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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와달이 사는 집

만추의 계절에 원없이 걸어본 내연산(수목원-향로봉-시명리-삼거리-삿갓봉-수목원) 본문

◈ 산행이야기/☆ 2022년도 산행

만추의 계절에 원없이 걸어본 내연산(수목원-향로봉-시명리-삼거리-삿갓봉-수목원)

해와달^^* 2022. 11. 13. 15:25

♤산행일자 : 2022. 11. 12 (일)  날씨 - 맑음
♤ 산행장소 : 포항시 송라면·죽장면 일원
♤ 산행인원 : 언제나처럼 홀로...
♤ 산행코스 : 경북수목원 주차장 - 매봉 - 꽃밭등 - 향로봉 - 시명리 - 삼거리 - 삿갓봉-경북수목원 주차장(원점회귀)
♤ 산행시간 및 거리 : 6시간 35분, 18.05km (식사 및 휴식 포함. GPS 기준)

 

 

 

 

◈ 산행기

유수같은 세월이라더니 어찌나 시간이 빨리 가는지...일주일을 헐어놓으면 금새 주말이 다가오네요.

바쁜 나날속에 지내는데다 흐르는 세월은 나이만큼 속도를 낸다던데 이러다 과속으로 딱지 떼이는건 아닌지 모를 일입니다. 마치 몸에 배인 생활의 일부인 것 처럼 습관적으로 배낭을 꾸려 아내가 만들어준 샌드위치와 커피를 갈무리하고서 잘 다녀오겠다는 말을 남기며 집을 나섭니다. 평소보다 늦게 나서는 걸음이라 계획했던 산행을 무사히 마칠 수 있을지 살짝 걱정도 되지만 홀로 걷는 산길에 조금 빨리 진행하면 되리라는 생각으로 차를 몰아갑니다.

영일만대로를 거쳐 7번 국도를 달려 청하삼거리에서 좌회전하여 청하중학교와 기청산식물원 사이의 도로를 지나 월포해수욕장 방향에서 이어져 오는 930번 지방도와 합류를 한후 서정삼거리에서 수목원 방향으로 우회전하여 구비구비 휘돌아드는 고갯길을 힘겹게 올라서면 국내 최대의 수목원인 경북수목원에 도착을 하게 됩니다.
반갑게 맞아주는 안내소 직원에게 인사를 하고 주차 안내하는 수목원 관계자의 지시대로 제2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산행준비를 마친 뒤 수목원 중심도로를 따라 발걸음을 옮기며 향로봉을 향한 여정을 시작합니다.

 

산행궤적
만차로 빈자리가 없는 제1주차장 입구에서 오늘의 산행을 시작합니다.
미처 떠나지 못한 단풍이 아직도 아름다운 모습으로 눈을 즐겁게 해주고 있으니 오늘 산행도 오감만족이 되지 않을까... 자못 기대가 큽니다.
오랜만에 찾은 수목원에는 막바지의 가을을 즐기기 위해 찾아온 탐방객들이 제법 눈에 띄네요.
전에는 널찍한 탐방로를 따라 계속 진행했었는데 새롭게 등산로 안내 이정목이 생겼네요.
떠나가는 가을이 아쉬운듯 끝무렵 단풍의 화려함이 애처로워 보이기도 합니다.
이정목이 서있는 매봉 등산로 입구입니다.
산행 후반부에 만나게 될 삼거리로 갈수 있는 갈림길을 지나게 되고
탐방객들이 숲과 자연의 아름다움을 만끽하면서 안전하게 산행할 수 있도록 정비가 잘 되어 있는 산길을 걸으니 한결 수월하네요.
문득 올려다 본 하늘엔... 커다란 새 한마리의 모습이...
지그재그로 나있던 가파른 오름길에는 목재계단이 설치되어 있어 쉽게 매봉을 오를 수 있도록 해 놓았네요.
매봉 정상석이 있는 입구에 조성되어 있는 전망대. 당연히 올라가 보기로 합니다.
학이 날개를 편 모습의 '비학산'이 저 멀리 보이고 우측으로는 마북의 괘령산이 우뚝합니다.
내연산 매봉. 정상 표석이 두 개나 있지만 이곳의 고도는 816봉입니다. 표석에 표기되어 있는 833봉은 좀더 진행해야 만날 수 있지요.
매봉 이후로는 큰 고도차 없이 완만하게 이어지는 능선길을 따르게 되는데
수목원이 있는 샘재에서 이어져 온 생태관찰로와 만났다 헤어졌다를 반복하며 꽃밭등까지 이어집니다.
조망이라곤 없는 시그널 몇 개만 달려있는 매봉(833봉). 816봉에 정상석을 세워놓은 이유가 짐작이 되는군요.
널찍한 관찰로가 우측으로 나란히 이어지지만 산길을 고집하며 진행합니다.
사거리갈림 안부인 '꽃밭등'입니다. 이곳에서 좌측은 월사동, 우측은 삼거리로 내려설 수 있지요.
꽃밭등에서 시그널이 주렁주렁 달려있는 직진 방향으로 진행을 계속하면 쉼터정자가 있는 관찰로 갈림길을 지나게 됩니다.
긴 겨울 채비에 들어가려는 듯 숲에는 잎이 거의 다 떨어진 나무들은 가지를 모두 드러내고 있고 등로에는 수북하게 낙엽이 쌓여 있네요.
향로봉으로 향하는 등로에서 유일하게 만나는 전망바위입니다.
맑은 날씨 덕분에 삿갓봉, 수목원의 팔각정 전망대 그리고 발 아래로는 깊고 깊은 청하골의 모습과
지나온 매봉을 비롯한 산줄기가 한 눈에 들어오는 시원스런 조망을 즐길 수 있는 곳이지요.
세월이 흐르다보니 키가 낮았던 소나무가 훌쩍 자라 시야를 가리고 있어 옆에 있는 바위로 자리를 옮겨 천령산 우척봉도 담아봅니다.
이번에는 우거진 계절에는 볼수 없었던 죽장방면 조망을 볼수 있는 바위에 올라 상옥리와 그 뒤쪽으로 흐르는 낙동길과 기룡산, 보현산, 면봉산까지 시야에 들어오는 조망을 즐기고
등로는 유순하게 이어지지만 은근히 지속되는 오름길이라 조금은 힘이 드는 구간을 한발한발 이어가노라면
시명리에서 고메이등을 타고 오르는 등로와 만나는 삼거리에서 좌측으로 진행하게 됩니다.
정상 직전에 새롭게 세워진 정자 쉼터를 지나게 되면
커다란 정상석이 버티고 있는 내연산 최고봉인 '향로봉' 고스락에 서게 됩니다.
막힘없는 조망 확보를 위해 수목을 베어낸 동쪽방향으로 동해바다가 한 눈에 들어오는 시원스러운 조망이 펼쳐집니다.
정상 직전의 정자 쉼터에서 준비해간 샌드위치와 커피로 간단하게 식사를 하고서 고메이등을 타고 시명리로 향한 내림길로 접어듭니다.
시명리로 내려서는 길은 가파르기 그지없는 내림길인데다 바짝 마른 길이 미끄러워 조심하지 않으면 안되는 난이도가 있는 구간입니다.
험준한 내림길이라 데크길도 설치해 놓아 진행에 도움을 주었네요.
낙엽이 덮고있는 사면길이 무척 까칠해 행여 발목이라도 다칠새라 조심에 또 조심을 하며 내려서니
정상을 떠나 시명리를 향해 내려온지 40분 남짓 시간이 흘러 청아한 물소리가 들려오는 계곡에 내려서게 됩니다.
계류를 건너 햇살을 받아 한껏 자태를 드러내고 있는 가을의 서정이 듬뿍 담긴 운치있는 허리길을 잠시 따르면
'시명리'를 알리는 이정표가 서있는 갈림길에 도착하게 됩니다. 계류를 건너 좌측으로 진행하면 보경사, 맞은편으로 진행하면 삼거리로 갈 수 있습니다.
이곳에서 수목원까지 6.6km...
1960년대 후반까지 20~30가구가 부락을 형성하여 살았다는 시명리. 시간이 흐르고 또 흘러 사람들의 뇌리에서 사라지고 있지만 그래도 지도에 표기되고 있는 이름이지요.
깊은 산중에서의 고단했던 삶이 느껴지는 흔적들이 곳곳에 보이는군요.
잠시 계곡을 거슬러 오르던 등로는 정비가 되어있는 등산로를 따라 잠시 이어지지만 다시 계곡을 넘나들며 진행하게 됩니다.
수북이 쌓인 낙엽을 밟는 촉감... 바스락거림이 귓가를 간지럽히지만 낙엽속에 감추어진 돌밭의 무서움은 경계를 하며 진행합니다.
거친 계곡을 벗어나 계곡을 따라 나있는 등로를 부지런히 걸어가면 근래 생긴 데크길을 따라 진행하게 되고
그 길 끝에는 숲이 우거진 계절에는 눈에 잘 띄지 않아 잘 볼수 없었던 '선바위'를 만나게 됩니다.
등로를 벗어나 이곳저곳 방향을 달리하면 변해가는 모습을 담아보면서 상상의 나래를 펼쳐보기도 합니다.
계곡을 끼고 따르던 등로가 끊어지면 길은 계곡을 건너 다시 이어지고
선홍빛으로 붉게 물든 단풍이 막바지 가을의 대미를 장식하고 있는 모습도 담아봅니다. 봄꽃보다 가을 단풍이 더 아름답다는 말이 실감이 나는군요.
수목원에서 이어져 온 임도를 따라 잠시 걸으면 쉼터 정자와 이정표가 서있는 삼거리를 만나게 됩니다.

 

'삼거리'라는 말은 예전 청하골에 있었던 시명리, 샘재, 산두곡으로 갈라지던 곳이라 해서 불리웠던 곳으로 삼거리라는 지명을 갖고 있지만 사실은 각각 샘재, 우척봉, 시명리, 꽃밭등으로 갈라지는 4거리를 이루고 있는 곳이지요.

예전 집사람과 이곳에서 오른쪽 임도를 잠시 따르다 매봉 방향의 등로로 향해 수목원으로 갔었지만 오늘은 삿갓봉을 경유하기 위해 좌측의 우척봉 등산로 입구가 있는 곳으로 진행하기로 합니다.

 

산봉우리들을 피하고 능선과 골짜기를 꼬불꼬불 돌아가는 산두곡의 수목원둘레길을 걸으니
조금은 황량하고 을씨년스러운 분위기에 하나같이 앙상하게 옷을 벗고 있는 나무들은 그 많던 잎사귀들을 우수수 떨궈내고 혼자가 되어버렸네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자라있는 일본잎갈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는 지역을 지나게 됩니다.
정성스레 쌓아놓은 돌탑을 지나니 줄을 쳐 놓은 곳이 보이는데
복원해놓은 화전민 터였네요. 살던 집터와 밭터 그리고 숯가마터까지...
천령산에서 삿갓봉으로 이어지는 등로에 접속을 하게 되고 지금껏 그래 왔듯이 산길을 고집하며 능선으로 올라섭니다.
가풀막이 힘은 들지만 생태관찰로는 산허리를 타고 돌아야 하니 거리가 훨씬 멀어 지름길인 산길이 훨씬 낫다고 할수 있지요.
늦가을의 정취가 물씬 풍겨나는 산길은 줄기차게 가파름으로 이어지지만 천천히 한발한발 오르니 견딜만한 정도입니다.
시그널 하나 달려있는 지도 상의 633봉을 넘어
바스락거리는 낙엽을 밟고 구불구불한 길을 걸으면 어느 새 겨울과 가까워지는 기분을 느끼게 되는 것 같습니다.
쉼터 정자에 이정표가 서있는 유계리갈림길입니다. 가고자 하는 길은 쉼터 뒤쪽 오름길입니다.
포항 송라면 중산리 산마루의 쉼터에 있는 수령 250년을 자랑하는 '외솔배기'

 

 

'외솔배기는 옛날 가래골(현재는 삼거리 골짜기에 집터 흔적만 있음) 주민이 청하장을 보러 다니는 길목 산길 언덕 정자나무 쉼터다. 밤길에 술과 고기를 먹고 지나가다 보면 담비 떼 같은 짐승들이 흙을 퍼붓기도 했다. 반대로 선한 사람이 밤길에 나무 밑을 지나면 두려움을 포근하게 감싸주었다. 또한 여인들이 외솔배기 나무에 공을 들이면 효험이 있다 하고, 나무에 해를 준 사람은 목숨까지 잃었다는 유래도 있다.

외솔배기 소나무는 현재까지 이 자리를 지키면서 오랜 역사 동안 등산객에게 편안한 휴식 공간 역할을 하고 있다.'

 

삼거리 골짜기에 화전을 일구거나 약초를 캐며 살았던 산골 주민이 청하장에 가기 위해 산을 오르고 내릴 때 쉼터로 사용했던 장소였는데 현재는 등산객들의 쉼터로 사용되고 있는 셈이지요.
오랜만에 찾아오니 전에 없던 시설물들이 잘 정비가 되어 있네요. 이정표가 가리키는 삿갓봉으로 향합니다.
수북이 쌓인 낙엽을 밟는 촉감... 바스락거림이 귓가를 간지럽히고 있네요.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헬기장이 있는 삿갓봉에 도착합니다.
웃자란 나무와 잡풀 덕분에 막힘이 없는 조망을 자랑하던 삿갓봉에서의 촬영을 포기하고 내림길로 내려서니 멀리 팔각정전망대가 손짓을 하고 있네요.
생태관찰로와 다시 합류가 된 등로를 따라 발걸음을 재촉해가니
감시초소가 있는 수목원 입구로 들어서게 됩니다.
비록 늦은 시각이지만 지나칠 수 없는 팔각정전망대를 찾아 사방 돌아가며 카메라에 담아봅니다. 지나온 삿갓봉 너머로 월포 해안마을에 하나 둘 불이 켜지는 모습이 보이는군요.
남쪽으로는 멀리 장구재와 고주산 그 너머로 흥해읍과 포항시가지가 곧 다가올 밤을 준비하고 있고
잔뜩 낀 구름으로 인해 더 어두워진 날씨에 비학산은 여전히 날개짓을 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최근 수년간 발걸음을 끊은 괘령산 또한 구름속에 숨어버린 햇님때문에 어두워진 표정이네요.
전망대를 내려와 도로를 내려서며 바라본 매봉과 향로봉... 다시 보자며 아쉬운 작별을 고하고
봄을 기다리는 소망을 담아 이름지어진 영춘정(迎春停)을 떠나와
계단을 따라 주차장으로 향하지만 수목원은 고요속에 잠들어 있는 분위기입니다.
주차를 해놓은 2주차장에는 모두 떠나고 홀로 주인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이 애잔하게 보이네요.
산행을 시작했던 1주차장 입구에 도착하게 되면서 가을의 서정이 듬뿍 담긴 운치있는 숲길을 걸으며 계절의 맛과 멋을 한껏 느껴본 오늘의 산행을 무사히 마무리하고 어둠이 깃들기 시작하는 샘재를 떠나 집으로 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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