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와달이 사는 집
사통팔달 막힘이 없는 멋진 조망으로 두 눈이 즐거웠던 김천 대덕산-초점산 정기산행 본문
♧ 산행일자 : 2018. 01. 07 (일) 날씨 - 흐림
♧ 산행장소 : 경북 김천시 대덕면, 전북 무주군 무풍면 일원
♧ 산행인원 : 포항라푸마산악클럽과 함께...
♧ 산행코스 : 덕산재 - 얼음골약수터 - 대덕산 - 초점산(거창 삼도봉) - 수도지맥분기점 - 지경마을 입구
♧ 산행시간 및 거리 : 4시간 20분, 7.25km (식사 및 휴식 포함, GPS기준)
▣ 산행지 소개
대덕산1,290m), 초점산(1,249m)
대덕산(1290m)은 백두대간 영역으로 경남 거창 고제면과 전북 무주 무풍면, 경북 김천 대덕면에 걸쳐 있는 명산이다.
예부터 다락·다악산으로 불리다가 훗날 이곳에 이주한 사람들이 많은 재산을 모으는 등 산에서 큰 덕을 입었다고 해서 대덕산으로 불렸다. 선조 31년 정유재란 때 무신 이광악이 왜적을 물리쳤고 영조 4년 이인좌의 난때는 의병들이 반란군을 물리쳐 국난이 있을 때마다 고장을 지켜주었던 산이라는 것이다.
큰강의 발원지로도 유명하다. 대덕산에서 발원해 서쪽계곡으로 흘러 내리는 물은 금강의 최상류 발원지이다. 해발 980m 지점 동쪽 얼음폭포의 물은 낙동강에 합류한다. 북쪽 산 정상부분 약수는 가뭄이 심해도 마르지 않는 약수터로 이름났다.
대덕산 바로 옆 초점산은 거창 삼도봉이라고 부른다. 삼도봉이라는 지명이 여럿 있는데 가장 오래되고 대표적인 곳이 경상도와 전라도 충청도가 경계해 있는 민주지산 삼도봉이다. 예부터 조정에서 나라 땅을 팔도로 구분할 때 하삼도라 하여 기준을 삼았다. 또 지리산 반야봉 아래 경남 전남·북의 삼도 경계지점의 삼도봉도 있다.
◈ 산행기
황금개의 해인 무술년 매월 산우들과 함께 떠나는 첫 정기산행일인 첫 번째 일요일.
맞춰놓은 알람소리에 자리를 털고 일어나 분주히 움직이며 산행준비를 마치고 어둠이 깔려있는 도로를 달려 육거리로 향합니다.
바쁘게 움직였지만 도착시간인 6시 30분까지 시간을 맞추기엔 조금 부족한 것 같아 엑설레이터에 힘이 들어가는군요. 2분 가량 늦게 도착해 버스에 오르니 기다렸다는 듯 출발하기 시작합니다. 대구-포항간 고속국도를 달리던 버스는 청통휴게소에서 잠시 내려 뜨끈한 미역국으로 아침을 해결하고 경부고속국도를 거쳐 왜관IC를 빠져나와 4번국도를 달려 김천시 농소면의 농소교차로에서 3번국도로 갈아타게 됩니다.
이후 양천교차로를 지나 쉼없이 달리던 버스는 대덕면소재지의 관기삼거리에서 무주, 설천 방면의 30번 국도를 따라 진행하게 되고 구비구비 고갯길을 따라 가뿐 숨 몰아쉬며 올라서면 김천시 대덕면 덕산리와 전라북도 무주군 무풍면 금평리를 잇는 덕산재에 도착하게 됩니다.
배낭을 들쳐메고 엄청나게 큰 '백두대간 덕산재' 빗돌을 사진에 담고 도로 건너편의 등산안내판이 있는 대덕산 들머리로 이동을 하면서 새해 첫 산행을 시작합니다.
산행궤적
(확대)
김천시 대덕면 덕산리와 전북 무주군 무풍면 금평리를 이어주는
국도 30번도로에 위치한 '덕산재'입니다.
도로 건너편에 대덕산 등산로 안내판과 이정표가 서있고
안내판의 뒤로 등로가 열려 있습니다.
백두대간 덕산재 빗돌.
싸늘한 기운이 엄습하는 차가운 날씨이지만
모두들 보무도 당당히 통나무 계단으로
시작되는 오르막길을 오르기 시작합니다.
얕은 오름을 지나면 등로는 잠시 평평한 숲길로 바뀌고
백두대간이라 뚜렷하고 널찍한 등로를 따라 살짝 내림길이 이어지지만
산길은 또다시 오르막길로 변하지만 경사는 완만한 편입니다.
첫 조망이 열리는 곳에는 수묵화를 펼쳐놓은 것 같은
산너울이 눈요기를 하게 해주는군요.
형제바위.
여기서부터 본격적인 가파름이 시작됩니다.
햇살에 잠시 녹은 눈이 결빙이 되어
가파른 오름길에 더 힘이 드는 것 같네요.
얼음폭포라 쓰여져 있는 이정목에서
잠시 좌측으로 발을 들여놓으면 온통 얼어있는 계곡에
폭포라 하기에는 다소 빈약한 물줄기에
더 이상 진입을 멈추고 되돌아나와
정상 등로를 따라 진행을 계속해 나갑니다.
지그재그로 나있는 오름길을 따라 가뿐 숨 몰아쉬며 진행하면
고도를 높혀가면서 산죽지대가 나타나고
두텁게 깔려있는 눈이 그대로 쌓여있어
결국에는 아이젠을 장착하고 진행하기로 합니다.
얼음골 약수...
시그널들이 주렁주렁 달려있는 얼음골 약수터에 도착하지만
한 방울씩 똑똑 떨어지는 물방울에 입맛만 다시고 계속 걸음을 이어갑니다.
산정을 향해 치닫는 산길은 파릇파릇한 조릿대가 장식하고 있어
하얀 눈과 어우러진 푸르름은 언제나 싱그럽기 그지 없네요.
고도는 더 높아지고 정상이 가까워지면서
계속되던 가풀막은 그제서야 완만해지기 시작합니다.
등로 좌측의 전망바위에 올라서니
그야말로 일망무제가 따로 없는 조망이 펼쳐집니다.
발 아래로는 들머리인 덕산재가 내려다보이고
그 뒤로 민주지산 삼도봉으로 이어지는 대간능선이 펼쳐지고
겹겹이 쌓인 산너울 너머 멀리 구미의 금오산이 시야에 들어오는군요.
등로 좌측으로 시선을 돌려보니
멀리 성주.합천 가야산이 위풍당당한 모습으로 다가오고
그 옆으로는 성주 땅 독용산과 형제봉이 나란히 서있는 모습입니다.
그 너머로 아득히 팔공산과 비슬산도 시야에 잡히는군요.
가야할 대덕산 좌측 어깨 너머로
수도산, 양각산, 월매산 등의
마루금이 가야산을 향해 달리고 있네요.
이번에는 등로 우측의 조망이 트이는 곳으로 가봅니다.
스키 슬로프가 있는 설천봉 옆으로
덕유산의 최고봉인 향적봉이 손에 잡힐 듯 다가오는 모습에
자신도 모르게 짧은 비명을 내지르게 됩니다.
정면으로는 잠시 후 만나게 될 대덕산이 가까이 다가오고
더더욱 환호를 내지르게 만든 것은
남한 땅 제일의 명산 지리산의 우뚝 솟은 웅장한 자태가
깨끗한 모습으로 시야에 잡히는 것이 아닙니까...
지리산의 주능선에 반야봉 짝궁뎅이까지...
비록 구름이 덮혀있는 흐린 날씨이지만
높게 형성된 구름이라 조망에는 막힘이 없어 행운이 아닐 수 없네요.
좀더 가까이 당겨본 지리산 천왕봉.
북쪽 사면에 산사태가 난 흔적까지 시야에 들어오네요.
뜬금없이 설치되어 있는 데크길을 따라 5~6분 가량 발품을 팔고나면
정상석이 두개나 있는 대덕산 정상에 오르게 됩니다.
대덕산 정상 인근은 넓고 평탄한데다
잡목이 없는 억새가 자라고 있어
와아~ 소리가 저절로 터져 나올만큼
사방으로 시원하게 트이는 조망은 장쾌하기 이를 데 없네요.
먼저 GPS의 좌표를 찍고 정상석에서의 인증을 남긴 후에
정상 주변을 돌아보며 카메라에 담기 시작합니다.
동쪽방향 멀리 팔공산과 비슬산이 아련하고
그 앞으로는 불꽃 모양의 가야산이 우뚝합니다.
진행해야 할 초점봉 정수리 너머로는
거창 땅의 비계산, 오도산, 의상봉, 보해산,
그리고 아득한 먼 곳에 황매산까지...
그리고 우측으로 살짝 시선을 돌려보면
지리산 천왕봉과 금원산과 기백산이 보이고
그 사이로 짝궁뎅이 반야봉이 고개를 내밀고 있네요.
북쪽으로는 백두대간을 지나
민주지산, 석기봉, 삼도봉, 황악산이 시야에 들어오고
북서쪽 방향으로 가운데 멀리 우뚝 솟은 봉우리가 보이지만
정확히 어느 산인지 구분이 가질 않네요.
천태산으로 짐작이 되지만 자신이 서질 않는군요.
그렇다면 그 너머 희미하게 보이는 것은
충남 최고봉인 서대산이 아닌가 싶습니다.
햇살이 구름에 가려 다소 어두운 느낌이 나지만
다행히 높은 구름이라 그런지 주변 산들의 골격이
그대로 드러나는 겨울산의 진수를 만끽하게 됩니다.
이쯤 되면 오늘 산행의 본전은 이미 다 뽑은 게 아닌가 싶네요.
어디 그 뿐인가요?
고개를 돌려 서쪽으로 바라보면
손에 잡힐 듯 덕유산의 모습이 다가옵니다.
가까이로는 대간길의 삼봉산에서 북덕유를 거쳐 남덕유산까지...
근년들어 가장 멋진 겨울산의 모습이 아닌가 싶습니다.
스키장의 슬로프와 설천봉의 전망대와 향적봉의 철탑까지...
겨울산의 가장 큰 장점인 산의 골격을
있는 그대로 볼수 있으니 그야말로 대박이 아닐 수 없네요.
다시 한번 천왕봉을 줌인...
사방 막힘없는 멋진 뷰를 보여주던 대덕산을 뒤로하고
다음 행선지인 초점산을 향해 내려가던 중
바람이 잠잠한 너른 터에 둘러앉아 점심을 해결하고
초점산을 향한 등로를 이어가던 중
좌우로 펼쳐지는 멋진 조망에 또다시 걸음을 멈추게 됩니다.
동쪽의 가야산...
남쪽 방향의 막힘이 없는 시원스런 뷰(view)...
막힌 가슴이 뻥 뚫리는 것 같은 상쾌함이 그저 그만이네요.
무주에서 거창으로 이어지는 들판과
그 사이에 놓여있는 삼봉산,
그 너머로 길게 펼쳐지는 덕유산의 장쾌한 능선...
오늘 겨울산의 묘미를 제대로 느끼며
초점산을 향한 내림길로 이어갑니다.
오르내림없이 꾸준한 된비알이 계속되던
전형적인 육산인 대덕산에서의 멋진 풍광을
맘껏 감상하고 쏟아지는 내림길을 따라 내려서니
다시 고도를 높혀야 만날 수 있는 초점산이 기다리고 있네요.
뒤돌아 올려다 본 대덕산 정상부
보고 또 보아도 싫증이 나지 않는
근육질의 겨울산 모습에 자꾸만 걸음은 멈추게 되는군요.
정상을 떠나 고도를 한껏 낮췄다가
거창 삼도봉이라고 부르는 초점산에 도착을 하게 됩니다.
초점산 삼도봉
전북 무주군, 경남 거창군, 경북 김천시의 경계입니다.
백두대간 상에 삼도봉(三道峰)이 세 군데가 있다고 하는데 한번 알아볼까 합니다.
첫 번째는 민주지산과 연결되어 많이 알려진 삼도봉(1,177m)을 흔히 오리지널 삼도봉이라고 합니다.
충북 영동군과 경북 김천시, 전북 무주군의 경계점에 위치하고 있으며 3개도 주민들이 세운 대화합 기념탑이 있지요.
두 번째는 지리산의 삼도봉(1,550m)으로 경남 하동군과 전남 구례군, 전북 남원군의 경계지점에 우뚝 솟아 있답니다.
예전에는 '날나리봉', '닐니리봉' 등으로 불리워지다 지리산 국립공원에서 이정표(표식) 작업때 '삼도봉'으로 명명했다고 합니다.
나머지 하나는 이곳 초점산(1,249m)으로 경북 김천시와 전북 무주군, 경남 거창군을 구분짓는 삼도봉입니다.
초점산에서 7~8분 가량 정도 걸으면 만나게 되는 갈림길입니다.
이곳이 바로 수도지맥의 분기점(分岐點)으로서
좌측 방향은 수도지맥인 국사봉으로 가게 되고
진행해야 할 등로는 우측 아래의 급내림길로 이어집니다.
수도지맥(修道支脈)
백두대간 대덕산 남쪽 삼도봉(초점산 1,244m)에서 갈라져 경남과 경북의 경계를 이루며, 시코봉을 지나 수도산을 세워놓고 단지봉(1,326m)에서 용두암봉(1,125m)-남산(1,113m)-깃대봉(1,086m)-작은가야산(1,065m)-우두산(1,046m)-비계산(1,116m)-두무산(1,036m)-오도산(1,120m) 등 1,000m 이상의 고봉 10개와 토곡산(664m)-만대산(688m)-노태산(498m)-시리봉(408m)-송등산(271m)-성산(206m)을 거쳐 황강지류를 지나 낙동강에 맥을 다하는 도상거리 103.4km의 산줄기로 좌로는 회천을, 우로는 황강을 구분 짓는다.
짧은 급내림길을 따라 3분 가량 내려오면
앞이 훤히 트이는 무덤터에서 다리쉼을 하면서
막힘없는 멋진 조망을 마지막으로 감상합니다.
같은 풍경을 몇 번이나 찍었는지 모를 정도지만
자꾸 카메라를 들게 만드는 겨울산의 모습입니다.
신년 일출을 보러 갈 계획이 틀어져버려 한동안 찾지 못한 지리산...
언제 또다시 지리의 너른 품속에 들수 있을런지...
멀리서나마 꼭 다시 찾아가리라 다짐해 봅니다.
수도지맥 분기점에서 소사고개로 내려서는 길은
급경사의 가파르기 짝이 없을 정도입니다.
게다가 영하의 날씨에 얼어붙은 땅바닥이라
아이젠을 장착하고서도 줄줄 미끄러질 정도라
겨울철에는 안전사고의 위험이 큰 곳이라 할수 있네요.
쏟아진다는 말이 어울리는 급내림길에
땅바닥마저 꽁꽁 얼어붙어 곤혹스러운 등로를 따라
10분 남짓 조심스레 내려서니 그제서야 길은 완만해지기 시작하고
대간길 마루금 좌우로 펼쳐지는 풍광을 구경하면서
막바지 산행길에 박차를 가해봅니다.
고도를 낮춰감에 따라 덕유산의 모습은
삼봉산 어깨 너머로 사라져가는데
그 모습이 안타까워 한번이라도 더 담아보려 가까이 당겨보니
설천봉의 전망대가 시야에 잡히는군요.
임도와 합류가 되면서 실질적인 산행은 마무리가 되고
임도를 잠시 걷던 발걸음은 시멘트포장도로와
합류가 되면서 지경마을로 향하게 됩니다.
정상적인 대간길 마루금은 과수원 뒤쪽 채소밭을 따라야 하지만
백두대간 종주산행이 아니기에 편한 길을 따라 진행합니다.
지경마을 표석이 서있는 1089번 지방도에 서게 되면서
대덕산-초점산 산행은 끝을 맺게 됩니다.
많은 덕을 품고 있어 그 기를 받은 사람은 다들 그 뜻을 이룬다는 소문에 신년 첫 산행지로 간택이 되어 찾은 김천 대덕산.
백두대간 상의 봉우리지만 그동안 한번도 찾지 않았던 곳이라 기대 반, 설렘 반으로 시종 오름이 지속되는 가파름을 극복하고 올라본 산정에는 사통팔달 막힘이 없이 시야에 들어오는 멋진 조망에 먼길 마다않고 달려간 보람을 일찌감치 보상을 받은 것 같은 흡족한 하루였네요.
근육질의 몸매를 자랑하듯 길게 줄지어 달리고 있는 백두대간 능선들은 끝없이 이어지고 어느 계절보다 속살 모두를 드러내 보여주기 때문에 더욱 매력적인 겨울 산들의 모습은 겹겹이 쌓인 인생의 맛도 생각하게 해준 것 같습니다.
어디 한 곳 막힘없이 열어주는 산정의 풍광만으로도 대덕산의 기운을 맘껏 느끼고 그 기운을 받아 다시 찾아온 무술년 나의 해에도 변함없이 건강한 모습으로 산과 더불어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시간들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짧은 거리에 비해 산행시간이 제법 소요된걸 보면 그만큼 산을 오름에 있어 가팔랐다는 증거일테지만 막힘없이 눈을 즐겁게 해준 산정에서의 풍광들은 귀로의 버스에서 눈을 감고 음악을 듣는 순간에도 뇌리를 떠나지 않아 귓속을 파고드는 음악소리도 허공을 맴돌고 있을 만큼 강렬했던 오늘의 산행이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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