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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와달이 사는 집

매서운 찬바람을 맞으며 5년 만에 다시 찾은 울산 옥녀봉-국수봉 본문

◈ 산행이야기/☆ 2018년도 산행

매서운 찬바람을 맞으며 5년 만에 다시 찾은 울산 옥녀봉-국수봉

해와달^^* 2018. 1. 25. 21:26

♧ 산행일자 : 2018. 01. 24 (수)   날씨 - 맑음, 한파특보

♧ 산행장소 : 울산광역시 울주군 두동면, 범서읍 척과리 일원

♧ 산행인원 : 집사람과 둘이서...

♧ 산행코스 : 울주군 범서읍 선바위휴게소-선암사-도는고개-당만디/문고개(서사로 횡단)-당삼거리-옥녀봉-ㄱ자 바위-국수봉 표석-국수봉-쉼터바위-공부암갈림길-허고개

♧ 산행시간 및 거리 : 5시간 25분, 11.89km (식사 및 휴식 포함, GPS기준)




◈ 산행기

미세먼지가 전국적으로 기승을 부리고 있는 주말이라 선뜻 산행을 나서기가 망설여져 주말이면 빠짐없이 떠나던 산으로의 발걸음을 과감히 포기하고 문화생활을 하며 주말을 보내고 몇 개 남은 연차휴가를 소진하기 위해 하루 연차를 내고 주말에 못간 산행을 나섭니다.

아침을 챙겨먹고 집사람과 함께 집을 나서 울산광역시 울주군 범서읍 선바위 공영주차장을 네비게이션에 입력을 하고 포항-울산고속도로를 달려가니 밝은 햇살이 눈이 부실 정도로 내리쬐고 있어 오늘 조망은 괜찮겠다 싶은 생각이 들지만 바깥 기온은 영하 15도를 가리키고 있네요. 남들 출근하는 시간에 등산간다고 나서는 걸음이니 누가 보면 미쳤다고 할런지 모르겠지만 자기가 좋아서 하는 일이니 개의치 않고 부지런히 가속기를 밟아갑니다.

울산JC를 지나 장검IC를 빠져나오면 만나게 되는 장검마을교차로에서 좌회전, 24번 국도를 따라 달리다 만나게 되는 입암하부램프교차로에서 두동방향 이정표를 따라가면 입암교차로를 지나게 되고 이어 낯이 익은 선바위교삼거리를 직진으로 통과해 우측으로 보이는 공터를 향해 차를 몰아갑니다.

널찍한 공간이 있는 주차장에 차를 세워놓고 바깥에 나오니 매서운 찬바람에 냉기가 온몸으로 전해져오니 얼른 차안으로 다시 들어가 산행준비를 합니다.

찬바람이 몸속으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단단히 옷을 여미고 배낭을 짊어지고서 산행 출발점으로 잡은 선바위휴게소를 향한 걸음을 시작합니다.



산행궤적



태화강변에 자리잡고 있는 선바위휴게소입니다.


휴게소 맞은편 태화강을 가로지르는

수중보를 따라 건너며 산행은 시작됩니다.



울주 12경의 하나인 '선바위'를 사진에 담으려 했지만

아침 햇살이 역광이라 제대로 찍을 수 없어

산행을 마친 뒤 카메라에 담은 선바위의 모습입니다.



건너보이는 태화강 생태관 역시 산행 후에 찍은 사진으로 대신합니다.



태화강 속에서 흐르는 생태계의 다양성과

풍부함을 보여주는 생태교육장인 '태화강생태관'



그동안 몇번 선바위를 찾았었지만

이렇게 옆모습을 보게되는건 처음인데다

건너편에서 바라보았을 때는 절벽에 붙어있는 듯하더니

가까이서 보니 홀로 떨어져 있음을 알게 되었네요.


선바위에는 묘한 설화가 전해져오고 있다는데,

공양미 동냥하러 다니는 행각승이

이 마을의 예쁜 처녀에게 한 눈을 팔았다가

강물에 떠 내려오던 '번쩍 선' 큰 바위가 처녀를 덮치자

그녀를 구하려던 승려가 처녀와 함께 깔려 죽고

그 바위는 그 자리에 서게 되었으니 그것이 선바위라는 것이라 합니다.

이 바위는 남성의 '번쩍 선' 성기처럼 생긴 바위라고 하는데,

예로부터 시인 묵객들이 즐겨 찾았다고 하는군요.



선바위를 지나면 여염집 같은 선암사를 만나게 되는데

통도사 말사라는 빗돌이 서있습니다.



선암사 맞은편에는 용암정(龍巖亭)이라는 정자가 자리잡고 있네요.

1796년 울산부사 이정인이 선바위의 아름다움에 매료되어

입암정(立巖亭)을 지었는데 허물어진 것을

1940년 후손들이 재건하여 용암정(龍巖亭)이라 했다고 합니다.


이정인(李廷仁)은 이 바위와 정자에 대해 다음과 같이 기술하고 있는데,


"여러 물들이 넓게 흘러 밤낮으로 부딪치는데

무한의 시간이 지났어도 그 형상이 무너지지 않고,

풍상을 실컷 겪었어도 그 자태가 변하지 않으니,

늠름하기는 무너지는 물결 속에 버티고 있는 바위산과 같고

엄연하기는 용감히 물러나는 고상한 사람과 같다.

마치 하늘을 뛰어넘어 범할 수 없는

기상 있는 장수와 같으니 이것을 취해서 정자를 지은 것이다."



이제 범서옛길을 따라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해볼까 합니다.



철봉이 서있는 갈림길에서 마주나있는 널찍한 산길을 따라 진행해 나가면



계곡을 건너는 목교 하나를 지나 산허리를 돌아가는 사면길을 따라 돌아가면

오른쪽 산등성이를 향해 오르는 침목계단을 따라 등로가 이어집니다.



선암사를 떠난지 10분 가량 경과 후

운동시설이 갖춰져있는 서남쉼터를 지나게 되고



숲길을 지나 만나게 되는 임도를 따라 걸으며 바라보이는

국수봉(좌)과 옥녀봉 자락을 가리키며

오늘 걸어야 할 코스를 아내에게 알려주면서

밝은 햇살이지만 저절로 콧물이 흘러내릴 만큼

매섭도록 차가운 공기를 폐부 깊숙이 들이마시며

보무도 당당히 첫 번째 목표인 옥녀봉을 향한 걸음을 이어갑니다.



북서쪽에서 불어대는 일진광풍이 온 몸을 휩쓸고 지나갈 때면

본인도 모르게 움추릴 정도로 매섭네요.



임도와 산길을 번갈아 20여분을 걸어가니



우측으로 오리농장이 있고 '돌고 돌아오는 길'이라는 의미로

이름이 붙여진 '도는고개'에 도착하게 됩니다.

삼거리 우측으로 보이는 이정표가 서있는 산길로 진행해 나갑니다.



산길 입구에 서있는 이정표.



뚜렷한 등로를 따라 10분 가량 진행하면

무명묘 2기를 만나게 되는데 중요지점입니다.

여기서 계속되는 뚜렷한 등로를 버리고

무덤 앞으로 나있는 좌측길을 따라 내림길로 진행해 나갑니다.



계속되는 내림길을 3분 가량 이으면

범서읍 서사리와 중리를 잇는 35번 군도인 문고개를 건너게 됩니다.

예상보다 많은 교통량에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 같네요.



도로를 가로질러 짧은 가풀막을 오른 뒤

이어지는 등로를 따라 10분 가량 걸음을 옮겨가면





중리마을 갈림 삼거리에 서게 되고

우측 국수봉 방향으로 등로는 이어집니다.





위치를 알려주는 큰 안내판과 '국수봉 가는 길'이라는 팻말이

등로 중간중간 붙어있고 뚜렷한 외길이라

초행길임에도 길 잃을 염려가 없어 부담없이 걸을 수 있네요.



별 특징이 없는 274봉을 넘어 내림길로 내려서니

건너편으로 옥녀봉이 올려다보이는군요.

한고비 치고 올라가야 할것 같습니다.





옥녀봉을 향한 오름길을 진행하다보니 좌측으로 철망 휀스가

등로와 나란히 설치되어 있는데 무슨 용도인지 모르겠네요.

휀스 안쪽으로 예전 등로가 보이는걸 보면

지금 걷고있는 길은 새로 길을 낸것 같습니다.



당삼거리입니다.

이곳에서 우측으로 10분 가량 떨어진 옥녀봉을 다녀오기로 합니다.





두 번째 찾은 옥녀봉.


매서운 찬바람이 옥녀봉을 휘감아 돌고 있을 뿐...



완전무장을 한채 기념사진 하나 남기고



열흘 전 걸었던 삼태지맥의 삼태봉과 봉서산,

그리고 좌측 끄트머리로 경주의 진산인 토함산도 시야에 들어오는

시원스런 조망을 잠시 즐기고 다시 당삼거리로 되돌아갑니다.



당삼거리를 지나 국수봉을 향한 걸음에

나뭇가지 사이로 바라보이는 국수봉(좌)과 치술령입니다.



이번에는 철망휀스 대신에 전기철책이 설치되어 있는 산길을 따르다

바람이 잦아드는 곳에서 준비해간 빵과 컵라면으로 요기를 하고

커피와 과일로 입가심을 하며 느긋한 시간을 보낸 후 가던 걸음 재촉해 나갑니다.



큼직한 바위들이 군락을 이루는 암릉구간을 통과하니



반용마을로 내려갈 수 있는 정지불사거리를 지나게 됩니다.

좌측의 철망휀스가 가로막혀 있어 지금은 삼거리가 되었네요.



철망휀스에 전기철책까지 거기에 더해

그물망을 덧씌워 놓은 걸 보면

외부인과 짐승들의 접근을 막고 있는 듯 합니다.


좌측 아래로 골재채취장이 자리를 하고 있어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것인지도 모르겠네요.



국수봉을 향한 오름길에 부스럭거리는 소리에

멧돼지인가 싶어 신경이 곤두서서 바라보니

뭔가 날아오르기에 처음에는 꿩인줄 알았는데

자세히 보니까 맹금류인 것 같아 얼른 카메라에 담아봅니다.


집에 와서 확대를 해보니 수릿과 동물이

틀림없는 것 같은데 이름은 모르겠네요.


수십 마리의 맹금류가 눈에 띄고 가까이 있던 일부는

하늘 높이 유유히 비행하는 모습에 신기하기도 하고

덩치 큰 모습이 은근히 신경이 쓰여

서둘러 그 지역을 벗어나기 위해 바삐 움직여 나갑니다.



국수봉을 오르는 된비알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짧지만 가파른 갈지 자(之) 등로가 한동안 이어집니다.



'하마바위로'도 불리우는 'ㄱ'자 바위에서 사진 하나 남기고





계속되는 가풀막을 극복하며 바윗길 사이로 올라서면



널찍한 터에 번듯하게 국수봉 정상석이 서있는 전망데크에 도착하게 됩니다.



등산로 안내도와 국수봉의 옛전설이 담긴 표지판.


참고로 범서읍지에 따르면 국수봉은 원래 한자로 '國讐峰'으로 표기했다고 하며

인근의 산들이 모두 신라 서라벌을 향해 경의를 표하는 자세인데 반해

유독 이 산만이 등을 돌리고 앉은 형국이라 하여 원수 수(讐)자를 썼다고 합니다.



울산시 범서면 척과리를 비롯하여

울산시가지를 굽어 볼 수 있는 시원한 조망에

한파특보를 뚫고 오른 발품을 보상받는 기분입니다.



동쪽으로는 삼태지맥이 흐르고 그 아래 7번 국도를 따라 형성이 되어 있는

경주의 입실, 모화 그리고 울산 호계의 시가지들도 시야에 들어옵니다.





율림마을 갈림길을 지나 국수봉을 잠시 다녀오기로 합니다.

쉬어가기 좋은 큼직한 평상이 마련되어 있는

국수봉 정상에는 사방이 가로막혀 있어

조망이 좋은 전망데크로 정상석을 옮겨 설치해 놓았답니다.



국수봉에서 되돌아와 만난 갈림삼거리.

우측 율림마을회관 방향의 등로를 따릅니다.



삼거리에서 7~8분 가량 걸음을 옮기면 쉬어가기 좋은데다

앞이 탁 트이는 널찍한 바위에 서게 됩니다.



선바위환종주 구간의 498.5봉 너머로 영남알프스의 마루금이

하늘금을 그리고 있는 모습이 들어오는군요.


영축산에서부터 신불산, 간월산, 재약봉, 천황산, 가지산까지

한 눈에 들어오는 모습이 시원스럽습니다.



공부암갈림길.


진행방향은 우측 율림회관입니다.



계속되는 등로는 허리길을 휘감아 돌더니 쏟아지는 내림길로 변하고



다시 유순해진 숲길을 따라 햇살 가득 온 몸으로 받으며

남은 등로 바쁜 걸음 재촉해 나갑니다.



울주군 두동면 만화리 율림마을회관으로 갈수 있는

널찍한 등로를 버리고 곧장 나있는 산길로 계속 진행해 나갑니다.



잠시 후 만나게 되는 사거리의 고개에서도 역시 직진입니다.

좌측은 공부암, 우측은 만화리 율림마을로 향하는 길이지요.



오전보다 한결 누그러진 기온에

매섭게 불어대던 찬바람도 잦아들어 버스 도착시간에 맞추기 위해

바쁜 걸음 이어가던 막바지 행보에 도움이 되어주는군요.





허고개를 오르내리는 자동차의 가뿐 숨소리가

가까이 들려오니 산행도 이제 끝이 나는가 봅니다.



울주군 범서읍과 두동면을 연결하는 허고개에서 산행을 마무리합니다.

건너편 주유소 뒤쪽으로 송신탑이 서있는 연화산이 보이는군요.





건조주의보에 강풍경보까지 연일 계속되는 역대급 최강 한파가 전국을 강타하고 있지만 조망 하나는 깨끗하리라는 생각으로 단단히 무장을 하고 찾은 울산 12경의 하나인 선바위가 있는 울주군 범서읍 선바위공영주차장. 5년 만에 다시 찾은 곳이지만 크게 변한게 없는 것 같지만 새롭게 들어선 태화강생태관이 먼저 눈길을 끄는군요.

손끝이 아릴 정도의 강추위가 온 몸을 엄습하는 가운데 선바위휴게소 앞에서 시작한 옥녀봉-국수봉으로의 발걸음은 빠르게 진행된 산업화의 물결에 농토가 태반이었던 예전 모습은 온데간데 없이 아파트가 숲을 이루는 대도시의 배후지역으로 변모한 범서읍의 대표적인 관광지인 선바위를 지나 범서옛길을 따라 우리네 아버지, 삼촌, 형님들이 주변 산들이 모두 민둥산인 탓에 땔감을 구하러 깊은 산중까지 찾아 헤메던 '도는고개'를 넘어 옥황상제의 딸인 옥녀(玉女)가 매년 음력 보름날 밤이면 밧줄을 타고 내려와 바위 밑의 샘물에 목욕을 하고 올라갔다는 설화를 간직하고 있는 옥녀봉(玉女峰)과 신라시대 때 인근의 산들이 모두 서라벌을 향해 경의를 표하는 자세인데 반해 유독 이 산만이 등을 돌리고 앉은 형국이라 하여 원수 수(讐)자를 써서 국수봉(國讐峰)으로 표기했다고 하는 범서읍의 진산인 국수봉(菊秀峰)을 5년 만에 다시 찾아 막힘없는 시원스러운 조망을 즐기며 걸어보니 맹위를 떨치던 한파도 거뜬히 이겨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염천의 삼복 더위 속 여름철 산행도 고역이지만 살갗이 떨어져나갈 만큼 따가움이 온 몸을 파고드는 매서운 찬바람에 손발의 감각이 무뎌질 정도로 맹위를 떨치는 한파속에서의 산행 또한 그리 녹록치 않다는 사실을 알지만 산정에 올라서서 막힘없는 조망을 즐기며 자연의 크나큰 기운을 받고픈 마음이 무엇보다 우선했기에 고생스러웠던 걸음임에도 기꺼이 걸어본 오늘의 산길은 훗날 또 하나의 추억거리로 남지 않을까 싶네요.

멀찌감치 앞서가는 산꾼의 뒤를 쫓아오느라 많이 힘들었을 집사람에게 수고 많이 했다는 격려의 말을 건네면서 도착한 허고개에서 산행을 마무리하고 버스가 올 때까지 여유시간이 있어 정류소 부근의 범서온천에 있는 편의점을 찾아 따끈한 음료를 마시며 언 몸을 녹이고 도착한 802번 버스를 타고 애마가 기다리고 있는 선바위주차장으로 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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