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와달이 사는 집
순백의 화강암의 암릉미가 일품인 밀양 백운산 본문
♠ 산행일자 : 2019. 06. 30 (일) 날씨 - 맑음
♠ 산행장소 : 밀양시 산내면 일원
♠ 산행인원 : 집사람과 함께...
♠ 산행코스 : 호박소주차장-백운산 들머리-너덜지대 된비알-삼양마을 갈림길-암릉 로프구간-철계단-백운산-파래소폭포 갈림길-사거리갈림길-구룡소폭포-제일농원-삼양교-호박소-백연사-호박소주차장
♠ 산행시간 및 거리 : 4시간 35분, 5.2km (어울렁더울렁 구경하며...점심 포함. GPS 기준)
▣ 산행지 소개 - 백운산(885m)
백운산은 가지산-운문산 주능선 상에서 남쪽으로 곁가지 친 짤막한 지능선 상에 위치해 있으며 유독 하얗게 보이는 암릉으로 인해 눈길을 끄는 산이다.
영남알프스 일대에서는 보기 드문 아기자기한 암릉미를 자랑하는 산이라 호박소를 기점으로 한 백운산 등반이 산악인의 사랑을 받아온 지는 이미 오래이고, 특히 백호(호랑이 형상)로 잘 알려진 암벽등반의 기초훈련 장소로 유명한 백운슬랩과 구룡소폭포가 있으며 하단부에는 밀양 얼음골과 더불어 유명한 시례 호박소가 있어 물놀이 계곡으로 유명하다.
◈ 산행기
온전히 쉬는 주말이라 긴 산행을 계획하고 있었지만 하루종일 내리는 비를 바라보며 애써 아쉬움을 달래며 방에서 뒹굴다가 중부지방에는 비가 그친다는 예보에 제천 땅으로 가볼까 싶어 준비를 하니 너무 멀다며 투덜대는 집사람의 투정에 다시 한번 일기예보를 살펴보니 새벽까지 내린 비가 그치고 맑아진다는 소식에 행선지를 급히 바꿔 물색해 봅니다. 한번쯤은 가보고 싶어했던 밀양의 금오산을 가보려고 네비에 입력을 하고 집을 나서 경주를 거쳐 언양 땅으로 들어서니 영남알프스의 고봉들이 정수리마다 구름을 뒤집어 쓰고 있는 모습이네요. 시간이 흐를수록 기온이 상승하며 덮혀있던 구름 또한 걷혀지리라는 생각을 하면서 가지산터널을 목전에 두고 석남사 방향이 아닌 가지산터널을 향해 곧장 차를 몰아갑니다. 깨끗한 하늘을 보니 금새 마음은 변덕이 죽 끓듯 해버리네요. 몇 번이고 다녀온 곳이지만 오를 때마다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던 곳. 그리고 멀리서 바라보아도 보기에 좋았던 밀양의 백운산을 찾아볼 생각으로 가지산터널을 지나 얼음골주차장으로 달려갑니다.
전날 많은 양의 비가 내려 구룡소폭포와 호박소에도 물이 많아 하산 후의 피서도 생각하며 도착한 호박소주차장.
조금 이른 시각인 때문인지 지나온 얼음골주차장과 호박소주차장에는 주차해놓은 차들이 거의 눈에 띄질 않아 그늘이 진 울창한 나무 아래에 주차를 해놓고 산행준비를 한 후 백연사 표석을 따라 발걸음을 떼어봅니다.
산행궤적
(확대)
백연사와 호박소를 알리는 빗돌이 서있는
주차장 입구에서 오늘의 산행 시작합니다.
백연식당과 백연사 사이에 많은 시그널과
백운산,가지산 등산로 현수막이 걸려있는 좌측으로 들어섭니다.
울창한 대숲을 지나면 가파른 된비알로 등로는 이어지고
가지산터널이 뚫리기 전까지 울주군 상북면과
밀양시 산내면을 이어주던 석남터널 구도로에 올라서게 됩니다.
이어지는 등로는 건너편 낙석방지용 휀스 옆으로 진행하게 됩니다.
초입부터 급경사 바위에 드리워진 밧줄을 부여잡고
주구장창 이어지는 된비알을 따라 꾸역꾸역 올라갑니다.
힘겹게 한발한발 내디디며 오를 즈음 멀찌감치 뒤쳐져 올라오던 집사람이
고글의 코걸이가 빠져 달아났다며 찾아봐야겠다는 소리에
배낭을 내려놓고 왔던 길 되내려가 다시 한번 땀을 쏙 빼게 만드는군요.
그나마 다행히도 찾았기에 망정이지
헛수고 했더라면 잔소리 한 바가지 쏟아 냈을텐데...^^*
조망이 트이는 곳에서 올려다 본
케이블카 상부승강장이 있는
능동산-천황산 스카이라인입니다.
그 아래로 험준하기로 이름난
얼음골 용아 A,B능선과 닭벼슬능선이 보이는군요.
언제 또 가봐야할텐데 말입니다.
삼양마을 갈림길을 지나면서 암릉길이 시작됩니다.
암릉 곳곳에 뿌리를 내린 멋진 소나무들이 백운산의 정취를 더해주고...
예전보다 안전시설이 많이 확충이 된 모습에 지자체의 세심한 배려가 눈에 띄는군요.
새의 부리를 닮은 바위 뒤로 가지산 정상과 중봉이 보이고
가지산 3대 계곡 중 하나인 용수골계곡이 길게 뻗어있는 모습입니다.
백운산을 대표하는 명물인 대슬랩지대.
백호(白虎)의 몸통 부분이 아닌가 싶네요.
예전 얼음골 용아A능선을 오르며 건너다 본 백운산 백호의 모습을 올려봅니다.
백운산을 찾을 때마다 흔적을 남겨보는 포토존입니다.
밧줄이 드리워져 있어 안전한 상태지만
발 아래로는 그야말로 천길 낭떠러지...
암릉지대의 위험구간에는 철사다리를 비롯한
안전휀스가 잘 정비되어 있어 안전산행에 큰 도움이 됩니다.
근 10년 만에 다시 찾은 집사람은 감회가 새로운지
발길 머무는 곳마다 전망터인 백운산 오름길에서 연신 포즈를 잡네요
더불어 산행시간은 고무줄처럼 늘어만 갑니다.
철계단이 없었을 때에는 2단으로 된 밧줄이 설치되어 있었는데
중간에 올라서서 다시 밧줄을 잡고 올라야 했지요.
등산객이 몰릴 때는 이곳이 항상 정체구간이었답니다.
'6년 전 가지북서릉 가는 길에 올려다 놓은 바위가
아직도 그 자리에 있네?'라며 농담까지 곁들이며
두 눈이 즐거운 산행은 계속됩니다.
아기자기한 암릉길을 에돌거나
곧장 넘는 걸음은 시종 긴장의 연속입니다.
발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얼음골.
바위 틈에 뿌리를 내리고 살아가는 분재같은 소나무.
포토존으로 이용되는 탓에 앉았던 자리가 빤질빤질하네요.
단식원에서 올라오는 등로 입구에서 바라본 암릉.
가지산 자살바위와 우측 아래로 범바위(베틀바위)가 시야에 잡히네요.
지나온 암릉길을 다시금 되돌아보고
백운산의 대슬랩에 뿌리를 박고 오랜 세월
삶을 이어가고 있는 명품 소나무를 배경으로 한 컷 남기고
우거진 숲 사이로 들어서면 누군가의 정성이 담긴
고사목으로 장승을 만들어 놓은 작품을 지나게 됩니다.
'돌양지꽃'
삼각점이 있는 885봉을 지나면
바로 앞으로 좀더 높아보이는 백운산 정상이 다가왔네요.
산행하는 동안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함께 하던
산객의 도움으로 새롭게 바뀐 정상석에서 인증을 하고
사방을 돌아보며 시원스런 조망을 즐겨봅니다.
먼저 서쪽 방향의 얼음골사과로 유명한
밀양시 산내면 남명리 일대를 굽어보고
그 우측으로 가지산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운문산의 웅장한 모습도 담아봅니다.
남쪽으로 시선을 바라보면
영알의 또다른 고봉인 천황산이 정수리를 드러내고
표충사로 향하는 도래재를 가운데 두고
구천산(영산)과 정각산, 정승봉, 실혜산이 시야에 들어옵니다.
북쪽으로는 가지산에서 운문산으로 연결되는
소위 '운문지맥'을 오롯이 조망할 수 있답니다.
정상석 부근 그늘에 자리를 잡고
느긋한 점심시간을 가진 후 하산길로 접어드니
정상 부근의 형제바위가 시선을 붙드는군요.
정상에서 내려오는 초입 부분도 로프구간과
가파른 암릉길이라 조심스레 내려오면
스텐레스 이정표가 서있는 삼거리를 만나게 됩니다.
직진방향의 능선이 뚜렷하지만
왼편 아래로 나있는 사면길로 진행해 나갑니다.
직진하면 가파른 내림길로 이어지는
구룡소폭포 방향이지요.
산행시간이 너무 짧아 좀더 길게 걷고 싶은 마음에
사면길로 나선 등로는 이내 능선길로 바뀌고
아무 표식도 없는 812봉도 지나게 됩니다.
뒤돌아 본 백운산 정상의 모습이 885m로 결코 낮은 산이 아닌데
1,000m가 넘는 산들이 주변에 있다보니 낮게만 보이네요.
드디어 오늘의 하산지점입니다.
이정표가 있는 4거리 갈림길인데
가지산, 삼양마을로 갈라지는 곳이지요.
마음 같아선 가지산으로 향하고 싶지만
발걸음은 우측 사면길인 제일농원으로 향하고 있네요.
울창한 숲길로 이어지는 등로는 사면길로 이어지고
바위 틈에서 뿌리를 내리고 오랜 세월 힘겨운 삶을 이어가고 있는 고목과
살랑거리는 바람결에 하늘거리는 잎이 무성한 산죽밭도 지나게 되면
전날 내린 비에 불어난 계곡물이 우렁찬 화음을 내며
호박소를 향해 달려가는 청정수의 모습도 보게 됩니다.
범바위 옆을 지나 가지산 자살바위로 향하는 갈림길을 지나
우측 구룡소폭포 방향으로 길을 들면
계류를 끼고 등로는 이어지는데
구들장같은 암반을 타고 흘러내리는 계곡물이
시원스럽게 보여 가까이 다가가 봅니다.
평소 수량이 적어 쫄쫄 흐르던 계류가
오늘은 물 만난 고기 마냥 신이 났네요.
구룡소폭포(九龍沼瀑布).
지금껏 본 구룡소폭포 중에서
오늘이 가장 수량이 풍부한 모습입니다.
계곡물 소리를 BGM으로 삼아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잘 정비가 된 등산로를 따라 내려오니
용수골 계곡과 합류가 된 계곡물은
수량이 더욱 많아져 계곡을 건너기가 만만찮아 졌네요.
하는 수없이 계곡 아래로 좀더 내려가 겨우 통과를 하게 됩니다.
때이른 더위에 주말을 맞아 시원한 계곡을 찾아온
피서객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 제일농원을 빠져 나옵니다.
백운산 정상부의 암릉을 올려다보며 다시 찾을 것을 기약하며
제일농원을 빠져나와 호박소를 향한 걸음을 이어갑니다.
지금은 출입이 통제된 옛길을 따라 내려선 끝에 만난
파래소, 철구소와 함께 영알의 3대 소(沼) 가운데 하나인
시례 호박소(구연폭포)입니다.
얼음골을 찾은 관광객들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데크길이 조성되어 있어 여름철이면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는 곳이지요.
호박소를 지나 널찍한 암반을 타고 흘러내리는 계곡물.
오천평 반석이 있는 쇠점골과 합류가 되는 현수교에는
산행을 마친 등산객들로 장사진을 이루고 있네요.
독경소리가 울려퍼지는 백연사를 찾아 합장 반배를 올리고
숲길을 빠져나와 호박소주차장에 당도하면서 백운산 산행을 마무리합니다.
비 그친 깨끗한 하늘에 막힘없는 조망을 보기 위해 정작 가고자 했던 산행지를 뒤로 제쳐두고 만 6년 만에 찾은 영남 알프스의 가지산으로 이어지는 화강암석으로 된 암릉이 흰구름처럼 보여 이름 붙여진 밀양의 백운산.
오래 전 그때처럼 가지산을 올라 진달래능선을 타고 하산할 생각을 했었지만 더운 날씨에다 쉼없이 이어지는 바윗길에 힘겨워하는 집사람의 볼멘 소리에 애당초 계획했던 코스는 물 건너가 버리고 사방이 트인 아찔한 암릉길의 멋진 조망을 구경하며 마냥 게으름을 피워가며 느긋한 산행을 즐기고 내려와 얼음골의 차디찬 계류에 발 담그고 땀을 씻어내니 개운하기가 이를 데 없네요.
일찍 찾아온 더위를 피해 계곡을 찾은 피서객들의 물놀이를 구경하며 남은 과일 깔끔하게 먹어치운 뒤 왔던 길 되돌아 가는 길은 모처럼 찾은 백운산의 멋진 암릉미가 풍겨내는 멋스러움과 막힘없는 조망, 그리고 하산 도중 만나게 되는 구룡소폭포, 호박소의 풍부한 수량에 마음 또한 시원해져 산행지로 선택을 잘했다는 자화자찬을 하며 흡족한 마음으로 포항으로 돌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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