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와달이 사는 집
다시 찾은 영덕 블루로드 B코스 본문
♧ 트레킹일자 : 2020. 07. 12 (일) 날씨 - 흐림
♧ 트레킹장소 : 영덕군 영덕읍, 축산면 일원
♧ 트레킹인원 : 아내와 둘이서...
♧ 트레킹코스 : 해맞이공원 창포말등대-대탄리-오보삼거리-노물리 노인회관- 석리-경정리-대게원조마을-죽도산전망대-영양남씨 발상지
♧ 트레킹 시간 및 거리 : 4시간 40분, 13.5km (식사 및 휴식 포함. GPS 기준)
▣ 영덕 블루로드
영덕 블루로드는 부산에서 강원도 고성까지 이르는 770km의 해파랑길의 일부로 '블루로드'라는 이름의 영덕 구간은 하늘과 바다가 맞닿은 수평선이 끝없이 펼쳐지는 아름다운 바닷길로 푸른 동해의 풍광과 영덕대게 집산지 강구항, 풍력발전단지, 대게원조마을, 축산항, 괴시리마을 등 풍부한 볼거리와 먹을거리가 여행의 즐거움을 더해줍니다.
블루로드는 부경리 대게누리공원을 출발하여 강구항과 축산항을 거쳐 고래불해수욕장에 이르는 도보여행을 위해 조성된 약 64km의 해안길로 A, B, C, D 4개의 코스로 구분되는데, 영덕의 남쪽부터 D, A, B, C 순서입니다. 가장 남쪽이 D코스인 이유는 다른 코스를 다 만들고 나서 가장 나중에 만들었기 때문이지요.
이 가운데 '푸른 대게의 길'이라 불리는 블루로드 B코스는 영덕의 푸른 바다와 해안 경관을 제대로 만끽할 수 있어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코스입니다. 블루로드 B코스는 해맞이공원에서 북쪽의 해안선을 따라 대게원조마을과 죽도산 전망대를 거쳐 영양 남씨 발상지까지 15㎞이며 약 5시간이 소요됩니다.
◈ 트레킹 후기
계속되는 비소식에 구름이 잔뜩 끼어있는 흐린 날씨가 하루종일 이어질거라는 기상예보에 산행을 나서봤자 조망을 볼수 없음은 자명한 일이라 이 참에 집사람이 못 가본 영덕블루로드나 한번 더 다녀오는게 낫겠다 싶어 차를 몰아 7번 국도를 달려 강구항으로 향합니다.
오래 전 집사람과 함께 블루로드 A코스를 다녀온 뒤 홀로 B코스를 걸어보고 나머지 C코스는 고래불해수욕장의 모래사장을 걷는게 조금은 고역일 것 같아 그동안 미루어 두고 있었답니다.
그러는 사이 새로이 강구항에서 장사항까지 D코스가 조성이 되었다는 소식을 접하고 다시 한번 걸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던 차에 꾸무리한 날씨에 조망도 없으니 차라리 트레킹이 낫겠다 싶어 나머지 C,D코스를 걷기 전에 집사람에게는 초행길인 B코스부터 다시 시작하기로 하고 나선 걸음이랍니다.
강구 하나로마트 옆의 무료주차장에 주차를 해놓고 버스정류장으로 달려가니 해맞이공원으로 가는 버스는 1시간 30분 이후에나 있을거라는 안내에 길바닥에서 마냥 기다릴 수가 없어 다시 차를 몰고 영덕 해맞이공원으로 달려갑니다.
강구대교를 건너 해안길을 따라 달려가 도착한 해맞이공원에는 주차된 차량들이 즐비해 새삼 인기를 실감합니다. 외진 곳에 주차를 해놓고 영덕의 특산물인 대게의 집게발을 형상화한 창포말 등대 앞에서 GPS를 가동하며 블루로드 B코스를 시작합니다.
석리어촌마을은 돌이 많은 곳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기암괴석과 어우러진 해안 절경이 참 좋은 아담한 바닷가 마을입니다. 갈매기 집처럼 산 언덕에 집들이 터를 잡고 있고, 해안 바위 사이로 방파제용 돌을 쌓아 바다 풀장을 만들어 놓은 동네이기도 합니다.
또한 석리마을은 야트막한 산기슭에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모양이 멀리서 보면 갯바위에 붙은 따개비가 연상돼 ‘따개비마을’로 불리기도 합니다.
차유마을과 경정마을 사이의 해안가에는 약 1억년이 된 '이암과 사암'이 넓게 분포하고 있는데 차유마을 쪽에서는 붉은 이암이 관찰되고, 경정마을쪽에서는 붉은 이암과 붉은 사암이 함께 펼쳐져 있는 이색적인 풍경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축산면 경정2리 차유마을은 대게 원조마을로 유명한 곳입니다.
동해 바다를 배경으로 서 있는 대게 원조마을 기념비에는
게의 다리 모양이 대나무와 흡사하여 대게로 불리어 왔다고 적혀 있습니다.
이 기념비 앞에서 매년 봄 영덕 대게축제 때에 제를 올린다고 하는군요.
차유마을을 떠나 축산항으로 향하는 길은
빽빽히 들어찬 해송이 내뿜는 향기가
바다내음과 어우러져 코 끝을 간지럽히고
길은 솔잎이 융단을 깔아주어 편하게 걸을 수 있는 길입니다.
길이 끝나가면서 저 멀리 축산항과 야트막한 죽도산이 가까이로 다가옵니다.
산 정상에 있는 전망대 겸 등대까지 탐방로가 마련되어 있어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지요.
축산천이 바다와 만나는 곳에 세워진 '블루로드 다리'를 만나게 되는데,
사람만 건널 수 있는 폭이 좁은 현수교지만 규모가 상당합니다.
축산리 동명의 유래는 지형(地形)이 소가 누워 있는 형국(形局)이 되므로 붙여진 이름이다.
이 마을은 8세기 중기인 신라(新羅) 경덕왕(景德王) 때 청주한씨(淸州韓氏)가 마을을 개척하였다고 하나, 영양남씨(英陽南氏) 입향시조 유래로 더 유명하다.
즉, 경덕왕 14년(755년) 당(唐)나라 현종(玄宗) 연간에 김충(金忠)이란 안렴사(按廉使)가 일본 사신으로 다녀오던 도중 풍랑을 만나 구사일생(九死一生)으로 이곳 축산에 표착(漂着)한 다음 신라에 살기로 청원하자 경덕왕이 남쪽에서 왔다 하여 남씨(南氏)로 사성(姓)하고 시호를 영의(英毅)라 내리고 식읍(食邑)을 영양(英陽)으로 정하였다. 이로써 남씨 시조가 되었으며, 뒤에 영양, 의령, 고성으로 분관되었다고 한다.
트레킹을 마무리하고 해맞이공원으로 가는 마지막 버스의 시간을 알아보니 또 1시간 이상을 기다려야 될것 같아 콜택시를 타고 해맞이공원으로 가서 애마를 회수하게 됩니다.
시골이다보니 버스가 자주 다니지 않고 시간 또한 제 시간에 맞추기가 어렵다 하니 오래 기다리지 않고 택시를 이용한게 잘한 일이라 생각이 드는군요.
강구-축산간 해안도로를 따라 강구를 지나면서 7번 국도로 합류를 하니 귀가를 서두르는 차량들로 다소 혼잡한 도로 상황이지만 오랜 만에 다시 걸어본 블루로드 B코스의 환상적인 바닷길은 당분간 뇌리를 떠나지 않을 것 같은 불길(?)한 생각을 하면서 줄을 잇는 차량들의 꽁무니를 쫓아 포항으로 되돌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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