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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와달이 사는 집

눈꽃과 얼음꽃이 화려하게 피어난 영양 일월산으로의 평일 산행 본문

◈ 산행이야기/☆ 2020년도 산행

눈꽃과 얼음꽃이 화려하게 피어난 영양 일월산으로의 평일 산행

해와달^^* 2020. 2. 28. 21:35

♤ 산행일자 : 2020. 2. 27 (목)  날씨 - 흐린 후 맑음

♤ 산행장소 : 영양군 일월면, 청기면 일원

♤ 산행인원 : 집사람과 둘이서...

♤ 산행코스 : 윗대티주차장-큰골-뿌리샘-월자,일자봉갈림길-월자봉-조망바위-일월산 일자봉-선녀탕갈림길-윗대티주차장

♤ 산행시간 및 거리 : 4시간 52분, 8.97km (식사 및 휴식 포함, GPS 기준)





▣ 산행지 소개 - 일월산(日月山)

일월산(日月山 1,219m)은 영양군 일월면과 청기면 사이에 있는 산으로 일위산(日圍山), 일우산(日雨山), 쌍요악(雙曜岳) 등으로 불린 적도 있으며 산의 형세가 순하게 생겼다 하여 순산(順山)으로도 불린다. 서쪽의 월자봉과 동쪽 주봉 일자봉을 합친 이름인 일월산은 동해의 일출과 월출을 가장 먼저 보는 산이라는 의미이다. 정상 능선에 올라서면 태백산을 비롯해 소백산, 청량산, 동해까지 전망이 거칠 것 없이 통쾌하다. 일월산 산행의 아쉬움이라면 정상에 군부대가 주둔하고 있어 정상 300여 미터 전에 세워진 정상 표지석 앞에서 발걸음을 돌려야 하는 것.

영양사람들에게 일월산은 예로부터 춘궁기에는 먹거리를 주고 치성을 드리면 소원을 이루게 해주는 '신령의 산', '은혜로운 산'으로 받들어져 왔다. 계곡이 깊고 펑퍼짐한 육산인 일월산은 물이 많고 수림이 울창해 산삼, 당귀, 복령 등 약초와 갖가지 산나물이 풍부한 곳으로 당골은 예로부터 두릅이 많기로 유명해 요즘도 봄이면 나물 캐는 아낙들의 발길이 잦다. 일월산의 동북쪽은 산세가 험하고 골이 깊으며 아름드리 나무들이 얼키고 설키어 울울창창한 숲을 이루었는데 그 밑 골짜기로 맑은 샘물이 흘러 낙동강의 상류인 반변천(半邊川)의 원류가 된다.

일월산에는 천축사라는 사찰터와 산령각, 용화사, 천화사 등이 있으며 특히 월자봉 아래의 황씨부인당은 유명하다. 조선 순조 때 시어머니의 학대를 못 이긴 며느리가 일월산에 올라가 자결하자 그의 넋을 기려 세운 당집이다. 황씨부인의 넋이 동네를 지켜준다고 믿는 사람들은 어려운 일만 생기면 이곳을 찾아가 기도를 올린다. 뿐만 아니라 당집 근처에는 부정한 일을 저지르면 물빛이 흐려진다는 영험한 샘이 하나 있어 황씨부인당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더욱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일월산은 음기가 강한 여산으로 알려져 그믐날만 되면 전국 각지의 무속인들이 이 산을 찾아 영험함과 신통함이 더한 내림굿을 한다. 그렇게 하면 점괘가 신통해진다 하여 무속인들로부터 성산으로 추앙받는 곳이기도 하다. 일월산 주변의 명소로 일월면 주곡리의 조지훈 시인 생가와 시비를 둘러볼 만 하며, 그외 영양의 볼거리는 입암면 산해리 반변천가에 모전석탑인 봉감모전오층석탑(국보 187호)이 아름다운 풍광 속에 자리하고 있다. 또한 영양읍 화전동에 삼층석탑(보물 609호), 조선시대 민가 정원의 백미로 여겨지는 연당리 서석지, 영양읍 현일동의 삼층석탑(보물 610호) 등이 있다.





◈ 산행기

달랑 하나 남은 연차휴가를 알차게 보낼 수는 없을까 생각하다 못 가본 산에나 다녀오자는 생각이 들어 산행준비를 마치고 집사람과 함께 7번 국도를 달려 북쪽으로 향합니다.

전날 제법 많은 비가 내려 강원도 동해안 지방에 대설주의보가 내렸다는 뉴스에 강원도까지는 아니더라도 경북 북부지역에도 눈이 내렸으리라는 생각에 조금은 부족한 올 겨울 눈산행을 제대로 즐겨보자는 의미로 찾아가는 길이랍니다.

강구에서 뜨끈한 갈치찌개로 아침을 해결하고 당진-영덕고속도로를 이용해 달리다 동청송,영양TG를 빠져나와 31번 국도를 따라 영양군청 소재지를 지나 네비게이션이 알려주는 대티마을로 들어서게 됩니다.

GPS궤적을 비교해가며 도착한 곳은 일월산 들머리 입구인 윗대티마을 주차장입니다. 제법 널찍한 주차장에는 텅 비어있어 코로나19의 여파가 전국 곳곳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느끼게 되는군요. 아무도 없는 주차장에 차를 대고 내리니 오염없는 산촌 마을 특유의 쌉싸레한 맑은 공기가 폐부 깊숙이 빨려 들어오고 찬바람과 뚝 떨어진 기온에 몸이 움추려들어 쟈켓을 걸치고 포장도로를 따라 마을 안쪽으로 진행하며 오늘의 산행을 시작합니다.



산행궤적

(확대)



주말이지만 텅 비어있는 윗대티주차장에 홀로 전세를 낸듯

애마를 세워놓고 도로를 따라 산행을 시작합니다.



오늘 산행의 들,날머리 지점으로

직진으로 올라 좌측 작은 다리로 내려올 예정입니다.



포장이 된지 얼마안된 듯 깔끔한 마을 소로를 따라 걸으면

우측으로 예쁜 황토로 지어진 너와집을 지나게 되고



이후 포장도로가 끝나는 지점에 여염집 같은 화엄정사를 지나게 되고

마을의 식수로 사용하는 집수정을 지나면 등로는 깊은 산속으로 들어서게 됩니다.



전날 내린 비에 불어난 계류를 건너기에는 무리다 싶어

좌측 통나무다리를 이용해 하얀 눈이 깔려있는 산길을 따라

기(氣)가 세기로 유명한 일월산의 속살 깊숙이 들어갑니다.





큰골 갈림 삼거리.


좌측으로 진행해도 되지만 반변천의 발원지인

'뿌리샘'을 찾기 위해 곧장 나있는 등로를 따릅니다.





수북이 쌓인 낙엽길을 따라 일월산 속살 깊이 들어가니

하얀 눈과 어우러진 오솔길이 운치가 있어 보입니다.



칡밭목이 갈림길



약 5분 후 만나게 되는 반변천의 발원지인 '뿌리샘'입니다.



맑은 물이 쉼없이 흘러나오는 '뿌리샘'







임도삼거리(댓골, 칡밭목갈림길)


정상으로 가는 표식이 없어 일순 헷갈렸지만

시그널이 보이는 좌측 방향으로 진행해 나갑니다.









계속되는 임도를 따라 진행하니 쉼터 정자가 있던

큰골 갈림길에서 이어져 온 등로와 합류가 되는 삼거리에 서게 됩니다.



지금껏 그나마 유순하게 이어져 왔던 임도 형태의 등산로가

이제부터는 가파르게 이어지는 본격적인 산길로 들어서게 됩니다.









보기에는 그다지 난이도가 없어 보이지만 실제는 상당한 된비알의 연속입니다.



스패츠와 아이젠을 꺼내 착용을 하고 본격적인 설국의 세계로 들어가기 시작합니다.



나뭇가지 사이로 바라보이는 월자봉 주변에는

상고대가 활짝 핀 모습이 시야에 잡히는군요.

저절로 입꼬리가 올라갑니다.^^*





아무도 밟지 않은 하얀 눈 위에 처음으로 흔적을 남기며 걷는 기분...

오랜만에 느껴보는 참으로 묘하고 설레는 마음입니다.



발에 밟히는 눈의 느낌이 참 좋습니다.

눈이 쌓인 한적한 산길을 걷는 기분 또한 좋구요.





나뭇가지마다 설화가 활짝 피어나 신비로움을 자아내고 있고



순백의 눈꽃으로 덮혀있어 더욱 운치있는 일월산 오름길...



잘 찾아왔다는 자부심을 한껏 느끼는 시간입니다.





점점 더 농도를 더해가는 순백의 세계로 빠져 들어가는 등로에는



환상적인 설화가 순록의 뿔처럼 뒤엉켜 하늘을 가리고



나뭇가지마다 하얀 솜같은 눈송이가 소담스럽게 내려앉았네요.



나뭇가지 사이로 희미한 모습으로 다가오는

중계탑을 보니 주능선이 가까워졌나 봅니다.





삼거리(일자봉, 월자봉 갈림길)



400m 떨어진 월자봉으로 갔다가 다시 이곳으로 되돌아와

주봉인 일자봉으로 진행할 계획입니다.







KBS중계소 옆의 월자봉 가는 길의 돌탑.





월자봉으로 가는 길 역시 화려한 눈꽃의 향연이 펼쳐집니다.



상고대에 이어 오늘은 빙화도 만나게 되는 행운을 누리게 되네요.

정확히 말하면 설빙화(雪氷花)라고 해야 옳겠지요.



빙화에 눈꽃이 더해져 가지가 휘어질 정도로

내려앉은 하얀 눈은 동화 속 설경을 연상케 하고



숨막히게 아름다운 하얀 눈꽃은

모처럼의 겨울산행의 진수를 만끽하게 하는군요.



돌탑이 있는 갈림길에서 10분 남짓 완만하게 이어지는

산길을 따라 환상의 눈꽃터널을 통과하니



일월산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월자봉(1,205m)에 닿게 됩니다.



월자봉 정상은 사방이 숲으로 가려져 있는데다

그나마 동쪽 방향으로 조금 시야가 트이지만

짙은 구름에 가려 그 마저도 볼수 없네요.



하지만 정상 주변의 설화가 너무 멋져

사방 돌아가며 카메라에 담기 바쁩니다.



기대를 저버리지 않은 오늘의 발걸음...

대박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것 같네요.





KBS중계소로 되돌아가는 길...



지나온 길이지만 바라보는 감흥은 또 새롭습니다.





마치 설탕을 버무려놓은 꼬치처럼...



때로는 남태평양의 산호초를 옮겨다 놓은 듯...



KBS중계소.



다시 돌아온 삼거리에서 일자봉까지의 1.4km의 구간을 시작합니다.





일자봉으로 향하는 등로 역시

아무도 밟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숫눈길입니다.





간간이 시야가 트이는 곳에서 바라보는

동쪽방향의 조망이지만 구분이 되질 않네요.



오늘 하루만큼은 하얀 도화지에 첫 점을 찍듯이

흰눈 쌓인 길에 첫 발자국을 남기며 가는 기분이란

세상이 온통 제 것인양 너무 좋으네요.





역시 겨울엔 눈이 와야 제 맛이라는 사실 오늘도 실감하게 됩니다.



산과 계곡 등 모든 곳에 하얀 눈으로 덮인 것을 보면



왠지 마음도 시원해지고 깨끗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지요.



산이고 하늘이고 세상은 온통 하얀 색....





큰골 갈림길에서 20분 가량 만만찮은 사면길을 진행하니



오늘 산행 코스 중 가장 시원스러운 조망을 보여주는 전망바위에 서게 됩니다.



깊고 깊은 골짝 아래로 출발지였던 대티마을이 자리하고 있고

사진에는 보이지 않지만 맨 뒤쪽으로 낙동정맥의 통고산이 어렴풋이 보입니다.



수많은 눈과 바람이 만들어낸 한 폭의 아름다운 절경들...



환상과도 같은 자연의 조화에 오늘도 고개가 절로 숙여집니다.



바람이 잦아드는 전망바위 입구에서 자리를 깔고 앉아

조금은 늦은 점심시간을 가진 후 일자봉으로 향합니다.



하나같이 눈을 흠뻑 뒤집어 쓴채 흰색 페인트를 뿌려놓은 듯

순백의 향연을 펼치고 있어 두 눈이 황홀할 지경이라



젖어버린 장갑속으로 전해져오는 차가움에

손끝이 저려오는 것도 잊어버릴 지경입니다.







얼어붙은 눈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축 늘어져버린 나뭇가지 사이를 통과해나가니



숲속은 눈이 어질해질 만큼 아름다운

백색 세상이 계속 펼쳐지고 있네요.



마치 한 마리 물고기가 되어 하얀 산호초가 가득한

바닷속을 유영하는 듯한 착각이 들 지경입니다.





일월산의 주봉인 일자봉.


실제 정상은 군부대가 차지하고 있어

이곳에 정상표지석을 설치해 놓았네요.



일자봉에 가득한 빙화(氷花)의 향연.





정상표지석 앞에 있는 해맞이광장.


육지에서 동해의 일출을 바라볼 수 있는 곳으로

매년 해맞이행사를 개최하는 곳이라 하네요.







구름에 가려 멋진 조망을 볼수 없음이 작은 아쉬움으로 남지만

감탄사를 연발하게 만드는 상고대의 향연에 흠뻑 젖어듭니다.



쿵쿵목이 방향의 설화 풍경을 카메라에 담고



전망데크 좌측으로 나있는

대티, 선녀탕 방향의 이정표를 따라 하산길로 들어섭니다.



또다시 설화의 세계로 발을 들여놓은 산꾼이

연신 내뱉는 소리는 감탄사 연발입니다.



자연이 빚어놓은 최고의 작품들을 모아놓고 전시회를 열어놓았는지

황홀한 그 모습에 넋을 잃은 채 그저 셔터 누르기에 바쁩니다.



선녀탕 갈림길.



선녀탕갈림길을 지나 윗대티마을로 내려서는 능선길은

그야말로 쏟아진다는 말이 어울리는 급내림의 연속입니다.



나뭇가지 사이로 바라보이는 일월산 정상에 자리잡고 있는 군부대.





바람에 휘날리는 시그널만이 나부끼는 1,014봉을 넘어서면



바쁜 걸음 붙들고 두 눈을 현혹하던 상고대는 어느 덧 사라지고



쌓인 눈의 양도 현저히 줄어든 내림길이지만 내리꽂음은 지속되는군요.





오늘의 발걸음 중에서 가장 크고 멋진 소나무를 지나게 되고



구름속에 자취를 감추기 시작하는 아득히 멀어져 있는 KBS중계소를 바라보면서



이제는 사라져버린 눈 없는 산길을 걸으며

막바지에 접어든 오늘의 산행을 잠시 돌이켜 봅니다.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화려하고 멋진 설화와 상고대, 설빙화까지...

이른 아침부터 먼길 달려온 보람을 제대로 느낀 시간들이었네요.



노란색의 나무로 만든 자전거 조형물이 서있는

윗대티주차장에 도착하면서 일월산 눈꽃산행은 마무리가 됩니다.


개울가로 내려가 신발과 장비를 깨끗이 세척을 하고

시간을 봐가며 정하기로 내심 생각하고 있던 곳을 찾아가기로 합니다.



그곳은 우리나라 최대의 풍력발전단지가 있는 맹동산입니다.



차를 타고 한바퀴 휘이 둘러볼 요량으로 가볍게 찾은 걸음이라

군데군데 조망이 괜찮은 곳을 찾아 카메라에 담아봅니다.







동해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에너지를 생산하는

국내 최대의 풍력단지인 영양풍력발전단지.



낙동정맥 상의 맹동산 800m 고지에 설치되어 있는 풍력발전시설.

엄청난 규모에 다시 한번 놀라게 되는군요.



겨울철이어서 황량한 분위기이지만 푸른 초원이 펼쳐지는 계절에는

울타리가 쳐져있는 목장의 소들이 한가로이 풀을 뜯고

고랭지 채소밭에는 싱싱한 채소들이 자라고 있다고 하네요.



또한 일출, 일몰이 멋지기로 소문이 난 곳이라

날씨가 좋은 따뜻한 날 다시 한번 찾아오기로 하고

34번 국도를 따라 영덕을 향해 달려 7번 국도로 갈아타고

동해안을 따라 포항으로 돌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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