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와달이 사는 집
멋진 암릉과 조망이 일품인 괴산 신선봉-마패봉 본문
☆ 산행일자 : 2018. 04. 29 (일) 날씨 - 맑음, 미세먼지 나쁨
☆ 산행장소 : 충북 괴산군 연풍면, 충주시 수안보면 일원
☆ 산행인원 : 집사람과 함께...
☆ 산행코스 : 연풍레포츠공원-할미봉-방아다리바위-신선봉-924봉-마패봉(마역봉)-조령3관문-조령산자연휴양림-고사리주차장-연풍레포츠공원(원점회귀)
☆ 산행시간 및 거리 : 6시간 45분, 8.02km (식사와 나물 뜯으며 널널하게..., GPS기준)
▣ 산행지 소개
♤ 신선봉(967M)
충북 충주시 상모면과 괴산군 연풍면에 걸쳐 뻗어있다.수안보온천에서 동남쪽으로 5㎞지점에 우뚝 솟아있는 아름다운 산이다.
인근에 월악산, 주흘산, 조령산 같은 명산들이 둘러싸고 있어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는데, 신선봉 북쪽과 남쪽에는 각각 예부터 이름난 두 줄기 길이 있다.
북쪽의 길은 신라가 국력의 팽창에 따라 북진정책을 위해 이곳 백두대간에 처음으로 뚫은 하늘재(지릅재)요, 남쪽의 길은 조선시대에 영남의 선비들이 과거 보러 서울로 올라가던 그 유명한 문경 새재 고갯길이다.
당시에 (황간의 추풍령을 넘으면 추풍낙엽처럼 과거에 떨어져버리고, 풍기의 죽령을 넘으면 대나무처럼 미끄러져 과거에 떨어져버리기 때문에 문경 새재를 넘는다)는 속말이 떠돌았다고 옛이야기는 전한다.
한편 하늘재는 평강공주와의 로맨스로 삼국혈전사의 한 장을 빛낸 온달장군이 신라에게 빼앗겼던 계립현과 죽령 서쪽 땅을 되찾기 위해 출전했다가 단양군 영춘면 하리 소재의 아단성- 근래 들어 온달산성이라고 불리는 석성에서 전사한 바 있는 바로 그 계립현으로서 충북 충주시 상모면 석문리와 경북 문경시 관음리를 잇는 해발 500m의 고갯길이다.
새재 고개마루에는 사적147호로 지정된 제3관문 조령관이 있다. 조령관은 예부터 교통의 요지요 군사적 요충이어서 임진왜란 때 신립장군이 장부 1인이 능히 만명의 적을 막을 수 있는 천험의 요새인 이곳을 포기하는 대신 열세의 군사력으로 충주 탄금대에서 배수진을 치고 싸우다가 패퇴한 사실은 유명하다.
♤ 마패봉(마역봉:927M)
마패봉은 암행어사로 이름난 박문수가 조령관 위 봉우리에 마패를 걸어놓고 쉬었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조령관(제3관문)을 사이에 두고 깃대봉과 마주하며 충북 쪽으로 신선봉과 맞닿아 있다. 백두대간이 지나는 산으로 지도에는 마역봉이라 기록되어 있으나 이 지방에서는 마패봉이라 부르고 있다.
◈ 산행기
그동안 미루어두었던 차량정비와 세차까지 말끔히 끝내고 맞은 4월의 마지막 일요일.
전날 미리 준비해둔 배낭에 먹거리를 챙겨넣고 아침 일찍 집을 나섭니다. 오늘 가고자 하는 행선지가 운전하는 데만 2시간 가량 걸리는 200km가 되는 거리라 산행시간을 감안해서 일찍 나서게 된 것이지요.
대구-포항간 고속도로를 달려 상주-영천고속국도로 갈아타고 다시 중부내륙고속도로를 달리다 문경새재I.C를 빠져나와 3번 국도를 따라 진행하면 이화령터널을 지나게 되고 괴산군 연풍면에서 2차선 도로를 따르다 수옥정폭포관광단지를 통과해 충주시 수안보면 소조령을 넘어가기 직전 조령3관문 쪽으로 빠지면 바로 레포츠공원을 만나게 됩니다. 널찍한 주차장 한 켠에 차를 세워놓고 산행준비를 마친 뒤 공원 뒤쪽으로 뻗어있는 신선봉-마패봉의 암릉을 올려다보며 안전산행을 다짐하면서 레포츠공원을 우측에 두고 나있는 도로를 따라 신혜원마을 안쪽으로 들어갑니다.
산행궤적
(확대)
문경새재I.C를 통과해 3번국도를 따르다 바라본 주흘산의 풍경입니다.
연풍레포츠공원 옆으로 나있는 도로를 따라 마을로 들어갑니다.
공원 뒤쪽으로는 오늘 걷게 될 신선봉-마패봉 능선이 도열해 있네요.
'골담초'
레포츠공원을 우측에 두고 도로를 따라 마을 안쪽으로 진행을 하면서 만나게 되는 마을 주민분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담장에 피어있는 노란 골담초꽃을 사진에 담아가며 진행하면 삼거리를 만나게 됩니다.
'명자나무'
'조팝나무'
연어봉, 할미봉 갈림삼거리
별다른 표식이 없어 일순 헷갈렷지만 좌측으로 고개를 돌려보니 이내 이정표가 시야에 들어오네요.
좌측으로 길을 들어 잠시 진행하면 입산통제 입간판과 이정표가 서있는 삼거리 앞에 서게 되는데 직진 방향은 연어봉을 거쳐 신선봉을 가는 등로이고 우측의 신선봉 방향은 할미봉을 거쳐 오르는 등로입니다. 두 길은 방아다리바위에서 다시 만나게 되지요.
내심 연어봉을 경유하는 코스를 생각하고 왔지만 집사람의 의견을 들어 시그널이 많은 오른쪽을 택해 진행하기로 하고 신록이 우거진 숲으로 들어갑니다.
'줄딸기꽃'
널찍하고 뚜렷한 등로를 따르다 시그널이 나풀거리는
우측 산길로 접어들면서 본격적인 산행은 시작됩니다.
할미봉까지는 종종 경사가 가파른 구간도 있지만
대체로 무난한 편이네요.
초반 경사면을 오르며 숨이 거칠어 질때면
마음속으로 '천천히~'를 외쳐 봅니다.
전망이 없는 숲에서 바닥만 보고 무작정 걷기 보다는
지나치는 나무와 들꽃에도 눈길을 주며 느린 걸음을 옮기다 보면
어느 새 편안한 오솔길도 만나게 되지요.
'알록제비꽃'
거의 동쪽으로 향하는 능선을 따라 진행하다 보면
밧줄이 드리워진 슬랩을 만나게 됩니다.
우천이나 눈이 왔을 때를 제외하곤
밧줄을 부여잡고 오를 필요가 없을 것 같네요.
슬랩지대를 오르며 바라본 풍경으로 고사리 마을이 내려다보이고
건너편으로는 백두대간 조령산이 멋진 능선을 이루고 있습니다.
대슬랩의 바위벽 틈에 뿌리를 내리고
비바람을 견디며 살아가는 소나무를 보면서
오래오래 그 모습 잃지 않기를 바래봅니다.
발 아래 내려다보이는 산행 출발지인 레포츠공원 전경.
오를수록 수옥정관광단지가 있는 원풍저수지 방면과
고사리 마을이 내려다보이는 슬랩지대 상단부를 따르면
바위가 군락을 이루는 곳을 만나게 되고
등로는 우측으로 이어집니다.
'둥굴레'
아름드리 노송으로 에워싸인 첫 번째 전망바위에 서게 됩니다.
전망바위에 서보니 마치 신선이 된 기분이네요.
발 아래 펼쳐지는 초록의 바다에 자리잡은
마을의 풍경이 그림처럼 멋진 모습으로 다가오기 때문이지요.
전망바위에서 신선봉 정상으로 이어지는
암릉의 우측은 수십 길 절벽의 연속입니다.
절벽 마다에는 분재처럼 노송들이 소담하게 붙어 있어
동양화 화폭속에 있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 일으킵니다.
우측으로 바라보이는 조령산-신선암봉-깃대봉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의 마루금을 바라보며 아기자기한 암릉을 타고 오름길을 이어가면
자그마한 정상석이 자리하고 있는 할미봉에 서게 됩니다.
능선길이 암릉의 연속이라 어느 곳이든 조망 하나는 끝내주네요.
'할미바위'
할미봉을 내려와 10m 가량 거리에 이르면
눈길을 끄는 큼직한 바위를 만나게 되는데
생김새가 마치 등에다 아이를 업고 있는
여인의 모습을 연상케 합니다.
아무런 설명이 없어 집에 와서 확인해보니
'할미바위'라 부른다는군요.
밧줄이 연이어 매여져 있는 급경사 바윗길을 따라 올라서면
신선봉 전위봉(930봉)이 바라보이는
전망좋은 곳에 서게 되고 잠시 다리쉼을 하기로 합니다.
신선봉은 930봉에 가려 보이질 않네요.
하얀 치마를 두른 듯 거대한 암벽의 대슬랩이 웅장하기만 합니다.
디딜방아의 발디딤처럼 생긴 '방아다리바위'
연어봉에서 이어져 온 등로와 합류가 되는
삼거리갈림목인 방아다리바위봉(793봉).
쓰러져 뿌리가 일부 드러난 상태지만
워낙 광범위하게 뿌리를 내린 덕분에
오랜 세월 우아함을 잃지 않은 명품 소나무.
조령산휴양림 갈림삼거리.
신선봉을 오르는 가장 짧은 코스입니다.
'선밀나물'
허리를 펴고 되돌아보면
지나온 봉우리들과 우측으로 연어봉이 시야에 들어오고
발 아래로는 조령산자연휴양림, 고사리마을과
수옥정관광단지, 이화여대 수련원,
레포츠공원의 그림같은 풍경들이 펼쳐집니다.
북서쪽으로는 온천으로 유명한 수안보면이 내려다보이고
파스텔톤의 계곡이 너무나 환상적이네요.
930봉 직전의 암벽로프구간입니다.
이곳에서는 로프를 잡고 거의 직벽에 가까운
경사의 바위구간을 두 번에 걸쳐 올라야 합니다.
산불감시초소가 자리하고 있는 신선봉이 눈 앞에 다가왔네요.
진행방향으로 바라보이는 부봉과 주흘산...
남쪽 정면으로 깃대봉-치마바위봉-신선암봉-조령산으로 이어지는 대간길...
신선봉이 가까워질수록 아직 남아있는 진달래의 향연을 볼수 있네요.
거칠고 까탈스러운 암벽을 내려와
바위와 어우러진 참꽃의 아름다움을 하나하나 카메라에 담아가며
무르익은 봄의 정취를 느껴봅니다.
여느 산이 다 그러하듯 쉽사리 정상을 내어주지 않는 것처럼
신선봉 역시 막바지 밧줄구간을 올라서야 할것 같네요.
정상 직전의 수안보 갈림이정표
봄나물 뜯어가며 놀며 쉬며 걷다보니
산행을 시작한지 2시간 30분 가량을 지나서야
산불감시초소가 자리잡고 있는 신선봉 정상에 닿게 됩니다.
신선봉 정상
맨 먼저 난생 처음 와본 곳이니 흔적부터 남겨봅니다.
기념촬영을 마치고 고사리마을 내려다보이는
특급조망터에서 자리를 깔고
준비해간 음식으로 느긋한 산상 오찬을 즐긴 후에
산불감시초소 옆의 커다란 바위 암봉인
신선봉 정상에 서보니 이름 그대로
신선이 노닐만한 곳답게 사방 탁 트인 조망이 압권입니다.
미세먼지가 깨끗한 조망을 방해하고 있지만
사방 막힘없이 장쾌하게 펼쳐지는 백두대간의 웅장한 산줄기와
월악산을 비롯한 괴산군의 산군들을 담아내기 시작합니다.
북쪽방향의 북바위산과 박쥐봉...
그 뒤로 월악의 영봉에서 만수봉으로 뻗어간
만수릿지의 웅장한 모습이 가슴을 뛰게 합니다.
동쪽으로는 오목하게 들어간
대간길의 하늘재와 포암산이 보이고
그 좌측으로는 만수봉이 자리하고 있네요.
가야할 마패봉 너머로는 6개의 암봉으로 이루어진
암릉미를 자랑하고 있는 부봉이 멋진 자태를 드러내고 있고
그 너머로 주흘산의 주봉과 영봉이 길게 하늘금을 그리고 있습니다.
남쪽으로 시선을 돌려보면 조령산에서 신선암봉을 거쳐
바로 앞의 깃대봉으로 이어지는 대간길이 한 눈에 들어오고
조령산 뒤쪽으로는 백화산(좌), 희양산, 구왕봉으로 뻗어내린
백두대간길이 성채처럼 두르고 있는 모습입니다.
밧줄을 부여잡고 신선봉을 올랐으니
내려가는 길 역시 밧줄의 연속입니다.
마패봉으로 가는 길은 지금껏 걸어왔던 길보다는
나은 편이지만 그렇다고 마냥 쉬운 길은 아니랍니다.
'노랑제비꽃' 삼형제
우회로가 있어 집사람을 보내고 밧줄을 타고 내려와 바라본 직벽구간.
지나온 신선봉
924봉에서 바라본 마패봉과 부봉 그리고 주흘산 영봉, 주봉
가까이 당겨봅니다.
역시 대단한 풍광입니다.
능선의 형태가 중간중간 날카로운 암릉으로 이루어져 있어
좌우의 조망이 시원스레 트이는 곳이라 산행하는 재미가 쏠쏠한 신선봉...
가까이 있다면 부봉을 연계해서 한번 더
찾아보고픈 마음이 들 만큼 매력적인 곳이네요.
두 번째 휴양림 갈림길
기암과 노송.
924봉에서 바라본 월악산과 만수릿지.
가까이 당겨본 월악산 전경.
앞쪽 좌측 봉우리는 용마봉이고
그 앞의 암릉은 북바위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입니다.
기암(奇岩)
쉼없이 이어지는 밧줄구간.
짧지만 강렬한 신선봉-마패봉입니다.
'각시붓꽃'이 여느 산보다 많이 군락을 이루고 있는 신선봉입니다.
지나온 신선봉(뒤쪽)과 924봉
시루떡처럼 생긴 바위에서 폼 한번 잡아보고
백두대간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마패봉에 올라섭니다.
백두대간이 지나는 마패봉은 조선 영조 때 암행어사 박문수가 조령을 넘어가던 중 마패를 나뭇가지에 잠시 걸어놓고 쉬어갔던 봉우리라는 데서 유래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원래는 마역봉(馬驛峰)이라 불렸는데 마역은 남성의 성기를 뜻하며 당시 주흘문에서 문경새재로 들어설 때 보이는 이 봉우리가 마치 그것과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 합니다.
그후 일반정서에 어울리지 않는 직설적인 표현을 고치기 위해 '역(驛)'자 대신 가장 흡사한 한자 모양인 '폐(閉)'자를 써서 마폐봉이라 불렀다고 합니다.
마패봉에서 부봉으로 가는 길은
백두대간 능선길을 따라 이어집니다.
아울러 신선지맥의 분기점이기도 하지요.
마패봉에서 부봉과 하늘재를 거쳐
소백산, 태백산까지 이어지는 북진 대간길...
마패봉에서 바라본 주흘산과
우측 깃대봉에서 흘러내린
자락 사이로 남북을 잇는 문경새재.
그리고 문경새재(조령3관문)를 지나
조령산, 이화령, 황학산으로 남진하는 대간길...
지나온 신선봉을 한번 바라봐주고
마패봉 정상석 뒤로 열려있는 등로를 따라
조령3관문을 향한 하산길로 접어듭니다.
잠시 후 만나게 되는 갈림길.
양쪽으로 시그널이 달려있는데
좌측은 조령3관문으로 내려서는 대간길이고
우측은 휴양림식당으로 내려가는 지름길입니다.
마패봉을 내려가는 길에도
이런 암벽구간이 몇 군데 있는 만만찮은 코스입니다.
세월의 연륜이 묻어나는 옛 성곽의 흔적을 따라 남은 등로를 부지런히 이어가면
동쪽의 경북 문경시와 서쪽의 충북 괴산군이
경계를 이루는 조령3관문을 만나게 됩니다.
가까이 당겨본 부봉의 모습.
암봉의 위용이 대단합니다.
조령 3관문 앞에서...
-조령(鳥嶺)의 유래-
백두대간의 조령산과 마패봉 사이를 넘는 이 고개는 옛 문헌에는 초점(草岾), 혹은 조령(鳥嶺)이라 기록되어 있는데 그 어원은 풀(억새)이 우거진 고개, 새도 날아서 넘기 힘든 고개에서 유래되었다고 합니다.
또한 하늘재(麻骨嶺)와 이우리재(伊火伊峴) 사이에 있다고 해서 새(사이)재 혹은 새(新)로 된 고개라서 새(新)재라고도 불렀다고 합니다.
조령은 조선시대에는 영남과 한양을 잇는 중요한 길목으로 영남대로(嶺南大路)라 불렀으며 군사적 요충지로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백두대간 기념비에서...)
'조령약수터'
조령관 좌측 길가에 자리 잡은 약수터는
'한국의 명수 100선에 선정되기도 한 약수라 합니다.
예전엔 한양길을 재촉하던
선비와 길손들의 갈증을 풀어주었던 곳이겠지요.
직접 마셔본 물맛은 정말 시원하고 끝내주네요.
백두대간 조령 기념비
충북 괴산군에서는 '문경 새재'에 대비하여
'연풍 새재'라고 부르는 모양입니다만
역사에 비추어 볼때 생뚱맞다는 느낌이 드는군요.
예술적인 감각이 돋보이는 자연과 조화를 이룬 배수로가 이채롭습니다.
보기좋은 길...
모든 잡념이 사라지고 어린아이 마냥 그냥 흐믓하기만 합니다.
활짝 핀 산철쭉을 보면서 황매산이 떠오르는군요.
다음 주말쯤이면 보기 좋을텐데 다시 발걸음을 해야될지...
초록으로 변해가며 자연이 주는 풍경속으로 걸어가는 이 느낌...
폐부 깊숙이 들숨, 날숨 내쉬며 숲이 주는 낭만을 맘껏 느끼며
조령산 자연휴양림과 휴양림 관리사무소를 지나
고사리마을 공영주차장에 도착을 하게 됩니다.
언제 올지 모를 버스를 기다리느니 걷는게 낫다 싶어
도로를 따라 털레털레 걷기 시작합니다.
딱딱한 포장도로지만 교통량이 적어서
그나마 다행인 막바지 등로를 따라 13분 가량 진행하면
'봄맞이꽃'
산행을 마치고 뒷풀이에 여념이 없는 산악회 버스가 있는
레포츠공원에 닿으면서 산행을 마무리합니다.
우연히 인터넷을 뒤지다 선답자의 산행기를 접하게 되면서 알게된 괴산 신선봉.
산세가 아름답고 암릉으로 이루어진 산이라 주능선을 걸으며 바라보는 주변의 막힘없는 조망이 일품이라는 정보에 한번쯤은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는데 주말을 맞아 변함없이 나서는 산행지를 고르다 문득 생각이 나서 앞뒤 잴것 없이 찾아간 걸음이었답니다.
수려한 경관을 자랑하는 신선봉은 오늘 막상 걸어보니 겨울보다는 봄과 가을 산행지로 추천할만한 산인 것 같습니다.
암봉으로 이루어져 경관이 좋은 만큼 밧줄에 의지해 암벽을 오르내리는 릿지 등반 코스가 많아 겨울철 산행에는 약간의 무리가 따를 것 같네요.
하지만 산행거리가 길지 않아 눈이 쌓인 겨울에도 대비를 잘한다면 누구나 오를 수 있는 코스인 것 같습니다.
녹음이 우거진 계절에 조령산자연휴양림에 머물며 문경새재 옛길 산책 등 주변 관광과 더불어 가볍게 산행을 다녀온다면 최상의 여행지로 손색이 없을 것 같다는 개인적인 생각을 가져봅니다.
산행하는 동안 정상인 신선봉에서 세 명의 산객을 만날 때까지 단 한명도 볼수 없어 호젓하기 이를 데 없는 산길을 오롯이 집사람과 둘이서만 걸었던 산행이었네요.
암릉에 밧줄구간까지 그리고 돌길이 많아 완전치 않은 발목과 무릎에 약간의 불편을 느낀 시간이었지만 막힘없는 조망으로 먼길 마다않고 찾아간 보람을 한껏 누리고 지천으로 널려있던 봄나물을 채취하며 산이 주는 고마움을 흠뻑 느꼈던 기분좋은 하루였던 것 같습니다.
귀갓길에 찾아드는 피로감을 뒤로 한채 또 하나의 소중한 추억을 남겼다는 기쁨을 만끽하면서 왔던 길을 되돌아 포항을 향해 부지런히 차를 몰아갑니다.
'◈ 산행이야기 > ☆ 2018년도 산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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