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와달이 사는 집
가족과 함께 떠난 2박3일간의 강원도 나들이(둘째 날) 본문
강릉에서의 첫 밤을 보내고 둘쨋 날의 일정을 보내기 위해 일찌감치 숙소를 나와 근처 식당을 찾아갑니다.
이른 시각이라 마땅히 요기할만한게 없는 것 같아 다시 휴대폰으로 검색에 돌입합니다. 강원도 토속음식 전문이자 맛집으로 소문난 '감자바우'라는 식당을 찾아 가보니 다행히 문을 열어놓았네요. 대표 메뉴인 감자옹심이를 주문해서 후딱 해치우고 첫 번째로 찾아간 곳이 양양 하조대.
원래 이번 여행은 3박 4일 일정으로 잡아서 휴가를 내고 숙소를 예약했었는데 집사람의 개인 일정이 주말에 잡혀있어 하는 수없이 하루를 줄이기로 하고 오대산 월정사로 가려던 계획을 변경하여 곧장 속초방향으로 올라가면서 주변 명소를 찾아보기로 합니다.
이곳 또한 지난 해 친구들과 한번 와본 곳이어서
가족에게 소개시켜 줄만한 경승지인것 같아
속초로 이동하는 도중에 찾아보게 됩니다.
'무릇'
우거진 송림 사이로 나있는 계단을 따라 잠시 올라서면
'하조대(河趙臺)' 현판이 눈에 들어오는 정자가 반겨줍니다.
하조대는 정자에서 바라보는 풍광이 아름답기로 유명하고
빼어난 절경으로 2009년 12월 명승 제68호로 지정된 곳이랍니다.
하조대에서 가장 유명한 수령 200여 년 된 노송.
1982년에 보호수로 지정된 높이 9m의 이 소나무는 애국송(愛國松)으로도 불리며
오늘도 해안절벽 위에 당당한 기상을 뽐내며 자리를 지키고 있네요.
조선 숙종 때 참판 벼슬을 지낸 이세근이 쓴 '하조대' 3자가 암각된 바위.
하조대를 내려와 이번에는 반대편 무인등대를 찾아갑니다.
등대로 가는 도중 만나게 되는 해안의 바닷물 색깔이 환상입니다.
생뚱맞은 돌고래상도 카메라에 담고
해당화 곱게 핀 무인등대에서 막힘없는 조망을 즐겨봅니다.
무인등대에서 바라보는 애국가 소나무.
그리고 동해바다의 절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이곳...
관광객이 끊이지 않는 이유를 알겠더군요.
무인등대에서 가족사진 하나 남기고 주차장으로 돌아와 차를 몰고 다음 행선지를 향해 달려갑니다.
비는 계속 내렸다 그쳤다를 반복하며 모처럼 떠나온 가족여행길에 지장을 주고 있네요. 하나라도 더 보여주고픈 마음으로 계획했던 행선지들을 취소 내지는 변경해야 하는 까닭에 조금은 속이 상하는군요.
대신 무리하지 않게 조금은 편한 코스로 잡아 다니기로 결정하고 찾은 곳이 3대 관음기도도량의 하나로 꼽히는 양양 낙산사입니다.
그러고보니 낙산사를 찾은지도 벌써 만 7년이 넘었네요. 세월이 유수같다는 말 새삼 느끼며 도착한 낙산사. 주차를 하기 위해 줄지어 늘어선 차량들 뒤를 따르며 평일임에도 낙산사를 찾은 탐방객들이 엄청 많은 걸 보니 역시 기도빨이 센 관음도량이 맞긴 맞는 모양이라는걸 새삼 느끼게 되는 것 같습니다.
주차관리요원이 이끄는 대로 파킹을 하고 낙산사 경내로 들어섭니다.
일출명소로 유명한 의상대 앞에서...
의상대는 의상대사가 당나라에서 돌아와
낙산사를 지을 때 산세를 둘러보던 곳으로
좌선 수행처로도 잘 알려져 있는 곳입니다.
홍련암 관음굴 가는 길목에 있는 이곳은
조망이 좋아 예로부터 관동팔경의 하나이며
낙산사를 찾았다 하면 해수관음상과 함께
꼭 찾아봐야 할 명소이기도 합니다.
바닷가에 세워진 의상대는 멋진 소나무인 관음송과 함께
푸른 동해바다와 어우러진 모습은 한 폭의 그림이 따로 없는 것 같습니다.
고즈넉하게 울려퍼지는 종소리를 들으며
아름다운 바다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 같습니다.
해안 절벽 위에 아슬아슬하게 서있는 작은 암자인 홍련암.
2005년 4월 양양의 큰 산불로
낙산사의 많은 전각들이 불에 탔지만
유일하게 그대로 남아있는 곳이 홍련암입니다.
3대 기도도량이니 홍련암 부처님께
공양물을 올리며 발원해 봅니다.
홍련암에서 바라본 바다풍경...
끝없이 펼쳐지는 수평선과 함께 기암절벽과
노송이 어우러진 멋진 경승지로 관동8경에도 속하는 곳이지요.
'해국(海菊)'
'해당화'
'범부채'
연못인 관음지에는 끝무렵의 연꽃이 피어있고
2층 누각인 보타락(보타루)와 보타전이 보이는군요.
동전을 던지며 마음속으로 무엇을 염원하고 있는지...
제 마음속에는 늦은 결혼이니
어서 손주라도 안겨주었으면 하는 바램이네요.
'벌노랑이'
낙산사(洛山寺) 보타전(寶陀殿).
원통보전, 해수관음상과 더불어
낙산사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관음성지임을 상징하는 불전입니다.
보타전 내부에는 가운데로 천수천안관세음보살이 모셔져 있으며,
7관음, 32응신, 1500관음상을 봉안해 놓았습니다.
홍련암과 함께 뜨거운 화마에도 자리를 지킨 해수관음상은
높이 16m의 화감암 재질로 낙산사의 가장 높은 곳에서
드넓고 푸른 동해바다를 내려다 볼수 있지요.
해수관음상 앞에서 바라본 낙산항과 낙산해수욕장 전경
가볍게 낙산사를 돌아보고 속초시내로 들어가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맛집을 찾아갑니다.
어제 강릉에서 식사할 장소로 택해 찾아갔지만 휴무일이라 발걸음을 되돌려야 했던 식당과 같은 자매가 운영하는 맛집인데 생선찜과 가오리찜으로 소문난 맛집이랍니다. 네비게이션에 입력해서 찾아갔지만 점심시간이 조금 지난 시간임에도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었네요. 휴대폰번호를 알려주며 미리 주문을 해놓고 대기실에서 20여 분을 기다린 후에야 식당 안으로 들어가 자리에 앉을 수 있었고 또 30분 가까이 기다린 끝에 그 맛을 볼 수가 있었네요.
속초 이모네 식당의 '가오리찜'
아주 맛있었다는 식구들의 이야기를 들으니 오랜 시간 기다린 보람을 찾은 것 같아 다행이라 생각하면서 먹는데 시간을 너무 빼앗겨버려 바로 예약해놓은 숙소로 가기로 합니다. 숙소로 가던 중 근처에 '등대전망대'라는 안내판이 보여 차를 세우고 구경을 하기 위해 데크계단을 따라 올라갑니다.
가파른 계단길이야 산행으로 다져진 튼튼한 두 다리가 있으니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 같고 눈앞에서 펼쳐지는 멋진 풍경을 감상하며 속초 팔경 중 하나인 등대전망대 계단을 올라가면 빛의 마당이 나오는군요.
빛의 마당에는 국토의 동서남북 각 방향의 맨 끝에 위치한 등대와 그에 대한 설명을 해놓은 시설물이 있답니다.
우리나라의 최서단의 소청도등대와 최동단의 독도등대.
최북단의 대진등대와 최남단의 마라도등대.
그리고 갈매기를 연상케 하는 멋진 조형물 앞에서
폼 한번씩 잡고 등대로 오르는 계단을 따라 전망대로 향합니다.
영금정과 속초 8경 중 하나인 조도(鳥島)
전망대에서 북쪽 방향으로 보이는 전경입니다
날씨가 맑은 날에는 금강산과 해금강까지 보인다고 합니다.
속초 영랑해변과 장사항의 풍경까지...
잔뜩 흐린 날이지만 그 또한 운치가 있네요.
동해바다의 절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곳,
속초 8경 중 하나인 속초 등대전망대...
생각지도 못했던 곳인데 뜻밖의 호사를 누립니다.
이번에는 남쪽 방향에 있는 영금정 정자와
속초 8경인 조도까지 한 눈에 들어 옵니다.
좌측 동명항과 청초호수를 가로지르는 설악, 금강대교 사이에는
실향민들이 둥지를 틀고 있는 아바이마을이 있는 곳이지요.
멀리 설악의 골골마다 피어나는 운해가 환상적입니다.
비록 날씨는 흐렸지만 속초 시가지, 동해,
설악산을 한 눈에 담을 수 있었는데요.
한번 쯤은 오르고픈 달마봉이 좌측으로,
웅장한 위용을 자랑하는 울산바위가 가운데로 보입니다.
이런 멋진 곳에서 흔적 하나쯤은 남겨야겠기에...
전망대에서 내려오면 만나게 되는 작은 공연장에서...
속초 영랑해변
등대전망대를 내려오면
영금정의 유래와 전설을 담은 상징 조형물이 있는데
바위에 부딪치는 파도와 거문고를 표현하고 있습니다.
속초 등대가 있는 곳인 영금정(靈琴亭)은 돌로 된 산으로
파도가 쳐서 부딪치면 신묘한 소리가 들리는데
그 음곡이 마치 거문고 소리와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며
일제 강점기 때 속초항 개발을 위해 이곳 돌산을 깨서
축항을 조성함으로써 지금의 넓은 암반으로 변했다고 합니다.
탁 트인 동해바다와 하얗게 부서지는 푸른 파도 그리고 오고가는 배들과 마음껏 날아다니는 갈매기까지 어우러져 그야말로 멋진 풍경의 진수를 볼 수 있다는 속초 등대전망대를 구경하고 예약해 놓은 숙소를 찾아 체크인을 하고 여장을 풀어놓으니 또다시 비가 내리기 시작하는군요.
하는 수없이 오늘 일정은 여기서 끝을 맺고 숙소 아래층에 있는 편의점을 찾아 몇 가지 물품을 구입한 후 저녁준비를 하며 휴식을 취합니다.
준비해간 갈비로 맛나게 만찬을 즐긴 후 간편한 복장으로 갈아입은 후 밖으로 나와 3분 거리에 있는 영금정을 찾아갑니다.
동명항 끝자락에 위치하고 있으며
바다를 마주하고 있는 암반 위에 세워진 영금정(靈琴亭)입니다.
지난 산행 때 부서진 카메라 렌즈를 새로 구매를 했지만
아직 도착하지 않아 딸아이의 카메라를 들고 왔었는데
충전시키느라 두고 오는 바람에 휴대폰으로 찍었더니
야경촬영에는 한계를 느끼게 되는군요.
낮에 들렀었던 속초등대에는 밤바다를 비추는
서치라이트가 돌아가고 있습니다.
동명항의 야경을 내려다보면서 시원한 밤바다의 풍경을
맘껏 구경하고 다시 숙소로 돌아갑니다.
전체 일정이 하루가 줄어드는 바람에 가보고 싶었던 곳을 빼먹어야 하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다음 기회에 다시 찾으면 될 일이라 생각하고 느긋한 마음으로 돌아다닌 오늘의 일정. 비록 세 군데 밖에 구경을 못했지만 무리하지 않은 범위 내에서 다닐 생각이었기에 이만하면 됐다 싶은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도 얼마든지 좋은 기회가 있을테니 무리하지 않게 여유로운 마음으로 또 찾으면 될 일이 아닌가 싶네요.
내일은 가벼운 코스의 산행으로 여행의 마지막을 장식할 예정이라 물과 간식꺼리를 배낭에 담아놓고 속초에서의 마지막 밤을 보내기 위해 잠자리로 들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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