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행시간 및 거리 : 3시간 52분, 10.5km (식사 및 휴식 포함. GPS 기준)
◈ 산행기
주중에는 제법 따뜻한 날씨여서 봄의 기운을 느끼며 가벼운 옷을 입고 지내다가 주말이 되기만 하면 비가 오거나 날씨가 흐려져 기온이 떨어지는 등 꽃샘추위가 들이닥치니 풍광좋은 산행지를 골라 봄맞이 산행을 나서려던 계획은 어긋나기 일쑤여서 산행지를 고르기가 쉽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이번 주 역시 예외는 아니어서 토요일 하루종일 비가 내리더니 일요일인 오늘은 비록 비는 내리지 않지만 잔뜩 흐린 날씨에 기온마저 떨어져 조망을 기대하기는 힘들 것 같아 어느 산으로 가야할지 망설여지는군요.
그렇다고 온전히 쉬는 주말을 집에만 틀어박혀 있을 수는 없는 일이기에 배낭에 먹거리 챙겨넣고 차를 몰아 7번 국도를 따라 북쪽으로 달려갑니다.
오늘 가고자 하는 곳은 산행이라고 하기에는 조금은 약하고 트레킹 코스로 이름붙이는게 나을 것 같은 영덕블루로드 C구간입니다. 블루로드 A,B구간은 이미 다녀왔으니 남은 C코스를 걸어보기로 하고 지도를 꺼내 들여다보면서 코스를 그려보니 국제신문에서 다녀온 새로운 코스가 있어 그대로 따르기로 내심 작정하고 영덕 축산항으로 차를 몰아갑니다.
집사람과 두 번째 걸음이었던 B코스를 마치고 도착했던 축산항 버스정류장 부근의 주차장에 차를 세워놓고 '영양 남씨'발상지 표석이 있는 곳으로 걸음을 옮기며 블루로드 C코스를 시작합니다.
산행궤적당산나무가 있는 서낭당과 '영양 남씨'발상지 기념비가 서있는 곳에서 오늘의 발걸음을 시작합니다.언덕배기를 오르며 돌아본 죽도산과 축산항.'영양남씨'와 '영양김씨' 유적을 지나 야트막한 산길을 오르니 아담한 축산항이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군요.'와우산'으로 오르는 길에는 달과 해를 맞이하는 월영대(月迎臺)와 일광대(日光臺) 비석이 서 있네요.푸르른 소나무가 도열해 있는 짧은 오름 끝에는 내리막길이 기다리고 있고해안도로변에 있는 정자 쉼터를 지나 도로를 건너 블루로드 방향표식을 따라 잠시 걸어가면정자쉼터와 화장실 그리고 작은 주차공간이 마련되어 있는 대소산 입구에 다다르게 됩니다.대소산 입구의 모습으로 '새천년기념마을숲'이라는 글씨가 새겨진 바위가 눈길을 끕니다.복사꽃.사면을 따라 나있는 산길은 발길이 잦은 곳인지 뚜렷하고 푸른 소나무와 어우러진 진달래가 곳곳에 피어나 눈을 즐겁게 해주는군요.주민들을 위한 체육시설이 옹기종기 설치되어 있는 곳을 지나고이어 대소산을 오르지 않고 우회할 수 있는 갈림길을 지나면생강나무.대소산을 향한 막바지 오름길이 시작되는데 어느 산이든 다 그러하듯 쉬이 정상을 내어주지 않으려는 듯 가파른 침목계단이 기다리고 있네요.봉수대 옆에 거대한 송신탑이 세워져 있는 대소산 정상부의 모습입니다. 과거와 현재의 통신 수단이 공존하고 있는 모습이 이채롭네요.'가는잎 그늘사초'영덕대소산봉수대(盈德大所山烽燧臺).
영덕대소산봉수대(盈德大所山烽燧臺) 경상북도 기념물 제37호. 대소산은 해발 282m의 영덕 동남쪽 해안의 주봉인데, 산의 정상부에 지형을 이용하여 직경 약 20m 되는 넓이의 둘레에 대석을 쌓아 올렸으며, 그 안에 원추 모양의 직경 11m, 높이 2.5m의 봉돈(烽墩)을 쌓았다. 봉수대 중앙부는 역시 석축으로 된 연통(굴뚝)이 구축되어 있다. 연통의 외형은 단경 10m, 장경 12m에 높이가 약 3m되는 원통형이며, 구조는 대소형의 할석을 이용하여 두께 1.5m 되는 석축벽으로 둘러 있다.
현재 영해읍에서 동남쪽으로 직선거리 3㎞, 축산항(丑山港)에서 서북쪽으로 약 1㎞, 해안으로부터도 약 1㎞ 지점에 위치하고 있다. 대소산 봉수대를 중심으로 보았을 때 남쪽으로는 별반봉수대(別畔 烽燧臺), 북으로는 평해(平海)의 후리산봉수대(厚里山烽燧臺), 서로는 광산 봉수대(廣山烽燧臺)를 거쳐 진보(眞寶)의 남각산 봉수대(南角山烽燧臺)로 이어지도록 되어 있었다. 이들 여러 봉수대 가운데 대소산 봉수대가 가장 형태가 뚜렷하게 남아 있어 이 지역의 조선시대 통신수단을 연구하는데 좋은 자료로 평가된다.
축산항과 죽도산 전망대.대소산 정상에서 '블루로드 쉼터' 현판이 걸린 팔각 정자 쉼터로 내려섰다가다시 약간 올라서서 작은 돌탑과 이정표가 있는 작은봉화산을 넘어갑니다.운동 기구와 쉼터 평상이 펼쳐져 있는 사거리 안부로 내려 해파랑길을 따라 나서면분홍빛 진달래와 노란 생강나무꽃이 앙상블을 이루는 등로를 따르게 되는데쉼터 벤치가 있는 '망월봉'을 지나 앞쪽으로 시원하게 조망이 트이는 곳에 세워져 있는 '망월정' 정자를 만나게 됩니다.동해바다가 한 눈에 들어오는 곳이지만 오늘은 욕심을 버려야겠습니다. 산등성이 한 쪽이 산불로 말갛게 속살을 드러낸 모습이 안쓰럽네요.이어지는 등로를 따라 잠시 내려서면 위치 표시목이 있는 사거리 갈림길을 만나게 되는데 가야할 등로는 우측 '목은 이색 등산로' 방향입니다.노란 생강나무꽃이 탐스럽게 피어나 눈길을 끄는운치있는 솔숲길을 따라 거침없이 나아가니사진리와 괴시리를 잇는 고갯마루인 신너리령 위에 설치된 '사진 구름다리'를 만나게 됩니다.블루로드 C코스 안내판'목은 사색의 길'로 유명한 블루로드 C코스는 잘 조성된 소나무 숲길이 길게 이어지는 명품길입니다.블루로드 이정표(목은 이색 산책로 2.2km→)가 있는 황성개비산(158.6m). 원래의 블루로드 코스는 여기서 직진하여 괴시마을(목은기념관)로 가야 하지만 괴시리에서 대진항까지의 아스팔트길이 부담스럽기도 하고 산행시간을 줄이기 위해 우측 관어대 방향으로 진행하기로 합니다.들어선 등로에도 블루로드, 해파랑길 표식들이 달려있어 길찾기에는 어려움이 없는 듯 하네요.멋진 소나무들이 줄지어 늘어서 있는 울창한 솔숲길을 빠져나오면폐교가 된 자리에 들어서 있는 루셈영덕연수원 앞 도로로 내려서게 되고아스팔트 도로를 따라 대진항 방향으로 3분 가량 나아가면 우측으로 대진교회를 만나게 됩니다.대진교회 건너편 숲으로 들어서면 대나무숲으로 둘러싸인 무덤을 지나게 되는데 부러진 나무들이 많아 걸리적거리는군요.다시 대나무숲을 헤치고 나아가면이정목이 서있는 갈림길을 만나게 됩니다. 맞은편 두 갈래 중 어느 곳으로 가도 결국엔 다시 만나게 됩니다.걷기 좋은 널찍하고 뚜렷한 등로를 따라 5분 가량 진행하면등로는 더욱 반듯하게 잘 다듬어진 울타리가 있는 산길로 바뀌게 되고간간히 숲 사이로 바라보이는 너른 영해 들녘의 풍광을 봐 가면서제법 세차게 불어대는 바람에도 아랑곳 없이 몸을 맡긴 채 흔들어대는 봄의 전령들을 담아보기도 합니다.유순하던 등로는 무덤 하나를 지나며 가파른 데크길로 바뀌게 되고금줄을 잠시 벗어나 바위 끝단에 서서 영해평야의 너른 풍광을 담아보기도 합니다.흐린 날씨 탓에 먼곳까지의 조망은 볼수 없지만 건너편 칠보산을 희미하게나마 담을 수 있었으니 그나마 다행이라 생각되는군요.대진교회 앞에서 숲으로 들어선지 약 25분 가량을 오른 후 상대산 정상 관어대에 도착하게 됩니다.먼저 남쪽방향의 영해면 소재지와 너른 들판을 가로지르는 송천(松川)을 담고멀리 희미하게 바라보이는 대소산 봉수대도 카메라에 담아봅니다.상대산 정상의 모습.관어대에서 바라보는 고래불 해수욕장. 맑고 쾌청한 날이면 그야말로 한 폭의 그림이 아닐 수 없겠다는 생각이 절로 드는군요.상대산(上臺山) 관어대(觀魚臺)
바다의 고기를 바라보는 곳이라는 관어대의 명칭은 고려말 대학자인 목은(牧隱) 이색(李穡) 선생이 붙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관어대 이름에서 알 수 있는 상대산은 지면에서 우뚝 솟아 올라 있어서 조금만 올라가도 동해바다가 한 눈에 들어오는 뛰어난 경관을 자랑하고 있는 곳이랍니다.
관어대에서 늦은 점심을 해결하고 동쪽 방향으로 길을 잡고 내려서니 대진리가 내려다보이고잘 다듬어진 등로를 따라 군데군데 피어난 분홍빛 참꽃의 영접을 받으며 막바지 산행을 이어가니종착지 400m를 앞두고 부터는 계단길로 바뀌게 되는군요.숲을 빠져나와 임도로 합류가 된 등로는 좌측 아래로 이어지고영덕 고래불해수욕장과 멀리로 바라보이는 칠보산을 담고서 대진해수욕장 주차장 앞에 도착하게 됩니다.주차장 입구에서 오늘의 발걸음을 마무리하고 대진1리로 걸어가 14시 10분에 도착한 축산행 버스를 타고 들머리로 돌아가 차를 회수해 포항으로의 귀로에 오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