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와달이 사는 집
총동문 등반대회를 겸해 찾아본 팔공산 본문
♣ 산행일자 : 2018. 04. 08 (일) 날씨 - 맑음
♣ 산행장소 : 대구광역시 동구 용수동, 도학동 일원
♣ 산행인원 : 집사람과 고교 총동문등반대회 참석
♣ 산행코스 : 팔공산 자동차극장-깔딱고개-신림봉-낙타봉전망대-철탑삼거리(염불목)-미타릿지(사자바위)-동봉-비로봉갈림길-철탑삼거리(염불목)-신림봉-자동차극장(원점회귀)
♣ 산행시간 및 거리 : 4시간 30분, 7.55km (간식 및 휴식 포함, GPS 기준)
◈ 산행기
어제의 운제산 산행에 이어 일요일인 오늘도 산행을 나서봅니다. 가야할 행선지는 고향 대구의 진산인 팔공산...
고등학교 총동창회에서 주최하는 등반대회가 열린다는 문자를 받고 몇년 만에 친구들과의 반가운 해후와 오랜만에 함께하는 산행을 기대하며 집사람을 대동하고 대구로 향합니다.
더우기 우리 기수에서 총동문회장을 맡고 있는지라 좀더 많은 인원이 참석하기를 바라는 안내문자에다 긴 산행이 아닌 친목도모의 성격이 짙은 등반대회니 만큼 무리가 없을 것 같아 망설임없이 길을 나서게 되었지요.
대구-포항고속국도를 달려 와촌IC를 나와 경산 갓바위 입구를 지나 능성재를 넘어 백안삼거리에서 동화사 방향으로 진행하니 휴일을 맞아 산행을 나온 차량들이 줄을 잇고 있네요. 특히 동화사를 지나면 나오는 구불구불한 고갯길부터는 거북이 걸음이 시작되고 있는데 활짝 피어난 벚꽃이 진행을 더디게 하는 것 같습니다. 내주부터 '팔공산 벚꽃축제'를 한다고 하니 미리 구경 잘하고 있는 것 같아 마음은 행사장에 늦지 않을까 노심초사의 마음이지만 두 눈만큼은 황홀한 꽃비에 연신 즐거운 비명을 내지르게 되는군요.
우여곡절 끝에 도착한 팔공산 자동차극장. 입구에서부터 교통정리를 하는 후배님들의 깎듯한 인사를 받으며 주차장에 차를 세워놓고 접수처를 찾으니 동기인 총동창회장이 반갑게 맞아주는군요. 반가운 인사와 함께 그간의 안부를 주고받으며 방명록에 기재를 하고 기념품에 간식까지 갈무리하고서 함께 참가하는 친구들과 인사를 나누고 오후 2시까지 내려오라는 이야기를 듣고 서둘러 배낭을 들쳐메고 산행을 시작합니다.
산행궤적
행사장인 자동차극장 주차장을 빠져나와
도로를 건너 탑골안내소 방향으로 진행해 나갑니다.
오늘 등반대회 코스는 깔딱고개를 올라
케이블카 상부승강장이 있는 신림봉과
낙타봉을 지나 동봉을 다녀오는 원점회귀 코스인데
단조로운 코스라 마음속에는 딴 생각을 품고
초반부터 발걸음에 속도를 내어봅니다.
탑골안내소 입구입니다.
좌측으로 나있는 도로를 따라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합니다.
무더운 여름철이면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인기가 높은
데크야영장을 끼고 나있는 등로를 따라 진행하면
울창한 송림 사이로 나있는 목재계단을 따라
가파름을 극복하며 깔딱고개를 향합니다.
깔딱고개에서 신림봉을 향한 오름짓을 이어가니
등로 좌측으로 팔공산 자락의 독수리 오형제
(공산, 응봉, 응해산, 서응해산, 도덕산)가 시야에 들어오는군요.
계속되는 가파름의 연속인 바윗길 사이를 올라서면
케이블카 상부승강장이 있는 신림봉 직전의 암봉에 서게 되고
오늘 처음으로 사진 한장 남겨봅니다.
케이블카 상부승강장에 도착해 포토존의 상징물과 눈맞춤을 해보고
조망이 멋져 언제나 탐방객들로 붐비는 전망대로 올라섭니다.
신림봉 전망대에서 바라본 팔공산 총사령부(서봉, 비로봉, 동봉)
바로 앞쪽은 가야할 낙타봉입니다.
좌측의 염불봉을 위시하여 병풍바위를 지나
갓바위로 이어지는 팔공산 동부능선.
신림봉을 내려와 수태골과 동화사로 내려갈 수 있는
갈림목인 빵재를 지나 다시 가파른 등로를 따라 진군을 계속합니다.
데크계단을 오르면 낙타봉이겠지요.
낙타봉전망대에서 바라본 갓바위 방향.
낙타봉에서 바라본 신림봉(팔공 스카이라인)
가까이 다가온 동봉(미타봉).
그 뒤로 비로봉의 송신탑이 보이고
동봉을 오르는 좌측능선은 미타릿지(사자바위),
우측 능선은 초심릿지(거북바위)입니다.
염불봉갈림목인 철탑삼거리입니다.
올라온 백안능선을 포함하면
이제는 사거리로 부르는게 맞지 싶네요.
철탑삼거리에서 정상등로를 버리고
바위 뒤 출입금지 로프를 넘어 들어섭니다.
아직 미답의 코스인 사자바위를 오르기 위함이지요.
어디로 가느냐고 묻는 집사람을 무시하고
앞장서 바윗길을 오르니 말없이 따라오긴 하지만
곧추선 절벽에 드리워진 밧줄을 보고는
볼멘 소리를 내뱉기 시작하는군요.
꼭 이렇게 힘든 곳을 골라 데리고 다닌다면서 말입니다.
그래도 어쩌겠습니까... 오르고 싶은 것을...
뒤돌아 본 지나온 백안능선
서쪽방향으로 조망되는 서봉(삼성봉).
비로봉의 송신탑.
동쪽의 거북바위가 있는 초심릿지.
거북바위 위에는 이미 산객이 선점을 하고 있고
그 아래로 지난 밤 비박을 했는지 텐트 한동이 보이는군요.
아직 한번도 겪어보지 못한 미타릿지의 암릉길이
녹록지 않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미처 몰랐었기에
힘겨워하는 집사람을 보면서 미안한 마음이 드는군요.
이미 엎질러진 물이기에 주워 담을 수도 없는 일...
쉼없이 계속되는 밧줄 구간과 바윗길을 오르느라
팔힘이 떨어진 집사람이 더는 못오르겠다는 소리에
다시 되내려와 밑에서 받쳐주며
용기를 북돋운 끝에 가까스로 올라서게 됩니다.
하지만 올라선 바위 좌측으로 진행하는 바람에
등로를 찾지 못해 헤메던 중 앞서 오르던 산님 덕분에
겨우 통천문을 찾아 등로를 잇게 됩니다.
드디어 사자바위가 눈 앞에 나타났네요.
하지만 정면에서는 제대로 그 모습을 느낄 수가 없고
좌, 우측 방향에서 바라보아야
암사자 머리 형상의 모습을 볼수 있다고 하는군요.
건너편의 초심릿지(거북바위)에서
이곳을 바라보면 사자바위의 진면목을 볼수 있을테니
언젠가 기회를 다시 만들어야 겠네요.
사자바위를 곧장 치고 오를 계획이었지만
힘이 빠진 집사람의 안전이 우려가 되어
우회로를 이용하여 동봉으로 향합니다.
우회로라 하더라도 그리 녹록한 코스는 아니었지만
2시간 40분이나 걸려 동봉에 서게 됩니다.
2시까지 하산을 완료하라는 말을 듣고 산행을 시작했지만
40분 가량 남은 시간동안 도저히 맞출 수는 없는 일이기에
주변을 돌아보며 한 컷씩 남겨보면서 잠시나마 여유를 가져봅니다.
서쪽방향의 서봉.
비로봉과 산성봉.
팔공산 북쪽 능선인 영천 투구봉능선.
갓바위로 이어지는 동쪽의 동부능선.
동봉을 내려와 한적한 곳을 찾아 준비해간 도시락 대신에
간단히 떡 한 조각과 과일로 허기를 때우고
서둘러 하산길로 접어들기로 합니다.
다시 만난 철탑삼거리에서 올라왔던 코스를 그대로 따라 진행하기로 합니다.
낙타봉 가는 길에 바라본 염불암.
그 뒤로 염불암이 우뚝하고 병풍바위도 올려다보이는군요.
늦어버린 시간이지만 그래도 성의는 보여야겠기에
낙타봉은 그대로 통과하기로 합니다.
이미 많이 지쳐버려 힘들어 하는 집사람을 달래며 올라선 신림봉.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온 탐방객들이 장사진을 이루고 있어
한쪽 귀퉁이에 엉덩이를 붙이고 과일 하나 꺼내 먹고서 곧장 등로를 이어갑니다.
지쳐있는 집사람을 생각해서
케이블카를 이용해 내려가겠냐고 의중을 물으니
그래도 산꾼의 아내답게 선뜻 그러자는 대답이 없네요.
남은 등로는 큰 어려움이 없는 길이라고 달래가며
쉼없는 하산길을 재촉해 나갑니다.
신림봉을 떠난지 30분 남짓 걸려 도착한 깔딱고개.
쉼없이 바삐 걸었던 내림길에 뻐근했던 다리는 저절로 풀어지고
동화야영장에 도착을 하게 되니
그제서야 조급했던 마음도 여유로워져
화장실도 찾게되고 발걸음도 서행이 되는군요.
화사한 모습으로 반겨주는 진달래의 환송을 받으며
탑골안내소를 지나 팔공산자연공원관리소 앞을 통과해
팔공산 순환도로변에 활짝 피어난 벚꽃의 아름다움에 취해
도착지인 행사장으로 발걸음을 이어갑니다.
석달 가량 산행을 쉰 후에 다시 나서는 산행에 발목이 덧나지 않을까 염려가 되어 무리한 산행은 당분간 자제를 하려고 마음먹고 있던 차에 총동문 등반대회가 열린다는 연락을 받고 난이도가 약할 것이라는 생각으로 참여를 해서 산행을 시작했지만 걷는 동안 불편함을 느낄 수 없어 그만 미답의 코스를 걸어봐야겠다는 과욕을 부리게 되어 금줄을 넘게 되었고 그 바람에 애꿎은 집사람만 고생을 시키게 되어 안 먹어도 배부를 정도로 바가지로 잔소리를 얻어먹은 오늘의 발걸음이었네요.
하지만 한번쯤은 올라 보고싶었던 곳을 찾아 비록 힘들었지만 무사히 다녀온 만족감에 그까짓 욕먹은거 뱃속으로 들어가는게 아니라는 자기 편의주의의 생각으로 한창 흥이 오른 친구들의 반가운 환영을 받으며 산행을 마무리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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