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와달이 사는 집
내연산 덕골에서의 막바지 여름나기 계곡 트레킹 본문
♧ 산행일자 : 2017. 08. 13 (일) 날씨 - 흐린 후 비 조금
♧ 산행장소 : 포항시 죽장면 하옥리 일원
♧ 산행인원 : 집사람과 둘이서...
♧ 산행코스 : 마두교-뒷골갈림길-바위대문-막장폭포-와폭-황금샘-건천구간-4단폭포-건천구간-합수점-이끼폭포-대문바위-너덜-마두교
♧ 산행시간 및 거리 : 4시간 20분, 7.42km(GPS 기준)
◈ 산행기
이번 주 역시 오전근무하는 날이라 근무마치고 곧장 산으로 가기 위해 배낭을 꾸려 차에 싣고 출근을 했다가 시간 맞춰 도착한 집사람과 함께 죽중면 하옥계곡으로 길을 나선다. 주말의 7번 국도는 정체가 심하기로 소문이 난 곳이지만 혹시나 싶어 달려갔지만 역시 정체는 제법 심한 편이다.
가다서다를 반복하며 청하삼거리에서 7번국도를 이탈, 930번 지방도로 갈아타고 달려가면 서정삼거리를 만나게 되고 우측 경북수목원 방향으로 길을 들어 구불구불한 샘재를 숨가쁘게 넘어서면 죽장면 상옥리로 들어서게 된다. 상옥초등학교를 지나 네비게이션이 알려 주는대로 하옥방향으로 진행하며 말끔하게 포장이 된 도로를 따라 월사동을 지나니 피서를 나온 행락객들의 차량들이 도로 한쪽을 차지하며 줄을 잇고 있어 목적지인 마두교 부근에 차를 댈 만한 곳이 있을런지 슬슬 걱정이 앞선다.
정체가 심한 하옥교(구 향로교)를 건너 계속 진행하면 캠핑장이 설치되어 있는 마두교 입구에 닿게 되는데 이곳 역시 주차할 만한 곳이 눈에 띄지 않아 주변을 두리번거리고 있는 찰나에 마침 마두교 다리 위에 용케 한 자리가 있어 얼른 머리부터 들이밀며 주차를 한다.
산행준비를 마무리하고 마두교 입구의 공중화장실 옆으로 나있는 등로를 따라 내려선다.
산행궤적
산뜻한 모습으로 새롭게 재탄생한 마두교에서 들머리에 세워져 있는
하옥계곡 안내도를 사진에 담으며 덕골의 품으로 들어갑니다.
초입의 텐트촌을 지나 계류 건너의 산길을 무시하고
곧장 계곡의 물길을 따라 진행하기로 합니다.
'물봉선'
오랜 가뭄 끝에 며칠동안 내린 비로 수량이 제법 불어나
트레킹하는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을 것 같네요.
바닥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맑은 물이 흐르는 덕골은
아직도 사람의 손때가 덜 묻은 청정지역이랍니다.
부디 훼손되지 않은 청정 자연의 모습으로
우리 곁에 오래 남아주기를 마음속으로 빌면서
맑고 시원한 계류를 거슬러 나아갑니다.
'닭의장풀'
'며느리밑씻개'
그동안 몇번이나 봐왔던 풍경이지만 볼 때마다
새로움의 연속이라 진행속도는 마냥 느려지네요.
지난 해 산행을 마무리하면서 알탕을 했던 곳이지요.
습도가 높은 날이지만 더위를 느낄 수 없을 만큼
한없이 시원한 계곡물이라 걷기에 더없이 좋은 것 같습니다.
'가는장구채'
뒷골 초입인 합수부를 지나 넓은 본류를 따라 진행합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내연산 서쪽 자락의 하옥계곡의 지류 가운데
가장 깊고 원시적인 골짜기인 덕골의 비밀스러운 품 속으로 빨려 들어갑니다.
10분 남짓 물길을 따라 가다보면 덕골의 수문장 역할을 하며
최고의 비경을 자랑하는 '바위대문'에 다다르게 됩니다.
경사진 바위벽을 오르내리기 쉽지 않은 곳인데
다행히 가늘지만 밧줄이 드리워져 있어
통과하기가 한결 수월해졌네요.
바위대문에 올라서서 되돌아 본 풍경 또한
특이한 암반지역이라 예사롭지 않지요.
하지만 이끼가 낀 바위에서 미끄러져
들고있던 미러리스 카메라가 바위에 부딪혀
렌즈부위가 충격을 받았는지 작동을 하지 않네요.
바위 아래로 떨어지지 않은 것으로 위안을 삼고
이후부터는 휴대폰으로 촬영을 계속 하기로 합니다.
'노란물봉선'
바위대문 뒤쪽에서 떨어지는 작은 실폭포도 들여다보고
10분쯤 더 들어가보면 더 이상 진행을 거부하는 막다른 곳에 닿게 됩니다.
'막장폭포'
깊고 푸른 물속이 선뜻 들어서기가 겁이 나는군요.
막장폭포를 구경하고 되돌아나와 오른쪽 바위 벼랑을 타고 올라갑니다
우회구간을 지나 내려다본 막장폭포.
뚜렷한 오솔길을 따라 진행하다보면 사면길을 따라 이어지는 길과
계곡을 따라 거슬러 오르는 등로가 나뉘어지는 곳을 만나게 됩니다.
와폭과 황금샘을 만나려면 계곡을 따라야겠지요.
나중에 두 길은 다시 만나게 되긴 합니다.
누워 있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와폭(臥瀑)입니다.
지난 해보다 수량이 많이 폭포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네요.
'좁은잎배풍등'
와폭을 지났으니 이제 황금샘이 눈 앞으로 다가왔네요.
드디어 덕골의 최대 명물인 황금샘이 보이는군요.
황금샘...
바위 틈에서 흘러나오는 물이 미지근하여 겨울에도 얼지 않는다고 하지요.
화전민들이 살았던 옛날 집터를 지나면서 세월의 무상함을 느끼고
다시 만난 계곡을 거슬러 오르면
바위 아래에서 물이 흘러나오는 건천구간이 시작되면서
물 한방울 없이 사라져버린 마른계곡길이 시작됩니다.
발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계곡에는 메마른 바닥만 드러낼 뿐...
하지만 어디선가 들려오는 물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걷다보면
깜쪽같이 다시 나타난 물줄기를 보게되니 참으로 신기한 일이 아닐 수 없답니다.
거친 계곡길을 계속 진행할 수가 없어 등로는 사면을 올라 에돌아 나가게 됩니다.
자칫 잘못하면 깊은 계곡 아래로 추락할 수 있는 위험지역을 조심스레 진행하면
다시 계곡으로 내려서게 되고 물줄기를 따라 잠시 진행하다보면
덕골의 가장 깊은 곳에 위치한 폭포 앞에 서게 됩니다.
삼단 내지는 사단으로 된 작은 폭포인데
수량이 제법 폭포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네요.
오늘은 여기까지...
돌아가야 할 시간이 많지 않아 발걸음을 되돌립니다.
순수한 자연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 숨은 비경들을
가슴과 두 눈에 그리고 카메라에 담고서
왔던 길 되돌아 올 때보다 좀더 속도를 높혀 등로를 이어가니
물이 없던 건천구간이 끝나고
다시 흐르기 시작하는 청류를 따라 남은 여정 계속해 나갑니다.
계곡을 건너 만나게 되는 집터를 지나
하산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계속 산길을 따르기로 합니다.
와폭과 황금샘을 좌측 발 아래에 두고 사면길을 부지런히 걷다보면
막장폭포를 지나와 만났던 삼거리에 닿게 되고
가야할 마두교 방향은 우측이지만
이끼폭포를 만나러 가기 위해 다시 좌측으로 내려가
계곡을 따라 진행하기로 합니다.
한걸음 한걸음 옮길 때마다
감탄사를 연발할 만큼 빼어난 경관을 자랑하는 이곳...
어디 내놔도 손색이 없는 청정미를 자랑하는 내연산 덕골입니다.
보는 곳마다 절경이고 흐르는 물마다 소이고 폭포이니
저절로 발걸음이 느려지는건 어쩔 도리가 없는 것 같네요.
두 계곡의 물이 합쳐지는 합수점이네요.
본류인 좌측 방향에서 내려왔고
우측방향은 삼지봉과 향로봉 사이의 능선으로 올라서게 되는데
제대로 된 길도 없는 그야말로 고생문이 훤히 열리는 코스랍니다.
계곡물이 흘러내리는 주변으로 붉은 바위벽이 눈길을 끄는
이름모를 폭포 앞에서 서게되니
저절로 발걸음은 물속으로 내려서게 만드는군요.
오를 때 못 보았던 비경들을 하나하나 담아가면서
청정계곡 덕골이 주는 크나 큰 선물인 비경을 맘껏 감상해가며
이끼폭포를 향한 걸음은 계속됩니다.
이끼폭포에 왔음을 알려주는 포인트인 바위가 나타나고
그동안 잦은 발걸음에도 제대로 된 모습을 접하지 못했었는데
이제야 이끼폭포의 진수를 맛보게 되는군요.
초록 이끼가 바위벽을 수놓은 이끼폭포의 모습은 신비롭기까지 합니다.
1년에 겨우 1밀리미터씩 자란다는 이끼를 타고 흘러내리는
폭포수는 그야말로 보약이 따로 없을 것 같네요.
보기만 해도 생명의 신비감이 느껴지는 이끼폭포 곁을 한참을 머물다가
내년에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며 아쉬운 발걸음을 떼어봅니다.
오를 때보다 내려올 때가 더 어려웠던 바위대문을 내려와
울창한 숲으로 둘러싸여 풍성한 자연미를 간직하고 있는
덕골의 풍광을 음미하며 왔던 길 되짚어 내려가고 있는 중입니다.
이제 명소는 다 보았으니 발걸음에
속도를 내어보고자 산길로 진행하기로 합니다.
물속을 걷느라 못 보았던 짧은 너덜도 통과하고
계곡 안쪽까지 들어와 있던 피서객들도 떠난
다소 늦은 시각이지만
아직도 살아있는 자연을 느낄 수 있는
덕골의 멋진 풍광을 올해도 보았다는 기쁨을 만끽하면서
들,날머리린 마두교 입구에 도착하게 되면서
청정계곡 덕골의 진면목을 유감없이 보여준
오늘의 발걸음은 끝을 맺게 됩니다.
최근 몇년 동안 여름이면 해마다 찾고있는 하옥계곡의 숨어있는 보석인 덕골 트레킹을 올해도 변함없이 걸어보니 많은 사람들이 다녀간 듯 등로는 예전보다 뚜렷해졌지만 여전히 변함없는 아름다운 모습에 때묻지 않은 자연미를 간직하고 있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덕골을 찾는 많은 분들이 청정계곡의 아름다움을 계속 간직할 수 있도록 지금처럼 아끼고 아니 다녀간 듯 소중히 가꾸어 간다면 오래도록 오염되지 않는 청정구역으로 남아있지 않을까 싶다.
한풀 꺾인 더위지만 여전히 후끈한 열기는 남아있어 다음 주에도 계곡산행으로 꾸며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마두교에 세워둔 애마를 타고 올 때보다 훨씬 잘 뚫리는 도로를 따라 상옥리를 지나 꼬불꼬불 고갯길인 성법령을 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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