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와달이 사는 집
3사 순례를 겸해 찾은 구례 여행 본문
한 치의 오차없이 어김없이 찾아오는 주말...
산행을 가긴 해야겠는데 어디로 가볼까 하며 산행지를 고르던 중 문득 떠오르는 곳이 있어 집사람에게 준비를 하라고 얘기해놓고 배낭속에 이것저것 챙겨넣기 시작합니다.
부처님 오신 날이 지난 지도 며칠 되지 않았으니 사찰 3군데를 돌아보며 산행도 할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가볼만한 곳을 꼽아보니 오랫동안 발걸음을 하지 않았던 화엄사와 평소에 늘 가고 싶어했던 구례 땅 사성암이 생각이나 또다른 한 군데의 사찰을 추가해 3사 순례라는 이름으로 다녀올 요량으로 준비를 마치고 집을 나서게 됩니다. 네비게이션에 화엄사주차장으로 입력을 해놓고 대구-포항간, 경부고속도로를 거쳐 광주-대구고속도로를 달려 남원I.C를 빠져나와 구례땅으로 들어서니 이정표에 천은사가 눈에 들어와 나머지 한 군데의 순례사찰로 천은사를 택해 찾아보기로 합니다.
화엄사입구 매표소에서 신도증으로 무사통과를 한후 도착한 주차장. 제법 후끈한 날씨임에도 화엄사를 찾은 차량들이 많이 보여 주차할 곳을 찾아 여기저기 옮겨다니다 겨우 빈곳을 찾아 애마을 세워놓고 화엄종찰 화엄사의 경내로 들어섭니다.
지리산화엄사라는 편액이 걸려있는 불이문(不二門).
'금강문'
'천왕문'
화엄사 대웅전(보물 299호)
화엄사에서 가장 오래된 법당이며 크기는 전면19.5m, 측면12m로서 정면 5칸 ,측면3칸이며 부처님 머리위에 못과 풀을 전혀 사용하지 않은 채 만들어진 우아하고 형태가 일품인 천개(天蓋)가 조각 되어있다.
법당에는 깨달음의 세계(진리)를 몸으로 삼기 때문에 모양과 빛깔이 따로 없고 오고 가는 곳도 없이 진리 그대로인 청정법신 비로자나불(淸淨法身 毘盧遮那佛)과 열심히 수행하신 공덕으로 복과 덕이 가득하여 모든 중생들을 구제하는 원만보신 노사나불(圓滿報身 盧舍那佛)과 모든 중생들에게 깨달음의 길을 가르쳐 주시기 위해 이 세상에 모습을 나타내신 천백억화신 석가모니불(千百億化身 釋迦牟尼佛)로 목불(木佛)인 삼존불이 모셔져 있다.
대웅전은 인조8년(1630)에 벽암(碧巖)스님과 문도에 의하여 중건 되었으며 삼존불상은 인조 10년(1632) 안치하고, 영조 33년(1757) 주지 회심(會心)대사때 처관(處寬),학찬(學贊),섭심(攝心),탁계(卓戒)스님께서 중수 및 삼존불 개금과 함께 후불탱화 삼폭을 완성 했으며, 정조 22년(1798) 화엄사 대웅전 중수를 했다.
1972년 도광스님이 삼존불 개금불사, 1989년 4월에 종원스님이 탱화보수, 1997년에 종열스님이 개금불사, 2000년에는 종걸스님이 법당마루 보수를 했으며, 종삼스님이 2013년 2월에 양쪽 옆문을 교체하였으며, 영관스님이 2014년 1월 28일에 대웅전 신중단 옆으로 불등단(佛燈壇)을 설치했다.
대웅전 편액은 인조 14년(1636년)에 의창군(義昌君)이 쓴 글씨이다.
대웅전과 보제루는 서로 마주보고 있으며
보제루보다 한 칸 더 높은 곳에 대웅전이 위치하고 있습니다.
보제루 앞 마당은 보물 제132호와
133호인 동 5층탑과 서 5층 탑이 있으며
그 사이에 야단법석을 할때 사용하는
탱화를 거는 당간지주가 세워져 있습니다.
화엄사는 문화재의 보고라 할 수 있을 만큼
많은 문화재를 소장하고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국보가 4점, 보물 8점과
천연기념물 등 다수가 있지요.
화엄사에 가시면 문화재 투어만 해도
입장료가 아깝지 않을 만큼
충분한 가치를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화엄사 대웅전(보물 299호)에 모셔져 있는
목조비로자나 삼신불좌상 (보물 1548호).
화엄사의 많은 전각 중에
가장 자랑할 만한 곳인 각황전(국보 제67호).
관세음보살을 주불로 모신 원통전.
화엄사 서오층 석탑(보물133호,우)과
화엄사 동오층 석탑(보물132호,좌)
화엄사 각황전 앞 석등(국보 12호).
화엄사 각황전.
각황전에는 석가모니불을 중심으로
좌우에 아미타불과 다보불 등 3여래(三如來)와
보현보살, 문수보살, 관음보살, 지적보살(知積菩薩) 등
4보살(四菩薩)을 봉안하고 있습니다.
화엄사원통전전사자탑(華嚴寺圓通殿前獅子塔) - 보물 300호.
'범종각'
연등의 의미는
어두운 세계를 부처님의 지혜로
밝게 비춘다는 의미를 갖고 있으며
부처님께 올리는 육법공양 중의 한 가지입니다.
화엄사 경내 구경을 마치고 산내암자인 구층암을 찾아갑니다.
화엄사 뒤로 돌아가면 오솔한 대나무 숲길을 지나 잠시 오르게 되고 가슴속까지 불어오는 대숲바람과 그 뒤로 흐르는 울창한 계곡의 물소리, 산새들의 하모니가 들리는 시원스런 숲길이 나옵니다. 그곳에서 돌계단을 따라 오르면 만날 수 있는 절집. 바로 '구층암(九層庵)'입니다.
절 앞마당에 삐딱하고 온전치 못하게 자리잡고 있는 석탑 하나...
암자의 이름이 구층암이니 애초에는
구층석탑이 아니었나 짐작은 하지만 알 길이 없네요.
다듬거나 치장을 하지않은 모과나무 그대로인
원목을 기둥으로 쓴 구층암 선방.
죽은 모과나무를 생긴 그대로 요사채의 기둥으로
받쳐놓은 모습이 그저 신기해 보이기만 합니다.
이 모과나무 기둥이 구층암의 유명세를 타게 만든 셈이지요.
석가모니불을 모시고 있는 정면 3칸, 측면 2칸의 '천불보전'
천불보전으로 오르는 계단 양쪽으로는
푸른 잎이 울창한 모과나무 두 그루가 서 있는데
요사채의 모과나무 기둥과 묘한 대조를 이루고 있네요.
일천 기의 토불(土佛)이 모셔져 있는 천불전 내부의 모습입니다.
옛 향기 묻어나는 서민풍의 암자인 '구층암'을 찾아
랜드마크인 자연미가 살아있는 모과나무 기둥을 감상하고
다음 행선지로 이동하기 위해 화엄사 경내를 지나 주차장으로 향합니다.
화엄사 보제루
성보박물관.
'매발톱'
'바위취'
대찰인 화엄사와 산내암자인 구층암을 구경하고 돌아나오는 길에 천은사를 찾아보기로 합니다.
천은사(泉隱寺)를 찾아가는 길은 성삼재와 노고단에 이르는 지방도로가 이어져 있어 어렵지 않게 절을 찾을 수 있었네요.
널찍한 주차장에는 서울에서 내려온 성지순례단이 타고온 대형버스 몇 대가 자리하고 있고 승용차들이 제법 주차해 있는 모습에 불자들이나 관광객들에게 널리 알려진 곳이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됩니다. 주차를 해놓고 멀리서 보아도 한 눈에 들어오는 일주문을 향해 걸음을 옮기며 천은사로 들어갑니다.
천은사 일주문
현판의 글씨는 조선시대의 유명한 서예가였던
'원교 이광사' 선생이 쓴 글씨라 하는군요.
아름다운 계곡 홍교 위에 세워진
독특하고 운치 가득한 '천은사 수홍문'
천은사 수홍문에서 바라본 천은저수지
천은사 천왕문
천왕문을 들어서면 멀리 보제루와 운고루가 보이고
천은사 극락보전
천은사의 안주인은 대웅전이 아닌 극락보전입니다.
이 극락보전 안에는 보물 제924호인 '아미타 후불탱화'가 있답니다.
천은사(泉隱寺)
대한불교조계종 제19교구 본사인 화엄사의 말사이다.
이 절은 828년(흥덕왕 3)에 덕운대사가 창건했는데 극락보전 앞뜰에 있던 샘물이 감로와 같다고 하여 감로사라고 했다. 875년(헌강왕 1) 도선대사가 중축한 이래 여러 차례 중건·중수했다. 임진왜란 때 소실된 것을 1678년(숙종 4) 중건했는데, 그 사이 샘이 자취를 감추자 절이름을 천은사로 바꾸었다. 현존하는 건물들은 대부분 1774년(영조 50) 재건한 것으로 극락보전·팔상전·진영당·칠성각·첨성각·회승당·보제루·일주문·수홍문 등이 있다. 이밖에 고려시대에 만든 금동불감을 비롯하여 극락전에 봉안되어 있는 아미타후불탱화(1776)·영상회상도(1715)·제석천룡도(1833)·칠성도(1749) 등이 있다.
천은사 팔상전과 응진전
'낮달맞이꽃'
세상사 잠시 내려놓고
여기서 마음 닦고 또 닦으며
마음을 비우고 싶은 생각이 드는 곳이네요.
관음전의 관음보살상
천은사 경내 곳곳을 다니며 구경을 하고나니
슬슬 배가 고파지기 시작하는군요.
구례로 다시 돌아가 민생고를 해결하기로 합니다.
'백화등'
일찍 저녁을 챙겨먹고 노고단의 일몰을 구경하기 위해 성삼재로 내달립니다.
일몰시간에 맞추기 위해 빠른 걸음으로 걷고 있지만
시간 맞추기가 빠듯해 무조건 지름길을 택합니다.
'눈빛승마'
'개다래나무'
꽃을 피운 '조릿대'
도착한 노고단대피소에는 저녁식사를 하거나
준비중인 산객들이 오손도손 모여 얘기꽃을 피우고 있네요.
노고단을 오르는 탐방로는 이미 문을 닫아놓아 출입을 할수 없었지만
임도를 따라 갈수 있는 곳까지는 가보자는 생각에 진행을 계속합니다.
'붉은병꽃나무'
무리를 지어 피어난 '큰앵초'
아무도 없는 전망대에서 막힘없는 조망을 잠시 즐기고
일몰이 얼마남지 않은 것 같아 서둘러 노고단을 향합니다.
구례읍 방향의 조망
모조 노고단 돌탑을 배경으로 흔적 하나 남기고
굳게 닫혀있는 노고단 탐방로를 바라보며
다시 찾아오리라는 무언의 약속을 남기고
감시카메라에 잡혔는지 확성기를 통해 즉시 하산하라는 방송을 듣고
일몰 사진 몇 장 담고서 노고단대피소로 되내려갑니다.
산속에서의 일몰은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진행이 되는 걸 알지만
안전이 우선이기에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하산을 시작합니다.
'쥐오줌풀'
노고단대피소에 도착을 하니 시끌벅적하던 산객들은 보이질 않고
전등 불빛만 외로이 주위를 밝히고 있네요.
다음 날 산행을 위해 대부분 쉬러 들어갔나 봅니다.
어쨌거나 막무가내로 올라간 노고단의 일몰산행은
확성기에서 흘러나온 경고방송에 되내려오긴 했지만
일몰 직전의 노고단 풍경을 담을 수 있어서 성공은 한 것 같습니다.
성삼재휴게소까지의 내림길은 아무도 없는 한적한 산길을 하늘에 떠있는 달빛과 휴대폰 불빛에 의지한 채 조심스레 내려와 휴게소주차장에 도착을 하니 칠흑같은 어둠이 내려앉아 사방 깜깜... 그 자체입니다.
주차비를 지불하고 구절양장같은 고갯길을 조심스레 내려와 구례읍의 숙소로 돌아가며 구례에서의 첫날 일정을 마무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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