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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와달이 사는 집

산그리움 대신 봄의 전령들과 재미나게 놀다온 주말 봄나들이 본문

◈ 산행이야기/☆ 2018년도 산행

산그리움 대신 봄의 전령들과 재미나게 놀다온 주말 봄나들이

해와달^^* 2018. 3. 5. 21:57

지난 달 이웃산악회를 따라 강원도 홍천 가리산을 찾았다가 산행을 마치고 얼음분수 앞에서의 기념사진을 담기위해 빙판 위에 섰다가 미끄러져 발목을 다쳐 반깁스한 상태로 일주일을 지내다가 발목아대로 바꿔 일상생활을 보내고 있지만 가끔씩 발목에 힘이 들어갈 경우에 전해져오는 작은 통증이 산으로의 발걸음을 막고 있어 우울한 나날을 보내고 있던 중 지난 흔적들을 더듬어보니 봄의 전령사들인 들꽃이 우리 곁을 찾아올 시기인지라 산행을 못하는 아쉬움도 달랠 겸 지난 달 마지막 휴일에 출사를 나가보았지만 계곡에는 두꺼운 얼음이 그대로 있어 기대했던 변산아가씨와 복수초는 보이질 않아 헛걸음을 하고 말았지요.

일주일의 시간을 보내고 다시 찾은 화산곡. 입구에는 벌써 출사를 나온 진사님들이 타고온 차량들이 줄지어 늘어서 있어 마땅히 주차할만한 곳을 찾지못해 먼저 금곡사 윗쪽부터 찾아가기로 하고 안쪽으로 차를 몰아갑니다.

금곡사 입구의 작은 주차장 역시 겨우 한대만 주차할 공간이 있어 귀퉁이에 세워놓고 스피커를 통해 들려오는 불경소리를 들으며 계곡속으로 들어갑니다.



두텁게 얼어있던 얼음장이 봄눈 녹듯

녹아버린 화산곡에는 봄이 찾아왔음을 알리는 듯

청아한 물소리가 온 계곡에 울려퍼지고 있습니다.



앙증맞기 그지없는 어린 아가씨들이 봄나들이를 나왔네요.





거의 매년 보는 '변산바람꽃'이지만

볼 때마다 새롭고 보면 볼수록 더 아름답고 매력적인 꽃입니다.



차가운 겨울 추위와 바람 속에서

오랜 시련을 이겨내고 꽃을 피우는 강한 생명력을 가졌지만





막상 포근한 봄바람이 불기 전 사라지는

바람처럼 왔다가 사라지는 바람꽃이라서 그런지

꽃말 역시 '기다림', '덧없는 사랑',

'비밀스러운 사랑'이라 한답니다.



드디어 올해 첫 만남을 가지게 되는 복수초와의 해후입니다.

열심히 꿀을 빨아먹고 있는 벌을 보면서 진정 봄이 왔음을 느낄 수 있었지요.



일주일 전만 해도 보이지 않더니

딱 1년 만에 다시 만나게 되었네요.



봄을 시샘하는 꽃샘추위가  얼굴을 마구 할퀴어도
깊은 산 으슥한 곳에 피어나

아무도 찾아주는 이, 알아주는 이 없더라도



어쩌면 그리도 그늘이 없이 행복한 미소 속에 머물다
아무런 넋두리 한 마디 없이 곁을 떠나가는지...

자연의 섭리는 참으로 오묘하기만 합니다.





'복수초'와 '변산바람꽃'의 앙상블





아름다운 꽃

'비밀스러운 사랑'이라는 꽃말

여리지만 아름다운 꽃술을 가진 어여쁜 꽃...



바짝 엎드려 얼굴을 마주해도

전혀 싫다는 기색을 하지않고 예쁜 웃음으로 반겨줍니다.

 


그 황홀한 아름다움에 빠져 혼자 되뇌어봅니다.

이러니 일년을 기다려 또 보러 올 수 밖에요...



복수초와 변산바람꽃이 한창 피어날 즈음

여리디 여린  꽃대를 들어올리는 노루귀가

바깥 세상이 궁금한지 서둘러 나들이를 나왔네요.



하얀 꽃잎이 별처럼 빛나는 흰노루귀...

머지않아 재잘거리는 소리가 계곡 가득히 울려 퍼지겠지요.



본인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언급을 했고

또 야생화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알고 있는 것이지만



바람꽃은 꽃잎처럼 보이는 흰색이 꽃받침이고

수술 가장자리에 있는 초록색이 꽃이라고 하지요.

 




겨울이 한발짝 뒤로 물러나고 이제부터는 부드러운 바람만 온다는

반가운 편지같은 꽃인 변산바람꽃과 아쉬운 작별을 나누고

다음 행선지인 오어사 대골로 향합니다.

지난 주 들렀었던 토함산은 시간이 부족해 그냥 지나치기로 합니다.



바람이 만들어낸 작품입니다.

실제로 보면 훨씬 생동감이 있는데 부족한 솜씨로는 역부족이네요.



이번에는 오어지 상단의 대골로 들어가 봅니다.



맨 먼저 기지개를 펴고 봄을 알리러 나온 분홍노루귀 삼남매를 만나게 됩니다.



하산곡보다 남쪽에 위치하고 있지만

계곡이 더 깊고 긴 탓에 아직은 때가 이른지 더는 보이질 않는군요.



며칠 전 내린 비 때문인지 생각보다 수량이 많네요.



지난 겨울 모진 추위를 이겨내고 꽃대를 밀어 올려

수줍은 미소를 띠며 화사한 꽃을 피운 변산아가씨...



얼핏 보기엔 지극히 수수하고 그리 볼품 없어 보이지만





고개 수그려 눈맞춤하니 어쩜 그리도 환상의 꽃술을 품고 있는지...



그래서 봄날 야생화의 아름다움은

키를 낮추는 이의 눈에만 보인다고 하는게 맞지 싶습니다.



봄의 전령들을 만나기 위한 발걸음은 쉼없이 이어지고

대골 깊숙한 곳에 자리하고 있는 군락지를 찾았지만

복수초와 청노루귀는 아직 눈에 띄질 않는군요.

얼음이 얼어있는 대골에는 아직도 차가운 바람이 점령을 하고 있어

노란 복수초를 만나보려면 또 한주를 기다려야 할듯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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