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와달이 사는 집
야생화 탐사를 겸한 토함산 산행 본문
♤ 산행일자 : 2020. 03. 14 (토) 날씨 - 맑음
♤ 산행장소 : 경주 토함산국립공원
♤ 산행인원 : 집사람과 함께...
♤ 산행코스 : 시부거리 입구-보불로 갈림삼거리-삼거리갈림길-토함산-삼거리갈림길-무명묘-유인월성김씨묘-시부거리(원점회귀)
♤ 산행시간 및 거리 : 4시간 10분, 9.07km (식사 및 야생화 탐사 포함. GPS 기준)
◈ 산행기
주말 오전근무가 있어 토요일에 산행을 다녀올 생각으로 부지런히 머리를 굴려봅니다. 먼 곳으로의 산행은 시간이 맞지않아 근교로 시선을 돌려보니 해마다 봄이면 찾아가던 곳이 생각이나 간단하게 행장을 꾸려 느긋하게 아침을 해결하고 커피전문점을 찾아 보온병에 한통 담아서 경주로 향합니다.
경주지역의 산 중에서 봄을 알려주는 야생화가 많기로 소문이 난 토함산 자락의 시부거리를 찾아가는 길이지요.
시기적으로 조금은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토함산의 북쪽 깊은 골짝에는 아직도 봄을 시샘하듯 찬바람이 골을 타고 불어댈테니 분명 봄의 전령사들이 남아있으리라 생각을 하며 경주 보문단지를 지나 경주시민의 젖줄인 덕동호 상류에 있는 시부거리 마을에 도착하니 마을 입구의 다리를 건너기 전 도로변에는 몇 대의 차량들이 주차해 있고 이곳에 오면 늘 주차하던 곳에는 이미 선점한 차량이 있어 마을 입구의 경감로 도로변에 주차를 해놓고 오늘의 발걸음을 시작합니다
산행궤적
(확대)
북천을 가로지르는 다리를 건너 시부걸마을로 들어섭니다.
해마다 봄이면 찾아오는 토함산 서쪽 골짜기의
'시부거리' 마을은 겨우내 많은 변화가 있었네요.
입구부터 전에 없던 마을을 알릴 수 있는
랜드마크와 안내판을 설치해 놓았으니 말입니다.
오랫동안 야생화를 찾아 드나들던 사람들 사이에만
알음알음으로 소문이 났던 산골마을에도
깔끔하게 포장이 되고 담장마다 곱게 벽화가 그려져 있네요.
또한 골짜기로 들어가는 길은 '시부거리 탐방로'라는 이름으로
데크길도 놓여져 있고 울타리도 처쳐있어
새롭게 단장을 한 모습이 공을 들인게 보이는군요.
울퉁불퉁했던 흙길에도 작은 돌들이 깔려있고
안전난간대도 새로이 조성이 되어 있어 산뜻한 모습입니다.
탐방로에 들어서서 길섶을 살펴보니
올해도 어김없이 추운 겨울을 이겨내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봄이 왔음을 알리고 있는
노루귀와 복수초, 현호색 등을 만날 수 있었네요.
행복을 가져다 준다는 복수초...
올해도 복을 한아름 받을 수 있게끔 많이 지어야겠네요.
잎이 노루의 귀를 닮았다 해서 붙여진 이름... 노루귀...
여리디 여린 꽃대를 들어올린 노루귀가
바깥 세상이 궁금한지 나들이를 나왔네요.
그 앙증맞은 모습에 그만 저절로 땅과 배과 붙어버렸습니다.
여기저기 가정을 꾸미고 피어난 아름다운 봄의 전령사들...
하얀 꽃잎이 별처럼 빛나는 흰노루귀...
봄을 시샘하는 꽃샘추위가
얼굴을 마구 할퀴어도 깊은 산 으슥한 곳에 피어나
아무도 찾아주는 이, 알아주는 이 없더라도
어쩌면 그리도 그늘이 없이 행복한 미소 속에 머물다
아무런 넋두리 한 마디 없이 곁을 떠나가는지...
자연의 섭리는 참으로 오묘하기만 합니다.
들꽃과의 눈맞춤이 길게 이어지다보니
마냥 늘어져만 가는 시간을 만회하기 위해 서둘러 걸음을 옮깁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화사한 모습으로 우리 곁에 다가온
두견화(진달래)에 또 발걸음이 붙들려 버리는군요.
잎이 없는 가지에 노란 보석들을 가득 달고 있는 생강나무도 예외는 아니구요.
따스한 봄별에 속살을 여는 노루귀... 숲섶에 수줍은 듯 피었습니다.
종달새의 아름다운 노랫소리가 들려오는 듯
수채화 물감색을 띠며 살랑거리는 '현호색'이
아지랑이를 고대하며 봄의 향연이 시작됨을 알려주고 있네요.
시간이 지날수록 기온이 올라가 산행시작 때부터
몸을 움추리게 만들었던 차가운 바람도 잠잠해지고
따사로운 봄볕이 가득한 시부거리 계곡 깊숙이 들어가니 물소리 또한 정겨워집니다.
또다른 복수초 군락지...
차가운 대지를 뚫고 야생에서 새롭게 꽃망울 화사하게 피어난 복수초...
노란 빛의 싱그러움이 야생에서 제대로 자리를 잡았네요.
보덕산방 갈림길인 삼거리에 서니
전에 없던 쉼터의자가 보이는군요.
(← 토함산. 보덕산방,만호봉 →)
뿌리가 약한 수목들이 무수히 쓰러져있는 모습을 보니
의아스럽기도 하고 안타까운 마음도 듭니다.
딱 하나 발견한 '남산제비꽃'
시작은 미미하지만 그 결과는 창대하겠지요.
오랜 세월 잘 자라준 덕분에 이젠 토함산의 명물이 된 잣나무 조림숲입니다.
사시목 갈림삼거리.
새로이 만들어져 있는 데크에는 자전거를 타고온 동호인들이 식사를 하고 있어
멀찍이서 카메라에 담고 정상을 향해 계속 진행하기로 합니다.
언제 걸어도 기분좋은 명품 산책길은 오늘도 셔터를 누르게 만드는군요.
마동(탑골) 갈림삼거리.
우측의 마동으로 내려가면 코오롱호텔 주차장이 나옵니다.
정상 직전의 전망대에 섰지만
웃자란 나뭇가지가 시야를 방해하는군요.
경주 남산과 마석산 너머로 단석산에서
문복산으로 이어지는 낙동길이 시야에 들어옵니다.
신라인의 얼이 깃든 영산으로
신라 오악(五嶽) 중 하나였던 토함산에 섰습니다.
절골 뒤 동대봉산 능선 너머로 운제산이 아득하고
그 너머 포항시와 영일만도 시야에 들어옵니다.
추령에서 함월산을 넘어서 무장봉으로 연결되는 운토종주길과
호미지맥 마루금이 또렷하게 산줄기를 그리고 있네요.
남쪽방향으로는 삼태봉으로 이어지는
삼태지맥길에 세워져있는 풍력발전기가 눈길을 끌고
남서쪽으로는 마석산, 치술령이 건너보이고
멀리 영남알프스의 고봉들도 보이는 눈맛이 시원한 오늘입니다.
정상 주변에서 점심을 해결하고
모처럼 인증샷 하나 남기고 하산모드로 접어듭니다.
아무도 없는 사시목갈림길로 되돌아와 맞은편 등로를 따라 진행합니다.
삼거리에서 5분 가량 지나면 무명묘 1기를 만나게 되고,
장딴지까지 빠지는 낙엽의 바다를 헤쳐나가면
고도가 높아 이제야 화사한 꽃망울을 터뜨리며
피어나는 복수초 군락지를 지나게 됩니다.
이제 피어나기 시작해서 그런지 꽃들이 싱싱하네요.
인적이 거의 없는 곳이라 수북이 쌓인 낙엽이 등로를 덮어버렸지만
발목을 다치지 않으려 조심스레 가파른 내림길을 따르면
중요 포인트이기도 한 '유인월성김씨'묘에 서게 됩니다.
무덤 뒤쪽으로 곧장 내려서면 사시목능선을 따라 절골 입구로 이어지고
좌측 급내림길을 따르게 되면 출발지였던 시부거리로 가게 됩니다.
나뭇가지 사이로 보이는 보문호(좌)와 덕동댐.
이 길을 걷는 게 이번이 너댓 번째 걸음이라 낯설지 않지만
쏟아지는 내림길에 낙엽과 뒤섞인 돌길이라 무척 조심스러운 코스입니다.
한층 가까워진 동대봉산을 올려다보면서
이 길을 오르고 내렸던 지난 시간들을 얘기하며
조심스레 내려서니 산행은 막바지에 접어들게 됩니다.
마을 끝자락의 어느 무덤가에 자리하고 있는 동백나무.
차가운 북풍이 휘몰아치는 곳이라 다른 곳보다 개화가 늦는 것 같습니다.
경주와 감포를 잇는 경감로가 바라보이는
마을 끄트머리의 농장을 지나 마을로 들어서니
산행을 시작할 때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마을 어귀의 담벼락에 놓여져 있는 예쁜 미니어처들을 구경하고
보기만 해도 저절로 미소가 지어지는 담장 벽화들을 둘러보고서
마을 어귀에 있는 다리를 건너는 것으로 오랜만에 다시 찾은
토함산 시부거리 코스 산행을 마무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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