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와달이 사는 집
미답의 길을 걷고파 3년 만에 다시 찾은 비슬산 환종주 본문
♣ 산행일자 : 2018. 08. 19 (일) 날씨 - 맑음
♣ 산행장소 : 대구광역시 달성군, 경상북도 청도군, 경상남도 창녕군 일원
♣ 산행인원 : 나홀로...
♣ 산행코스 : 유가사-수성골-병풍듬-천왕봉-마령재-대견사-조화봉-석검봉-관기봉-소재사-유치곤장군호국기념관-중뫼마을-유가사
♣ 산행시간 및 거리 : 7시간15분, 15.91km(식사 및 휴식 포함. GPS 기준)
▣ 산행지 소개 - 비슬산(琵瑟山)
대구 비슬산(琵瑟山, 1,084m)은 대구광역시 달성군과 경상북도 청도군의 경계에 위치하고 있는 산으로 해발고도 1,084m의 대구의 명산입니다.
산림청 선정 100대 명산에 속하고 있으면 한국의 산하 인기명산 순위도 46위에 랭크되어 있는데 진달래 피는 봄이면 참꽃축제가 열려 많은 분들이 찾는 곳이라 봄의 인기명산 순위는 9위까치 치솟는 명산입니다.
비슬산이란 이름은 산 정상의 바위모양이 신선이 거문고를 타는 모습을 닮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비슬산의 최고봉은 천왕봉(天王峰:1,084m)이고 남쪽으로 조화봉(照華峰:1,058m)·관기봉(觀機峰:990m)과 이어지며, 유가사 쪽에서 올려다보면 정상을 떠받치고 있는 거대한 바위 능선이 우뚝 솟아 있습니다.
정상에서 바라보는 낙동강의 경치가 아름답고 봄철에는 철쭉, 진달래가 멋스럽고, 가을에는 억새 군락이 볼 만한 곳입니다. 스님바위, 코끼리바위, 형제바위 등의 이름난 바위와 달성군 옥포면의 용연사를 비롯하여 용문사, 유가사 등의 사찰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그 가운데 용연사 경내의 석조계단(보물 539)과 대견사지 삼층석탑(대구유형문화재 42)이 유명합니다. 대구광역시 외곽의 위락지인 냉천계곡과 천명, 장군수 등의 이름난 약수터가 있어 행락객이 많이 찾고 있습니다. 또한 비슬산은 1986년 2월 22일 군립공원으로 지정되었습니다.
◈ 산행기
지난 주의 내연산 청하골로의 짧은 발걸음 이후 다시 산과의 데이트를 즐기기 위해 집을 나섭니다.
스케줄이 잡혀있는 집사람을 두고 홀로 산행준비를 마치고 아침 일찍 고속도로를 달려 영천휴게소에서 아침을 해결하고 네비에 입력해놓은 달성군 현풍에 있는 유가사를 향해 쉼없이 달려갑니다.
오늘 찾게 될 비슬산은 그동안 몇번 올라보았는데 이번이 다섯 번째 걸음으로 천왕봉, 대견봉, 조화봉을 주로 걸어보았지만 조금 떨어진 곳에 위치한 관기봉은 아직 오르지 못해 '비슬산환종주'라는 이름으로 길게 한바퀴 돌아볼 요량으로 찾아가는 길입니다.
봄철 참꽃(진달래)이 화사하게 산상화원을 이룰 때면 전국에서 모여드는 상춘객들로 북새통을 이루는 곳이지만 여름철에는 뜨거운 햇볕을 가릴만한 그늘이 별로 없어 조용하기 그지없어 호젓함을 즐기고픈 산꾼의 취향에 맞지 않을까 싶네요. 더우기 한풀 꺾인 듯한 무더위에 산상에서 불어대는 시원한 바람을 기대하면서 고찰인 유가사에 도착을 하니 혼자만의 생각이 아닌 듯 제법 많은 차량들이 주차를 해 놓았네요. GPS를 켜고 배낭을 들쳐메는 순간... 아뿔싸! 점심 준비를 안했지 뭡니까..
냉장고에 있던 빵 하나 달랑 넣어 온게 전부인데... 하는 수없이 차를 되돌려 테크노폴리스까지 내려가 편의점에서 김밥 두개 사서 챙겨넣고 유가사로 되돌아와 애마를 세워놓고 유가사 천왕문을 향하며 오늘의 산행을 시작합니다.
산행궤적
주차장 한 켠에 보각국사 일연스님의 시비(詩碑)가 서있는 곳에서
뒤쪽의 천왕문을 향하며 비슬산 환종주 산행을 시작합니다.
유가사 현판이 달려있는 천왕문 뒤쪽으로 비슬산 천왕봉이 우뚝합니다.
부처님 오신 날 봉축 연등이 달려있던 구조물이
아직 철거되지 않고 있는 모습이 그리 좋아보이진 않는군요.
대한불교조계종 제9교구 본사인 동화사의 말사로서,
827년(신라 흥덕왕 2) 도성(道成)이 창건하였다고 합니다.
옛날에는 사세가 아주 컸으나
지금은 비구니 스님들이 있는 수도암과
경북의 3대 수도처라 일컬어지는
도성암 정도가 부속암자로 되어 있습니다.
오늘은 도성암 방향이 아닌 수성골을 경유하여
병풍듬으로 오를 예정이라 유가사 우측 방향으로 진행해 나갑니다.
'다 바람같은 거야...'
묵연스님의 글이 와 닿습니다.
유가사에서 수성골을 경유하여 비슬산 정상에 오르는 들머리.
대견사로 오르는 길과 만나는 삼거리.
우측으로는 계곡을 건너
대견사와 참꽃군락지로 향하는 길입니다.
비슬산 정상 1.4km (급경사)
시간도 절약할 겸 급경사길을 택하여 오릅니다.
간간히 비탈진 곳에는 로프 난간이 설치되어 있고,
데크 계단길도 조성되어 있답니다.
병풍듬에서 바라본 참꽃군락지와 하얀 축구공이 있는 조화봉.
우측 대견봉 너머로 오늘 산행의 마지막 봉우리인 관기봉이 보이는군요.
'산비장이'
정상부에는 전에 없던 두 개의 팔각정자가 마련이 되어 있네요.
언제 지어졌는지 모르지만 전혀 뜻밖입니다.
'둥근이질풀'
늘 장사진을 이루는 정상석에서의 인증샷이 오늘만큼은 한적하기 이를 데 없네요.
산행을 나온 몇몇 분들과 서로 찍어주면서 하나 남겨봅니다.
천왕봉 정상석 뒷모습.
내려다보이는 유가바위(좌) 아래 유가사와 내산마을.
현풍 테크노폴리스와 아파트군이 들어서 있어
전국 85개 군 단위 중 가장 많은 인구를 자랑하는 달성군의 전경입니다.
맑은 날이지만 미세먼지 때문인지 뿌연 날씨에
지리산, 가야산, 덕유산을 볼수 없음이 아쉽네요.
용연사 올라가는 자락의 옥연지에도 물이 가득 담겼네요.
멀리 대구 방향의 달서구와 화원, 옥포쪽이 조망 됩니다.
정상 부근에는 가을을 노래할 억새가 가득합니다.
비슬산은 봄의 참꽃으로도 유명하지만
가을의 정상 부근 억새도 정말 볼만한 곳이지요.
헐티재 갈림길.
'참취'
'용천사, 유가사' 갈림 사거리인 '마령재'입니다.
봄이 오면 천상의 산상화원이 되는 참꽃군락지입니다.
거기에 맞춰 매년 5월 초 '비슬산 참꽃 축제'가 열리고 있어
이곳 비슬산을 찾는 엄청난 인파로 몸살을 앓고 있지요.
참꽃군락지와 천왕봉.
조화봉 기상관측소.
'전망대갈림길'
등산로 훼손을 막기 위해 설치해놓은 데크길.
정상인 천왕봉과 우측으로 월광봉, 그리고 진달래 군락지...
화사한 참꽃이 피어 있을때와는 사뭇 풍경이 달라보이는군요.
군부대 안테나가 서있는 최정산
그리고 우측으로 통점령, 우미산, 삼성산 등등...
조화봉 갈림삼거리.
먼저 우측의 대견사부터 찾아보고 좌측의 조화봉으로 갈 예정입니다.
발 아래로 대견사가 나타나고 법회가 한창 진행중이네요.
대견봉 능선 참꽃군락지에서 바라본 천왕봉(좌)과 월광봉(우).
스님의 법문을 들으며 새로 쌓은 돌계단을 따라 내려서니
대견사지 삼층석탑(대구유형문화재 42호)이 먼저 반겨주고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셔놓은 대견보궁이 있는 대견사에 서게 됩니다.
가야할 능선을 한번 굽어봅니다.
강우레이더 관측소가 있는 조화봉에서부터
석검봉을 지나 오른쪽의 멋진 바위성 같은 관기봉까지...
관기봉을 바라보며 합장하고 있는 부처바위.
대견사를 빠져나와 능선으로 올라 조화봉을 향하면
비슬산 강우레이더 관측소 빗돌 앞에 서게 되고
포장길인 비슬교를 따라 오름길로 진행해 나갑니다.
골짜기 아래로는 용천사가 있는 청도군 각북면 오산리가 내려다보이고
가운데 멀리 최정산이, 좌측으로는 청룡산, 그 뒤로 대구 앞산이 보이고
그 우측으로는 대구 시가지가 살짝 모습을 드러내고 있네요.
칼바위(일명:톱바위)
비슬산 조화봉.
정상석을 카메라에 담고 정상석 뒤쪽으로 몇 발짝 걸음을 떼면
좌측으로 시그널이 나부끼는 숲속으로 진행을 하게되고
휴양림으로 가는 포장도로와 나란히 이어진
남쪽 능선길을 따라 관기봉으로 향합니다.
조화봉의 위용...
보는 각도에 따라 이렇게 달라 보이는군요.
비슬산 자락에 자리하고 있는
청도군 각북면의 마을들과 멀리 청도 남산(좌)과 화악산.
그 너머 아득히 희미하게나마 영알의 고봉들이 육안으로 잡히는군요.
간혹 조금 까탈스러운 구간이 있지만
대체로 뚜렷한 등로라 길 잃을 염려는 없을 것 같네요.
'새끼꿩의비름'
대견봉과 대견사 전경.
조화봉에서 관기봉으로 이어지는 능선 아래로는
휴양림 입구 주차장에서 출발하는
반딧불이 전기차가 다니는 임도가 나란히 이어집니다.
지나온 조화봉과 좌측의 대견봉...
그 능선 너머로 천왕봉이 빼꼼이 정수리를 드러내고 있네요.
삼각점이 있는 석검봉(989.7봉).
가야할 관기봉은 아직도 제법 떨어져 있고
약간의 암릉과 앞을 가로막는 바위 우회길을 따라 걷노라면
'뚝갈'
등로는 뚜렷하지만 산객들이 다닌 흔적은 그리 많아 보이지 않는 것 같습니다.
산길은 대개 잘 열려 있지만 군데군데 웃자란 잡목과 풀들이 가로막는 곳도 있네요.
대구광역시 달성군, 경상북도 청도군, 경상남도 창녕군...
3개 시도 경계점입니다.
금수암전망대 갈림길.
가까이 다가온 관기봉.
계속되는 등로는 우거진 풀섶을 헤쳐가야 하는 고난의 길입니다.
앞을 가로막는 커다란 바위벽에 달려있는
노란 리본을 바라보며 바위면을 타고 관기봉으로 올라갑니다.
암릉을 타고 오르며 건너다 본 천왕봉, 대견봉, 대견사, 조화봉.
대견봉 아래쪽의 '금수암전망대'를 당겨보고...
야무진 바위성 같은 관기봉에 오르니
까만 오석으로 된 정상석이 반겨주는군요.
속리산의 문장대처럼 솟은 암봉이라
사방이 거침이 없고 기대 이상의 조망을 보여주네요.
서쪽으로는 테크노폴리스 너머로 낙동강이 'U'자 모양으로 흐르고,
동쪽방향으로는 석검봉에서 뻗어내린 비슬지맥길 너머로
창녕 땅의 명산인 화왕산과 관룡산이 우뚝합니다.
조금 더 좌측으로 시선을 돌려보면
청도읍에 있는 청도남산과 화악산이 시야에 들어오는군요.
마지막으로 남쪽 비들산 방향의 풍경도 담고서 관기봉을 내려옵니다.
관기봉에서 남쪽으로 잠시 발걸음을 옮기면
표식이 없는 삼거리에서 우측으로 방향을 잡아 하산길로 접어듭니다.
관기봉을 내려와 20분 남짓 내림길을 이으니 헬기장 하나를 지나게 되고
경사도 급한 내림길을 조심스레 10분 가량 내려가면
휴양림갈림사거리에 닿게 됩니다.
우측의 휴양림으로 내려가도 되지만
준비해간 궤적에 충실하고자 맞은편 등로를 택해 진행하기로 합니다.
하지만 뚜렷했던 길도 잠시...
어디서 헷갈렸는지 길도 없는 숲속으로 발을 들여놓아
잔가지를 헤쳐가며 희미한 흔적을 따라 십여 분을 내려서니
휴양림 산책로로 내려서게 되고
잠시 후 유가사와 더불어 비슬산의 양대 사찰인 '소재사'로 들어서게 됩니다.
비슬산 소재사 일주문
대웅전과 명부전.
소재사를 나와 오토캠핑장을 지나치고
계속되는 아스팔트를 걷다 지름길인 계단을 내려서면
대견사까지 왕복 운행하는 전기차와
셔틀버스 정류장이 있는 자연휴양림주차장에 내려서게 됩니다.
휴양림주차장에서 산행을 마무리해도 되지만
어차피 애마를 세워놓은 유가사까지 가야할 처지라
털레털레 포장도로를 따라 걷기 시작합니다.
그렇다고 히치할 마음은 애당초 없었기에
따가운 햇살이지만 극기훈련이라 생각하는게 마음 편할 듯 하네요.
고개들어 올려다 본 봉우리는 대견봉이고
좌측 정수리를 드러낸 천왕봉도 살짝 보이는군요.
아무 생각없이 도로를 따라 걷다가
동상이 하나 보이기에 발을 들여 놓았는데
'유치곤장군호국기념관'이라는 곳이더군요.
유치곤장군호국기념관
1964년 개봉한 영화「 빨간 마후라 」의 실제 주인공으로 6·25 전쟁 당시 203회 불멸의 출격 기록(전투 비행 2,700여 시간)을 수립한 유치곤 장군의 위업을 기리고, 나라 사랑과 호국 정신을 계승 발전시키는 역사의 교육장으로 활용하고자 유치곤장군호국기념관을 개관하였다. 2000년 1월 전쟁 기념 사업회에서는 호국 인물로 전투 조종사인 유치곤 장군을 선정하였으며, 전쟁 기념관에는 그의 흉상이 역대 위인들과 함께 나란히 봉안되어 있다.(인용 - 네이버 지식백과)
우주선처럼 생긴 하얀 건물이 유치곤 장군 기념관이며
기념관 앞 마당에는 비행기 3대가 전시되어 있습니다.
후손들에게 호국정신을 계승, 발전시키는
역사의 산 교육장으로 활용이 되고 있어 그 의의가 크다 하겠습니다.
유가사 버스 종점.
유가사(瑜伽寺) 일주문.
이곳 일주문에서 좌측의 도로를 따르지 않고 일주문을 통과하여
유가사를 오르는 길은 참으로 호젓하고 멋스런 길입니다.
'사위질빵'
아침 나절 산행을 시작했던 일연선사 시비 앞에 서게 되면서
'비슬산환종주'라는 이름으로 시작했던 긴 산행을 마무리합니다.
대구광역시 달성군, 경상북도 청도군, 경상남도 창녕군... 3개 시.도의 경계를 가로지르는 대구의 명산 비슬산.
언제고 한번 종주를 해봐야지 마음을 먹고 있던 차에 전국을 용광로처럼 달구던 폭염이 한풀 꺾이는 듯한 낌새에 배낭을 들쳐메고 용감히 산으로 향한 오늘입니다.
대구 앞산과 비슬산을 종주하는 '앞비종주'는 몇년 전 걸어보았으니 그동안 비슬산을 찾을 때마다 시야에 들어오는 관기봉의 뾰족한 봉우리가 내내 그리움으로 남아 있었는데 오늘에야 그 원을 풀었으니 흡족한 마음입니다.
올 겨울 또다른 코스로 꾸며 계절을 달리해서 찾게 된다면 비슬산의 사계를 모두 경험하게 될터이니 눈 내리는 겨울이 어서 오기를 어린아이처럼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려 보기로 하면서 커피전문점을 찾아 시원한 아이스커피 한잔 마시며 왔던 길 되돌아 포항 땅으로 부지런히 차를 몰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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