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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리분지 원시림의 단풍이 보고파 찾아간 울릉도 깃대봉 산행 본문

◈ 산행이야기/☆ 2022년도 산행

나리분지 원시림의 단풍이 보고파 찾아간 울릉도 깃대봉 산행

해와달^^* 2022. 10. 30. 14:57

♧ 산행일자 : 2022. 10. 29 (토)  날씨 - 맑음

♧ 산행장소 : 경상북도 울릉군 북면 나리분지 깃대봉

♧ 산행인원 : 홀로...

♧ 산행코스 : 나리분지-투막집-깃대봉-송곳산-석봉전망대-울릉천국-평리버스정류장

♧ 산행시간 및 거리 : 2시간40분, 7.2km (여유로운 걸음으로... GPS 기준)

 

 

 

◈ 산행기

설악산에서 시작된 단풍소식이 전해올 때면 올 가을 단풍산행은 어디로 갈꺼나 하며 산행지를 고르고 있던 차에 지금쯤이면 단풍이 제대로 물들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불현듯 들어 배낭을 꾸려 차에 싣고 출근을 하고서 출항시간에 맞추기 위해 부랴부랴 업무를 마무리하고 아내가 준비해온 먹거리들을 챙겨서 잘 다녀오겠노라는 말과 함께 울릉행 카페리화물선에 승선을 하니 항해사가 나와서 반겨주며 선실 하나를 마련해주는군요.

저녁 7시에 항구를 출발하는 배에서 포항 영일대해수욕장과 포스코의 야경을 구경하면서 바깥 바람을 쐬다가 선실로 들어와 환복을 하고서 세면장을 찾아 하루종일 세속에서 묻은 먼지들을 씻어내고 아내가 만들어 온 네끼동안 먹을 양식들을 꺼내놓고 하나하나 갈무리를 하고서 저녁식사를 마치고 따뜻한 온기가 전해져 오는 침상에서 휴대폰과 놀다가 잠자리에 들어 맞춰놓은 알람소리에 자리를 털고 일어나 카메라 하나 달랑 메고 선미로 올라서니 멀리 구름에 가려 잘 보이지 않은 태양이 수평선 너머로 붉게 물들기 시작합니다.

한반도 동쪽 끝에 외로이 서있는 울릉도에는 불빛들이 하나 둘 켜지며 하루를 시작하고 있네요. 근 2년 만에 다시 찾는 울릉도이기에 그동안 수많은 관광들이 드나드는 것을 목도하곤 했으니 그 사이 많이 변했으리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하여 얼른 성인봉부터 오르난 뒤 시간이 허락되면 도동 시내구경을 좀 해야겠다는 김칫국을 미리 마셨지만 첫 단추가 잘 못 꿰면 나머지도 잘 안된다는 말이 있듯이 계속 엇박자가 나기 시작하는 오늘입니다. 결국에는 마지막에 사단이 나긴 했지만 그나마 마무리가 잘 되어 다행이라 생각하며 이번 울릉도행은 에피소드가 많았던 시간이 아니었나 싶네요.

바닷바람이 거세서 평소보다 도착시간이 40분 가까이 지연이 되는 바람에 사동항에서 7시 10분에 도착하는 천부항으로 가는 순환버스는 이미 놓쳐버린 상황이라 그 다음 8시 5분 버스가 올 때까지 조금의 여유가 있어 그동안 통화는 많이 했지만 처음 대면하는 새롭게 부임한 울릉도 하역담당자와 인사를 주고 받으며 잠시 환담을 나누고 버스정류장으로 이동을 해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으니 울릉도에서 배송업무를 하고 있는 거래업체 직원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 본인을 알아보고서 오늘 노는 차가 한 대 있으니 이용하라는 권유에 들, 날머리가 달라서 차량 이용은 어렵다고 했더니 도동까지 태워주겠다고 하네요. 도동, 천부에서 출발해서 각각 순환하는 버스가 먼저오는 대로 타려고 했는데 조금 전에 도동방향으로 버스 한대가 지나갔으니 뒤따라 가면 바로 탈수 있을거라는 말에 추운데 바깥에서 버스를 기다리느니 가면서 얘기도 하는게 낫겠다 싶어 도동까지 함께 하기로 했지요.

이런저런 얘기꽃을 피우며 도착한 도동버스정류장에서 대기중인 천부행 버스를 타기 위해 고맙다는 인사를 남기고 탑승을하니 버스는 곧바로 출발하게 되고 잠시 후 타고왔던 차량의 대쉬보드 위에 휴대폰을 두고 내렸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하지만 어차피 산행을 마치고 사동항으로 되돌아가면 가져다 놓았을테니 오늘은 휴대폰 없이 지내보자며 가벼운 마음으로 저동터미널에 도착을 했는데 택시기사가 휴대폰을 들고 버스로 올라오며 본인을 찾는게 아닙니까... 뒤따라 오느라 애 먹었다면서...

곧바로 전화를 넣었더니 잘 다녀 오시라는 말을 남기는 업체 직원의 말에 그저 고맙다는 말 밖에 전할 게 없더군요. 그렇게 관음도를 지나 종점인 천부항에 도착해 평소처럼 곧바로 대기중인 나리행 버스를 타려니 아침 식사시간이라 배차시간이 다른 차편보다 더 길어 약 50분을 기다려야 한다는군요.

산행을 마치고 사동항에 오후2시까지는 도착을 해야하는데 성인봉 산행을 마치고 사동항까지 가기엔 도저히 시간을 맞출 수가 없어 성인봉 산행은 포기할 수밖에 없게 되었네요.

대안으로 깃대봉을 다시 올라보기로 마음먹고 다시 찾게 되면 걸어보기로 했던 울릉천국으로 하산하는 것으로 코스를 잡으니 한결 편안한 마음이 되어 대합실에 들어가 김밥과 뜨거운 커피로 아침식사를 하고서 오전 9시 40분에 출발하는 나리행 버스에 몸을 싣고 나리분지로 향하게 됩니다.

도착한 나리분지정류장에서 함께 탑승했던 울산에서 온 부부 산객과 함께 산행준비를 마치고 가을이 내려앉은 나리분지의 원시림을 향해 산행을 시작합니다.

 

산행궤적
육지에서는 아침 7시 경에나 볼수 있었던 일출이 이곳에서는 6시 40분이 조금 넘으니 해가 떠오르네요.
일출이 시작되면서 잠자고 있던 울릉도에도 하나 둘 일상을 준비하고 있으리라 생각이 드는군요.
날씨 상태가 흐림으로 나와있어 살짝 아쉬웠는데 밝은 햇님을 보니 반가운 마음이 듭니다.
아침 햇살을 받으며 오늘도 활기찬 하루를 시작하는 울릉도의 모습입니다.
성인봉 주변에는 구름이 살짝 걸쳐있지만 7분 능선까지 내려온 단풍은 보기만 해도 가슴이 설레이네요.
독도전망대가 있는 망향봉도 밝은 햇살 아래 아침을 맞고 있습니다.
천부행 순환버스를 기다리며 담아본 '해국(海菊)'
작은 사건을 겪은 후 도착한 천부항에서 나리행 버스를 기다리며 송곳봉을 담아봅니다. 그 아래 코스모스리조트도 보이네요.
나리버스정류장에 도착하여 올려다 본 나리봉. 단풍이 제대로 물이 든 모습에 때를 잘 맞춘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늘푸른산장 식당 앞에 있는 이정표를 카메라에 담고서 오늘의 산행을 시작합니다.
군 부대 담장을 끼고 나있는 등로를 따라 잠시 진행하면 울긋불긋 진한 가을의 풍모를 드러내고 있는 울창한 숲이 반겨주는군요.
널찍한 둘레길과 함께 시종 눈을 즐겁게 하는 단풍숲을 따라 신선한 공기를 폐부 깊숙히 들이마시며 멋진 풍경 담아가며 걷고 있으니 발걸음 또한 가볍기 그지 없네요.
나리분지 숲길은 울릉도의 원시림과 휘귀식물들을 만날 수 있는 아름다운 숲길로 소개되어 있습니다.
함께 산행을 시작한 부부산객에게 깃대봉도 다녀가보는 게 어떨런지 넌지시 권유를 하니 그리하겠노라고 안내를 부탁하기에 동행하기로 합니다.
울릉국화와 섬백리향군락지 앞에 도착했네요.
천연기념물 제52호인 '울릉국화와 섬백리향' 군락지 입니다.
울릉국화 군락지에서 바라본 미륵산.
억새밭이 펼쳐지는 걸 보니 투막집에 다온 모양입니다.
천두산, 말잔등, 성인봉 마루금.
'성인봉'이라는 안내 문구가 자꾸 눈길을 끌지만 못내 아쉬운 마음 접어두고 깃대봉으로 향합니다..
깃대봉과 신령수 산책길의 갈림길에 위치한 울릉 나리 억새 투막집. 울릉도 개척 당시 주민이 살았던 집의 모습입니다.
미륵산, 형제봉, 송곳산 라인.
미륵산.
지난 달까지 하얀 꽃을 피워 찾아온 관광객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았을 메밀밭을 지나
깃대봉의 입구인 출렁다리 앞에 섰습니다.
짧은 가파름을 극복하고 나면 등로는 비교적 순한 편이어서 초보자들도 쉽게 접근이 가능한 곳이지요.
면마과에 속하는 다년생 양치식물인 '관중'
깃대봉으로 가는 등로에는 가을이 내려앉아 진한 향기를 내뿜고 있네요.
산 아래로 내려온 단풍이 등로를 수놓으니 걷는 발걸음마다 탄성이 절로 터져나옵니다.
드디어 2년 만에 다시 보는 깃대봉 정상이 눈 앞에 나타났네요. 계단 입구의 이정표에서 우측 아래로 하산할 예정입니다.
깃대봉에서 바라본 평리, 현포 방향의 풍경으로 멀리 월간지 '산'에서 우리나라의 10대 비경으로 꼽은 태하 대풍감이 보이네요.
사방으로 탁 트인 시원스런 조망이 일품인 가운데 동쪽 방향의 나리분지와 나리봉을 카메라에 담고
우측으로 보이는 군 시설물이 있는 천두봉, 말잔등 그리고 최고봉인 성인봉까지 올려다보이는 울릉도의 산들을 담아봅니다. 바로 앞으로는 알봉이 자리하고 있고 우측 아래에는 지나온 메밀밭도 보이네요.
뒤쪽 높은 봉우리가 미륵산, 우측 골짜기 사이에 솟아있는 옥녀봉.
북쪽으로 송곳산(앞), 송곳봉. 천부항, 죽암, 딴바위... 골짜기에는 추산마을 용출소가 내려다 보입니다.
함께 했던 부부산객이 남겨준 흔적을 끝으로 성인봉 산행을 위해 서둘러 떠나보내고
나리분지의 전경과 성인봉, 말잔등, 미륵산, 옥녀봉을 비롯한 봉우리들과 대풍감, 송곳봉, 노인봉, 공암 등의 비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울릉도의 정수를 온전히 조망할 수 있는 산봉우리인 깃대봉에서의 멋진 시간을 보내고
계단을 내려와 이정표가 가리키는 울릉천국으로 향하니 내리꽂히는 급사면에 지그재그로 된 등로가 나타나네요.
화려한 단풍숲의 아름다움을 만끽하며 내려서니 갈림길에 서게 되지만 이정표가 없는 방향으로 잠시 진행해 봅니다.
등로의 흔적이 없는 송곳산으로 가보기 위함이지요.
울긋불긋 진한 가을의 풍모를 드러내고 있는 울창한 숲을 따라 가니
짧은 바위길을 지나게 되고 곧이어 지도상의 송곳산에 서게 됩니다.
가을 정취가 한껏 묻어나는 정경에 한동안 이곳에 서서 바라보기만 했네요. 가을을 온 몸으로 느끼고 싶은 때문이었나 봅니다.
숲 사이로 올려다보이는 깃대봉.
갈림길로 다시 돌아와 석포전망대로 향하니 내림길 역시 가파른 지그재그 등로입니다. 그만큼 가파르다는 증거겠지요.
육지에서는 쉽게 볼수 없는 울릉도에서만 자생하는 귀한 수종들이 눈길을 끕니다.
동백나무 터널을 지나면
경사진 곳에서 자란 때문인지 살짝 구부려졌다가 햇살을 받기 위한 몸부림으로 하늘을 향해 곧게 뻗은 소나무 숲을 잠시 지나게 됩니다.
석봉전망대 갈림길입니다. 당연히 석봉을 다녀와야겠지요.
석봉 오름길에 바라본 평리, 태하 대풍감 방향.
석봉전망대에서 바라본 송곳봉. 탄성이 절로 터져 나오네요.
송곳봉을 동,서 양쪽에서 다 볼수 있게된 오늘의 발걸음... 뿌듯하네요.
가까이 당겨본 송곳봉에는 몇 개의 구멍이 더 보이는군요. 참 오묘합니다.
송곳봉과 공암.
석봉 내림길에 바라본 깃대봉과 좌측 송곳산.
울릉도 특산나물인 섬쑥부쟁이(일명:부지깽이나물).
올려다 본 석봉.
이제 말로만 들어왔던 '울릉천국'으로 들어왔네요.

 

 

울릉천국 아트센터는 지난 2016년 가수 이장희가 제공한 울릉천국 일부 부지에 경상북도와 울릉군이 힘을 합쳐 세운 아트센터입니다.
2018년 정식 개관하였고 이장희 트리오, 우리나라 가장 동쪽 클래식 음악회, 가장 동쪽 영화제 등 공연 및 행사를 개최하고 있는데, 2층에는 소전시장, 3층에는 카페가 있으며, 야외공연장, 연못 등이 있는 잔디 정원은 연중 상시 개방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화산 암석 봉우리인 석봉 아래에 펼쳐진 울릉천국 아트센터... 한 눈에 보아도 잘 꾸며져 있는 모습입니다.
'울릉천국'이라는 빗돌이 서있는 작은 바위들이 나열되어 있는데 거기에는 음악감상실이었던 '쎄시봉'에서 함께 활동했던 조영남, 윤형주, 송창식, 김세환, 김민기, 이상벽씨 등의 이름이 새겨져 있더군요.
바닥에는 '울릉도는 나의 천국'이라는 자작곡이 판석에 새겨져 있었구요.
경상북도와 울릉군에서 70억원 예산을 들여 울릉천국 아트센터를 건립해 현재 운영하고 있다고 하지만 투자 대비 효과는 그리 크지 않은 듯 하네요. 지속적인 공연도 이어져야 찾아오는 사람들도 많을텐데 제대로 공연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니 전시행정으로 끝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듭니다.
송곳봉과 석봉이 한꺼번에 시야에 들어오는 풍경을 한 컷에 담아보니 그 또한 한 그림 하네요.
울릉천국아트센터와 이장희님의 동상. 그리고 미국에서 함께 데리고 온 개의 동상까지...
코스모스리조트에 있는 코스모스링과 흡사한 포토존이 있네요. 멋진 사진이 나올 것 같은 뷰입니다.
울릉천국을 빠져나와 마을길을 내려와 도착한 평리마을버스정류장.
사동행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공암(코끼리바위)을 담아봅니다.
울릉도를 떠나는 화물선에서 바라본 울릉도 전경. 머지 않아 다시 보자며 작별을 고합니다.

 

 

사동항으로 가기 위해 평리마을에서 순환버스를 타고 무사히 사동에 도착을 하게 되고 잘 다녀왔냐는 울릉도 담당자와 항해사의 인사를 받으며 배에 승선을 하고 배낭을 내려놓고 잠시 쉬고 있다가 알게된 사실... 뒷주머니에 넣어 두었던 지갑이 사라져버리고 말았네요. 얼마되지 않은 현금과 신용카드 그리고 운전면허증까지... 새로 발급하면 되지만 그것도 번거로운 일이라 무릉교통을 검색해서 전화를 하니 안받네요. 서너 번을 시도하니 그제서야 연결이 되고 자초지종을 말하니 운전기사가 습득을 해서 도동에 있는 버스정류장 기사대기실에 가져다 놓았다고 찾아가라고 하더군요.

곧 출항을 해야한다고 하니 다른 사람이 와서 찾아가도 된다는 말에 감사인사를 드리고 울릉도 사무실 여직원에게 부탁을 하여 대신 찾아서 보내달라는 부탁을 하고 나니 그제서야 긴장이 풀리고 맥이 빠지네요.

사동항을 떠나는 뱃머리에서 오랜만에 다시 찾았지만 에피소드 몇 가지 만드는 바람에 일이 꼬였지만 그래도 마무리가 다 잘되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손 흔들며 전송해주는 분들의 따뜻한 마음을 가슴에 담고서 뭍으로 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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