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와달이 사는 집
송년산행으로 두달 만에 다시 찾은 청송 주왕산(주봉-장군봉) 본문
♧ 산행일자 : 2018. 12. 30 (일) 날씨 - 맑음
♧ 산행장소 : 청송군 청송읍, 부동면 일원
♧ 산행인원 : 나홀로...
♧ 산행코스 : 주왕산 상의주차장-대전사-주봉-칼등고개-가메봉삼거리-후리메기삼거리-용연폭포-금은광이삼거리-월미기(578봉)-장군봉-대전사-상의주차장(원점회귀)
♧ 산행시간 및 거리 : 6시간 10분, 13.87km (식사 및 휴식 포함, GPS 기준)
▣ 산행지 소개 - 주왕산(周王山)
조선팔경의 하나로 꼽히는 주왕산은 설악산, 월출산과 함께 3대 암산에 속한다. 높이는 721m에 불과하지만 국립공원으로 지정될 만큼 빼어난 경치를 품어낸다. 병풍을 두른 기암과 폭포가 절경을 이루며 봄에는 골짜기 곳곳에서 주왕산의 대표적인 명물 가운데 하나인 수달래라고 부르는 산철쭉이 아름답고, 여름에는 피서지로 좋은 곳이다. 또한 가을의 단풍은 멋스럽다. 주왕산은 보기에는 기암과 절벽으로 둘러싸여 험난해 보이지만 막상 오르고 나면 그런 생각이 사라진다. 등산로도 비교적 잘 닦여져 있어 가족을 동반한 가벼운 등산코스로도 알맞다.
전설을 간직한 주왕산. 당나라 때 진나라 왕손인 주도가 진의 회복을 꾀하다 당나라 군사에 쫓겨 이곳으로 숨어들었다가 비운의 죽음을 맞았다. 주왕의 전설이 깃든 산이라 해서 그때부터 주왕산이라 불렸다고 한다. 현재 주왕산에는 주도와 관련된 명소들이 곳곳에 있어 전설을 더욱 실감케 한다. 주도의 명복을 빌기 위해 지었다는 주왕암, 주도가 신라의 마일성 장군에 대항하기 위해 쌓았다는 자하성, 주도의 아들인 대전도군의 이름을 따서 지었다는 대전사, 주도의 딸인 백련낭자의 이름을 따서 지은 암자인 백련암, 주도와 끝까지 생사를 같이했던 군사들의 갑옷과 무기를 숨겨 두었던 곳이라는 무장굴, 그리고 주도가 마지막까지 숨어서 살았다는 주왕굴 등이 그 대표적인 명소들이다.
◈ 산행기
무술년인 올해의 마지막 산행이 될 오늘... 아침 일찍 자리를 털고 일어나 전날 냉장고에 갈무리해둔 먹거리와 과일을 배낭에 주섬주섬 챙겨넣고 보온병에 뜨거운 물을 끓여 담고서 집을 나섭니다.
요즘 동네 마실가듯 딸아이한테로 가버린 집사람이 없는 틈을 타 그동안 숙제로 남아있는 조금은 긴 미답의 코스를 걸어보기 위해 몇 군데의 산행지를 고르다 택한 곳은 두달 전에 다녀온 청송 주왕산...
그동안 서너 번 오르내린 산이지만 대전사 회연당 뒤로 올려다보이는 장군봉은 미답인지라 늘 오르고 싶은 마음이 자리하고 있었답니다.
대전사에서 바로 보이는 기암의 모습과 주봉을 오르며 바라보았던 기암의 또다른 모습 외에 장군봉에서 바라보는 기암의 풍경 또한 궁금했기에 오랫동안 미뤄왔던 숙제를 무술년 마지막 일요일에 송년산행으로 다녀올까 합니다.
포항에서 기계면을 지나 죽장면에서 한티터널과 꼭두방재를 넘어 청송방면으로 달려가면 나오는 도평삼거리에서 우회전하여 구비구비 삼자현고개를 넘어가면 주왕산휴게소를 만나게 되는데 이곳에서 이정표가 가리키는 주왕산 방향으로 우회전하여 달리면 잠시 후 대전사 방향을 알려주는 이정표가 서있는 상평사거리에서 좌회전하여 차를 몰아가면 주왕산국립공원 상의주차장에 당도를 하게 됩니다.
차가운 날씨의 이른 아침이지만 주차비를 징수하기 위해 나와있는 공단직원에게 4,000원의 거금(?)을 지불하고 텅 비어있는 넓은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옷 매무새 단단히 한 뒤 배낭을 들쳐메고 대전사를 향한 걸음을 시작합니다.
산행궤적
(확대)
주왕산국립공원 탐방안내소가 있는 상의주차장에서 오늘의 산행 시작합니다.
멀리 바라보이는 주왕산의 대표 상징인 기암을 바라보면서
여느 국립공원과 다르지 않은 모습의 들머리 상가지구를 통과하고 나면
큼직한 빗돌이 서있는 대전사 입구에 도착하게 됩니다.
'대전사(大典寺)'
주왕산하면 가장 먼저 인상에 남는 것이
마치 죽순처럼 솟아있는 기암(旗岩)입니다.
회연당과 장군봉
대전사를 돌아나오면 바로 기암교가 나오는데
여기서 좌측길은 주왕산 절경의 중심지인
용추협곡과 폭포들을 만날 수 있는 탐방로이고
우측 방향이 주봉으로 향하는 길입니다.
오늘의 코스는 주왕산 주봉을 먼저 오르는 산행 후
후리메기삼거리를 지나 용연폭포를 구경하고
금은광이삼거리를 경유해 장군봉을 오른 뒤
대전사로 내려오는 원점회귀 코스로 걸어볼 생각입니다
주봉마루길로 들어선지 10분 여...
첫 번째 전망대에 서게 되는데
뒤로 돌아본 풍경은 가히 환상 그 자체입니다.
당겨본 기암의 모습...
엄청난 규모에 압도당하는 기분이 드는군요.
아직 가야할 길이 멀지만 코 끝을 스치는 알싸한 기운을
온 몸으로 느끼며 영하의 숲길을 걷고 또 걸어갑니다.
두 번째 만나는 전망대.
왼쪽부터 혈암, 대전사 회연당 뒤로 보이던 장군봉, 보광전 산마루에 치솟아 있던 기암.
그리고 오른쪽으로 연화봉, 병풍바위, 급수대가 한 눈에 들어옵니다.
"주왕산 국립공원은 설악산, 월출산과 더불어 우리나라 3대 암산 중의 하나이며
특히 주왕계곡은 기암괴석과 다양한 식생이 분포되어 있어 봄에는 신록이,
가을에는 단풍이 매우 아름다운 우리나라 제12호 국립공원입니다."
다시 숲으로 들어가 한참을 오르다 쉴 때가 되어가면
그만큼 고도가 높아진 전망대가 연이어 나타납니다.
발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연화봉과 병풍바위...
그 위로는 오후에 걷게 될 금은광이-장군봉 능선입니다.
되돌아 바라본 상의리 방향의 조망으로
하얀 색 건물이 대명리조트로 보이는군요.
가파른 계단길이 나타나는 걸 보니 주봉이 가까워지는 모양입니다.
상의주차장을 떠난지 1시간 20분 걸려 도착한 주봉.
휴일이지만 추운 날씨 때문인지 등산객을 만날 수 없네요.
10분 여의 시간이 흘러 만나게 되는 가메봉 갈림길.
오늘은 다른 곳으로 눈길 돌리지 않고
곧장 후리메기삼거리를 향해 가파른 내림길로 들어섭니다.
쏟아지듯 내리꽂는 가파른 칼등고개를 조심스레 내려서니
꽁꽁 얼어붙은 계곡길이 나타나고
5분 뒤 이정표가 서있는 후리메기삼거리에 닿게 됩니다.
가메봉에서 내려오면 이곳에서 만나게 되지요.
산행을 시작할 때의 기온이 영하12도였는데
지금은 어느 정도일지 궁금하지만 빙폭이 만들어질 만큼
추운 날씨인 것은 맞는 것 같습니다.
화려한 단풍이 계곡길을 수놓았던
지난 가을의 아름다웠던 풍경을 떠올리며
동토의 계절이 깊숙이 들어와 있는 계곡길을 따라
25분 가량 부지런히 발놀림을 해가면
주방천을 따라 이어지는 주왕계곡과 만나게 되는
후리메기 입구에 당도하게 됩니다.
꽁꽁 얼어붙은 용연폭포(제3폭포)
용연폭포 상단.
침식작용으로 패인 굴이 인상깊네요.
용연폭포를 구경하고 내원마을 방향으로 진행을 하며 다리 하나를 건너게 되면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금은광이 입구에 서게 됩니다.
이곳에서 가야할 등로는 좌측 금은광이 삼거리입니다.
사면길을 따라 이어지는 완만한 등로를 한발한발 올라서면
생명의 끈질김을 표현이라도 하듯
뿌리를 송두리째 드러내고 있는 소나무를 지나게 되고
이후 꾸준한 오름이 지속되는 세밭골 계곡을 따라 등로를 이어갑니다.
장군봉을 거쳐온 산객 3명과의 조우 외에는 아무도 볼수 없었던 외로운 산길이지만
난이도가 높지 않은 등로라 그리 힘들지 않게 쉼없이 발품을 팔다보니
산불감시초소에서 정확히 50분 걸려 금은광이 삼거리에 도착을 하게 되는군요.
금은광이 삼거리.
우측은 먹구등으로 이어지는 출입금지구역이고
이정목 뒤쪽은 달기폭포와 월외지구로 내려서는 등로입니다.
장군봉으로 이어지는 등로는
몇 개의 봉우리를 오르내리게 되는 구간이지만
난이도는 그리 높지 않은 편인데다 국립공원이다보니
등산로와 이정표 설치가 잘 되어있어 큰 어려움이 없을 것 같네요.
준비해온 빵과 커피로 간단히 요기를 하고 등로를 이으니
연화굴로 내려설 수 있는 갈림길인 성재를 지나게 되고
10분 가량 뒤 부왕골로 내려서는 갈림길인 월미기를 지나게 되는군요.
야자매트를 깔아놓은 등산로라 걷기에 부드럽네요.
등로 우측의 월외지구 방향의 조망을 담아보려 애를 써보지만
나무에 가려 눈요기로만 아쉬움을 달래고 야트막한 오름길을 따르면
등로 좌측으로 전망대를 만나게 되는데
멀리 기암이 한 눈에 들어오는 멋진 풍경을 보게 됩니다.
그동안 보지 못했던 기암의 또다른 모습을
가까이 당겨보니 가히 장관이라 할만 하네요.
딱히 정상이라 말하기에 뭔가 부족한 곳인데
정상석이 자리하고 있어 의아스럽게 느껴지네요.
일단 장군봉 정상부터 다녀오기로 하고
정상석 뒤로 나있는 등로를 따라 진행하면
삼각점이 있는 장군봉 정상을 만나게 됩니다.
사방 숲으로 가려져 있어 조망이라곤 없는 곳이군요.
사견이지만 아마도 장군봉 정상은 개인 소유가 아닌가 싶습니다.
오는 도중 송이채취를 위한 금줄이 설치되어 있는 걸 보면서
그런 생각이 언뜻 들게 되고
엉뚱한 곳에 정상석이 설치된 연유가 이해가 되더군요.
혈암(血岩).
쉬이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 절경입니다.
지나온 월미기(578봉).
혈암...
바위가 붉다는 의미에서 혈암이라 불린다고 합니다.
조망이 트이는 곳이면 어김없이 시야에 들어오는 기암의 모습.
저 멀리 주왕산 주봉을 비롯하여 좌측 끝으로 산지당, 가메봉까지 보이는군요.
기암을 가장 가까이에서 볼수 있는 장군봉전망대에서 섰습니다.
주왕산 입구에 떡 버티고 서 있는 기암의 우뚝 솟은 봉우리가
빼어난 절경들 중에서 가장 압권이 아닌가 싶습니다.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대전사 전경
절벽의 바위 사이에서 자라고 있는
왜소한 소나무들의 애잔한 모습들을 뒤로 하고
가파른 계단길을 따라 한발한발 조심스레 내려가면
좁은 협곡사이를 통과하게 되는데
이곳에서 바라보이는 기암의 풍경 또한 대답합니다.
어떻게 가까이 접근하는 방법은 없을런지...
고민 좀 해봐야겠습니다.
길었던 계단길을 내려와 평지로 내려서게 되고
지나온 장군바위의 웅장한 모습을 한번 더 담으면서
대전사를 향한 막바지 걸음을 이어갑니다.
등로 우측에 있는 대전사 부속암자인 '백련암'을 잠시 구경하고
작은 다리를 건너 대전사 경내로 들어섭니다.
대전사에서 바라본 주왕산의 명물인 기암(旗岩)...
회연당과 장군봉
이번에는 기암과 장군봉을 한꺼번에 담아봅니다.
대전사를 나와 한산한 상가지역을 지나
애마가 기다리고 있는 주차장에 도착하면서 산행은 끝을 맺게 되고
처음으로 걸어본 주왕산 금은광이-장군봉 능선과
웅장한 기암의 또다른 모습을 구경하고
아직 밝은 햇살이 남아있는 31번 국도를 타고 귀로에 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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