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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와달이 사는 집

지인이 다녀온 흔적따라 오랜만에 걸어본 경주 구미산-용림산 본문

◈ 산행이야기/☆ 2019년도 산행

지인이 다녀온 흔적따라 오랜만에 걸어본 경주 구미산-용림산

해와달^^* 2019. 2. 10. 16:27

☆ 산행일자 : 2019. 02. 10 (일)   날씨 - 맑음

☆ 산행장소 : 경주시 건천읍, 현곡면 일원

☆ 산행인원 : 오늘도 홀로...

☆ 산행코스 : 건천읍 용명리 주차장-용곡저수지 입구-247봉-270봉-산정호수-433봉(삼각점)-능선합류-562봉-박달재-구미산-전망바위-유인영일정씨묘-돌탑전망대-용림산-선도산갈림길-까마귀고개-제공고개-대곡교-대곡2리 노인정-용명리삼층석탑-용명리주차장

☆ 산행시간 및 거리 : 5시간20분, 14.69km (식사 및 휴식 포함, GPS 기준)

 

 

 

 

◈ 산행기

5일간의 설 연휴를 보내고 다시 맞은 주말...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어 뱃살에 지방이 찐 상태라 기름기 쫘악 빼고자 어김없이 산을 찾아 나서기로 합니다.

일요일 오전근무가 잡혀있어 먼 곳으로의 산행은 무리일 것 같아 가까운 근교산으로 눈을 돌려보니 지인이 먼저 새로운 루트를 포함하여 다녀온 곳이 있어 찾아보기로 하고 냉장고를 뒤져보니 전날 사다놓은 빵과 따끈한 커피를 끓여 보온병에 담고 배낭을 갈무리 한 후에 차를 몰아 7번 국도를 달려 유강터널을 통과해 경주방향으로 달려갑니다.

강동대교를 건너 호명리, 모서리를 차례로 지나고 북경주IC에서 20번 건포산업도로로 갈아타고 말구불터널과 경주터널을 통과하면 나오는 대곡교차로에서 용명리로 접어들면 전보다 넓어진 도로를 보면서 새삼 흐른 시간을 실감하고 도착한 용명리주차장. 세월의 무게속에서도 변함없이 맞아주는건 커다란 풍채를 자랑하는 두 그루의 느티나무였네요. 차에서 산행준비를 하는 동안 세찬 바람에 한기가 들 정도라 얇게 입고나온 복장이 신경이 쓰이는군요.

산행하다보면 나아지리라는 생각으로  준비해간 궤적을 참고해가며 용곡저수지 방향으로 걸음을 옮기며 산행을 시작합니다.

 

 

산행궤적

(확대)

 

 

두 그루의 느티나무가 마을을 수호하듯

지키고 서있는 용명3리 주차장입니다.

사진 좌측으로 보이는 도로는

건천제2일반산업단지로 가는 도로입니다.

 

 

주차장을 떠나 마을길을 따라가니

6년 만에 다시 찾은 용명리에도 많은 변화가 있네요.

무엇보다 큼직한 공단이 하나 들어서 있고

전원주택들이 제법 눈에 띈다는 점입니다.

 

 

용곡저수지 입구입니다.

마주보이는 산불감시초소 앞에서

우측으로 나있는 도로를 따르는게 정상등로인데

오늘은 그 뒤쪽 산비탈로 진행해볼까 합니다.

 

 

불조심해달라는 산불감시원의 당부를 들으며 올라선

산길에는 어느 문중의 묘역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등로가 있을까 싶었는데 제법 뚜렷한 길이 나있어

가파르게 솟구치는 오름을 부지런히 치고 올라갑니다.

 

 

오늘 걷게 될 코스는 지인이 두 번에 걸쳐 다녀온 코스로

구미산-용림산의 기존 코스에 새로운 등로를 개척해 추가한 길인데

한꺼번에 돌아볼 요량으로 찾아온 걸음이지요.

 

 

꾸준한 오름을 잇노라면 별 특징없는 247봉을 지나게 됩니다.

 

 

그 흔한 시그널 하나도 보이지 않고

바짝 마른 잔가지가 얼굴을 때리며 진행을 방해하는 야산이지만

 

 

새로운 길에 대한 호기심이 발동하여 망설임없이 달려온 산길입니다.

 

 

비록 야산에 불과한 나즈막한 산이지만 숲속 깊이 들어서니

여느 심산(深山) 못지않은 분위기에 살짝 긴장감이 돕니다.

 

 

게다가 물이 차 있는 산정호수까지 나타나니

괜히 발걸음이 멈춰지고 주변을 두리번거리게 만드는군요.

 

 

 

 

산정호수를 떠나온지 약 4분 후

5기의 무덤이 줄지어 누워있는 경주김씨 문중묘를 지나게 되고

 

 

등로를 가로막는 무성한 잔가지의 방해를 뚫고 20분여 진행하면

 

 

야트막한 산등성이를 올라서게 되는데

 

 

그 끝에는 삼각점 하나가 덩그러니 고스락을 지키고 있는 433봉에 닿게 됩니다.

 

 

433봉을 지나면서 등로는 급전직하 내리꽂히기 시작하고

안부에 도착하면 곧바로 건너편으로 보이는

562봉을 향한 오름이 기다리고 있네요.

 

 

 

 

다시 솟구치기 시작한 오름을 약 15분 가량 가뿐 숨 몰아쉬며 올라서니

그제서야 인내산, 남사봉에서 이어져 오는 능선길과 합류를 하게 됩니다.

 

 

세찬 바람이 몰아치는 능선의 응달진 곳에는

아직 채 녹지않은 잔설이 남아있어 봄이 옴을 시샘하는 듯 합니다.

 

 

 

 

바위더미가 수북이 밀집해있는 562봉에서 잠시 다리쉼을 하고

 

 

등로 좌측으로 언뜻언뜻 보이는 남사저수지를 바라보며

20분 가량 발품을 팔아가면 박달재를 만나게 됩니다.

 

 

박달재의 바위 위에서 오늘 처음으로 제대로 된 조망을 즐겨봅니다.

남사저수지와 뒤쪽의 어림산(좌)과 금곡산 건너보이고

멀리 안강 땅의 자옥산, 도덕산, 봉좌산, 어래산이 시야에 들어오는군요.

 

 

시원스런 풍광을 즐기고 내려서면

곧바로 용담정으로 내려서는 갈림길을 만나게 되고

 

 

구미산의 정상 등산로라 그런지 반들반들한 산길을 7~8분 따라가면

 

 

용곡저수지 입구에서 올라오는 등로를 만나게 되는데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 출입을 금지해 놓았네요.

 

 

이어 작은 헬기장을 지나고 까만 오석으로 된

정상석이 반겨주는 구미산 정상에 서게 됩니다.

 

 

정상에서 조망이 트이는 동쪽방향의 풍광입니다.

경주에 살면서 한때 부지런히 걸었었던

금욕산-안태봉산 능선을 바라보니 새삼스럽네요.

 

 

구미산을 떠나 5~6분 후 만나게 되는

전망바위에서 시원스러운 조망을 즐겨봅니다.

 

동쪽으로는 경주시내가 멀리 내려다보이고

그 뒤로는 도투락목장과 무장봉이 있는 동대봉산과

석굴암과 불국사를 품고 있는 토함산이 아득합니다.

 

 

우측으로 시선을 약간 돌려보면

남쪽으로 선도산 뒤로 경주남산이 길게 누워있고

그 너머로 치술령이 뿌연 모습으로 다가오는군요.

 

 

다시 고개를 들어 서쪽으로 바라보면 건천일반산업단지가 내려다보이고

지난 늦가을 오랜만에 발걸음을 했었던 오봉산도 건너보이고

그 뒤로 사룡산을 비롯한 낙동정맥 마루금이 달리고 있네요.

 

 

구미산 정상이 바라보이는 북쪽방향을 마지막으로 바라보고

 

 

전망바위를 내려와 정상 등로를 따르면

곧이어 용담정으로 내려가는 갈림길을 만나게 됩니다.

 

이곳에서 이정목 뒤쪽이 용림산가는 방향인데

출입을 금하는 현수막이 붙어있네요.

 

그렇다면 구미산의 정상등로는 용담정을 끼고

좌우로 오르내리는 단 하나의 등산로밖에 없다는 뜻이겠지요.

 

 

그렇다고 계획했던 등로를 포기할 수는 없는 일이기에

금단의 영역으로 발을 들여놓게 되고

눈에 익은 등로를 따라 발바닥에 가속도를 붙여봅니다.

 

 

달려도 좋을 만큼 부드럽고 평탄한 산길을 따라 빠른 걸음을 잇노라면

 

 

봉분이 허물어져가는 '유인영일정씨'묘를 지나게 되고

 

 

약 5분 뒤 건천방향으로 시원스런 조망이 터지는

전망바위에 서게 되는군요.

 

제법 터도 넓은 편이어서 느긋하게 다리쉼을 하며

경주 일대의 산과 낙동정맥의 흐름을 꼽아보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건천 일반산업단지 너머로 여근곡으로 유명한 오봉산이 우뚝하고

생식촌이 있는 사룡산 또한 그 뒤로 버티고 있네요.

 

 

우측으로 다시 고개를 돌려보면 갓 모양의 관산이

만불산으로 이어지는 낙동길에 솟아있고

 

 

등 뒤로 보이는 경주시내를 바라보면서 남은 등로 잇기로 합니다.

 

 

곧이어 양쪽으로 시그널이 달려있는 삼거리를 만나게 되는데

좌측의 돌탑전망대를 찾아보기로 합니다.

 

 

오늘 산행 중 가장 시원스러운 조망을 보여주는 돌탑전망대입니다.

 

 

준비해간 빵과 커피로 배를 채우며

오랫동안 살았던 경주의 풍경들을

하나하나 꼽아보며 옛추억에 잠겨보게 되는군요.

 

 

옥녀봉, 선도산, 마석산, 치술령, 토함산이 한 뷰에 다들어오네요.

 

 

좌측으로 잠깐 나서면 벼랑끝에 쌓아놓은 돌탑 너머로

용담정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보이고

그 뒤쪽 멀리 포항-건천 산업도로(20번 국도)가

안태봉-금욕산 능선의 허리를 관통하는 말구불터널이 시야에 들어옵니다.

 

 

 

 

식사를 마치고 삼거리로 되돌아와 발걸음을 옮기면

또다른 갈림길을 만나게 됩니다.

 

(↖ 용림산, 용명리사지삼층석탑 ↗)

 

 

좌측으로 100m 가량 떨어진 펑퍼짐한 곳에

참나무가 자라고 있는 별 특징이 없는 용림산 정상에 서게 됩니다.

 

 

용림산(526m)

 

 

구미산-용림산의 정상 등로는 용림산에서 되돌아 나와

삼거리에서 용명리삼층석탑으로 내려서는게 일반적이지만

오늘은 지인이 먼저 걸어보았던 코스를 뒤따라 걸어보고자

용림산을 지나 마주나있는 등로로 진행해 나가기로 합니다.

 

 

이 길은 6년전 이맘 때쯤 경주대학교 근처의 광명동 와산마을에서

구미산 용담정까지 종주를 했던 길이라 낯설지는 않은 등로입니다.

 

 

 

 

중요지점인 삼거리갈림길입니다.

좌측 시그널이 달려있는 방향은

선도산으로 이어지는 길이고

가야할 등로는 우측방향입니다.

 

 

구미산을 떠나 용림산으로 향할 때

오프로드 바이크를 타고 달려오는 한무리를 만나 놀랐었는데

이쪽 방향에서 올라온 모양입니다.

 

국립공원지역이라 출입이 금지되어 있을텐데

구미산 부근의 자연의 복원을 위해 설치해놓은

'출입금지' 현수막이 무색할 지경이네요.

 

 

이미 그쪽 세계에서는 소문이 많이 난듯

등로가 움푹 패인게 자주 들락거린 흔적이 역력합니다.

 

 

 

 

선도산갈림길에서 약 30분 가까이 진행을 하니

 

 

경주시 광명동과 건천읍 대곡리를 잇는

지도상의 '까마귀고개'에 내려서게 되는군요.

까마귀고개라는 이름의 연유는 알수 없지만

까마귀가 많아서 부르게 된건지 짐작만 할 뿐입니다.

 

 

까마귀고개에서 널찍한 임도를 따라 대곡리 방향으로 걸음을 옮겨가니

길은 다시 고갯마루를 올라서게 만드는군요.

 

 

적막감이 감도는 어느 농장 앞을 지나 약간의 오르막을 따르게 되면

 

 

고갯마루에 서게 되는데 지도에는 '제공고개'로 표기가 되어 있네요.

 

 

이윽고 대곡1리 마을로 들어서면서 산길은 끝이나고

 

 

마을로 들어서며 바라본 단석산.

 

 

마을 한가운데를 지나와 어귀에 있는

대곡1리 마을회관과 대곡교에서 실질적인 산행은 끝을 맺지만

 

 

애마가 기다리고 있는 용명리까지

포장도로를 따라 2.6km의 거리를 걸어가야 합니다.

 

 

대곡 2리 노인정, 마을회관을 지나고

 

 

포항-건천 산업도로 (국도 20번) 밑을 통과합니다.

 

 

머지않은 곳에 도착지가 있지만

모처럼 이곳까지 왔으니 가까운 곳에 있는

용명리삼층석탑을 보고 가기로 합니다.

 

 

 

 

용명리 탑골마을이 경주의 특산 개인

'동경이'의 사육마을인 것을 미처 몰랐던 탓에

마을로 들어서며 바라보이는 벽화들이 새삼스럽게 보이는군요.

 

 

 

고려시대 때 동경(東京)이라고 불리웠던 경주지방에 널리 분포했던 우리의 토종개 '동경이'

꼬리가 없거나 5cm 미만으로 매우 짧아 댕경이, 댕견, 동개, 동동개라고도 불리웠던 동경이는 일제 강점기 시절 일본 왕가나 신사에서 기르던 '고마이누'란 개의 형상과 닮았다는 이유로 많이 학살을 당하고 세간에서는 '꼬리가 없어서 재수가 없다'라는 근거 미상의 이유로 인해 멸시와 천대를 받아 한때는 멸종 위기까지 이르렀던 개라고 합니다. 지금은 천연기념물 제540호로 지정되어 보호되고 있다는군요.

 

 

마을 곳곳의 담장에는 동경이가 그려져 있는

벽화마을로 조성되어 있어 용명리를 찾는 이들이 점점 늘어간다고 합니다.

 

 

경주 용명리삼층석탑 (慶州 龍明里三層石塔)

(보물 제908호)

 

 

 

 

경주개 '동경이'입니다.

 

진돗개, 삽살개에 이어 세 번째로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고,

우리나라 토종개 중에서 문헌 기록상 가장 오래된 개라고 하는군요.

 

 

 

 

 

 

마을을 빠져나오면 끄트머리에 작고 예쁜 탑곡저수지가

예의 그 모습 그대로 자리를 지키고 있네요.

 

 

동경이벽화마을을 빠져나와 농로를 따라 걸음을 이으면

 

 

용명3리로 들어서게 되고 이어 산행의 출발지였던 주차장에 도착하게 되면서

오랜만에 다시 걸어본 구미산-용림산 산행을 마무리하고 귀로에 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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