 임도를 만나게 됩니다.
가야할 방향은 임도를 가로질러 직진입니다.
임도를 가로질러 숲으로 들어서면
조림해놓은 편백나무가 반겨줍니다.
호젓한 숲길을 따라 10분 가량 걷다보면
이정표 하나가 서있는 농장 입구에 서게되고
등로는 좌측으로 이어져 개울 하나를 건너면
금수암으로 연결되는 도로를 만나게 되지요.
'꽃향유'
곧이어 만나게 되는 자장암 갈림삼거리입니다.
실질적인 산행은 끝이 났지만 지산마을 버스종점까지는
포장도로를 따라 한참을 걸어가야 한답니다.
아스팔트길을 걸으며 올려다본
오늘 산행의 흔적을 바라보며 또 만날 것을 기약해 봅니다.
출발지였던 지산마을 버스종점에 도착하게 되면서
오르고 싶었던 비로암 중앙능선의 바산봉을 포함한
영축능선 원점회귀 산행은 막을 내리게 됩니다.
근자에 긴 시간을 홀로산행으로 다니며 그동안 숙제로 남아있던 곳을 하나하나 답사를 해보는 즐거움 속에 자연이 주는 아름다움과 성취감을 만끽하며 행복한 산행을 이어가는 생활이 일상생활에 있어서도 크나 큰 활력소가 되고 있다는 사실에 새삼 감사함을 느끼곤 합니다.
무엇보다 힘든 산행속에서 절제와 인내를 배우고 일상에서 얻어지는 온갖 스트레스를 산길을 걷는 동안 말끔히 씻어낼 수 있고 또한 산정에서 막힘없는 조망을 바라보며 한낱 미물에 지나지 않는 자신을 발견하고 늘 겸손함을 잃지 않게끔 일깨워주는 대자연의 가르침이 무엇보다 큰 소득이 아닐 수 없네요.
그리고 영알에서 가장 아름다운 산길로 정평이 나있는 영축지맥의 능선을 걸으며 익어가는 가을의 정취를 그득하게 담아올 수 있어 너무 좋았고 더불어 최고의 날씨를 선물로 받았으니 눈 앞에 펼쳐진 가을 풍경이 그림처럼 다가와 걷는 내내 행복한 마음이었답니다.
이렇게 멋지고 아름다운 산행으로 마무리할 수 있어서 영알로의 발걸음이 탁월한 선택이었다는 자평을 하면서 당분간 잊혀지지 않을 멋진 기억으로 남아있으리라는 생각을 하며 중천에 떠있는 밝은 햇살의 전송을 받으며 지산마을을 빠져 나와 귀로에 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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