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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와달이 사는 집

안항사에서 올라본 동대봉산 무장봉 억새산행 본문

◈ 산행이야기/☆ 2019년도 산행

안항사에서 올라본 동대봉산 무장봉 억새산행

해와달^^* 2019. 10. 8. 22:37

☆ 산행일자 : 2019. 10. 06 (일)  날씨 - 맑음

☆ 산행장소 : 경주시 암곡동, 포항시 오천읍 일원

☆ 산행인원 : 집사람과 함께...

☆ 산행코스 : 안항사마을-오미골-외딴집(독가촌)-오리온목장 임도-무장봉-암곡갈림길-시경계이탈-457봉(전망대)-오무정(팔각정)-돌탑봉-안항사마을

☆ 산행시간 및 거리 : 5시간 20분, 12.22km (식사 및 휴식 포함, GPS 기준)




◈ 산행기

불어오는 가을바람에 한올한올 몸을 누이고 있는 억새... 이 계절에만 볼수 있는 대단한 장관이기에 망설임없이 찾아간 영남알프스 재약산-천황산.

주말마다 이어지는 비소식에 미루어지다보니 이제야 찾게 되었지만 조금은 늦은 감이 있어 은빛 춤사위를 볼수 없음이 못내 아쉬워 가까운 무장산에라도 다시 찾아볼 요량으로 집사람과 함께 집을 나서봅니다.

무장산 억새를 구경하기 위해 찾아오는 대개의 탐방객들은 경주의 암곡을 들머리로 시작을 하지만 좁은 진입로에 많은 차량들이 몰려 마치 시장통같은 분위기에 접근 또한 쉽지 않아 호젓한 산행을 좋아하는 해와달은 이번에도 변함없이 포항의 오천읍에서 오르는 방법을 택하기로 하고 오어지 상류 안쪽에 있는 안항사마을을 들머리로 삼아 무장산을 찾아가는 길입니다. 오어지를 끼고 나있는 좁은 도로를 통과해 도착한 운제산장 앞을 지나 안항사 마을 안쪽으로 들어서면 우측으로 돌탑봉이 올려다보이는데 오늘은 하산길에 만날 예정이라 눈인사만 건네고 날머리 입구를 지나 오미골 초입의 계류 앞 주변 작은 공터에 차를 세워놓습니다.

계류를 건너 주차를 해도 되지만 물이 불어난 계곡을 건너기가 뭣해(차를 회수하기 위해 어차피 한번은 건너야 하지만...) 입구에 세워놓고 산행준비를 마친 후 계류 상류쪽으로 접근해 수중보를 건너 오늘의 산행을 시작합니다.



산행궤적

(확대)



안항사 입구에 있는 운제산장을 지나

마을 안쪽으로 들어가면 계류를 만나게 되는데

넘쳐난 계류가 잠수교를 덮고 있어 더는 진행을 못하고

가까운 곳에 주차를 하고 산행준비를 합니다.



근처의 수중보를 빙돌아 계류를 건너 오미골로 들어섭니다.



태풍의 영향으로 도로 일부가 파손이 되어

중장비가 보수공사를 하고 있는 조그마한 다리를 건너





예전 털보농장으로 불리던 염소농장을 지나면



경주와 포항의 경계를 이루는 계류가 있는 목교를 건너게 됩니다.





오미골 깊숙이 들어서니 좁은 폭의 계곡엔

불어난 계곡물이 빠른 속도로 흐르고 있네요.

그나마 건널 수 있어 다행입니다.



유실된 등산로를 피해 조심스레 사방댐 제방을 따라 오르면



새롭게 잘 조성된 상생문화숲길을 따라 발걸음도 가볍게 진행을 해 나갑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앞을 가로막는 불어난 물에 잠시 망연자실 하지만

큼직한 돌을 징검다리로 놓아가며 통과해 나갑니다.



하천의 물이 불어났을 때를 대비해 만들어놓은

우회로를 이용해 통과하기도 하고



흐르는 물줄기를 따라 수도 없이 물길을 넘나들기도 하면서



무장봉 억새를 보겠다는 일념으로 부지런히 걷고 또 걸어갑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아름다운 단풍이 내려앉기 시작하면

여느 계곡이 부럽지 않을 오미골을 따라 전진 또 전진입니다.



도저히 건너기 힘든 곳에는 하는 수없이

신발을 벗고 겅중거리며 건너기도 하면서



신광천의 상류가 되어 오어지로 흘러드는

오미골 속살 깊숙이 들어갑니다.



온통 자갈이 깔린 널찍한 계곡은 다소 황량한 느낌마저 들기도 하지만



불어난 계곡물 때문인지 오늘따라 제법 계곡다운 풍치를 자아내는 것 같네요.



오늘도 변함없이 적막감이 감도는 독가촌입니다.

댓돌 위에는 검정고무신 한 켤레만이 놓여있고

여전히 자물통이 채워져 있는 걸 보니 주인장은 부재중인가 봅니다.



'개여뀌'



독가촌 앞을 지나 무장산 임도를 향해 오르는 계곡길은

평소 물이 거의 없는 돌밭길인데 오늘은 시종 물소리가 들려오는군요.



계속되는 등로는 조금은 험로이긴 하지만

한발한발 조심스레 진행하면 큰 무리없이 통과를 하게 되고



독가촌을 떠난지 10분 남짓 후 합수부에 이르게 되면

등로는 가운데 지능선으로 연결이 됩니다.



솟구치듯 이어지는 가파른 된비알에 잠시 다리쉼을 하면서 숨을 고른 뒤



뒤따르는 집사람을 독려하며 계속되는 가파름을 극복하고 나면



암곡의 계곡을 지나 무장산으로 가는 임도에 올라서게 됩니다.



'미국쑥부쟁이'



'이고들빼기'



휴일인데도 억새를 보러온 탐방객들이 눈에 띄질 않아 의아해 하고 있었는데

내려오는 등산객의 말을 빌리자니 지금 걷고 있는 임도가 통제가 되었다는군요.



'미역취'



아마도 암곡의 계곡이 태풍의 영향으로 유실이 되지 않았나 싶네요.

해마다 겪는 일이라 지레 짐작이 갑니다.



무장산 억새밭의 초입인 갈림길.

오늘은 곧장 진행했다가 하산길에 우측으로 나올 예정입니다.



'쑥부쟁이'





과거 오리온목장으로 불리우던 이곳은

1970년대에 목장을 경영했던 곳으로

소들이 한가롭게 풀을 뜯던 초지였답니다.



초지에 억새가 자라 지금은 온전히 억새바다로 변해

한가롭던 목장이 바람에 흔들리는 고원 가득한 억새들의 은빛 군무로

찾아온 산객들의 눈을 환희로 물들게 합니다.



하늘길처럼 시원한 임도를 따라 한참을 걸으니

무장산이 자랑하는 억새가 그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는군요.



사방으로 은빛물결로 뒤덮힌 억새군락지는 장관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하늘을 향해 비상하는 한 마리 물고기처럼

반짝이는 은비늘의 자태를 드러내며 용트림하는 무장산 억새...



그 눈부심에 몸은 해바라기 되어

자연히 억새를 찾아 나서게 되는건지도 모르겠네요.





다들 통제된 암곡의 계곡길 대신 조금은 가파른 능선길로 올라온 모양입니다.



한층 더 풍성해진 억새가 바람을 따라 부드럽게 몸을 흔들고

그 손짓에 속절없이 시간을 뺏기고 맙니다.

카메라는 내내 쉬지 못하고 연신 눈을 깜빡이고 있구요.



이제 전망대가 있는 무장산 정상을 향해 발걸음을 옮겨봅니다.



보는 방향에 따라 색을 달리하는 은빛 억새는

먼길 마다않고 한걸음에 달려온 탐방객들의 탄성을 자아내게 만드는군요.



억새 너머로 멀리 동해의 바다까지 조망되는 환상의 풍경을 선사합니다.



무장산 정상에는 억새군락지를

한 눈에 바라볼 수 있도록 전망대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전망대에서 바라보면 억새의 은빛물결을 제대로 느낄 수 있지요.



차례를 기다려 흔적 하나 남기고

근처 숲속으로 들어가 간단히 준비한 먹거리로 점심요기를 대신합니다.





가을의 정취를 제대로 만끽한 무장산에서의 억새탐방을 마무리하고

아쉽지만 억새밭을 떠나기로 합니다.



이번에는 통제하는 금줄을 넘어 반대편 내림길로 들어섭니다.



'용담'



맑은 가을 하늘 덕분에 눈이 시원해지는 풍광이 펼쳐집니다.

멀리 포항시내와 영일만이 한 눈에 들어오는군요.



살짝 당겨봅니다.



'구절초'



지나쳤던 임도삼거리와 다시 만나게 되고



오미골 독가촌에서 올라왔던 갈림길도 지나게 됩니다.



잠시 후 무장사지와 암곡으로 가는 임도를 버리고

우측 초지로 들어서서 시경계길을 따르기로 합니다.



저 멀리 바라보이는 구릉을 향해 걸음을 이어갑니다.

가을 햇살을 머금은 은빛 억새가 불어오는 바람에

온 몸을 내맡긴 채 일렁이는 춤사위를 구경해가며

내년에 다시 찾아올 것을 기약하면서 아쉬운 걸음을 떼어갑니다.



다녀온 무장봉을 한번 더 뒤돌아보며 작별을 고하고





시경계길이자 운토종주길이기도 한 등로를 떠나

경사진 사면길을 따라 허리길을 에돌아 들면

새로운 지능선으로 갈아타게 됩니다.


알고 있는 샛길이라 발품을 줄여볼 생각으로 들어서지만

앞쪽으로 보이는 이정표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진행하면

좀더 뚜렷한 등로를 만날 수 있답니다.



시경계길과 작별을 한지 약 10분 가량...

전망데크가 있는 457봉에 도착하게 됩니다.


전망대를 차지하고 있는 선답자가 있어

운제산 방향의 조망을 즐기며 카메라에 담아봅니다.





시원한 바람이 초록빛 숲속을 휘젓는

평탄한 산길을 신나게 걷다보니





전망대를 떠난지 10분여의 시간이 흐른 뒤

중요 갈림길인 삼거리 이정표 앞에 서게 됩니다.


좌측길은 오어지로 흘러드는 또다른 물길인

대골로 갈수 있는 분기능선이지요.

물론 조금은 돌아서 가긴 하지만

안항사로 갈수 있는 길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오늘 가야할 방향은 우측입니다.



4분 뒤 오미골 신광천 우회로를 걸으며 만났던 갈림길로 이어집니다.



그리고 다시 4분 후 털보농장으로 가는 갈림길도 지나게 되는군요.



숲에 가려 조망이라곤 없는 평범한 산길을 20분 가량 더 걸으면



'오무정'이라는 현판이 붙어있는 팔각정자에 다다르게 됩니다.

예전 산불감시초소가 있던 자리였지요.



오무정 정자에서 바라보는 눈맛 또한 시원스럽기 그지 없습니다.

우측으로 운제산이 보이고 건너편으로는 시경계길인 시루봉 능선이 달리고 있고



포항시가지와 철강공단 그리고 영일만의 푸른 바다가 펼쳐지는

멋진 풍광이 시야에 들어옵니다.

발 아래 골짝엔 흙탕물이 가득한 오어지도 보이는군요.



이제 남은 거리는 1.3km.

막바지 남은 등로 부지런히 걸을까 합니다.



'분취'





오무정을 떠난지 10분이 채 안돼 도착한 돌탑봉.

직전 삼거리로 내려서도 되지만 오른쪽 내림길로 진행하기로 합니다.





예전에는 자주 눈에 뜨이더니 이젠 귀한 몸이 되어 버렸네요.

약재로 쓰이는 '삽주'입니다.



쏟아지듯 가파른 내림길을 조심스레 내려와 숲을 빠져나오니



안항사마을이 눈 앞에 나타나고

파란 지붕이 있는 가옥 앞으로 지나게 됩니다.



'털별꽃아재비'



파란지붕의 민가를 지나와 올려다 본 돌탑봉.



마을길을 따라 도로 끝에 있는 애마를 찾으러 이동을 하면서

무장산 억새산행은 끝을 맺게 됩니다.





조금은 늦었다 싶었던 영알의 억새 상태가 못내 아쉬워 올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억새의 향연을 한번 느껴보고자 찾은 무장산으로의 발걸음...

무장산의 억새가 아름답다는 것은 이미 익히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기대 이상의 아름다움을 보여주었던 오늘의 산행이 아니었나 싶네요.

눈이 부실 정도로 아름다운 화려한 억새의 은빛 물결은 산행을 마친 지금도 잔상으로 남아 무장봉과 억새가 어우러지는 환상적인 장면을 몇 번이나 되새겨 봅니다.

그 뜨거웠던 여름은 까맣게 잊어버린 채 떠나가는 여름이 아쉬운 것도 잠시...

조석으로 제법 떨어진 기온을 느끼며 한결 높아진 푸른 하늘에 흰 구름이 소복이 흐르고 있으니 성큼 다가온 가을을 사랑하기 시작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면서 안항사마을을 빠져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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