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와달이 사는 집
멋진 암릉에 시원스런 눈맛이 즐거웠던 청도 옹강산 본문
♤ 산행일자 : 2020. 03. 21 (토)
♤ 산행장소 : 청도군 운문면 일원
♤ 산행인원 : 집사람과 함께...
♤ 산행코스 : 소진리 상수원감시초소-산길 입구-558봉(오진리갈림길)-말등바위-옹강산-남릉-용둔봉-소진봉-소진리 잠수교(원점회귀)
♤ 산행시간 및 거리 : 5시간 3분, 10.31km (식사 및 휴식 포함, GPS 기준)
▣ 산행지 소개 - 옹강산(翁江山)
영남알프스 북쪽 언저리에 보면 지리적으로 경북 청도군 운문면 오진리와 경주시 산내면의 경계를 이루고 있는 옹강산(翁江山·832m)이 우뚝 솟아 있다.
영남알프스의 변방이라고 할 수 있는 옹강산은 주변의 여느 준봉에 비해 산꾼의 발길이 많이 미치지 않아 지금도 원시의 깨끗함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특출한 자랑거리를 내놓지 못하지만 호젓한 길이 은근한 매력으로 다가오고 해발 1,000m급의 영남알프스 산군과 이웃하고 있어 주변 산들을 파노라마처럼 살펴볼 수 있고, 푸른 물을 담고있는 운문호도 보이는 전망대로서도 나름의 역할을 다하는 늠름하고 당당한 느낌이 다가오는 산이다.
옹강산의 유래는 옛날 이 지역에 아주 큰 홍수가 났었는데 옹강산의 한 봉우리가 옹기만큼 잠기지 않았다고 하여 그 이후로 옹강산으로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또 다른 유래는 그냥 산봉우리가 옹기처럼 생겼다고 하여 그렇게 불리기도 한다.
옹강산을 한번 오른 사람들은 묘한 매력으로 이 산을 기억하게 한다. 우선 솔숲을 걷는 재미가 있어 마음을 푸근하게 해주고 또 적당히 암릉을 오르내리기도 한다. 또한 분재 뺨치는 기묘한 모습의 소나무가 지천으로 널려 있고 커다란 바위와 한 몸이 되어 있는 소나무는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경탄을 금할 수 없게 만든다. 특히 말등바위를 필두로 암릉 암봉 전망대가 잇따르는 말등바위 능선은 옹강산의 여러 산행 코스 중 단연 돋보인다.
◈ 산행기
온 나라를 공포의 도가니속에 몰아넣고 연일 감염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가고 사망자도 속출하여 세계 각국이 대한민국에서 온 입국자를 거부하며 문단속을 하더니 이제 거꾸로 한국을 모델삼아 코로나와 싸워야 한다며 찬사를 보내고 있는 현실에 국내에서도 정부를 그렇게 욕하며 총선 승리를 위해 정치논리로 끌고 가던 사람들이 지금은 다 어디가고 보이질 않는 것 같습니다.
서울, 경기지역에 새롭게 확진자가 늘어나고 있다지만 5~6만명 중의 확진자가 한명이라면 인구 5만명당 2백여명의 암환자가 될 확률보다 이백분의 일로 극히 적은 확률이라고 합니다. 국민 개개인이 더 조심하면 더 낮출 수 있는 확률이라 생각하고 제 개인으로서는 우리 정부가 대처를 잘하고 있다고 생각이 듭니다.
정부가 앞장서서 마스크 나눠주고 코로나 검사 무료로 해주는 나라는 우리나라 밖에 없습니다. 우리가 늘 부러워하던 복지천국 북유럽도 이렇게까지는 하지 않는 것 같거던요. 힘들 때일수록 정부 원망하는 글은 좀 자제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각자 지지하는 정당이 다를지라도 다같이 힘든 시기에 국민이 분열하면 안되니까요. 하긴 대다수의 국민들보다 정치인들과 그 세력들이 분열을 부추기고 있는지도 모르지요.
우리나라가 대처를 잘하고 있다고 연일 쏟아지는 외신기사들을 보면 대한민국이 자랑스럽고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뿌듯하기 그지 없습니다. 부디 각자 위생을 철저히 하고 정부의 권고를 잘 이행하면서 코로나가 이 땅에서 빨리 물러가도록 우리 모두 힘을 합쳤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변함없이 찾아온 주말을 맞아 또다른 산행지를 찾아 열심히 차를 몰아갑니다.
오늘의 산행지는 안태 고향인 청도군 운문면에 있는 아기자기한 암릉과 멋진 조망이 눈을 즐겁게 해주는 옹강산입니다. 4년 전 심원지환종주라는 이름으로 찾은 이후 개인적으로는 5번 째의 방문으로 옹골찬 바위산으로 새로운 코스로 꾸며 하루를 즐겁고 안전하게 보내고 와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휴대폰의 네비에 '소진리복지회관'으로 입력하고 경주 건천을 지나 운문댐의 멋진 호반을 따라 달려 도착한 소진리 입구의 잠수교에서 주차를 해놓고 잠수교 건너로 올려다보이는 옹강산의 산릉을 바라보면서 오늘의 산행을 시작합니다.
산행궤적
(확대)
소진리마을이 빤히 보이는 잠수교 앞에서 오늘의 산행 시작할까 합니다.
잠수교를 건너 마을로 들어서면 맨 먼저 당산나무가 반겨주고
담장에 쓰여져 있는 '오진리 마을'의 유래와
저절로 미소가 지어지는 어릴 적 추억이 담긴 벽화를 구경하면서
마을 끝을 지나 골짜기로 들어가면
등산로를 알리는 이정목이 서있는 들머리를 만나게 됩니다.
계속되는 길을 따르면 옹강산과 용둔봉 사이의 안부삼거리로 연결이 되지요.
산행은 소진마을에서 시작해 능선을 타고 정상에 올랐다가
남서릉을 타고 소진마을로 돌아오는 원점회귀 코스입니다.
잡목의 나뭇가지를 헤쳐가며 올라선 산길에는
봄철 산야를 붉게 수놓는 진달래가 환한 미소로 반겨주고 있었네요.
온통 코로나19 때문에 정신이 없다보니 계절의 변화에도 둔감했나 봅니다.
진달래가 만개할 때가 되었으니 괜찮은 곳으로 다녀와야겠습니다.
고도를 높혀갈수록 산길은 거칠어지고 그에 비례해 내뱉는 숨 또한 가빠집니다.
서릉으로 올라가면서 바라본 운문댐 방향의 조망으로
방음산이 건너보이고 멀리 까치산이 바라보이는군요.
그러고보니 까치산-방음산을 찾은지도 꽤 오랜 시간이 흐른 것 같습니다.
신원천 너머로 방음산, 좌측 뒤로 해들개봉과 장군봉(호거대), 귀천봉도 담아보고
등로 우측으로 시선을 돌려보니 하산코스로 잡은 소진봉능선과
아찔한 바위벼랑이 기억에 새로운 복호산과 지룡산이 건너보이고
그 너머로 가지산과 운문산, 억산으로 이어지는 영알의 마루금이 올려다보이는군요.
전망바위에서 파노라마로 담아봅니다.
(확대)
좀더 고도를 높히니 오른쪽으로 서지산도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하네요.
계속되는 암릉길이 긴장감을 주지만 그렇다고 위험할 정도는 아니기에
발 아래로 펼쳐지는 시원스러운 풍광을 감상하며 봄볕 가득한 산길을 오릅니다.
암릉길에서 바라본 가야할 옹강산 서릉과 정상.
운문호가 내려다보이는 곳에 다시 서니
그득히 담긴 물이 보기만 해도 배부른 것 같고
우측으로 도드라진 서지산과 맞은편 까치산이
운문호에 길게 목을 들이밀고 목을 축이고 있습니다.
산행을 시작한지 1시간 10분 가량 걸려 도착한 주능선.
우람한 외모의 소나무가 눈길을 끄는
소진마을 갈림삼거리인 558봉 입니다.
우회로인 벼랑 아래로 내려서려다
문득 생각이나 집사람을 데리고 벼랑 위로 올라섭니다.
바로 누워있는 '주상절리' 때문이지요.
거대한 바위의 아랫부분은 한 덩이로 붙어있는데
위로 갈수록 분리되는 모양을 띠고 있습니다.
우회하거나 바로 넘는 등 시종일관 오르내리게 되는
암릉길이 이어지는 북서릉을 따르면
저마다 독특한 모양을 하고 있는 소나무들이 눈길을 끄는군요.
가까이 다가온 642봉.
옹강산 정상부도 삐죽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구요.
지나온 흔적을 한번 되돌아보고
앞을 가로막는 암릉을 잠시 우회하다 위로 올라섭니다.
등로를 오르는 도중 계속 전망바위가 나타나 눈을 즐겁게 해주고 있네요.
로프가 필요할 정도로 위험하지는 않지만 주의를 요하는 바윗길을 오릅니다.
바윗길은 약간 거칠어 보이지만 산행의 잔재미를 느끼기에 충분합니다.
시그널 하나 달려있는 642봉에 서니
불어대는 세찬 바람에 몸을 가누기 조차 힘이 드는군요.
영남알프스의 산군들이 병풍처럼 펼쳐집니다.
우람한 바위덩어리 복호산 뒤로 운문산, 범봉, 억산이 줄지어 서 있네요.
오진리 숲안마을로 이어지는 용각골의 깊은 골짝이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조망터에 서니
천하가 다 제 것인양 의기양양해 지는군요.
자그마한 봉우리에 올라설 때마다 터지는
멋진 조망으로 인해 발걸음은 자꾸 더뎌져만 가고
지나온 걸음걸음 되돌아보며
스스로에게 뿌듯해 하며 힘찬 발걸음을 옮겨 나아갑니다.
옹강산 북릉 너머로 경주의 단석산이 미세먼지 속에 희미합니다.
드디어 말등바위가 가까워진 것 같네요.
우회로가 있지만 곧장 직등으로 올라서기로 합니다.
옹강산의 최고 명물인 말등바위에 서게 됩니다.
바람이 얼마나 세차게 불어대는지 모자를 부여잡아야 할 형편이네요.
말의 잔등과 같이 생겼다는 말등바위는
조망도 좋고 오늘 옹강산 산행에 있어 최고의 절경입니다.
지나온 방향으로 바라본 말등바위와 입석대.
말등바위 끝에 있는 암봉에 올라 내려다보니
과연 말이나 소의 잔등처럼 보이네요.
지척에 다가온 옹강산이지만 가파른 오름이 살짝 긴장하게 만드는군요.
옹강산 북릉 너머로 경주시 산내면 일부리와 박매산이 보이는군요.
'말등바위'는 옹강산 최고의 조망처로
운문호 너머 첩첩의 산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고
복호산, 지룡산 너머로는 가지산과 운문지맥에서 뻗어나가는
영알의 내로라하는 산군들이 고개를 내밀고 있습니다.
말등바위 곁에서 점심을 챙겨먹고 커피 한잔하고서
무거워진 엉덩이를 다독이며 정상을 향한 걸음을 시작하니
얼마 지나지 않아 모진 비바람에도 끄떡없이 살아남을 자태로
좀처럼 보기드문 모습의 소나무를 만나게 됩니다.
바위에 뿌리를 칭칭감은 끈질긴 생명력을 보면서
영축산 백발등능선의 비룡송이 생각나네요.
전망 없는 폐헬기장으로 정상석만 덩그러니 서있어
오름길에 비해 보잘 것 없는 정상의 모습이지만
오랜만에 찾은 기념으로 정상석에 기댄 채 사진 하나 남겨봅니다.
옹강산에서 삼계리방면으로 나서면 등로가 구분되지 않을 정도로
낙엽이 수북이 쌓인 등로를 따라 내려가다
옹강산 전위봉을 지나면 지그재그로 된 급내림길이 이어지는데
딱딱한 흙길에 자칫 미끄러지기 십상이어서 여간 조심스럽지 않네요.
우측 아래로 시그널이 나부끼는 안부삼거리를 만나게 되는데
우측 내림길은 계곡을 따라 소진리로 내려서는 길이어서
용둔봉과 소진봉을 만나기 위해 맞은편 등로로 다시 올라섭니다.
약간의 오름을 극복하고 올라선 특징없는 635봉을 지나
등로 좌측으로 바라보이는 문복산의 우람한 자태와
여름철 피서지로 각광을 받던 깊고 깊은 계살피계곡을 내려다보면서
그리 힘들이지 않고 살짝 내려섰다가 올라선 돌길의 오름끝에는
용둔봉(龍臀峰)이라는 새 이름을 얻은 643봉에 이르게 됩니다.
좌측 방향은 삼계리 에델바이스팬션으로 가는 길이고,
소진리로의 원점회귀를 위해서는 오른쪽으로 진행하게 됩니다.
발 아래로 삼계리가 내려다보이고
그 뒤로 쌍두봉을 거쳐 상운산으로 연결되는 마루금이 이어지는군요.
용둔봉을 지나고부터는 솔가리가 폭신폭신한
힐링하기 정말 좋은 멋진 길이 이어집니다.
거기에 더해 화사한 모습으로 우리 곁에
시나브로 다가온 진달래가 하산길을 함께 하게 됩니다.
시그널이 없어 주의해야 할 좌측 통점 구들보로 내려설 수 있는 갈림길을 지나
솔가리가 폭닥하게 깔려있는 부드러운 등로를 따르면
소나무에 가려 조망이라곤 없는 416봉을 지나게 되고
등로 우측으로 올려다보이는 옹강산과 말등바위를 바라보며
다시 만날 수 있기를 약속하며 내딛는 발걸음에 속도를 더해봅니다.
역광의 햇살을 받아 더더욱 붉은 빛이 감도는 진달래와
눈맞춤을 해가며 걷기좋은 산길따라 10분 가량 등로를 이으니
자그마한 정상석에 삼각점 하나와
이정목이 서있는 소진봉에 도착하게 됩니다.
소진리 뒷산이어서 불리어진 이름이 아닌가 싶네요.
이정목에서 좌측 방향은 신원리 방향이라 정상석 뒤쪽의 내림길로 들어섭니다.
고도를 낮춰갈수록 가장 먼저 산천을 원색으로 물들이는
봄의 전령인 진달래의 향연은 짙어져 갑니다.
비록 군락을 이루는 규모는 아니지만 등로 곳곳에 피어나
막바지 산행에 지쳐있을 법한 산꾼에게 청량제 역할은 톡톡히 하고 있네요.
이제 등로는 급내림길로 바뀌어지고
나무가지 사이로 어렴풋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소진마을을 향해 조심스레 발걸음을 이어갑니다.
준비해간 궤적을 벗어났지만 흔적이 뚜렷한 산길을 따르니 마을 뒤쪽으로 내려서게 되는군요.
숲을 빠져나와 비어있는 민가를 지나 큰 길로 나오니
마을 한가운데 있던 다리를 만나게 되고
정감어린 마을의 벽화를 구경하면서 카메라에 담아보기도 합니다.
마을 입구의 당산나무를 지나 멀리 보이는 잠수교 끝단에서 산행을 마무리하고
운문호로 흘러드는 신원천의 맑은 물에
발을 담그고 산행에서 얻은 피로를 말끔히 씻어내고
바위와 소나무가 멋지게 어우러진 옹강산을 올려다보며
덕분에 하루 잘 놀다 간다며 다시 만날 수 있을 때까지
온전한 모습으로 잘 지내라는 무언의 인사를 남기고
주말을 맞아 가족 단위로 나들이를 나온 차량들로 붐비는
운문호반의 20번 도로를 따라 경주를 거쳐 포항으로 돌아갑니다.
'◈ 산행이야기 > ☆ 2020년도 산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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