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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와달이 사는 집

미세먼지와 때이른 더위를 피해 찾아간 내연산 덕골로의 봄산행 본문

◈ 산행이야기/☆ 2018년도 산행

미세먼지와 때이른 더위를 피해 찾아간 내연산 덕골로의 봄산행

해와달^^* 2018. 4. 22. 11:47

♧ 산행일자 : 2018. 04. 21 (토)  날씨 - 맑음, 미세먼지 나쁨

♧ 산행장소 : 포항시 죽장면, 청하면 일원

♧ 산행인원 : 집사람과 함께...

♧ 산행코스 : 죽장면 하옥리 마두교-덕골(막장폭포-황금샘)-내연지맥 주능선-삼지봉-향로봉-마두봉-마두교(원점회귀)

♧ 산행시간 및 거리 : 7시간 10분, 13.15km(식사 및 휴식 포함. GPS기준)





◈ 산행기

변함없이 돌아오는 주말... 연일 계속되는 미세농도의 나쁨에 바깥나들이가 망설여지지만 그렇다고 주말을 또다시 틀어박혀 있을 수는 없는 일이기에 미세먼지의 영향을 조금이라도 덜 받는 숲을 찾아 가보기로 마음먹고 집사람을 대동하고 집을 나섭니다.

발목상태를 점검하며 조금씩 산행강도를 늘려가고 있는 가운데 오늘 찾게될 산행지는 근교의 명산인 내연산입니다.

얼마전 보경사 방면의 청하골을 돌아보았으니 오늘은 그 반대편인 하옥쪽을 택하기로 하고 예년보다 일찍 찾아온 무더위를 피해 시원한 계곡을 찾아 더위도 식히며 우거진 숲길을 걸으며 미세먼지의 고통에서 잠시 벗어나고픈 마음에 여름산행지의 명소인 덕골을 찾아 때묻지 않은 비경을 다시 구경하면서 삼지봉을 거쳐 향로봉을 지나 원점회귀하는 조금은 긴 코스로 꾸며볼까 합니다.

기계면을 우회하는 31번 국도를 달리다 인비사거리에서 기북방향으로 우회전 921번 지방도를 따라 달려가면 내연지맥과 비학지맥의 시작점이기도 한 성법령을 넘게 되고 너른 고원지대에 아늑히 자리하고 있는 죽장면 상옥리를 지나  하옥방향 69번 도로를 따라 진행하면 향로교를 지나 너른 주차장이 있는 하옥계곡 텐트야영장에 닿게 됩니다.

적막감이 감도는 텅빈 야영장을 바라보니 시장통을 연상하듯 북적이던 지난 여름의 기억을 되새기며 산행준비를 마치고 산뜻한 모습의 마두교를 카메라에 담고서 우측 화장실 앞으로 나있는 등로를 따라 덕골 초입으로 들어섭니다.



산행궤적

(확대)



덕골로 들어가기 전에 말끔한 모습의 마두교를

카메라에 담고 우거진 숲속으로 들어갑니다.



따스한 봄 날씨 답지않게 여름같은 분위기입니다.

오늘 낮 최고 기온이 30도가 훌쩍 넘는다고 하니

벌써 봄은 저만치 밀려 나있는 느낌이네요.



마두교를 뒤로 하고 시원한 덕골 골짝을 따라 올라갑니다.



겨울이면 삭막하게 보이던 너덜겅에도 초록 장막이 드리우고



작은 골짜기마다에는 맑은 물소리가 들려옵니다.



'개별꽃'



좌측 뒷골과 우측 덕골이 만나는 합수점 풍경입니다.



'금낭화'





'고추나무'



신발을 벗지 않으려 물가 쪽으로 조심스레 진행하니

저멀리 덕골의 관문이 보이는군요.



덕골의 하이라이트인 '바위대문'



철 성분을 함유한 검붉은 바닥이 눈길을 끄는 바위대문 입구입니다.



뒤돌아 본 풍경



두 바위 사이를 갈라놓은 듯한 물길은

힘차게 흘러흘러 오십천을 향하고 있네요.


좌측 바위 사면을 따라 진행해야 하는데

미끄러울 수 있으니 각별한 주의를 필요로 하는 곳이랍니다.



우렁찬 물소리 골짜기를 울려대고
인위적이 아닌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라

더 정감이 가는 멋진 풍경입니다.



좌측으로 막장폭포를 우회하는 오름길이 있지만

올해 첫 발걸음이니 다녀와야겠지요.



더 이상 진입을 거부하는 듯 막아선 막장폭포 주변 암벽



옷을 벗지 않는 한 더는 통과를 허용하지 않는 막장폭포를 떠나

왔던 길 되돌아 잠시 나아가면 우측으로 보이는 언덕을 올라갑니다.



위에서 내려다본 막장폭포





'미나리냉이'



'큰구슬붕이'



초록 사이로 올려다 본 건너편 산봉우리의 산록엔

연초록 햇살이 눈이 부시는군요.



무심코 산길을 걷다 이끼폭포가 생각나 계곡 아래로 내려서려고 했지만

계곡 아래의 경사도가 너무 심해 마땅히 내려갈 곳을 찾지 못하다가



난이도가 조금 더 낮은 곳을 찾아 내려선 계곡은

이끼폭포를 지나서 만나게 되는 합수부가 있는 곳이었네요.


이끼폭포를 지나와 버린 지점이라 아쉽지만

올 여름 다시 찾을 때 만나기로 하고

계곡을 거슬러 물길따라 진행해 나갑니다.





예전에 점 찍어둔 비박하기 좋은 굴.



화사한 금낭화 바알간 볼이 햇살 아래 곱기만 합니다.



'광대수염'



수효를 알수 없는 부지기수의 작은 폭포들의 청량한 연주소리가

속세에 찌든 귓 속을 말끔히 씻어내어 주는군요.



금낭화 핀 작은 폭포



'애기똥풀'



물줄기가 조금은 부족해보이는 듯 하지만 그래도 봐줄만한 '와폭'



'붉은 병꽃'도 화사한 모습으로 피어나 초여름이 가까웠음을 알려주네요.



와폭의 우측 가장자리로 돌아 올라간 집사람은

벌써 황금샘 앞에서 물맛을 보느라 정신이 없네요.



덕골의 명소 중 하나인 '황금샘'



황금샘 앞 암반에 자리를 잡고 준비해간 샌드위치와 만두로

점심요기를 하고 계곡을 거슬러 등로를 계속 따릅니다.



'종지꽃(미국제비꽃)'



골짜기 좌측에 있는 옛날 집터.



물이 흐르는 계곡을 따라 잠시 올라가다 보면

건천구간이 시작되는 지점을 만나게 되고



거짓말처럼 개울의 물이 말라버렸음을 알게 됩니다.



'족두리풀'



물소리가 뚝 끊어진 건천을 우회하는 길을 따라 20분여를 진행하면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개울에 물이 흘러 생기가 돌고

우측 가파른 오르막으로 달려있는 표지기를 따라 올라서면

이내 좌측 아래 계곡을 따라 내려서는 길을 만나게 됩니다.


계속 오름길을 올라서면 쌍폭이 있는 계곡을 우회하는 길과

삼지봉과 향로봉의 중간지점인 주능선으로 오르는 등로로 나뉘게 됩니다.



약간 까탈스러운 길을 내려서면

마지막 폭포인 '쌍폭'을 만나게 되지요.


규모는 작지만 덕골에서는

가장 폭포다운 모습을 보이는 곳이기도 한 곳입니다.



우측 골짜기에서 흘러내리는 실폭포가 훨씬 높고 멋지게 보이는군요.





쌍폭에 물이 없으면 곧장 폭포로 올라서도 되지만

오늘은 무리일 것 같아 좌측 바윗길을 이용해 폭포 뒤로 올라서기로 합니다.



자칫 미끄러지면 큰 낭패를 볼 수도 있는

미끄러운 사면길을 가느다란 밧줄에 의지한채 조심스레 통과하면



바위가 많은 좁은 골짜기에 흐르는 물은 군데군데 작은 폭포를 이루고



졸졸 흐르는 해맑은 물소리 카메라에 담아가며

골짜기를 따라 들어가는 발걸음은 쉼없이 이어집니다.



점점 거칠어지는 등로를 뒤따르는 집사람이 신경이 쓰여

진행속도를 늦추다보니 예정보다 시간이 많이 지체되어

아직 많이 남아있는 하산길이 신경쓰이는군요.



덕골 최상단부의 마지막 폭포입니다.

여름철 산행같았으면 물속을 그대로 통과해

폭포 위로 올라설 수도 있을테지만 아직은 차가운 물속이라



산등성이로 올라 가파른 돌밭길을 버리고



폭포를 곧바로 우회하는 벼랑위로 올라서기로 합니다.



예전 너른 반석 위에서 점심을 먹었던 기억을 되살리며 너덜지대를 지나





이끼가 끼어있는 작은 폭포 하나를 올라서면



서서히 고도를 높이는 골짜기에 물줄기는 점점 가늘어지고



그에 반해 하늘은 서서히 열리기 시작하니

주능선이 머지않았음을 느끼게 되는군요.



계류가 희미해질 즈음 계류 왼편으로 난 희미한 길을 따라들면



점차 계류와 멀어지며 확연한 오솔길이 시작됩니다.

초록의 융단이 깔려있는 부드러운 능선길을 잠시 따르면



동대산-내연산으로 이어지는 주능선에 서게 됩니다.



삼거리에서 몇 발짝 떼면 만나게 되는 갈림길에서

삼지봉을 향한 지름길인 우측방향으로 들어서면

연초록빛 잎들이 두 눈을 정화시켜 주는 숲길을 지나게 되고



문수봉에서 이어져온 등로와 합류가 됩니다.



인적이 끊어진 고즈넉한 삼지봉에 올라

간단히 사진 몇 장 남기고

곧장 향로봉을 향한 등로를 이어갑니다.



겨울을 잘 견뎌낸 나무들은 연초록 잎들로 리모델링을 하는 중이고

덕골의 힘든 계곡을 올라선 산꾼의 발걸음은 한결 가벼워졌네요.



좌우 어느 쪽으로 가더라도 다시 만나게 되지만

좌측길은 미결등 갈림길을 지나 우회하는 길이라

곧장 나있는 781봉을 향한 등로를 따릅니다.





켜켜이 쌓인 낙엽 융단을 바라보며

피곤한 육신을 잠시 쉬게 하고 싶지만

가야할 길은 아직 요원하기에

스스로에게 채찍질하며 등로를 이어갑니다.



먼 길 걷는 산꾼에게 위로라도 해주는 듯

주능선에 피어난 진달래가 용기를 북돋워주는 것 같네요.



봄바람에 넘실대는 연초록 위로 맑은 햇살 알랑대며 비추니

바라보는 산꾼은 눈이 부셔 멍하니 할 말을 잊은 채

그저 스르르 두 눈을 감아버리게 되는군요.



귀한 '노랑무늬붓꽃'을 실로 몇년 만에 만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반가움에 자리를 쉬 떠나지 못할 지경입니다.





햇살이 부끄러운 듯 등을 지고 다소곳이 고개숙인 얼레지에게서

'바람난 여인'이라는 꽃말이 어울리지 않는 것 같네요.

설마 내숭은 아니겠지요?^^*



밤나무등 코스 갈림길





향로교로 내려서는 갈림길인 삼거리입니다.

지쳐있는 집사람을 잠시 쉬게 하고

혼자 향로봉을 다녀오기로 합니다.



헬기장이 자리하고 있는 아무도 없는 향로봉 정상에서



말쑥한 정상석을 사진에 담고 곧장 삼거리로 되돌아갑니다.



문수봉(좌)과 우척봉 사이로

송라면 조사리 간이해수욕장이 보이는군요.

오전보다 미세먼지 상태가 약간 나아지긴 했지만

동해의 푸른 바다를 보기에는 역부족입니다.



'개별꽃'



딱 하나 발견한 '꿩의바람꽃'



다시 돌아온 삼거리에서 좌측 향로교를 향한 등로를 따라 진행합니다.



'얼레지'



눈길을 끄는 속이 텅빈 고목이 서있는 사면길을 따라가노라니

그 뒤로 마두봉이 우뚝합니다.



마두봉(867m).


이곳에서 서쪽으로 내려서면 향로교 방향이고,

나무 밑둥치에 조그맣게 마두봉 표식이 있는

북쪽방향으로 내려서면 마두교로 갈수 있습니다.



힘에 겨워 말이 없어진 집사람을 독려하며

낙엽이 두텁게 깔린 급내림길을 조심스레 내려섭니다.



'현호색'



썩은 속을 텅텅 비우고 껍질로 연명하며

구차한 삶을 이어가던 고목은

못 와본 사이에 이렇게 주검으로 변해버렸네요.





뱃속이 다 썩어 문드러져도 근육은 살아있어

당당한 모습으로 살아가는 고목을 보면서

강인한 생명력에 전율을 느끼게 됩니다.



'족두리풀'



별다른 표식이 없는 619.7봉은 사진 하나 남기는 것으로 통과를 하고



급한 내림길로 이어지는 등로를 따라 15분 가량 진행하면



삼각점이 박혀있는 472.4봉을 지나게 됩니다.



이후의 등로는 그야말로 쏟아진다는 말이 어울리는 급내림의 연속입니다.



예전 산친구들과 이 길을 거꾸로 올랐던 기억을 떠올리니

역시 오름보다 내려가는 일이 더욱 힘들다는 사실을 새삼 느끼게 되는군요.





삼각점봉을 떠나 30분 가까이 정신없이 쏟아지는 내림길을

미끄러지지 않으려 용을 써가며 내려선 끝에야

산행의 끝인 마두교가 내려다 보이는군요.



마두교 입구의 화장실 옆으로 빠져나오면서 길었던 산행은 끝을 맺게 됩니다.





오랜 시간 쉬었던 산과의 데이트를 만회라도 하려는 듯 주말마다 나서는 산으로의 발걸음에 조금씩 자신감이 붙어 거리를 늘려가며 산행을 하다보니 중거리 산행은 가능할 것 같아 극성을 부리는 미세먼지와 일찍 찾아온 더위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는 코스를 고른 끝에 찾은 내연산 덕골.

최근 해마다 여름철이면 피서를 겸한 계곡트레킹으로 찾아본 곳이기에 길 잃을 염려는 없을 것 같고 그동안 산행을 다닌 이력이 있어 충분히 계획했던 코스를 무사히 걸을 수 있으리라는 혼자만의 생각으로 나섰지만 황금샘 이후 건천구간을 지나 다시 계류가 흐르는 지점부터의 계곡트레킹이 집사람에게는 힘에 부쳤는지 삼지봉을 지나 미결등갈림길부터 자꾸 처지기 시작하고 마지막 마두봉부터 마두교에 이르는 잠시도 긴장을 놓을 수 없는 쏟아질듯한 급내림길 역시 집사람에게는 예전의 안전사고에 대한 트라우마 때문에 많이 힘들었거라 생각하니 본인 생각만 했던 코스 선택이었던 것 같아 내심 미안한 마음이 드는군요. 앞서서 내려가는 내내 등로의 낙엽과 나뭇가지들을 치워가며 안전한 등로확보를 하긴 했지만 자주 다리쉼을 하는 집사람을 보면서 예전보다 체력이 떨어짐을 느끼면서 세월의 흐름은 거역할 수 없다는 진리를 깨닫게 되는 것 같습니다.

본인 역시 예전 정신없이 산을 헤집고 다니던 시절을 생각하면 마음은 굴뚝같지만 몸이 따라주질 않는다는 사실을 새삼 느끼면서 무리한 코스는 지양을 해야겠다는 다짐을 하면서 고생한 집사람이 좋아하는 물회로 저녁을 해결하기 위해 어두워지기 시작하는 마두교를 떠나 포항시내로 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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