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와달이 사는 집
눈이 왔다는 소식에 정초기도를 겸해 찾아간 팔공산 갓바위 본문
♧ 산행일자 : 2018. 01. 10 (수) 날씨 - 흐린 후 맑음
♧ 산행장소 : 대구광역시 동구, 경산시 와촌면, 영천시 청통면 일원
♧ 산행인원 : 집사람과 함께...
♧ 산행코스 : 경산 갓바위 입구 감나무집-은해능선-중암암갈림길-은해봉-노적봉-관봉(갓바위)-관봉동릉-제3주차장-감나무집(원점회귀)
♧ 산행시간 및 거리 : 3시간12분, 5.9km(GPS기준, 갓바위 참배 포함)
◈ 산행기
남아있는 연차휴가를 소진하기 위해 오후 반차휴가를 내고 출근해서 근무하던 중 대구에서 온 고객으로부터 대구지역에 눈이 왔다는 소식을 접하고 집으로 전화를 넣어 산행준비를 하라고 일러두고 오전근무 마치고 서둘러 퇴근하면서 집으로 돌아와 배낭을 꾸려 대구-포항간 고속도로를 달려갑니다.
차를 몰아가며 서포항IC가 가까워질 무렵 멀리 바라보이는 면봉산, 보현산 산정에 하얀 눈으로 덮혀있는 것을 확인하고 집사람에게 두 군데의 산행지를 말해주며 선택권을 주었더니 팔공산으로 가자는군요. 늦은 시간에 시작하는 산행이라 서너 시간의 여유밖에 없어 그에 걸맞는 코스를 그려보니 팔공산 갓바위 입구의 감나무집을 들머리로 하는 코스와 영천 자양면의 작은보현산 두 군데가 맞겠다 싶어 집사람에게 결정권을 주었더니 정초기도도 드릴 겸 팔공산으로 가자는 얘기에 내심 바라던 바라 흔쾌히 동의를 하고서 가속페달을 힘껏 밟아나갑니다.
청통,와촌IC를 빠져나와 동강교차로에서 우측 '갓바위'방향으로 길을 들어 달리다보면 박사교차로를 지나게 되고 이어 나타나는 신한교차로에서 이정표 안내판이 가리키는 갓바위 방향으로 우회전하여 차를 몰아가면 솔매기식당과 약사암, 용주암 갈림길을 지나게 되고 1주차장 입구에서 감나무집 안내판이 있는 우측 오름길로 올라서면 산행들머리인 산불감시초소를 지나자마자 큼직한 입간판이 서있는 감나무집식당 앞에 도착하게 됩니다.
주말이면 이곳을 들머리로 산행을 하는 산객들이 많아 주차하기가 용이하지 않는 곳인데 오후시간대라 빈 공간이 많아 좋으네요.
눈이 온 뒤라 그런지 제법 차가운 바람에 쟈켓을 입은 채 조금 전 지나왔던 산불감시초소를 향해 걸음을 옮기며 산으로 들어갑니다.
산행궤적
(확대)
오랜만에 감나무집 앞에 서보게 되는군요.
집사람과 둘이서 오늘 걷게 될 코스를
역순으로 걸어본 지도 벌써 3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네요.
입간판이 서있는 방향으로 잠시 걸음을 옮기며 산행을 시작합니다.
산불감시초소 옆으로 들머리가 있습니다.
눈이 와서 산불감시원도 휴무인 모양입니다.
도로를 따라 잠시 들어가면 좌측으로 시그널이 나부끼는 숲길로 들어섭니다.
뚜렷하게 이어지는 등로를 따르면 길은 완만하고 편하지만
산행시간을 조금이라도 줄여보기 위해
금줄을 넘어 가파른 오름길로 진행합니다.
계곡을 좌측에 두고 가파르게 이어지는 등로를 따라 15분 가량 진행하니
숲 사이로 관봉, 농바위, 노적봉이 시야에 들어오고
잠시 허리를 펴고 주변을 돌아봅니다.
잠시의 여유도 주지 않는 된비알을 거슬러 15분 가량 올라서면
좌측으로 나있는 사면길을 따라 등로는 이어지고
양지바른 남쪽 사면길이라
내린 눈이 녹아버려 작은 아쉬움이 들지만
주능선에 오르면 설원이 펼쳐지리라는 기대감을 안고
부지런히 오르내림을 극복해 가고 있는 중입니다.
산행을 시작한지 40분 가까이 지나서 만나게 되는 은해능선입니다.
은해사를 거쳐 629.2봉을 지나 은해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이지요.
역시 기대했던 대로 능선에 올라서니 눈밭의 연속입니다.
비록 상고대나 눈꽃은 없지만 밝은 햇살아래
하얀 설원을 걷고 있으니 그것만으로도 만족입니다.
앞서 간 이의 발자국을 따라 하얀 눈 즈려밟고 걷다보니
등로는 점점 고도를 높혀 나가게 되고
느지막히 시작한 산길에 고즈넉함을 만끽하며 천천히 발걸음을 옮겨갑니다.
관봉 방향의 풍광이 한 눈에 들어오는
조망바위에서 잠시 머물며 눈요기를 하고 갑니다.
갓바위를 내려와 하산루트인 관봉동릉 너머로
용주암에서 명마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보이고
그 뒤로 무학산 능선이, 맨 뒤쪽으로 환성산이 자리하고 있네요.
중암암갈림길입니다.
중암암 방향으로는 아무도 찾지 않았는지 순백의 설원만 펼쳐지네요.
은해봉을 향한 등로를 따라 진행하니
제법 세찬 바람이 얼굴을 때리기 시작하는군요.
북쪽으로의 조망이 열리는 곳에서 바라본 비로봉 방향의 전경입니다.
선본사갈림길
한층 더 가까워진 관봉, 농바위, 노적봉
예전 산불감시초소가 있던 곳으로 능성재로 불리워졌는데
지금은 은해봉으로 통일이 되었지요.
골짝을 타고 오르는 매서운 찬바람이
뺨을 스칠 때면 괜스레 움츠려들기도 하지만
팔공산의 주봉이 바라보이는 시원스러운 조망을 바라보노라면
세찬 바람도 견뎌낼 만큼의 즐거움을 주는군요.
지나온 은해봉과 우측의 은해능선.
가야할 남,북방아덤에 농바위, 관봉까지 담고서
성채처럼 우뚝한 방아덤을 향한 걸음을 계속합니다.
방아덤을 오르는 계단 위에 발을 들여놓으니
몸을 가누기 힘들 만큼 세찬 바람에
올라서는 것도 힘이 드는군요.
팔공C.C와 팔공산 주봉인 비로봉, 동봉, 서봉...
바라보고만 있어도 한기가 드네요.
북방아덤, 남방아덤... 그리고 노적봉
철난간을 부여잡고 가파른 바윗길을 올라갑니다.
북방아덤에 도착하여 정상부에 올라보고 싶지만
안전이 우선인지라 과감히 포기를 하고
남방아덤의 트레이드 마크인 기암을 만나러 가파른 계단을 올라섭니다.
이곳에 오면 으례히 카메라 셔터를 누르게 만드는 기암(奇岩).
오늘도 예외없이 흔적 하나 남겨봅니다.
지나온 북방아덤.
노적봉과 남방아덤.
노적봉 아래로 뻗어내린 도장능선...
오거리 갈림길인 선본재.
조금은 위험한 능선길을 따라 갓바위를 향해 진행합니다.
대구방향 관암사에서 올라오는 1365계단과 합류가 되고
'관봉석조여래좌상' 일명 '갓바위 부처님'을 만나게 됩니다.
관봉정상에 거대한 돌을 깎아서 만든 석불좌상으로
머리 위에 평평한 바위가 올려져 있다고 해서 갓바위로 더 유명합니다.
갓바위주차장에서 갓바위까지는 밤에도 등이 켜져있기 때문에
밤낮없이 많은 사람들이 찾는데 특히 입시철에는
전국에서 구름처럼 몰려드는 사람들로 발디딜 틈이 없는 곳이지요.
오늘은 평일이라 그런지 기도를 드리러 온 참배객들이 별로 없어
편안한 마음으로 공양미 두 봉지 사서 부처님 전에 공양을 올리고
간절한 염원을 담아 진실된 마음으로 108배를 올립니다.
참배를 마치고 주변 조망을 담기 시작합니다.
발 아래로는 용주암이 내려다보이고
명마산 장군바위로 이어지는 시경계능선 뒤로
멀리 환성산과 무학산 능선이 뿌연 모습으로 다가오네요.
하산루트이자 개울가식당으로 연결되는 관봉 동릉을 가운데 두고
선본사와 약사암,용주암으로 가는 길이 좌우로 뻗어있고
멀리 와촌면의 전경이 눈에 들어옵니다.
춥고 궂은 날씨에 늦은 오후시간이라 그런지
참배객들이 거의 보이질 않아 많이 썰렁한 분위기입니다.
화장실 앞으로 나있는 등로를 따라 약사암 방향으로 내려서면
밧줄을 부여잡고 내려서야 하는 쏟아지는 내림길에 들어서게 되고
잠시 후 선본사와 약사암으로 갈라지는 갈림길을 지나게 됩니다.
3~4분 후 이정표는 없지만 공영주차장이 있는 곳으로
원점회귀를 하기 위해서 좌측 아래로
시그널이 달려있는 내림길로 내려서야 합니다.
곧장 진행하게 되면
공영주차장을 지나 한참 아래에 위치한
개울가식당으로 내려서는 등로입니다.
하얀 눈으로 덮혀 있는 골짝엔 정적만이 흐르고 있고
뽀드득거리는 발자욱 소리에 박자를 맞춰가며
남은 등로 부지런히 발놀림을 해 나갑니다.
10분 여의 시간이 흐른 뒤 만나는 아치형 철다리.
건너로는 공영주차장이 보이니 산행은 이제 끝이 보이는군요.
텅빈 제3주차장을 가로질러 도로를 따라 잠시 걸어가면
감나무집 앞에 도착하게 되고
꼬리를 흔들며 반갑게 다가서는
백구의 영접을 받으며 산행을 마무리합니다.
충청, 호남지역의 대설경보에 혹시나 영남지역에도 눈소식이 있으려나 하는 기대감으로 찾아온 고객에게 문의를 해보니 아침에 눈이 내렸다는 반가운 소식에 집사람과 함께 달려간 팔공산 갓바위.
햇살이 내비치는 오후 시간대라 멋진 상고대와 아름다운 눈꽃의 향연은 볼수 없었지만 발끝으로 전해져오는 부드러운 촉감을 느끼며 3시간 가량 비교적 짧은 시간동안 눈밭을 걷고오니 매서운 칼바람에 두 뺨이 얼얼할 정도였지만 하얀 눈밭을 맘껏 걸으며 두 눈이 즐거웠고 마음 또한 힐링이 된 것 같아 집으로 돌아가는 차안에서도 잔상이 그대로 남아있어 순백의 설원을 걷고 있는 기분이 드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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