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와달이 사는 집
화창한 가을 햇살아래 죽령옛길을 시작으로 소백산 비로봉까지... 본문
♤ 산행일자 : 2019. 10. 12 - 13 (토, 일) 날씨 - 맑음
♤ 산행장소 : 경북 영주시, 충북 단양시 일원
♤ 산행인원 : 집사람과 함께...
♤ 산행코스 : 첫째 날 : 희방사역-죽령옛길-죽령-죽령탐방지원센터-바람고개전망대-제2연화봉대피소(1박)
둘째 날 : 제2연화봉대피소-연화봉-제1연화봉-천동삼거리-비로봉-양반바위-달밭골-비로사-삼가리주차장
♤ 산행시간 및 거리 : 첫째 날 : 3시간 20분, 8.11km (식사 및 휴식 포함. GPS 기준)
둘째 날 : 6시간 10분, 12.47km (식사 및 휴식 포함. GPS 기준)
◈ 산행기
주말이면 으례껏 떠나는 산으로의 발걸음... 이번 주도 예외없이 산으로 향한 발걸음을 시작합니다.
예년과 달리 유난히도 잦은 태풍이 찾아온 계절이지만 이번 19호 태풍 '하기비스'는 다행스럽게도 우리나라를 거치지 않고 일본 열도를 강타할 예정으로 동해안에 강풍경보만 발효가 된다고 하는군요. 그 덕분에 주말의 출항 역시 결항이 되어 마음 편히 먼 곳으로 산행을 떠날 수 있겠다 싶어 미리 예약해둔 소백산 제2연화봉대피소의 도착시간을 계산하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자 일찌감치 집을 나서 중앙고속도로 안동휴게소에서 아침식사를 해결하고 영주시 풍기읍의 풍기역주차장에 차를 세워놓고 영주 인삼시장 앞 버스정류장에서 희방사역행 25번 버스를 기다립니다.
영주에서 9시 20분에 출발한 버스가 풍기역 앞 버스정류장에 도착한 시각이 9시 50분경. 희방사 역 입구인 수철리 버스정류장에서 하차한 후 5분 가량 걸어서 도착한 희방사역은 하루 두번 기차가 정차하는 간이역이더군요.
소백산을 산행한다면서 뜬금없이 희방사역에 온 이유는 한번은 걸어보고팠던 죽령옛길을 걸어보기 위함이랍니다.
추풍령, 문경새재와 더불어 영남 3대 관문 중 하나로 통했던 죽령옛길은 소백산 비경과 오랜 역사가 담겨있어 최근 각광받고 있는 트레킹 코스로 국가지정 문화재 명승 제30호로 지정되어 있다고 합니다. 거기에 더해 십 수년 전 집사람과 함께 죽령에서 연화봉을 거쳐 희방사로 하산을 했던 옛날의 추억을 되새기며 소백산의 너른 품속을 맘껏 유영하고픈 마음에 나선 걸음이지요.
작고 아담한 희방사역 앞에서 GPS를 가동하며 옛날 영남의 선비들이 과거 급제의 꿈을 안고 한양으로 가던 길인 죽령옛길을 따라 발걸음도 가볍게 첫 발을 내디뎌봅니다.
산행궤적
(확대)
'무쇠달마을'로 불리우는 수철리 입구의 열차팬션입니다.
주말이지만 텅 빈 걸보니 영업은 하지 않는가 보네요.
이어 도착한 오늘 산행의 출발지인 희방사역입니다.
아담하고 자그마한 간이역이네요.
다른 블로그에도 언급이 되었던 무쇠달다방.
굳게 문이 잠겨있는 걸 보면 영업은 하지 않는 것 같네요.
희방사역에서 죽령옛길 표지판을 따라 걷기 시작하면
아스팔트 길 위로 중앙고속도로가 지나갑니다.
윗쪽 좌측부터 시계방향으로...
(감국, 고들빼기, 꽃향유, 쑥부쟁이)
10분 가량 걸으니 빨갛게 익어가는 사과가
주렁주렁 달려있는 사과나무밭을 지나게 되는데
풍기는 일교차가 크고 좋은 토양의
소백산 자락에서 자란 사과로 유명하다는군요.
좁은 시멘트포장길을 어느 정도 따라 가다가
흙길 임도를 조금 따라가면 산길등산로가 시작됩니다.
나무마다 넝쿨이 타고 올라가 원시림을 방불케 하고
하늘 높이 곧게 뻗은 나무숲이 눈을 시원하게 합니다.
계곡 물소리를 따라 이어지는 유순한 숲길을
땀 흘리며 걷는 것만으로도 유쾌해지는 것 같습니다.
아름드리 노거수가 없는 것이 조금 아쉽지만
햇빛 한줌 들어서지 못할 정도로 빽빽한
숲길의 청량감은 최상이라 할수 있을 것 같네요.
지금은 쉬어갈 수 있게 평상이 마련되어 있는
옛날 죽령주막이 있던 자리라고 합니다.
어디선가 길손들의 두리번거림이 들려오는 듯한
죽령주막 옛터를 지나자 다시 걷기 좋은 숲길이 나타납니다.
원래도 좋았을 길이 더 푹신하니 더할 나위없이 좋으네요.
윗쪽 좌측부터 시계방향으로...
(투구꽃, 이고들빼기, 부추꽃, 동자꽃)
난이도가 높지 않은 오름길이 데크길과 돌계단길로 이어지더니
보수공사가 한창인 죽령마루 앞에 서게 됩니다.
죽령루 아래로는 통행이 불가하여 좌측의 오솔길로 올라서니
도솔봉으로 가는 등산로 안내판이 반겨주는군요.
아직 미답의 길이라 언젠가는 꼭 한번 걸어보고 싶네요.
경상북도 영주시와 충청북도 단양시의 경계인 '죽령'입니다.
백두대간 죽령 표지석
경북과 충북의 경계선인 죽령고개...
늘어선 장승들이 제법 위엄을 보입니다.
죽령탐방지원센터 앞을 지나 시멘트 임도를 따라
오늘의 목적지인 대피소를 향한 걸음을 시작합니다.
우거진 숲에 쉼터를 조성해 놓아 쉬어가기 좋게 만들어 놓았네요.
오래 전 집사람과 연화봉까지 따가운 햇살을 온 몸으로 받으며
지루하기만 했던 임도를 걸었던 추억을 무용담처럼 나누며 걷다보니
배꼽시계가 울리는지 식사를 해결하고 가자는 집사람의 권유에
두 번째 쉼터인 '잣나무 쉼터'에서 간편하게 준비해간
삶은 계란, 그리고 빵과 바나나로 요기를 하고 가기로 합니다.
'바람고개전망대'
전망데크에서 바라본 영주 풍기방향의 조망
덥지도 않고 때맞춰 불어오는 산바람에
그 어느 때보다 산행하기 좋은 계절이다보니
지루한 임도를 걷는 것도 그리 힘들게 느껴지지 않네요.
드디어 오늘 하룻밤을 유할 제2연화봉대피소가 있는
강우레이더 관측소가 시야에 들어오는군요.
소백산 주능선에는 가을색이 완연합니다.
때때옷으로 갈아입은 단풍이 한껏 멋을 부리고 있네요.
강우레이더관측소와 제2연화봉대피소
대피소를 향하며 뒤돌아 본 죽령 건너편의 도솔봉.
소백산천문대가 있는 연화봉이 건너로 보이고
좌측으로는 제1연화봉 그리고 가운데 멀리
소백산의 최고봉인 비로봉이 아득합니다.
서북쪽 방향으로 시선을 돌리면 사진으로는 희미하지만
맨 끄트머리로 월악산 영봉이 특유의 모습으로 다가옵니다.
소백산 강우레이더관측소
1시 45분경에 대피소에 도착했지만
대피소 개방이 오후 4시부터라 딱히 갈 데가 없어
대피소 주변을 서성거리며 조망을 즐기다가
소백산강우레이더관측소 꼭대기에 있는 전시관을 찾아보기로 합니다.
대피소를 내려와 연화봉으로 가는 등로를 잠시 따르다
강우레이더관측소로 들어가기 전 바라본 영주시와 풍기읍의 전경입니다.
강우레이더 관측소 8층에는 일반인도 출입할수 있는 전망대가 있는데
무정차 엘리베이터를 타고 전시관 내부로 들어서면
소백산의 이모저모를 알수 있는 전시물과
국립공원 마스코트인 곰돌이와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
소백의 아름다운 능선을 가까이 볼수 있는 망원경이 구비되어 있답니다.
서너 군데에 설치되어 있는 망원경을 들여다보면
비로봉 방향과 도솔봉, 단양 석회광산 등을 가까이 볼수 있더군요.
천문대가 있는 연화봉, 연화제1봉, 비로봉이 차례로 도열해 있네요.
내일 부지런히 걸어야 할 길이기도 합니다.
전망대 구경을 마치고 나서도 시간이 많이 남아
대피소 주변을 거닐며 막힘없는 조망을 즐기며 셀카놀이에 빠져봅니다.
오른쪽 노란색 건물이 대피소이고 좌측의 2개동 건물이 취사장입니다.
미세먼지가 좀 걷혔는지 풍기읍 전경이 좀더 또렷하게 보이는군요.
오랜 기다림 끝에 대피소 개방시간이 되어
방을 배정받아 여장을 풀어놓고
취사장으로 가서 이른 저녁을 해결하고
멀리 월악산 영봉 위로 쏟아지는 빛내림을 구경하기로 합니다.
여간해선 보기 힘든 광경인데다
월악산 영봉까지 등장하고 있으니 한 마디로 황홀경 그 자체입니다.
잘록한 부분이 죽령고개이고
그 뒤로 백두대간 도솔봉이 우람한 모습으로 다가옵니다.
월악산의 영봉 위쪽으로 쏟아지는 빛내림...
오른쪽으로는 충주호가 반짝이네요.
구름사이로 쏟아지는 신비로운 빛내림을 바라보니
새삼 자연의 경이로움을 느끼게 되는군요.
잠시 대피소에 들어온 사이 일몰이 시작되어
부랴부랴 바깥으로 뛰어 나가 영봉에 걸쳐 있는 해를 담아봅니다.
말이 필요없는 황홀경이네요.
더우기 월악산 영봉을 걸치며 떨어지는 일몰의 모습...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만한 멋진 광경입니다.
불바다가 된 풍기읍과 영주시 야경.
다음 날 아침 맞춰놓은 알람소리에 발딱 일어나
담요까지 뒤집어 쓰고 일출맞이에 나섭니다.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는 황금빛 불덩어리...
아침 해 하나로 온 세상이 붉게 물들어가는 순간입니다.
오늘 산행의 첫 번째 목적지인 연화봉을 바라보면서
세면과 아침 준비를 시작합니다.
국망봉까지 가는 산객들은 일찌감치 길을 나서고 있네요.
아침 식사를 마치고 산행준비를 끝낸 후
우리도 오늘 하루의 일정을 시작합니다.
오늘 걷게 될 비로봉까지의 능선길을 가늠해보고
제2연화봉 빗돌 앞에서 완주의 의지를 되새겨봅니다.
토성 고리전망대
소백의 주능선에는 벌써 가을이 내려앉아 있네요.
윗쪽 좌측부터 시계방향으로...
(장구채, 미나리아재비, 민들레 홀씨, 짚신나물)
제2연화봉대피소를 떠난지 50분 가량 소요 후 도착한 소백산천문대.
지구마을에 도착해 삼각대를 세워놓고 셀카로 흔적을 남겨봅니다.
화장실이 있는 임도 끝을 지나면
비로봉으로 곧장 가는 갈림길이 있지만
발걸음은 이미 연화봉을 향해 가고 있네요.
연화봉 정상.
단양방향에서 한 컷...
그리고 영주방향에서 다시 한 컷...
지나온 제2연화봉의 강수레이더관측소와
국립 소백산천문대를 바라보며
참 많이도 걸어왔구나~ 하며 스스로에게 격려도 남기고
앞으로 걸어가야 할 주능선도 바라보며
다시금 의지를 불태워봅니다.
소백의 아름다움을 만끽하면서...
연화봉에서 비로봉까지는 4.3km...
제1연화봉으로 가는 길은 호젓한 숲을 통과해야 합니다.
윗쪽 좌측부터 시계방향으로...
(층층잔대, 둥근이질풀, 과남풀(칼잎용담), 마타리)
제1연화봉을 오르는 데크계단이 시작되는가 봅니다.
가을 도화지에 그려진 파란 하늘과 흰 구름,
초록을 넘긴 가을색 풀빛 동산을 스쳐가는
서늘하고 부드러운 바람의 감촉을 즐기며
데크계단을 한발한발 오르니 그리 힘들게 느껴지질 않네요.
소백 산군의 산그리메 라인이 참으로 아름답지요?
1400고지의 산능선은 이미 가을색으로 물들어 가고 있네요.
계절이 또 자리바꿈을 하는 중인가 봅니다.
제1연화봉.
이정표 좌측으로 나있는 소로를 따라 정상으로 올라가 보기로 합니다.
표지석도 없이 삼각점 하나 달랑 있는 제1연화봉이지만
정상부의 좁은 바위 위에서 바라보는 눈맛은 시원스럽네요.
바람은 산들거리고 하늘은 하얀 구름을 띄워 놓았네요.
소백의 산들바람을 온 몸으로 느끼며
막힘없는 조망을 즐긴 후 비로봉으로 출발합니다.
연리목.
봄에는 분홍물결 넘실대는 철쭉의 향연이
여름이면 갖가지 야생화와 연두빛과 초록빛의 신록이
가을이면 능선길에 분위기 있는 갈색톤을 깔아놓고
겨울이면 설산으로 빠지지 않는 하얀 설원이...
소백산은 참 매력이 통통 튀는 산인 것 같습니다.
더군다나 맘에 드는 것은 아직도 원시림이라는 점.
계곡에 이끼들과 희귀식물들이 살아있다는 것이
눈도 발걸음도 즐겁고 행복하게 하는 것 같습니다.
천문대에서 제1연화봉을 거쳐 비로봉에 이르는 길이
소백산 등산의 최고 묘미가 아닌가 싶네요.
완만한 능선길이라 쉬엄쉬엄 걸으면서
소백산의 장쾌한 산세를 굽어 볼 수 있으니 말입니다.
예전 그대로의 모습으로 그 자리를 지키고 있으니 더 반갑네요.
걸어온 길을 뒤돌아 보는 것은 언제나 뿌듯한 감회를 선사합니다.
이왕이면 내가 걸어온 인생길을 뒤돌아 보아도
산길을 뒤돌아 보는 것처럼 뿌듯했으면 좋겠는데
뒤돌아 보는 삶은 늘 아쉬움만 남는 것 같습니다.
바야흐로 단풍으로 물들어 가고 있는 풍경입니다
깨어있는 사람은 늘 세상이 아름답게 보인다는 말이 있듯...
포항에서 머나먼 길 찾아와 소백의 웅장하고 널따란 평원에서
잠시나마 여유를 가져보니 또 다른 세상을 만나는 것 같습니다.
소백산은 어쩌면 능선길만 보면 쉬운 산행길처럼 보이지요.
하지만 상당한 에너지가 소비되는 은근히 힘든 길...
그러나 또 가고 싶어지는 산 중의 하나입니다.
'주목'
천동삼거리입니다.
다리안관광지로 내려갈 수 있는 갈림길로
소백산을 오르내리는 코스 중 죽령 다음으로 수월한 편이지요.
소백산...
부드러운 능선을 오래 걷고 싶을 때 떠오르는 산입니다.
한 걸음 한 걸음 오늘도 참으로 여유롭고 즐거운 마음으로
소백의 능선을 걸어온 것 같습니다.
세 개의 연화봉을 지나 이곳 비로봉에 이르는
1,000m를 훌쩍 넘는 봉우리와 봉우리를 잇는
아고산지대 넓은 초지의 능선길은
가슴이 탁 트이게 시원스럽기만 합니다.
주목군락지
비로봉에서 바라본 제2연화봉까지의 걸어온 능선길...
소의 잔등처럼 편안한 곡선을 보이는
연화봉과 비로봉으로 이어지는 소백산 연봉과 능선들은
부처님의 품처럼 자비롭고 푸근하고 편안하기만 하네요.
봉우리 이름처럼 소백산은 부처님의 산입니다.
소백산 비로봉(1,439m)
백두대간에서 갈라져 나와 3도의 경계를 짓는 소백산(1,493m).
그 이름에 '소'자가 들어가 작은 산으로 느끼기 쉽지만
지리산, 설악산에 이어 3번째로 드넓은 면적을 자랑하는 거대한 산군입니다.
주봉인 비로봉을 비롯해 연화봉, 국망봉 등 1,300m 이상의 높은 봉우리가 이어지지만
그 능선은 험준함이 아닌 부드럽고 순한 모습으로 다가오는 산이랍니다.
아름다운 초원의 능선으로 가르마처럼 나있는
부드러운 흙길을 밟으며 사방으로 탁 트인 조망은
소백산이 아니면 느낄 수 없는 매력일 것입니다.
연화봉에서 이곳 비로봉을 지나
국망봉으로 이어지는 이 능선길은 또 얼마나 매혹적인지...
긴 여정의 시간 속에서
마음속으로 계속 되뇌어 본 소백산 능선길!
오름이 있으면 내림도 있는 법...
정상석 아래 데크에서 점심 요기를 하고
먼길 가야하는 부담감에 서둘러 하산모드로 들어섭니다.
작은 언덕을 넘어가는 길 위로 갈색과 붉은 색
그리고 노란색이 숲에 중간 중간 내려앉아 초록을 벗겨내고 있네요.
다가오는 주말 쯤이면 설악산 단풍이 절정을 이루겠지요.
설악산으로 단풍놀이 가고 싶은 마음 굴뚝같지만
대피소 예약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인지라
한가할 즈음 가려고 대피소 예약해 놓고 기다리는 중이랍니다.
산정에서부터 조금씩 아래로 내려가는 붉은 흔적들은
며칠 뒤면 거대한 오색의 폭포가 되리라 생각이 드는군요.
'양반바위'
양반바위를 지나고부터는 아직 단풍이 내려오지 않았는지
초록물결이 대세를 이루고 있네요.
비로봉을 떠난지 한 시간이 채 안될 즈음
배낭걸이대가 설치되어 있는 너른 쉼터를 지나게 되고
내리막길을 걷다 보니 어느 새 달밭골에 이르게 되는군요.
이정표가 가리키는 좌측방향은 초암사로 갈수 있는 등로로
소백산자락길 중 1자락길에 해당하는 구간입니다.
달밭이 무슨 뜻인지 궁금하여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무 밭에서 무를 뽑고, 배추밭에서 배추를 뽑듯 달밭은
달을 가꾸어 뽑는 밭'이라는 뜻이라고 설명하고 있네요.
참 시적(詩的)인 표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야자매트가 깔려있어 걷기에 한결 편한 탐방로를 따라가니
비로사갈림길을 만나게 되는군요.
이왕지사 이곳까지 왔으니 모처럼 비로사를 찾아볼까 합니다.
비로사 일주문(一柱門).
'소백산비로사'라는 편액이 보입니다.
비로사 월명루(月明樓).
소백산 비로사(小白山 毘盧寺)
신라 말에 중창되고 고승 진공(眞空)이 머물렀던 사찰로 이후 고려와 조선 시대에 여러 차례 중창했는데 임진왜란 때 모두 불타버리면서 광해군1년에 중건하였고 이어 숙종10년(1684년) 월하가 중창하였으나 1908년 법당을 제외한 모든 건물이 불타버렸으며 이후 수 차례의 중수를 거쳐 오늘에 이르고 있다.
경상북도 영주시 풍기읍 삼가리의 소백산 비로봉 중턱에 위치하며 대한불교조계종 제16교구 본사인 고운사의 말사로 통일신라시대 신문왕 때 승려 진정(眞定)이 창건했다는 설과 문무왕 때 의상대사가 창건했다는 설이 있는 화엄종 사찰이며 신라 말에는 소백산사라고도 불렀다.
신라 말에 중창되고 고승 진공(眞空)이 머물렀던 사찰로 이후 고려와 조선 시대에 여러 차례 중창했는데 임진왜란 때 모두 불타버리면서 광해군1년(광해군1년)에 중건하였고 이어 숙종10년(1684년) 월하가 중창하였으나 1908년 법당을 제외한 모든 건물이 불타버렸으며 이후 수 차례의 중수를 거쳐 오늘에 이르고 있다.
승방 및 요사채로 보이는 보련당입니다.
제(祭)를 지냈는지 공양하는 사람들이 많이 보이는군요.
월명루를 지나 계단을 오르면
비로사 본당인 적광전(寂光殿)이 보입니다.
적광전 앞에 보이는 석탑이 인상적이네요.
정면 3칸, 측면 3칸 겹처마 팔작지붕의 단층 목조건물이며
화엄경의 교주인 비로자나불을 모신 건물로
화엄전(華嚴殿), 비로전(毘盧殿)이라고도 하며
주로 화엄종 사찰에서 본전으로 세우는 건물입니다.
비로사 석조아미타여래좌상 및 석조비로자나불좌상
(보물 제996호).
규모가 그리 크지않은 비로사를 오랜만에 둘러보고
절을 빠져나와 계속되는 탐방로를 따라 막바지 걸음을 이어갑니다.
달밭골을 지나면 차도와 별도로
개울을 따라 걸을 수 있도록 데크길이 만들어져 있습니다.
길 끝에는 '달맞이길 탐방로'라는 표지가 있군요.
도로 옆을 흐르는 계곡에서 물소리가 올라와
오후의 가을 햇빛과 가끔 바람에 떨어지는 붉고 노란 잎들과 어울립니다.
달밭골에서 걸어온 길은 소백산 12자락길 중 1자락길에 속하는 구간이었네요.
소백산자락길이란?
소백산자락길은 2009년 문화체육관광부 선정 '문화생태탐방로'로 가장 먼저 이름을 올렸고, 2011년 '한국관광의 별'로 등극되었다.
영남의 진산이라 불리는 소백산자락을 한 바퀴 감아 도는 은 전체 길이가 143km(360리)에 이른다. 모두 열 두 자락으로 구성되어 있고, 각 자락은 평균 거리가 12km(30리) 내외여서 약 3~4시간이 소요되므로 하루에 한 자락씩 쉬엄쉬엄 걸을 수 있어 리듬이 느껴진다.
더구나 열 두 자락 모두 미세한 문화적인 경계로 구분되어 있으므로 자세히 살펴보면 자락마다의 특징이 발견되어 색다름 느낌의 체험장이 될 수 있다.
2009년 1,2,3자락이, 2010년 4,5,6,7자락이, 그리고 2011년, 2012년에 8,9,10,11,12자락이 완성되어 전국의 자락꾼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 특정 구간은 이미 포화상태에 들어섰다는 지적과 함께 <예약제>로 탐방객을 통제하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소백산자락길은 경북 영주시, 봉화군, 충북 단양군, 강원도 영월군의 3도 4개시·군에 걸쳐져 있다. 올망졸망한 마을 앞을 지나기도 하고, 빨갛게 달린 과수원 안길로 안내되는 가하면, 잘 보존된 국립공원 구간을 통과하기도 하여 아기자기하므로 대부분 따가운 햇볕에 노출되는 다른 곳의 걷는 길과는 차별된다. 특히 국립공원 구역이 많아 원시상태가 잘 보존되어 숲의 터널에서 삶의 허기를 치유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대부분 돌돌 구르는 시냇물과 동행할 수 있어 신선하다.
국망봉, 비로봉, 연화봉, 도솔봉 등의 봉우리 이름에서 볼 수 있듯이 소백산자락은 명산에 걸맞게 대찰을 품고 있는 불교문화 유적의 대표적인 곳 중의 하나에 속해 있어 부석사를 위시한 성혈사, 초암사, 비로사, 희방사, 구인사 등등의 불교유적지 탐방의 재미도 쏠쏠하다. 3도 접경 행정구역을 달리한 생활문화의 특징까지 감상할 수 있음은 보너스이다.(참조:소백산자락길 공식홈페이지)
소백산 삼가야영장
도로변에 세족과 신발을 씻을 수 있는 시설이 마련되어 있어
차가운 물에 발을 담그고 산행의 피로를 말끔히 씻어내니 기분이 상쾌해지는군요.
등산객을 위한 작은 배려에 감동이 물밀 듯 밀려옵니다.
삼가야영장을 지나 5분 가량 진행하니 삼가주차장을 만나게 되고
주차장매표소를 지나면서 산행을 마무리합니다.
빠알갛게 익은 사과를 보면서 군침을 흘려보지만 그림의 떡...
풍기역 앞에서 사과 한 박스 사서 가야겠습니다.
산행을 마치고 삼가버스정류장을 향해 도로를 따라 털레털레 걷다가 문득 휴대폰에 저장되어 있는 삼가동 버스시간표를 들여다보니 오후3시에 출발하는 버스가 있지 뭡니까. 현재 시각이 2시 55분...
뛰다시피 정류장으로 달려가니 멀리 버스 한 대가 대기하고 있네요. 아무도 없는 버스에 올라타고 전세를 낸듯 좌석 하나씩 차지하고 마치 공돈을 주운 것처럼 신나하고 있었답니다. 아침에 제2연화봉대피소를 출발할 때 계획은 삼가리에서 오후 4시 5분에 출발하는 버스를 탈 생각이었는데 산행시간이 단축되어 1시간이나 빨리 귀로에 오를 수 있기 때문이었지요.
삼가리를 출발한지 10여 분 후 풍기역 앞 버스정류장에서 하차, 사과와 농산물 몇 가지 구입하고서 풍기역주차장에 세워놓은 애마를 타고 풍기인삼축제로 극심한 교통체증인 도로를 빠져나와 포항을 향한 먼 길을 떠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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