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Recent Posts
Recent Comments
Link
관리 메뉴

해와달이 사는 집

화려한 단풍 숲길따라 미답의 구간으로 찾아간 팔공산 돛대바위 본문

◈ 산행이야기/☆ 2019년도 산행

화려한 단풍 숲길따라 미답의 구간으로 찾아간 팔공산 돛대바위

해와달^^* 2019. 11. 3. 20:09

☆ 산행일자 : 2019. 11. 05 (토)   날씨 - 흐림

☆ 산행장소 : 대구광역시 동구, 영천시 신령면 일원

☆ 산행인원 : 집사람과 함께...

☆ 산행코스 : 수도사주차장-진불암-대슬랩-돛대바위-떡바위-비로봉-장군메기-동봉-장군메기-새미난골-수도사(원점회귀)

☆ 산행시간 및 거리 : 6시간25분, 9.93km (식사 및 휴식 포함. GPS 기준)





◈ 산행기

친구 자녀의 결혼식에 참석하느라 상경하는 바람에 한 주를 거르게 된 산으로의 발걸음을 다시 재개하고자 집사람과 함께 집을 나섭니다.

다음 주 예정인 설악산으로의 긴 발품에 예행연습으로 삼아 조금은 난이도가 있는 산행지를 물색하던 중 아직 가보지 못한 팔공산의 미답지를 골라 찾아가는 길이랍니다.
팔공산의 수많은 등산코스 중 제법 많은 곳으로 올라보았지만 아직도 미답의 코스가 많이 남아있다는 것은 그만큼 팔공산의 품이 넓다는 반증이겠지요.

오늘은 그 중에서도 험하기로 이름난 팔공산 북쪽의 산성봉을 오르는 대슬랩구간을 찾아가 보기로 합니다. 마음 속 숙제로 남아있던 곳 중 하나인데 멀리서 바라만 보아도 위압감을 느끼게 하는 대슬랩에도 오르는 루트가 있다는 것을 알게되어 한번은 올라봐야겠다는 생각으로 기회를 엿보던 중 설악산 등산의 체력훈련의 일환으로 가보자며 집사람을 꼬드겨 영천 치산계곡관광단지를 네비게이션에 입력을 하고 차를 몰아갑니다.

치산계곡 안쪽에 있는 천년고찰 수도사를 들머리로 팔공산을 올라본 경험은 다수 있지만 대슬랩을 통한 돛대바위를 오르는 산행은 아직 한번도 가보지 못한 미답의 코스이기에 긴장감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나 봅니다. 더우기 아무 것도 모른 채 따라온 집사람에게는 더더욱 힘든 코스가 되지 싶어 아직 얘기도 못한 실정이라 안전하게 산행하리라 마음을 다잡아봅니다.

대구-포항 고속도로를 달리다 신령IC를 빠져나와 신령면소재지를 지나 군위 방면으로 달려가다 치산계곡관광단지를 알리는 이정표를 따라 차를 몰아가면 오토캠핑장과 치산저수지를 지나 고즈넉한 분위기에 독경소리만 은은하게 들려오는 수도사주차장에 닿게 됩니다.

먼저 도착한 몇 대의 차량이 주차되어 있는 공간에 애마를 세워놓고 GPS를 가동하며 서늘한 공기를 깊숙이 들이마시며 발걸름을 떼어봅니다.



산행궤적

(확대)



수도사주차장에 파킹을 하고 오늘의 산행 시작합니다.



숲을 빠져나와 탐방안내소를 지나 계속되는 시멘트도로를 따라 진행하니



아침 햇살에 빛나는 붉은 단풍이 오랜만에 찾아온 산꾼을 맞아주는군요.





팔공산 단풍 명소 중 치산계곡의 단풍 또한 손꼽히는 곳이지요.

산 아래로 내려온 단풍이 등로를 수놓으니

걷는 발걸음마다 탄성이 절로 터져나옵니다.



맑은 물소리에 가을이 익어가는 계곡은 상쾌한 아침 기운이 감돌고

골짜기 흐르는 해맑은 옥수를 마시고 취한 단풍은 곱게도 물들어갑니다.



시멘트길을 벗어나 공산폭포로 향합니다.



길가에 세워진 안내판을 따라 잠시 개울가로 내려가니

단잠을 깬 시원한 공산폭포가

알록달록한 가을 옷을 갈아입고 반갑게 맞아주네요.


 

'공산폭포'는 일명 '치산폭포'라고도 하며

팔공산 남쪽과 서쪽으로부터 에워싸고 있는

광활한 일대의 원시림 지대에서 흘러내리는 폭포로

3단으로 총 연장 60m 정도로 팔공산에 산재해 있는 폭포 가운데

가장 낙차가 크고 낙숫물이 풍부하며 계곡의 맑은 물과

주변의 산세와 조화를 이루어 경관이 좋은 곳이랍니다.

 


아무도 없는 공산폭포에서 잠시 사진놀이에 빠져봅니다.


 

폭포 옆으로 나있는 옛길을 따라 거슬러 오르며 내려다 본 공산폭포.

 

 

 가을 향기 내려앉은 좁은 찻길따라 진불암으로 향하니

절정인 단풍은 자꾸만 발걸음을 붙들고 있네요.

 

 

출렁다리인 현수교입니다.

다리를 건너지 않고 곧장 나있는 길은

도마재나 보현봉으로 갈수 있는 등로이고

진불암이나 동봉으로 곧장 가려면 다리를 건너야 합니다.

 




현수교를 지나 진불암으로 가는 등로에는

가을이 내려앉아 진한 향기를 내뿜고 있네요.


 

 

 

 

 

 

 

계곡을 따라 동봉으로 향하는 등로는 폐쇄가 되어있네요.

오늘의 하산길이기도 합니다.

 

 

단풍나무 잎새가 선홍빛으로 붉게 물들었습니다.

 

 

봄꽃보다 가을 단풍이 더 아름답다는 말처럼 화사하게 빛나고 있네요.

 


진불암으로 가는 길은 단풍이 눈부시게 화사하고

마치 산불이 활활 타오르는 진풍경에

연신 셔터를 눌러가며 바쁜 걸음 옮겨갑니다.


 

하지만 가을 정취가 한껏 묻어나는 정경에

한동안 이곳에 서서 바라보기만 했네요.

 

 

이 순간만큼은 가장 행복한 순간인 것 같습니다.

가을을 온 몸으로 느낄 수 있기 때문이지요.

 








환상의 단풍 터널 속으로 진불암 가는 길은

옛날 고승들이 단장 짚고 걷던 유서깊은 길입니다.


 

 

 

길 가에 옛 스님들의 유골을 모신 진불암 부도탑.

 

 

부도탑을 지나 진불암으로 향하는 길 역시 고즈넉하기 이를 데 없네요.

 

 

 

 

여유로운 마음으로 가을 정취를 만끽하며 돌계단길을 한발한발 올라서면

 

 

단풍으로 한껏 멋을 부린 고목이 반겨주는 진불암에 서게 됩니다.

 

 

새롭게 단장을 한 진불암의 모습이 산뜻하게 느껴지지만

운치있던 옛모습이 살짝 그리워지는군요.

 

 

진불암에서 바라본 투구봉-청석배기 능선.

 

 

 

 

예불시간이라 선뜻 법당 안으로 들어서기가 뭣해

합장으로 예경을 올리고 조용히 진불암을 빠져나옵니다.

 

 

천년의 가을이 무르익어 가는

진불암 전경을 뒤로하고 동봉방향으로 서둘러 걸음을 옮겨갑니다.

 

 

이정표가 있는 갈림길 못 미처에 있는 대슬랩 들머리입니다.

 

 

선답자들의 발걸음이 잦았는지

시그널도 몇 개 달려있고 등로도 제법 뚜렷한 편이네요.

 

 

진불암 입구에서 곧장 올라오는 등로와

합류가 된 산길은 주구장창 오름길의 연속입니다.

 




낙엽속에 감추어진 등로를 준비해간 궤적과 비교해가며 오르니 힘은 들지만



알록달록 때때옷으로 광을 낸 단풍숲에

위안을 삼고 부지런히 발놀림을 옮겨갑니다.



드디어 말로만 들었고 멀리서 바라만 보았던 대슬랩 앞에 서게 되는군요.



감히 엄두가 나지 않을 경사도에 밧줄 하나없는

슬랩지대를 어떻게 오를까 생각하며 주변을 둘러보니

슬랩지대 우측의 가파른 비탈로 등로의 흔적이 보이는군요.



잠시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곳이기에

온 신경을 집중하며 바위와 나무 뿌리를 부여잡고 천천히 올라갑니다.



슬랩지대 좌측과 우측이 바라보이는걸 보면

아마도 슬랩 중간부분으로 오르고 있는 중인 것 같습니다.



아래를 내려볼 엄두는 아예 하지 못하고

안전을 확보하는데 온 신경을 집중해가며

뒤따르는 집사람을 챙기며 슬랩지대를 오르니

그야말로 최대의 난코스가 아닌가 싶습니다.



위험천만한 대슬랩지대를 벗어났지만 여전히 가파름이 지속되고



잔나뭇가지가 성가신 오름을 헤쳐가며 등로를 더듬어가니



그제서야 돛대바위가 있는 고스락(1,070봉)에 닿게 되는군요.



등로 옆의 조망바위에서 바라본 방공호가 있는 봉우리.

또다시 한바탕 가풀막을 극복해야 하니

지금껏 참았던 볼멘 소리가 터져나오네요.



건너편 얼음덤 능선에는 단풍이 한창이네요.

저 곳도 언젠가는 걸어봐야 할것 같습니다.



정수리를 드러낸 '돛대바위'입니다.

폐쇄구간으로 들어선지 1시간 20분 걸렸네요.


좌측 위에는 올라가야 할 방공호 봉우리이고

우측 멀리로는 역시 만나게 될 '떡바위'가 보이는군요.



어찌 보면 돛대 모양 같기도 하고 달리 보면 외계인 같기도 하다는데...

대부분의 산꾼들에게 돛대바위로 불리고 있으니 따르는게 맞지 싶네요.





돛대바위의 뒷모습을 올려다보고

방공호가 있는 봉우리로 올라섭니다.



코끼리바위에서 청석배기, 투구봉으로 이어지는 능선.



동봉에서 염불봉, 신령봉을 지나

갓바위까지 이어지는 팔공산 동부 주능선.

건너보이는 보현봉능선을 하산길로

생각하고 있는데 시간이 가능할지 두고봐야겠습니다.



산성봉의 군 철조망과 방송통신탑이 있는 비로봉 그리고 좌측의 동봉까지...



방공호가 있는 봉우리에 올라 내려다 본 새미난골.







철조망을 따라 떡바위를 찾아갑니다.





'팔공산 떡바위'



집사람에게는 떡바위가 두 번째 방문인지라 낯설지 않고 반가운 모양입니다.



떡바위에서의 사진놀이를 마치고 바위 뒤쪽 암반에 자리를 잡아

준비해간 김밥과 따끈한 커피 한잔으로 배를 채웁니다.



아직 미답의 구간인 얼음덤 능선 뒤로

팔공지맥길인 시루봉능선과 치산마을이 내려다보입니다.



산정에는 이미 가을이 떠나버려 황량한 모습이지만

골짜기에는 만산홍엽이 따로 없는 것 같습니다.

우측으로는 올라왔던 돛대바위가 보이는군요.



다시 군부대 철조망을 따라 방공호가 있는 봉우리로 되돌아와

커다란 암벽 아래로 나있는 내림길로 등로를 이어갑니다.



맨 처음 떡바위를 찾았을 때는 이런 등로가 있는지 조차 모르고

무작정 철조망을 부여잡고 걸었던 기억을 떠올리니 쓴 웃음이 절로 나오는군요.



군사시설로 인해 접근이 어려운 곳이 아니라면

세인들의 관심을 받고도 남을 멋진 암릉입니다.



바위를 하나하나 포개어 놓은 듯한 기암괴석들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만물상이 떠오를 정도니까요.





너덜지대와 잡목이 어우러진 사면길을 따라

20여분 걸으니 그제서야 금줄을 넘게 되고



비로봉과 하늘정원으로 이어지는 임도로 내려서게 되는군요.



산성봉 만물상...





팔공산 제천단(八公山 祭天壇)


제천단은 옛날 조상들이 국태민안을 기원하며

하늘에 제사를 지내던 성지입니다.



팔공산 비로봉.



청운대와 추색이 완연한 오도암.







장군메기 부처님과 동봉이 가까이 다가왔네요.



장군메기 헬기장에 있는 '팔공산 동봉 석조약사여래입상'



막힘없는 조망이 일품인 동봉에 올라 사방을 둘러보지만

흐린 날씨탓인지 가시거리가 짧아 조망이 영 신통찮네요.



능선에 올라서니 나무들은 벗은 단풍 옷을 바람에 날리며

겨울 채비를 하느라 분주한데 동봉에서 내려다

팔공능선의 가을 빛은 곱기만 합니다.



팔공산 비로봉과 산성봉.



팔공산 동봉(미타봉)



동봉에서 내려다 본 새미난골...

아래로 아래로 내려가는 단풍이

산정(山頂)과는 확연히 구분이 되는군요.



아무래도 하산시간이 촉박한 것 같아

보현봉을 거쳐 수도사로 하산하려던 계획을 수정해서

장군메기에서 수도사로 하산하기로 합니다.





계곡갈림 삼거리.


능선을 따라가자는 집사람의 의견을 좇아 계속 직진길로 나섭니다.







기차바위가 있는 데크계단을 내려서면



오전에 올랐던 대슬랩이 한 눈에 들어옵니다.

다시 봐도 대단한 위용임에 틀림이 없네요.

저 곳을 오르던 생각을 하면 지금도 오금이 저려오는 듯 합니다.



비로봉에서 골짜기로 흘러내린 단풍은 화사한 비단 자락을 드리운 듯 하네요.



등로 좌측의 새미난골의 단풍도 좋지만 우측의 염불골 단풍 또한

조금은 시기가 늦은 감이 없진 않지만 충분히 봐줄만한 풍경입니다.



철없는 진달래...



앙상해진 능선에도 가끔은 고운 단풍의 미련이 남아있지만

하산길로 잡은 골짝에는 단풍 물결이 꿈틀대는 듯 합니다.





수도사까지 남은 거리가 아직도 상당하기에 가끔씩 발걸음을 멈추고

울긋불긋한 단풍을 찍는 것 외에는 쉼없이 등로를 이어갑니다.



장군메기를 떠난지 근 50분 가까이 흘러 도착한 진불암갈림길.

곧장 나있는 길을 따라 염불골로 내려서기로 합니다.





가파르게 이어지는 밧줄이 있는 내림길을  조심스레 내려서면



암반을 타고 흘러내리는 청류와 알록달록한 단풍이

반겨주는 염불골 계류에 내려서게 됩니다.

계곡갈림길에서 이어져 온 등로와 합류가 되는 지점이기도 합니다.



낙엽이 내려앉은 염불골 계곡에는

하늘을 가린 화사한 단풍이 잠시 걸음을 멈추게 하는군요.



바위가 지천으로 널려 있는 치산계곡에

가을이 오면 울긋불긋 아름다운 단풍이 들고



바위 사이 사이를 구비쳐 흘러내리는 맑은 계곡물 위로 단풍이 비치면

멋지고 아름다운 한 폭의 그림을 만들어냅니다.



조용하고 고즈넉한 울울창창한 숲길에

한줌 바람소리만 귓전을 스쳐 지나가고



단풍이 곱게 내려앉은 숲길은

어느 새 내 마음속까지 고운 빛으로 물들이고

복잡한 마음까지 정화해 주는 듯 합니다.





아침 나절 만났던 진불암갈림길과 다시 조우를 하게 되고



탄성을 내질렀던 아름다운 단풍과의 해후를 맘껏 즐겨봅니다.



다양한 수종만큼이나 형형색색으로 물들어

산과 계곡을 덮고 있는 단풍의 모습에

셔터는 오늘도 열심히 제 할 일을 하고 있는 중입니다.





출렁다리를 지나고 좁은 진불암주차장도 지나

구비구비 이어지는 시멘트임도를 따라가니



역시 아침 나절 들렀었던 공산폭포 입구를 지나게 되고



유난히도 빠알간 단풍나무가 눈길을 끄는

가을 계곡의 전형적인 아름다움을 함축하고 있는

그림같은 풍경을 유유자적 감상해가며



골짜기 가을이 녹아 흐르는 청아한 물소리가

오묘한 자연의 섭리를 노래하는 등로를 따라 막바지 걸음을 이어갑니다.





몇 대 남지 않은 차량만이 남아있는 수도사 주차장에 도착하면서

팔공산의 숨은 비경인 치산계곡의 단풍숲길과

미답의 대슬랩을 한꺼번에 둘러본 산행길을 마무리해 봅니다.



치산계곡을 찾을 때마다 만나게 되는 치산마을의 당산목인 느티나무.

알록달록 물이 든 모습에 가던 걸음 멈추고 담아보게 되는군요.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