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와달이 사는 집
포항 칠포 곤륜산 주변 한바퀴 본문
♤ 산행일자 : 2019. 12. 07 (토) 날씨 - 맑음
♤ 산행장소 : 포항시 북구 흥해읍 칠포리 일원
♤ 산행인원 : 집사람과 함께...
♤ 산행코스 : 칠포해수욕장주차장-조망터-곤륜산-칠포그린로즈팬션-
♤ 산행시간 및 거리 : 3시간 52분, 8.85km(식사 및 휴식 포함. GPS 기준)
◈ 산행기
산행을 자제하고 무릎을 아끼라는 의사선생님의 청천벽력같은 소리에 삶의 의욕마저 떨어질 지경이지만 마냥 처져 있을 수는 없는 일이기에 당분간은 무리하지 않는 범위내에서 조금씩 걷는게 낫다 싶어 가까운 곳을 찾아 다녀오기로 합니다.
좀더 먼곳으로 가고싶은 마음이 들긴 하지만 2주간의 일정으로 친정으로 내려온 딸아이와 손주때문에 근교로 행선지를 바꾸게 된 요인이기도 합니다. 주말을 맞아 데리러 내려오는 사위가 온다하니 가볍게 다녀올 생각으로 김밥 두줄에다 빵, 커피에 과일까지 갈무리하고 차를 몰아 영일만대로를 달려 영일만산업단지를 지나 도착한 칠포해수욕장주차장. 서늘한 바람이 불어오는 바닷가에는 겨울바다를 구경하러 나온 관광객들이 더러 보이긴 하지만 스산하기는 매 한가지인 것 같네요.
넓디 너른 주차장 한 켠에 파킹을 하고서 GPS를 켜고 페어링을 마친 후 오도리 방향 도로를 따라 걸음을 시작합니다.
산행궤적
(확대)
칠포해수욕장 주차장.
여름철 성수기 때는 빈자리가 없을 만큼
차량들로 붐비는 곳인데 오늘은 휑하네요.
주차장을 떠나 오도리 방향의 도로를 따라 잠시 걸으면
도로 건너 좌측으로 들머리가 나옵니다.
임도를 따라 오르면 '유인 유강배씨'묘를 만나게 되는데
묘지 우측으로 오름길이 있습니다.
오름길에 되돌아 본 풍경으로
발 아래로는 곡강천이 바다로 흘러 들어가고
멀리 영일만 산업단지가 눈에 들어오는군요.
시원스럽게 펼쳐지는 멋진 정경에
탄성이 절로 터져나오는 조망터에 서게 됩니다.
칠포해수욕장의 백사장이 발 아래로 펼쳐져 있고,
좌측으로는 칠포리가 멀리 내려다 보입니다.
곤륜산 정상에 다 온것 같네요.
180m 정도의 나즈막한 산이지만
바닷가에 위치한 덕분으로 눈맛이 시원한 곳이랍니다.
더우기 페러글라이딩 활공장으로 이용되고 있어
동호인들의 발걸음이 잦은 곳이기도 합니다.
활공장에서 바라본 칠포리 전경.
건너편으로는 오봉산이 자리하고 있네요.
칠포해수욕장, 영일산업단지, 영일만 신항이 줄지어 늘어서 있고
호미곶으로 이어지는 호미지맥 마루금이 아득합니다.
남쪽방향의 방목산, 구곡산 너머로 포항시 북구와 영일만도 보이네요.
무덤 1기와 삼각점 하나가 고스락을 지키고 있는 곤륜산입니다.
서쪽으로 바라보니 도음산-백련봉 자락의 풍력발전기가 보이고
그 너머 기계면의 운주산이, 우측으로는 비학산이 시선을 사로잡고 있네요.
북쪽으로는 가야할 능선이 펼쳐져 있고
멀리 괘령산, 삿갓봉, 향로봉, 천령산 등의
포항지역 이름난 산들이 줄을 잇고 있습니다.
쾌청한 날씨 덕에 막힘없는 조망을 즐기며 파노라마로 담아보기도 합니다.
(확대)
금년 8월 패러글라이딩 월드컵대회가 이곳 곤륜산에서 개최가 되었는데
그래서 그런지 산 정상까지 시멘트도로가 설치가 되어 있네요.
그 덕분(?)에 준비해간 궤적이 개설된 도로에 끊어져
등로를 잇기 위해 잔가지가 걸리적거리는 난코스를 뚫고 나가야 했지요.
구불구불한 시멘트길과 산길을 번갈아가며 내림길을 따라가니
칠포2교와 칠포리를 잇는 도로를 만나게 되고
등로는 건너편 '숲속의 빈터' 이정표를 따라 이어집니다.
비포장 길을 따라가면 '드림캠프'와 '숲속의 빈터'를 지나게 되고
허름한 철제다리를 지나자마자 우측의 대숲 사이로 등로가 있다는데 찾지 못하고
몇 발자국 떨어져 있는 '봉화금씨' 합장묘 방향으로 들어서
무덤 뒤쪽의 숲속으로 무작정 발을 들여놓습니다.
인적이라곤 없는 산길에는 잡목의 잔가지와
망개덩굴의 가시가 진행을 방해하네요.
어렵사리 뚫고 나가니 그제서야 뚜렷한 등로를 만나게 되고
무덤을 지나온지 10분 가량 진행하니 산간도로 공사현장을 만나게 됩니다.
어디서 어느 곳으로 가는 도로인지 모르지만
터널공사도 하는걸 보면 개통은 시일이 좀 걸릴 것 같습니다.
도로를 건너 적당한 곳으로 다시 산으로 오르기 시작합니다.
지나온 곤륜산을 되돌아보고
사람의 발길이 거의 없는 희미한 등로를 따라 올라가니
폭이 좁은 임도와 합류가 되고
이후부터는 능선따라 이어지는 임도를 걷게 되는데
산불의 여파로 척박해진 토질에 산악오토바이가 헤집어 놓은 듯
움푹 패인 길은 볼썽사납기 그지 없네요.
곤륜산에서부터 걸어온 발품이 제법 되는지 눈으로 보기에도 멀어 보이는군요.
오래 전 포항지역 동해안의 큰 산불로 인해
크고 작은 야산들이 피해를 입었는데
아직도 그 흔적은 남아있어 우리에게 큰 교훈을 주는 것 같습니다.
산불이 휩쓸고 간 폐허에 새롭게 식재를 한 수목이
세월이 흘러 제법 튼실하게 자라난 모습에 반가움을 느끼면서
평탄한 산길을 부지런히 걷고 또 걸어갑니다.
산등성이에 올라서면 식재된 소나무 숲이 끝날 즈음에 임도를 버리고
좌측의 희미한 소롯길을 따라 등로를 변경합니다.
잠시 숲길로 들어가면 표식도 없지만 지도상의 175봉에 서게 되고
3~4분 남짓 등로를 이으면 큼직한 바위에 멋진 조망이 펼쳐지는 전망바위에 서게 됩니다.
계속되는 등로를 따르니 시원스런 조망은 계속되고
지난 해 찾았었던 오봉산이 얼른 오라고 손짓을 하고 있네요.
바람이 잦아드는 곳을 골라잡아 준비해간 김밥과 빵을 꺼내어
따끈한 커피까지 곁들여 요기를 하고서
내려다보이는 신흥리 번현마을 방향으로 가파른 내림길로 내려섭니다.
번현마을 못 미처있는 시멘트도로로 내려서게 되는데
당초에 계획했던 오봉산으로의 오름을 포기하고
곧장 도로를 따라 칠포리로 향하기로 합니다.
생각했던 것보다 산행시간이 많이 걸리는데다
컨디션이 별로인 집사람을 생각해 축소하기로 결정한 때문입니다.
30분 가량 걸려 도착한 칠포교에서 다리를 건너 해안가로 등로를 잇기로 합니다.
지금부터는 해파랑길 18구간과 함께 걷는 길이기도 하지요.
칠포천을 끼고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고
칠포리 마을로 들어섭니다.
칠포항 방파제 끝에 서있는 무인등대와
망중한을 즐기고 있는 갈매기떼가
한 폭의 풍경화를 만들어내고 있네요.
칠포2리 간이해수욕장.
푸른 하늘을 투영한 코발트 빛 바다는 너무나도 아름답습니다.
모처럼 걸어보는 겨울바다...
쾌청한 날씨에 코발트빛 바다가 조화를 이루고 있으니
백사장을 걷는 발걸음도 가벼워집니다.
해안 가까운 쪽의 바다 물색 또한 맑고 깨끗하여
걷는 내내 감탄이 절로 나오는군요.
바다와 산을 공유하여 해안선을 따라 걷는 산길 끝에 바라보는 칠포해수욕장.
황토길의 짙은 산내음, 시원한 해풍과 함께 전해오는 파도소리...
선계가 따로 없는 듯 합니다.
끝물의 해국(海菊)
척박하기 그지없는 절벽에 붙어 살아가는
소나무의 뿌리를 보면서 끈질긴 생명력에 감탄이 절로 터져 나오는군요.
해안길을 지나 주차장 인근에 있는 파인비치호텔 앞에 당도하게 되고
관악기를 불고 있는 조형물 앞에서 기념사진도 남겨보고
칠포해수욕장 주차장에서 목을 빼고 기다리고 있는 애마와 재회를 하면서
짧지만 그런대로 쏠쏠한 재미가 있었던 곤륜산 산행을 마무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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