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와달이 사는 집
미세먼지 가득한 날 무명폭포가 줄지어 늘어선 운제산 홍계계곡을 찾아... 본문
☆ 산행일자 : 2018. 04. 15 (일) 날씨 - 맑음, 미세먼지 나쁨
☆ 산행장소 : 포항시 남구 대송면 일원
☆ 산행인원 : 모처럼 나홀로...
☆ 산행코스 : 대각리주차장-성불암-홍계좌계곡-주등산로 합류-운제샘-운제산 정상-중앙능선-계곡건넘-산림욕장능선-운제산산림욕장-주차장(원점회귀)
☆ 산행시간 및 거리 : 4시간 6분, 8.5km (간식 및 휴식 포함. GPS 기준)
◈ 산행기
다시 찾아온 주말이지만 하루 온종일 비가 내린 토요일엔 집안에만 틀어박혀 지내다 느지막히 일어나 바깥을 내다보니 햇살좋은 화창한 날씨라 늦은 아침을 해결하고 11시가 훌쩍 넘은 시간에 집을 나서봅니다.
일요일까지 이틀 연속으로 방콕만 하기엔 너무나 아까운 시간이라 반나절이라도 산에 다녀와야겠다는 생각으로 마트에 들러 빵과 바나나 등 몇 가지 사서 갈무리하고서 지난 주 찾았었던 대각리 해림이네집 앞의 주차장으로 차를 몰아갑니다.
오늘은 지난 주와 달리 코스를 달리해서 홍계리 쪽의 계곡을 찾아 거슬러 오르며 계곡치기를 해보기로 합니다. 어제도 비가 내려 계곡의 물은 제법 있을 것 같아 오랜만에 홍계폭포의 위용도 구경할겸 찾아가는 길이랍니다.
도착한 대각리산불감시초소가 있는 주차장에는 빈틈이라곤 보이지 않을 만큼 꽉 차있어 산행을 마치고 돌아가는 산객의 차량이 빠지기를 잠시 기다렸다가 겨우 주차를 해놓고 평소와 달리 주차장 입구의 이정표에 '홍계숲'을 가리키는 방향인 농로를 따라 진행해 나갑니다.
산행궤적
겹벚꽃이 풍성하게 피어난 대각주차장.
평소에는 다리를 건너 산행을 시작했지만
오늘은 우측 자동차 꽁무니가 보이는 방향으로 진행합니다.
농로를 따라 진행하며 바라보이는
울타리가 쳐져있는 밭 뒤쪽으로 등로는 이어집니다.
'주름잎'
'제비꽃'
울타리가 쳐져있는 밭을 지나가며 바라본 들머리 모습입니다.
햇살 가득 쏟아져 들어오는 봄 숲길을 걷는 느낌은 편안하고 좋으네요.
'청미래꽃(망개꽃)'
널찍한 임도를 따라 걷다보니 삼거리를 만나게 되는데
이곳에서 좌측으로 진행해 나갑니다.
곧이어 이정목이 있는 삼거리를 만나게 되는데
들머리였던 대각리로 가는 길인데
오는 도중에 갈림길을 놓쳤었나 봅니다.
드넓은 연녹색의 숲길을 따라
타박타박 걷다보니 염소농장을 지나게 되는군요.
낯선 이의 방문에 화들짝 놀라 도망가기에 급급한 모습입니다.
염소농장과 축사를 지나 만나게 되는 장동암.
입간판과 석불이 없으면 여느 민가와 다를 바 없을 것 같네요.
'딸기꽃'
'봄까치꽃(개불알풀)'
성불암 입구입니다.
좌측으로 보이는 건물이 성불암이고
이정표의 우측 방향이 홍계숲으로 가는 길이지요.
번식력이 강한 탓에 지천으로 피어있는 '민들레'.
성불암 앞의 홍계계곡.
맞은편 계곡을 따라 진행해도 되지만 홍계폭포를 구경하고
오늘도 계류 우측 능선으로 올라붙는 뚜렷한 산길로 진행할 예정입니다.
성불암 법당 앞을 지나 가파른 절벽을 조심스레 내려서며 담아본 홍계폭포.
용암사 방향의 계곡 모습
전날 내린 비에 더 풍성해진 폭포를 보면서 찾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폭포 앞 절벽에 드리워진 밧줄을 부여잡고 오르며 다시한번 담아봅니다.
홍계폭포 상단부에서...
성불암 전경
성불암 건너편 산길을 오르며 올들어 처음 만난 '각시붓꽃'
송전철탑(NO.200, NO.54)
철탑 아래에서 건너다 본 강동산단의 바람개비.
극심한 미세먼지에 제대로 된 풍경을 볼수 없으니
오늘 산행은 계곡치기로 만족을 해야 할듯 싶네요.
흔한 시그널 하나없는 오지속 숲길에 한번 걸어보았던
기억을 되살리며 GPS의 궤적을 따라 진행하면
맑은 물이 흘러내리는 홍계우골로 내려서게 됩니다.
계곡을 거슬러 오르면 시경계능선과 만나게 되지요.
'개별꽃'
계곡 아래쪽 방향은 성불암으로 갈수 있고
오늘 가야할 방향은 지난번 하산 루트였던 홍계좌골이기에
좌우골이 만나는 합수점까지 진행해야 하지만
발품을 덜기위해 우측 능선으로 올라붙기로 합니다.
'분꽃나무'
밀림같은 숲속을 5분 가량 헤쳐나가면
홍계좌골과 합류가 되고
운제산 주능선을 만날 때까지 계곡을 따라 진행하게 됩니다.
이후 암반과 바위틈을 요리조리 비집고 올라서는 길은
청정하기 이를데 없는 운제산의 감추어진 선경이라 할 수 있지요.
무리를 하면 곧바로 폭포 위로 올라설 수도 있겠지만
완전치 않은 발목이 덧날까 우려가 되어 우회로를 이용하기로 합니다.
딱히 등로라 할 것도 없이 나무뿌리 부여잡고
가파르기 그지없는 산으로 올라붙습니다.
계곡을 벗어나지 않기 위해 다시 내려선 계곡엔
아담한 폭포가 나타나고 물빛은 또 어찌나 맑은지...
또다시 절벽 위로 기어올라 가게 되고...
워낙 깊은 골짜기라 산으로 올라붙어 봤자
개고생할게 뻔해 계곡을 따라 진행을 계속해 나갑니다.
늦은 아침을 먹고 나왔지만 계속되는 계곡산행에
허기가 밀려와 준비해간 빵과 바나나로 요기를 하고 갑니다.
'산괴불주머니'
상류로 오를수록 수량은 줄어들지만
그런대로 인적없는 계곡미는 계속됩니다.
아마도 마지막 폭포(?)인 것 같네요.
계곡이 좌측으로 크게 굽도는 지점을 지나면 흐르던 물은 거의 사라지고
깊이를 알수 없는 낙엽이 깔려있는 계곡을 버리고
산등성이를 향해 치받아 오르기 시작합니다.
계곡 상단부에서 7~8분 가량 올라서니
대각리를 출발하여 헬기장이 있는 362봉을 거쳐
운제산으로 이어지는 주등로와 합류를 하게 되는군요.
갈림길은 별다른 표식도 없지만
최근 제선충에 걸린 소나무를 벌목하기 위해 표시해둔
빨간 페인트가 이정표 역할을 할것 같네요.
5분 뒤 만나게 되는 시루봉삼거리.
'철쭉'
'고깔제비꽃'
지난 주와 달리 잎이 나버린 진달래가 끝물임을 알려주는군요.
운제샘
오어사갈림길
(← 오어사, 대각리. ↗ 대왕암, → 운제산)
운제산 정상석이 있는 운제산전망대
미세먼지가 극성이라 조망은 볼 것도 없을 것 같아
전망대인 육각정에 오르기를 생략하고 곧바로 하산모드로 접어듭니다.
산불감시초소봉의 들머리인
구조판(운제-05)을 지나자마자 만나는 갈림길에서
우측의 중앙능선 초입으로 들어섭니다.
지난 주 올라온 길을 거꾸로 진행하면서
바람결에 실려온 숲내음을 마음 속 깊이 호흡해 봅니다.
하지만 숲을 벗어나 조망이 트이는 곳에 서게되면
호흡하기도 망설여질 만큼 앞을 가리는 미세먼지를 보면서
인간이 저지른 환경파괴에 대해 다시금 경각심을 갖게 합니다.
삼거리갈림목인 343봉입니다.
지난 주에는 우측에서 올라왔었지만
오늘은 좌측 내림길로 진행해볼까 합니다.
산림욕장으로 연결되는 등로는 뚜렷한 길이지만
쏟아지는 내림길이라 거꾸로 오를 경우엔 제법 힘이 드는 구간이지 싶네요.
'홀아비꽃대'
물소리가 우렁차게 들려오는걸 보니 계곡이 가까워진 모양입니다.
운제산 중앙능선 좌측계곡을 따라 흘러내리는 맑은 물은
우측계곡의 물과 하나가 되어 대곡지로 흘러듭니다.
등로는 계곡을 건너 산림욕장이 있는 능선으로 다시 이어지고
잠시 후 헬기장으로 올라가는 갈림길을 만나게 되지요.
'쇠물푸레나무'
잘 다듬어진 산림욕장길을 따라 막바지 등로를 잇다보면
피부에 와 닿는 바람의 느낌이 시원하고 부드럽고
그 숲길을 걷는 것만으로도 몸과 마음이 한결 맑아지는 기분이 드는군요.
숲 속을 걸으며 잠시 걸음을 멈추고 가만히 눈을 감으면
자연의 파동이 몸으로 밀려오는 느낌이 느껴져
숲이 인간에게 주는 고마움을 새삼 실감하게 됩니다.
운제산 산림욕장 전경
그동안 부분개장을 했는데 숲속쉼터, 광장, 야외공연장,
유아숲체험원, 습지관찰원, 주차장, 목공체험실,
산림욕장 등을 갖추고 지난 3월 31일 준공식을 가졌답니다.
'겹황매화'
산행의 출발점이었던 대각산불감시초소에 도착하게 되면서
미세먼지 가득한 날 찾은 운제산의 산행을 마무리해 봅니다.
밝은 햇살이 내리쬐는 휴일날... 미세먼지가 극성을 부리는 봄철이지만 전날 비가 내린 때문인지 보통수준의 먼지상태라 안심하고 집을 나섰지만 산행하면서 점점 짙어져가는 미세먼지를 보면서 마스크를 챙겨오지 못한게 후회가 되더군요.
하늘이 온통 희뿌옇고 목이 칼칼할 정도라 바깥활동을 자제하라는 경고문도 뜰 만큼 심각한 상태였음에도 굳이 산을 찾은건 딱히 갖고 있는 취미활동이 유일하게도 등산밖에 없는 때문이기도 하지만 드넓은 연녹색의 숲길을 따라 타박타박 걸으며 자연이 주는 파동을 호흡으로 가만히 받아들여 보면서 몸이 충만해지는 느낌을 가져보고픈 마음때문이기도 했지요.
비록 규모는 작지만 계곡이 갖춰야 할 폭포, 소, 암반을 두루 갖춘 협곡으로 아직은 많은 사람이 찾지 않아 오염의 흔적은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청정계곡인 홍계계곡...
이러한 청정계곡을 온전한 모습으로 보존하는 것은 당연한 우리들의 몫일테고 후대의 자손들에게 물려주어야 할 소중한 자연유산임을 항시 잊지말고 자연을 사랑하고 보호하는 일에 게을리하지 말아야할 것입니다.
반나절의 동네산을 둘러보는 것으로 계획한 산행이었지만 바위를 타고 흐르는 계곡물에 눈이 팔려 예정보다 더디 진행된 계곡치기로 소요시간이 더 걸렸지만 자연이 주는 축복에 행복해하면서 얼굴에 와 닿는 달콤한 봄바람의 속삭임을 느끼며 한결 가벼워진 발걸음으로 귀가길에 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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