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와달이 사는 집
운제산이 품고 있는 홍계계곡-절골 오지탐험 본문
♤ 산행일자 : 2019. 10. 20 (일) 날씨 - 맑음
♤ 산행장소 : 포항시 남구 대송면 일원
♤ 산행인원 : 집사람과 함께...
♤ 산행코스 : 포항시 남구 대송면 홍계숲-홍계폭포(성불암)-홍계좌골-운제산 주등산로 합류-주등로 이탈-절골계곡-장동리-성불암주차장-관동-홍계숲(원점회귀)
♤ 산행시간 및 거리 : 3시간 20분, 6.4km (휴식 및 산초나무 열매 채취 포함, GPS 기준)
◈ 산행기
전날 경주남산으로의 짧은 산행을 마치고 돌아와 맞은 휴일. 오전근무가 잡혀있어 근무 마치고 오후에는 집에서 쉴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산으로 다시 가기를 바라는 집사람의 은근한 압력에 집으로 돌아와 간단하게 채비를 마치고 집을 나섭니다.
이제 주말이면 산행을 나서는 일이 당연한 듯이 일정도 잡지 않는 걸 보면 재미가 톡톡히 붙었나 봅니다. 하긴 시원한 숲 그늘속을 걸으며 맑은 공기 마음껏 마시는데다 산정에서의 막힘없는 조망을 보고 있으면 막힌 가슴도 뚫릴 만큼 시원해지고 더불어 눈 건강에도 좋은 일이니 본인도 확실히 산행이 좋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나 봅니다.
오늘 가고자 하는 산행지는 포항시민의 사랑을 받고 있는 운제산. 잘 알려진 코스는 제쳐두고 그동안 홀로 산행다니며 거친 길 마다않고 다니던 곳을 한번쯤 데리고 가볼 생각이어서 대송면 방향으로 차를 몰아갑니다.
네비게이션에 입력하고서 찾아간 곳은 대송면 홍계숲. 아름드리 소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는 홍계숲은 쉼터와 세면장, 화장실까지 구비가 되어 있어 입소문을 타고 제법 많은 지역민들이 주말이면 찾아오는 숨은 명소이기도 합니다.
숲 입구에 주차를 해놓고 홍계폭포를 1차 목적지로 잡고 오늘의 산행 시작합니다.
산행궤적
(확대)
홍계숲.
홍계숲은 포항 운제산 북서쪽 깊은 골짜기에 위치해 있습니다.
대송면 홍계리 마을 한가운데 위치해 있으며 오래된 소나무 숲으로
여러가지 운동시설과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는 편안한 쉼터입니다.
이웃한 용암사와 홍계폭포가 있어 나들이 겸 많이 찾아오는 곳기도 합니다.
홍계숲을 지나오면 만나게 되는 용암사.
수중보를 흘러넘치는 계곡수의 양이
평소 때보다 많은 걸 보면서 홍계폭포로의 진입이 가능할지...
용암사에서 홍계폭포를 가는 길은 서당골로 불리우는 곳으로
처음엔 길이 없었던 곳이었는데 홍계폭포가 차츰 알려지면서
계곡 옆으로 산길도 생기고 가는 길이 좀 수월해졌답니다.
그래도 계곡에 물이 넘칠 때는 가기 힘이 들고
물속을 걸어갈 각오가 되어야
시원한 폭포를 볼 수가 있는 곳이지요.
드디어 홍계폭포가 보이기 시작하는군요.
이리저리 계곡을 거슬러 오르지만
신발을 벗는 수고는 하지 않아도 되네요.
비가 온지 며칠 지나지 않아 폭포물 소리도 제법 웅장하네요.
아직은 모르는 사람들이 더 많은 나즈막한 폭포이지만
그래도 폭포 형태를 갖춘 물 떨어짐이 시원한 폭포입니다.
위험하지도 않고 호젓하게 더위를 피할 수 있어 더 없이 좋은 곳입니다.
그래서 아는 사람들만이 알음알음 찾는 곳이랍니다.
폭포 좌측으로 드리워진 밧줄을 부여잡고 가파른 벼랑을 오릅니다.
성불암 앞마당을 지나와 바라본 산신각 방향으로
그동안 목교를 건너 산으로 올라붙는 등로를 이용해 왔지만
오늘은 평소 하산길로 이용하던 계곡 좌측으로 진행할까 합니다.
'성불암'
계곡을 우측에 두고 조금은 까탈스러운 사면길을 걷다보면
발 아래로는 이름모를 폭포들이 반겨줍니다.
수량이 많으니 이름모를 무명폭은 폭포다운 모습을 제대로 보여주는군요.
여느 유명한 폭포에 뒤지지 않을 만큼
맑은 물을 연신 쏟아내는 폭포를 보면서
도저히 그냥 갈수 없어 가까이 다가가 봅니다.
무더운 여름날 물 속에 들어앉아 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불현듯 드는군요.
청정한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는 서당골 속으로 진행하다
점점 거칠어지는 계곡길에 수량 또한 많은 편이라
계곡을 버리고 산으로 올라붙기로 합니다.
등로의 흔적이라곤 거의 없는 사면길이지만
계곡을 벗어나지 않는 방향으로 진행해 나갑니다.
계곡길 대신 사면길을 걷다보니 작은 소득을 얻게 되는군요.
빨갛게 익어가는 산초나무 열매가 진한 향기를 풍기며 유혹을 하네요.
지천으로 달려있는 산초나무 열매를 채취하느라 시간가는 줄 모를 지경입니다.
비닐 봉지 한가득 담은 산초열매를 갈무리하고
전투산행을 잇다가 다시 내려선 계곡길...
줄어든 계류에 계속 계곡을 따르기로 합니다.
점점 좁은 협곡으로 바뀌어가는 홍계좌골.
끝없이 계속되는 계곡길에 당황스러울 수도 있겠지만
그나마 두어 번 걸어본 곳이기에 망설임없이 계곡을 거슬러 오르는 중입니다.
식용으로도 이용되는 '북방산개구리'
몇 번 만났다고 그래도 반가운 마음이 드는 마지막 폭포(?)입니다.
이후 물소리는 끊어지고 막다른 계곡이 나타날 즈음 등로는 좌측으로 휘어지게 되고
성불암을 떠난지 1시간 30분 가량 소요되고 나서야
운제산 주등산로를 향해 오름을 이어갑니다.
드디어 운제산 주등산로와 합류를 하게 되는군요.
고생시킨 집사람에게 면목이 없어 운제산 정상을 포기하고
곧바로 하산길로 들어서기로 합니다.
널찍한 등로를 따라 내딛는 걸음에 속도를 더해 10분 가량 진행하다가
좌측으로 나있는 갈림길로 들어서기로 합니다.
하산 루트로 잡은 절골 초입이기 때문이지요.
널찍한 등로를 버리고 다시 오지탐험 모드로 들어서야 할 것 같네요.
갈림길에서 숲으로 들어선 뒤 우측 아래로 내려서니
제법 흔적이 뚜렷한 등로가 이어지는군요.
초입에 '오지리'님의 시그널이 있어 참조하면 좋을 듯 합니다.
유난히 잦았던 올해 태풍때문인지 널부러진 바위들이
골짝을 메우고 있어 진행하기가 쉽지가 않네요.
준비해간 궤적이 없으면 길 찾기가 어려워
낭패를 볼수 있는 악조건의 등로입니다.
삼거리에서 내려선지 20분...
줄곧 계곡을 벗어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등로를 내려오다 계류를 건너 진행하게 되면
등로가 확연한 숲길을 잠시 걷게 되고
5분 후 민가가 나타나니 반가운 마음부터 드는군요.
도착한 곳은 대송면 장동리네요.
장동암 조금 못 미처의 지점인 것 같습니다.
이곳에서 좌측의 도로를 따라 성불암으로 향합니다.
'만수국아재비(쓰레기풀)'
'미국쑥부쟁이'
성불암 입구에 있는 주차장입니다.
이곳에서 성불암을 지나 홍계폭포가 있는 계곡으로 가도 되지만
입구의 이정표가 가리키는 홍계숲 방향으로 진행해 보기로 합니다.
석양에 반사된 억새의 춤사위가 멋진 그림이 되어주네요.
가족묘 앞을 지나 널찍한 임도가 있어 그 길을 따라 진행했는데 그만...
초행길이라 홍계숲으로 가는 길을 놓쳐버린 모양입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모르고 있던 상황이라
뚜렷한 길을 따라 막바지 걸음을 이어갔지만
홍계숲이 아닌 전혀 다른 엉뚱한 곳으로 나와버렸지 뭠니까...
마침 논에서 일하고 있는 주민에게 홍계숲으로 가는 길을 안내받아
우측 도로를 따르다 고갯마루를 올라서니
마을 부락이 나타나는데 지도를 확인해보니 대송면 관동마을이네요.
고갯마루에서 지형을 살피면서 마을 안으로 들어서서
산으로 올라붙는 길을 따라 들어가니
경운기도 다닐 만큼 널찍한 임도가 나타나고
대나무숲을 빠져나와 마을을 빠져나오니
그제서야 홍계숲 입구가 보이는군요.
오후 5시가 가까워질 무렵 홍계숲에 도착을 하게 되고
식수대를 찾아 땀을 씻어낸 후 해거름이 찾아드는
홍계숲을 빠져나가며 운제산의 여러 산행코스 중에서도
힘들게 느껴지는 홍계계곡의 오지탐험을 마무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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