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와달이 사는 집
평택시민이 즐겨찾는 힐링 산행지인 안성 고성산-대이산을 찾아서... 본문
♣ 산행일자 : 2019. 06. 16 (일) 날씨 - 맑음
♣ 산행장소 : 경기도 안성시 원곡면 일원
♣ 산행인원 : 홀로...
♣ 산행코스 : 안성3.1운동기념관-약수터갈림길-선달고개-해주오씨 정무공파 종중 재실-대이산-운수암-고성산-선달고개-3.1운동기념관(원점회귀)
♣ 산행시간 및 거리 : 3시간 50분, 9.48km (휴식 포함, GPS기준)
◈ 산행기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만큼 귀하고 예쁜 손자가 우리 곁으로 다가와 온갖 정성으로 돌보다 백일을 넘기고 자기네 집으로 올라간지 두달이 지났네요. 매일 동영상과 사진을 보내주어 하루가 다르게 커가는 모습을 보고있지만 이제는 어느 정도 얼굴도 알아보고 재롱도 부릴 줄 아는 모습을 보면서 더더욱 보고픈 마음이 드는 가운데 감기에 걸려 고생하는 딸내미로 부터 한번 다녀가라는 전화에 함께 가기로 했던 집사람은 안달이 났는지 혼자 차를 몰고 평택으로 올라가 버렸네요.
다음 날 하루 업무를 마무리하고 딸아이가 발권해준 KTX, SRT 고속열차 승차권을 카톡으로 전달받고 집으로 달려가 준비해놓은 배낭과 몇 가지의 물품을 양손에 들고서 500번 버스를 타고 포항역으로 달려갑니다.
금요일 저녁이면 특히 붐비는 포항역은 오늘도 예외가 아니어서 무척 혼잡스럽네요. 홀몸이라 정해진 좌석에 올라타고 두시간여를 달려 천안아산역에서 하차, 10분 가량 기다려 도착한 수서행 SRT 고속열차로 환승하고 다음 역인 지제역에 내리니 마중을 나온 사위가 환하게 웃으며 반가이 맞아주었네요.
오랜만에 만난 할애비를 보고 배시시 웃어주는 손자를 안고서 늦은 저녁을 해결하고 잠자리에 들은 뒤 맞은 다음 날. 느지막히 일어나 신혼여행지로 찾았었던 삽교천으로 나들이를 가기로 합니다.
37년만에 다시 찾아본 삽교천은 방조제만 기억에 있을 뿐 예전의 모습은 사라져버리고 지금은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명소로 바뀌어져 있었네요. 서해안의 명물인 조개구이와 회로 점심식사를 하고 이곳저곳 돌아다니며 구경을 한뒤 다시 평택으로 돌아와 집으로 돌아가야 하는 일요일 아침 일찍 삶은 계란 몇 개와 미싯가루를 태운 마호병 하나 배낭에 넣고서 네비게이션에 입력한 안성3.1운동기념관을 향해 차를 몰아갑니다.
처음엔 안양에서 관악산을 올라볼 계획이었지만 산행시간이 너무 긴데다 오가는 시간을 생각하니 무리일 것 같아 포기를 하고 평택 주변을 검색해보니 주변에 산이 거의 없어 인접해있는 안성의 고성산을 평택시민들이 주로 찾는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어렵사리 궤적 하나 구해서 평소에는 오기 힘든 고성산을 걸어보기로 산행지를 변경하게 된 것이지요. 도착한 3.1기념관은 만세고개 입구에 자리잡고 있는데 기념관주차장에 파킹을 하고 산행하기에 앞서 3.1운동기념관부터 찾아보기로 합니다.
'산행궤적'
(확대)
산행에 앞서 3.1운동기념관부터 찾아보기로 하고 안으로 들어갑니다.
좌우로 태극기가 도열해 있는 정문을 들어서면
널찍한 광장 정면으로 사당인 광복사가 자리하고 있고
좌측으로는 전시관, 우측으로는 공연장인 야외무대가 꾸며져 있네요.
안성3.1운동기념관은 3.1운동 전국 3대 실력항쟁지 중 한 곳으로
가장 극렬하게 만세운동이 펼쳐져 일제를 몰아내고
2일간의 해방을 이루어낸 곳을 2001년에 세워 성역화한 곳이랍니다.
전시관
안성지역의 만세운동과 관련한 유물과 기록들이 전시되어 있으며,
독립운동의 역사적인 자료를 실물 전시, 모형,
체험관과 영상물 등을 관람할 수 있다는군요.
양성우편소, 양성주재소
원곡, 양성면 주민 2,000여 명이 만세 시위를 벌인곳 이라 합니다.
'광복사(光復祠)'
안성지역 독립운동가 선열들의 넋을 위로하고 그 뜻을 기리기 위한 사당입니다.
현재 316명(순국선열 32위, 애국지사 284위)의 위패가 봉안되어 있다고 합니다.
9시부터 개관이라고 하지만 산행이 목적이기에 다시 평택을 찾게되면
딸아이 식구들과 함께 다시 찾아보기로 하고
기념관 앞에서 GPS를 가동하며 산행을 시작하기로 합니다.
기념관 앞의 만세고개를 가로질러 건너편 주차장으로 들어서면
창진산장 휴게소가 보이고 우측 현수막 뒤쪽으로 들머리가 있습니다.
현수막 뒤쪽의 야외카페로 들어서면 고성산 등산로 이정표가 보이네요.
짙은 숲길과 넓은 길이 많은 사람들이 다녀도
불편하지 않을 정도로 괜찮은 산길이네요.
평탄한 길을 걷다가 처음 나오는 오름길을 가뿐하게 올라서면
쉼터가 있는 약수터 갈림길을 지나게 됩니다.
널찍한 산길을 따라 이어지는 등로는 나무계단으로 잘 갖춰져 있지만
제법 가파른 산길은 연신 거친 호흡을 내뱉게 하는군요.
역시 산은 높으나 낮으나 힘이 든다는 사실...
새삼 깨닫게 되는군요.
그 오름 끝에는 선달고개라는 멋진 조망처가 있는데
여기서 바라보는 안성의 넓은 평야지대가 시원스럽게 시야에 들어옵니다.
선달고개에서 바라본 안성시 방향의 풍경입니다.
좌측 뾰족한 봉우리 뒤로 안성시가 희미하게 보이네요.
우측 멀리로 안성에서 가장 높다는 서운산(547.6m)이 아련합니다.
건너편에는 오늘 만나게 될 대이산이 솟아있고
우측 위로는 평택시의 아파트촌이 보이는군요.
선달고개에서 우측으로 진행하면 고성산으로 갈수 있지만
준비해온 궤적은 좌측 아래로 안내를 하는군요.
짧은 산행시간이 아쉬운 듯 좀더 긴 코스로 걸어보기로 합니다.
등산객들이 다닌 흔적은 뚜렷하지만 만세고개에서 시작하는
등로에 비하면 거친 편인 급내림길을 따라 진행하니
갈림길 하나를 지나게 되는데 좌측으로 안내를 합니다.
뒤돌아 올려다 본 선달고개.
종주산꾼들이 아니면 거의 찾지 않을 것 같은 호젓한 산길을
20분 가량 진행하니 잘록한 안부갈림길을 만나게 되는데
직진 방향은 바래봉을 경유해 덕봉서원으로 가는 길인 것 같고
이쯤에서 우측으로 내려서 안성시 양성면 덕봉마을을 향해 진행하기로 합니다.
덕봉마을로 들어서 마을길을 따라 내려서니
우측으로 잘 지어진 기왓집이 보이길래
가까이 가보니 해주오씨 종중 재실이더군요.
안성시 양성면 덕봉리 고성산 아래 자리한 선비마을은
500년 역사를 자랑하는 조선시대 명문가인
해주 오씨 정무공파 후손들이 모여 사는 곳으로
지금도 해주오씨 집성촌을 이루며 살고 있다고 합니다.
밤나무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특유의 냄새를 사방으로 풍기는 마을길을 지나
'낮달맞이꽃'
'자주달개비'
GPS궤적을 비교해가며 다시 숲으로 들어서게 됩니다.
야트막한 고갯마루를 넘어서니 가야할 대이산이 올려다 보이는군요.
도로가 좌측으로 꺾이는 지점에서 전봇대가 서있는 방향으로 진행합니다.
'지칭개'
해주오씨 집성촌이라는 말을 증명이라도 하는 듯
보이는 무덤의 비석에는 온통 '해주오씨'라 적혀 있네요.
'개망초'
비포장 농로를 따라 유월의 따가운 햇살을 받으며 걷다보니 온통 땀으로 범벅이 되었지만
울울창창 소나무의 사열을 받으며 걷는 길은 그리 힘든 줄 모르겠네요.
계속되는 길을 따르게 되면 고성산과 운수사 사이의 능선으로 올라서게 되는데
대이산을 올라 봐야겠기에 이곳에서 좌측으로 진행하게 됩니다.
참고로 사진에는 보이지 않지만 우측으로 커다란 무덤이 있고
좌측 밭을 지나면 산행 안내문이 있으니 참고하면 될듯 싶네요.
시종 시원한 그늘숲으로 이어지는 대이산 오름길은
나즈막한 산이지만 제법 가풀막으로 이어지고
15분 가량의 오름짓 끝에 멋진 소나무와 남쪽 방향으로
탁 트인 조망이 펼쳐지는 대이산 정상에 서게 됩니다.
선달고개에서 바라보았던 같은 방향의
안성지역 풍경이지만 더 또렷하게 다가오는군요.
정상부에 놓여있는 벤치에 앉아 막힘없는 조망을 즐기고
가파르게 쏟아지는 급내림길을 따라 운수암을 향한 걸음을 이어갑니다.
계속되는 등로를 따르다 전나무가 우거진 조림숲으로 들어서게 되는데
규모가 그리 크지 않지만 어둡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울창한 숲그늘에서 뿜어내는 피톤치드향이
폐부 깊숙이 파고들면 가슴속이 그렇게 시원할 수가 없네요.
등로는 운수암을 오르는 찻길과 연결이 되고
잠시 도로를 따라 진행하다보면 운수암 입구에 서게 되는데
운수암 주변(무한산성)으로 펼쳐진 산길을 한바퀴 돌고
운수암으로 들어갈 요량으로 좌측 산길로 들어갑니다.
조망이 트이는 곳에서 바라본 안성시 공도읍과
우측 멀리 평택시가 조망이 되는군요.
안성시 원곡면 반제리 갈림길.
무한산성 안내문.
운치있는 옛 성의 흔적을 따라 걷다보니
어느 새 운수암으로 들어서게 됩니다.
운수암 대웅보전
운수암((雲水庵)
조선시대인 1750년(영조 26)에 장씨 부인이 창건하였다고 하며 일설에는 청상과부가 부처를 모시려고 무양산성 밖에 터를 닦았는데, 꿈에 노승이 나타나 성 안에 절을 지으라고 말하였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 자리에 가서 쓰러진 풀과 나무를 치우고 보니 절터로 적합하여 이 암자를 지었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1870년(고종 7)에 대원군이 시주하여 중건되었고 운수암이라고 쓴 친필 현판을 하사하였으며, 1986년에는 대웅전이 중건되었습니다. 현재 암자의 중앙 높은 터 위에 대웅전이 있고 그 옆에는 비로전(毘盧殿)이 나란히 자리잡고 있으며 요사채는 비로전의 주축(主軸)과 직교되게 위치하고 있습니다.
비로전은 정면 5칸, 측면 2칸의 익공계 팔작지붕입니다. 비로전의 내부에는 고려시대의 석조비로자나불좌상이 중앙 불단 위에 봉안되어 있는데, 약 60년 전에 이곳으로 옮겨진 것이며, 천장은 중앙 3칸에만 우물반자가 있고 좌우에는 빗반자가 있습니다. 익공에 연봉이 장식된 것으로 보아 19세기 말의 건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요사채는 원래 법당으로 사용되었던 26칸 규모의 익공집인데, 중앙의 대방(大房) 왼쪽과 오른쪽에 날개채가 붙어 평면이 공(工)자형을 이룹니다. 운수암은 경기 지역의 소규모 암자 형식을 잘 보존하고 있지만 자주 중창되면서 모양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요사채 겸 종무소
흥선대원군의 친필이라고 하는 운수암 편액이 걸려 있습니다.
이 길은 평택, 안성에서 해오름길이라는 이름으로 조성한 호젓한 숲길이랍니다.
삼거리갈림길이자 안부인 맥쉼터.
이곳에서 준비해간 시원한 미싯가루로 목을 축이며 공복감도 달래봅니다.
곧이어 운동시설과 쉼터 정자 그리고 약수터가 있는 갈림길을 지나게 되고
등로는 다시 오름길로 변하기 시작하더니
가파른 데크 계단길로 바뀌는군요.
50계단마다 표시를 해두었는데
그 끝은 과연 얼마나 되는지 자못 궁금해지더군요.
마지막 올라선 계단의 수가 508번째...
수명이 34분 늘었네요.
골골거리며 시간 늘어봤자 안하느니만 못하지만...
쉼터 정자를 지나 16~7분의 시간이 흐른 뒤 도착한 곳은 고성산 정상입니다.
삼각점과 멋진 정상석이 자리잡고 있는 고성산 정상에는
쉼터와 데크가 있어 비박산행을 하기에도 좋은 곳인데
특히 송탄과 평택 방향이 시원하게 조망되는 곳이었네요.
고성산에서 흔적 하나 남기고...
칠곡저수지와 평택 송탄 방향...
천덕산과 만세고개 방향 그리고 멀리 동탄...
시원스런 조망을 즐기고 내려선 하산길 역시 데크길로 이어지는데
내리쬐는 햇살은 여전히 따갑지만 그늘진 나무 아래로 걷노라면
짙은 녹색의 청량감이 온 몸을 휘감아 도는 느낌입니다.
다시 만난 약수터 삼거리를 지나고
제법 가팔라 보이던 계단길도 내림길에는 수월하게 성큼성큼 내려오니
푸르른 유월의 산천은 오늘도 변합없이
늘 그 자리에서 유쾌한 모습으로 지켜보고 있었네요.
등산로 입구에 설치되어 있는 에어건으로 말끔히 먼지를 털어내고
감미로운 음악이 흐르는 창진휴게소의 야외카페를 지나
지금도 그날의 함성이 울려퍼지는 듯한 만세고개 앞의
3.1운동 기념관 앞에 당도를 하면서 산행을 마무리 합니다.
유월의 한가운데를 지나며 오른
원지(遠地)의 고성산 산행에
몸도 마음도 건강해지는 느낌이 드는군요.
모처럼 미세먼지없는 깨끗한 날씨에
처음 접하는 주변 경관을 맘껏 구경할 수 있었던
좋은 기억만 간직하고 집으로 향합니다.
'◈ 산행이야기 > ☆ 2019년도 산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순백의 화강암의 암릉미가 일품인 밀양 백운산 (0) | 2019.07.01 |
---|---|
미세먼지 없는 맑은 하늘이 너무 좋았던 경주 남산으로의 힐링 산행 (0) | 2019.06.24 |
부모님 계시는 현충원을 찾은 걸음에 다녀온 대전 갑하산-우산봉 산행 (0) | 2019.06.07 |
싱그러운 유월의 숲길따라 신나게 걸어본 천령산 우척봉-청하골 (0) | 2019.06.02 |
세계문화유산인 '봉정사'를 품고 있는 안동 천등산을 찾아서... (0) | 2019.05.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