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와달이 사는 집
오어사 주변으로 다녀온 짧은 반나절 산행 본문
♧ 산행일자 : 2018. 10. 14 (일) 날씨 - 맑음
♧ 산행장소 : 포항시 남구 오천읍, 대송면 일원
♧ 산행인원 : 나홀로...
♧ 산행코스 : 오어사 원효교-자장암-전망바위-원효암-산상습지-운제중봉-헬기장 하-항사리,대골갈림길-메타쉐콰이어숲-남생이바위-원효교(원점회귀)
♧ 산행시간 및 거리 : 2시간 35분, 6.94km (GPS 기준)
◈ 산행기
하늘은 높고 말이 살찐다는 '천고마비'의 계절이다보니 선남선녀들의 혼례가 줄을 잇고 있어 매주 청첩장이 날아드는 요즘입니다.
전 직장 동료의 자녀 결혼이 있어 경주까지 다녀오느라 산행을 하지 못하고 집에서 하루를 보내고 맞은 일요일. 오전근무가 있어 다녀온 뒤 화창한 날씨가 자꾸 밖으로 나가자고 유혹을 하는 통에 물 한 병에 과자 하나 허리섹에 갈무리하고 집을 나서 오어사로 차를 몰아갑니다.
점심 챙겨먹고 나서다보니 시각은 오후 2시가 넘은 조금은 늦은 시간이라 짧게 다녀올만한 코스를 머리속으로 그려가며 오어지 제방 아래에 있는 주차장에 도착하니 너른 주차장에 빈 공간이 보이질 않는군요. 날씨가 좋아서 그런지 오어사와 오어지둘레길을 찾은 탐방객이 무척 많은가 봅니다.
하는 수없이 히든카드를 쓸수 밖에요. 신도증을 꺼내 차량진입을 막고 있는 관리요원에게 들이미니 통과를 시켜주네요. 보행자들 사이로 조심스레 운전해 도착한 오어사주차장. 널찍한 주차장에 편안히 차를 세워놓고 대웅전을 찾아 부처님부터 참배하고 자장암을 향한 계단을 오르며 걸음을 시작합니다.
산행궤적
오어사 주차장에서부터 자장암을 향하며 산행은 시작됩니다.
오어사는 신라 진평왕(579-632) 때 자장율사가 지은 사찰로
신라 정신을 이끈 원효·혜공·의상·자장 등
사성(四聖)이 머물렀던 천년 고찰입니다.
자장암 코스를 오랜만에 올랐더니 못보던 데크계단이 만들어져 있네요.
급한 오름길에 설치되어 있어 오르기가 수월하네요.
자장암이 올려다보이는 조망터에서 모처럼 카메라에 담아봅니다.
자장율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오는 자장암.
100m에 이르는 바위 절벽의 봉우리에 위치해 있어 눈맛이 시원한 곳이랍니다.
자장암에서 내려다 본 오어지와 오어사.
자장암을 빠져나와 시멘트길을 따라 걷다보면 만나게 되는 오어재.
좌측 이정표를 따라 운제산 방향으로 길을 잇다가
우측으로 이어지는 방향은 산불감시초소로 가는 길이므로
등로의 끝부분에서 좌측으로 꺾어 진행합니다.
무명묘를 지나 아래로 내려서면 만나게 되는
조망터에서 바라본 운제산 대왕암 방향입니다.
가고자 하는 등로는 계곡 아래로 내려섰다가
좌측의 된비알을 타고 올라 헬기장을 거쳐 원효암으로 갈 예정입니다.
내림길 도중 조망터에서 바라본 오어사.
쏟아지는 내림길을 내려와 사방댐을 지나 헬기장을 향한 오름길로 들어섭니다.
'단풍취'
좀전 사진에서도 보았듯이 오름길이 무척 가파른 구간입니다.
그동안 몇 번 내려온 적은 있지만 거꾸로 오르기는 오늘이 처음이네요.
조망이 열리는 곳에서 건너다 본 자장암과 오어지.
이곳을 바라보았던 건너편 조망바위 너머로 철강공단이 보이고
그 뒤로 포항시가지와 영일만의 푸른 바다도 시야에 들어오는군요.
올라선 헬기장 너머로 가야할 운제중봉이 보이는군요.
일단 원효암부터 들른 후 저곳으로 갈 예정입니다.
운제산 대왕암능선.
얼마 전 내린 폭우로 등로가 많이 패인 상태라 걷기가 좀 까탈스럽네요.
언제나 고즈넉한 산사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원효암.
허브식물인 '핫립세이지'
원효암 입구의 맑은 샘물 한잔 들이키고 헬기장을 향한 오름을 시작합니다.
산상연못에도 물이 그득합니다.
머지않아 이곳에도 단풍이 찾아오려는 듯 조금씩 옷을 갈아입기 시잗하는군요.
언제부터인가 '운제중봉'으로 불리는 422봉.
원효암 위에 있다고 원효봉으로 부르는 이들도 있긴 하던데
개인적으로는 원효봉이 나을 듯 싶네요.
'칼잎용담'
억새와 쑥부쟁이
운제중봉을 내려와 지나왔던 원효암갈림길을 지나 잠시 걸음을 이으면
또 하나의 헬기장을 만나게 됩니다.
포항에 해병대사령부가 있어서 그런지
운제산 주변 봉우리마다 헬기장이 유독 많은 것 같네요.
오늘은 곧장 오어사로 향하던 평소와 달리
헬기장 우측으로 내려가 대골 초입까지 진행한 후
오어지둘레길을 따라 오어사로 향할까 합니다.
헬기장에서 20분 가량 내려와 도착한 대골 초입이자 항사리 갈림길.
오미골과 더불어 오어지로 흘러드는 양대 계곡 중의 하나인 대골입구입니다.
'참취'
얼마 전 내린 많은 비에도 불구하고 오어지 둘레길 조성 공사관계로
저수지의 물을 빼버려 보기에는 별로인 것 같습니다.
널찍한 둘레길을 버리고 저수지 가까이 나있는 옛길을 따라 잠시 진행해 봅니다.
그동안 물속에 잠겨있어 볼수 없었던 나무들이 뭍으로 외출을 나온 모습도 보면서
합류가 된 둘레길을 따라 남은 등로 이어갑니다.
메타쉐콰이어숲에 도착을 하니 둘레길을 찾은 많은 탐방객들이 보이는군요.
담수량이 많을 때는 주산지의 수양버들이 부럽지 않았는데...
삼삼오오 짝을 지어 도란도란 얘기꽃을 피우며 오어지둘레길을 걷는 사람들...
따스한 기운도 흠뻑 쬐며 건강함도 채워보는 귀한 시간임에 틀림이 없네요.
가운데 황새등 능선 아래로 쉼터 정자가 보이고
좌측으로는 오미골에서 오어지로 물이 흘러드는 안항사 방향입니다.
남생이바위를 지나 오어사로 향하는 걸음에 바라본 혜공교와 일주문.
활엽수가 많은 울창한 숲길은 얼마 지나지 않으면
화려한 단풍으로 치장을 하고 이곳을 찾아오는
탐방객들에게 황홀한 눈맛을 즐기게 해 주겠지요.
가을이 살포시 내려앉기 시작하는
오어사 주변의 풍경을 카메라에 담으며 짧은 발걸음을 마무리 합니다.
계절은 어김없이 자연의 섭리를 따라 흘러가고 불어오는 선선한 바람따라 천천히 걷기 좋은 요즈음...
아직은 짙은 녹음이 남아있는 고즈넉한 숲길을 따라 걸어보니 떠나기 아쉬운 듯 목청껏 울어대는 매미소리가 애처롭게 들려오고 풀 내음, 흙내음 그리고 가을냄새가 가득 배어 나옴을 느낀 귀한 시간이었네요.
물과 바람과 푸른 숲과 청량한 가을 햇살과 눈이 즐거운 주변 풍경... 7Km에 이르는 오어지둘레길은 가을의 정취를 만끽하기 그만인 곳이라 자주 찾아도 좋을 만큼 가까이 위치해 있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느끼면서 단풍이 절정일 때 다시 걸어보리라 다짐하면서 가을이 있어서 행복함을 느낀 오늘의 발걸음을 마무리하고 집으로 돌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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