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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와달이 사는 집

10년 만에 다시 걸어본 팔공산 해일봉-파계봉-들뫼능선 본문

◈ 산행이야기/☆ 2022년도 산행

10년 만에 다시 걸어본 팔공산 해일봉-파계봉-들뫼능선

해와달^^* 2022. 11. 6. 16:04

♧ 산행일자 : 2022. 11. 05 (토)  날씨 - 맑음
♧ 산행장소 : 대구광역시 동구 중대동, 신무동, 경북 칠곡군 동명면, 군위군 부계면 일원
♧ 산행인원 : 오늘도 홀로...
♧ 산행코스 : 팔공산자연공원파계관리사무소-해일봉-성전암-삼갈래봉-파계재-파계봉-들뫼능선-제비바위전망대-파계사-파계관리사무소(원점회귀)
♧ 산행시간 및 거리 : 5시간 11분, 10.8km(식사 및 휴식, GPS 기준)

 

 

 

◈ 산행기

하늘은 높고 말이 살찐다는 천고마비의 계절 가을... 이번 주말 날씨도 맑고 쾌청하다는 일기예보에 배낭을 꾸려 집을 나섭니다. 오늘은 만 10년 만에 다시 찾아가는 곳으로 파계사를 가운데 두고 한바퀴 돌아보는 것으로 산행을 꾸며볼 생각입니다. 계절이 계절이니 만큼 산 아래로 내려온 단풍이 화려하게 수놓을 것이라는 기대를 안고서 대구-포항간 고속도로를 거쳐 팔공I.C를 빠져나와 고려 초기 충신이었던 신숭겸장군 유적지가 있는 지묘동을 지나 파계사삼거리에 도착하게 되고 공영주차장을 찾아 숨돌릴 틈 없이 달려와 열이 바짝 올라있는 애마를 쉬게 합니다.

기대했던 대로 산 아래에까지 내려온 단풍은 절정을 이루고 있어 눈을 즐겁게 해주고 있네요. 한낮이 되면 팔공산 순환로는 그야말로 노상주차장이 될게 뻔할터이니 빨리 산행을 마치고 돌아가야 할것 같아 서둘러 산행준비를 마치고 들머리를 향해 바쁜 걸음을 시작합니다.

 

산행궤적
공영주차장에 주차를 해놓고 가을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수목들을 바라보며 산행을 시작합니다.
노랗게 물이 들대로 든 은행나무가 잠시 발걸음을 멈추게 하네요.
공영주차장 앞에서 바라본 단풍으로 물든 풍경들...
팔공산자연공원 파계관리사무소를 지나자마자 좌측으로 나있는 도로를 따라 진행하면
한껏 무르익은 가을이 자태를 뽐내고 있네요.
시작부터 때깔이 고운 오색 빛깔 단풍의 모습에 두 눈은 연신 즐거움을 누리고 있으니
발걸음은 자꾸 처져만가고 카메라 셔터 누르기에 바쁘기만 합니다.
기대를 하고 왔지만 익을대로 익은 단풍의 모습에 내심 감탄사는 연발이고 마음은 그저 설레이기만 하네요.
비로봉, 파계재를 알리는 이정표가 서있는 곳에서 숲으로 들어섭니다.
널찍한 평지길 등로를 버리고 산길로 올라붙으며 낙엽에 묻힌 희미한 흔적을 따라 10년 만의 오름을 시작합니다.
고도를 높혀갈수록 단풍이 든 활엽수의 잎은 떨구워지고 늦가을의 정취를 풍기기 시작하는 것 같습니다.
숲으로 든지 30분 가량 지나니 삼각점 하나에 이정표에 손글씨로 쓰여져 있는 '해일봉'에 닿게 됩니다.
앞을 가로막는 커다란 바위군 앞에서 좌측으로 돌아들면 칼날처럼 생긴 바위들이 위압감을 주고 있고 그 아래에는 기도터가 있습니다.
바위군을 되돌아나와 올라서면 멋진 조망처가 기다리고 있네요.
서응해산(좌)과 도덕산. 저 곳도 걸어본지가 어언 10년이 훌쩍 넘은 것 같네요.
맑은 날씨 덕분에 도덕산 우측 뒤로 멀리 가야산도 시야에 들어오니 두 눈이 호강을 하고 있는 중입니다.
성전암갈림길. 10년 만에 찾아왔으니 그동안 어떻게 변했는지 궁금하기도 해서 성전암으로 향합니다.
한국 불교계의 선지식이셨던 성철 큰 스님의 흔적을 간직한 곳인 성전암으로 가는 길은 산사면을 따라 오롯이 나있는 소로의 옛길로
처음 찾았을 때는 눈 덮힌 산길이어서 주변 경치는 그다지 볼게 없었지만 가을이 익어가는 지금은 형형색색으로 물이 든 단풍길이네요.
울긋불긋 가을을 수놓고 있는 단풍을 카메라에 담으면서 허리길을 따라 부지런히 걷노라니
예전에 없던 잘 정비된 등로가 나타나고 쉬어갈 수 있게 쉼터 의자도 마련되어 있는 모습에 세월의 흐름을 실감하게 됩니다.
성전암 현응선원 유래.
성전암의 일주문인 '불이문'이 먼저 반겨주는군요.

 

 

팔공산 파계사 성전암(聖殿庵)

성전암(聖殿庵)은 대구광역시 동구 중대동 팔공산에 있는 파계사(把溪寺)의 부속암자 이다.
팔공산 680m 고지에 조그만 암자 성전암이 자리해 있다. 경사면에 석축을 쌓고 터를 다진 이 절은 파계사의 부속암자로 영남 3대 선원도량의 하나로 명성을 날리던 곳이다. 그래서 조선 후기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많은 고승이 다녀갔는데, 그 이름도 낯이 익은 현대의 고승으로  '산은 산이요.물은 물이로다' 라는 법어로 사회에 큰 메세지를 던져 주셨던 대한불교 조계종 종정을 역임한 성철(性徹, 1912~1993)스님이 1955년부터 10년 동안 성전암 절문을 나서지 않고 동구불출(洞口不出) 수행했던 곳으로도 유명하다. 성철 외에도 만공,  해월,  서옹 등도 다녀가 이곳의 가치를 드높였다.


성전암의 창건 시기에 대해서는 딱히 전하는 것은 없으나 현응대사가 이곳에서 수행했다고 하며, 1695년에 중창했다고 한다. 그래서 어쩌면 그때가 실질적인 창건 시기가 아닐까 싶다. 그 후 1915년에는 보령(保寧) 스님이 중창하였다.
파계사와 더불어 영조의 탄생과 건강을 빌었던 곳으로 영조가 자신을 위해 기도를 해주는 현응을 위해 11세에 현응전(玄應殿)이란 현판을 써서 이곳에 보냈는데, 그 편액이 아직도 현응선원에 걸려있다고 한다.


이 성전암(聖殿庵)은 구미 도리사,  비슬산 유가사 도성암과 함께 경상북도. 대구의 3대 참선도량으로 손꼽히는 곳이고 현대의 고승으로 대한불교 조계종 종정을 역임한 성철 (性澈)스님이 1955년부터 10년 동안 동구불출(洞口不出), 곧  한번도 성전암 문을 나서지 않고 수행하였던 곳이다. 2007년 2월 화재로  현응선원이  소실되었으나, 2010년 3월  중창 되었다.
그리고 영조 때 조성된 특이한 모습의 불상이 봉안되어 있고, 조선 후기에 제작된 현응의 영정과 벽화가 보존되어 있는데, 아쉽게도 모두 친견하지 못했다.


현응이 일군 성전암은 1915년 보령(保寧)이 중건했고 1955년 성철이 머물면서 외부인의 출입을 막고 완전한 수도도량으로 만들어 영남 3대 선원도량의 하나로 키웠다. 허나 2007년 불의의 화재로 현응선원이 불에 탔으며 험한 지형에 공사 자재 운반도 쉽지 않아 간신히 공사를 진행하여 2010년 3월 3일 낙성식을 가졌다. 이후 경내에서 주차장까지 일종의 모노레일을 만들어 물자수송이 다소 수월해졌다.

 

벼랑 위에 터를 잡은 성전암의 탁월한 자리매김에 그저 탄복할 따름입니다.
성전암에서 바라본 대구 방향의 조망을 잠시 구경하고서 암자를 빠져 나옵니다.
도각봉을 향한 삼거리까지 가지 않고 오늘도 예전처럼 성전암 안내판 뒤쪽의 가파른 능선으로 올라붙기로 합니다.
가파른 오름을 오르며 내려다 본 성전암 전경.
그 흔한 시그널 하나없는 가파르기 그지없는 오름길의 바윗길에 토끼길 수준의 희미한 등로를 쫓아 시경계능선을 찾아 오르는 길엔
영축산 백발등의 비룡송에 비견될 만큼 바위 틈으로 자라난 노송의 웅대함이 우매한 산꾼의 눈에도 비범함이 느껴지는군요.
요새처럼 성벽을 둘러쳐 앞을 가로막는 암벽을 에돌아 미끄러운 급사면을 헐떡이며 올라서니
도각봉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는 시경계능선에 당도하게 됩니다.
능선마루에 올라서니 세차게 몰아치는 한줌 바람에 속절없이 휘날리는 낙엽은 초겨울이 머지않음을 알려주는 듯 하네요.
10여 분 후 한티재와 도각봉으로 갈라지는 삼갈래봉(834m)에 서게 되니 오래 전 종주산행했던 때가 문득 생각이 나네요.
언제보아도 정겹게 느껴지던 돌불바위군(가족바위) 역시 옛 모습 그대로네요.
파계사 원당봉산 표석.

 

'원당'이란 죽은 사람의 명복을 빌기 위해 위패를 봉안한 사찰을 말하는데 파계사는 숙종 대에 원당 사찰로 지정되었으며 영조의 탄생과 관련한 이야기가 전해올 만큼 조선 왕실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사찰입니다.
또한 '봉산'은 능이나 태실, 나무 등을 보호하기 위하여 벌목을 금지하는 것으로 '원당봉산'의 내용을 종합해보면 원당 사찰이 있는 곳이기 때문에 주변 지역의 벌목 및 출입을 금지한다는 내용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말라버린 억새가 가을 햇살 아래 춤을 추고 있는 헬기장이 있는 830봉. 파계봉이 정수리를 드러내고 있네요.
파계사, 제2석굴암 갈림길인 파계재.
잎의 절반은 이미 낙엽이 되어 떠나버린 나무들...
낙엽들은 화룡점정을 다하고 떨어져 뭉쳐있는 늦가을 숲길을 따라 따사로운 햇볕을 받으며 여유로운 발걸음을 잇노라면
중요 포인트를 만나게 되는군요. 파계봉을 다녀온 뒤 이곳에서 하산을 할 예정입니다.
종주능선에 세워져 있는 NO.136 구조목을 지나
삼각점과 정상석이 있는 파계봉에 도착을 했네요. 오랜만의 해후에 정상석을 쓰다듬게 되는군요.
정상석 아래의 바람이 잦아드는 곳에서 준비해간 먹거리로 요기를 하고서  왔던 길 되돌아 하산 모드로 접어듭니다.
파계사 주차장으로 가는 들뫼능선 들머리입니다.
소나무가 바위 틈에서 자라고 있는 신선바위에 닿게 되니 그냥 지나칠 수가 없네요.
신선바위 좌측으로 돌아 올라가 꼭대기에 서니 아침 나절 걸었던 해일봉 너머로 도덕산이 보이고
도각봉을 지나 삼갈래봉을 지나 파계재로 이어지는 주능선이 올려다 보이네요.
뒤쪽으로는 다녀온 파계봉이 내려다보고 있구요.
고도를 낮춘 숲은 이파리 다 떨어진 정상부와 달리 낙엽을 반쯤 떨군 나무들이 여전히 고운 색깔을 자랑하며 숲을 물들이고 있네요.
인적없는 호젓한 산길을 홀로 걷는 자유로움을 만끽하면서 걷다보니 좌측으로 학생야영장으로 가는 안부 3거리에 도착하게 됩니다.
마주보이는 마지막 오름길인 침목구간을 올라가면 삼거리에 서게 되는데
가까이에 있는 754봉을 찾아봅니다. 아무런 표식도 없는 그저 평범한 봉우리라 사진 한장 담고서 걸음을 되돌립니다.
본격적인 하산길로 접어들게 될 중요 포인트인 3-7 팻말이 있는 삼거리에서 좌측으로 내려서면
멋진 조망이 시원스레 펼쳐지는 제비바위 전망대에 서게 됩니다.
환성산, 낙타봉,초례봉으로 이어지는 시경계능선과 문암산으로 연결되는 환성산 북릉길에다 그 뒤로 요령봉, 대암봉, 용암산 라인까지...
정면으로는 왕산, 동응해산, 서응해산이 자리하고 있고 뒤쪽 대구시가지를 가운데 두고 최정산, 청룡산 너머로 비슬산까지...
좀더 우측으로 서응해산, 도덕산 사이로 낙동강이 굽이치고 아득한 멀리로 가야산도 시야에 들어오는 막힘없는 조망을 즐기고
그래도 아쉬움이 남아 파노라마로 담고서 하산길을 재촉해 나갑니다.
계속되는 직진길로 몇 발짝 내딛다 궤적을 확인하니 파계사삼거리로 곧장 내려가는 등로라 파계사를 찾아보기 위해 우측 아래로 진행합니다.
노랗게 물이 든 솔가리들이 곱게 떨어져 폭닥하게 해주고 있는 등로를 따르다
청아한 염불소리가 들려오는 파계사 경내를 향해 급한 내릭막길로 내려섭니다.
수도 정진중인 금당선원 앞을 숨죽이며 지나오니 산책을 나오신 노스님을 만나 합장 반배로 예를 갖추고
배롱나무가 유명한 파계사 응진전을 지나와
파계사의 중심법당인 원통전(圓通殿) 앞에 서게 됩니다.

 

원통전은 관음보살을 모시는 전각으로, 관음보살이 모든 소리를 마음대로 두루 들을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으므로 '원통대사(圓通大士)'라고 한다에서 기원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관음보살은 관음전에 봉안하는데 파계사처럼 원통전에 관음보살을 봉안한 곳은 관음보살을 주인으로 모시는 사찰이다.

 

진동루(鎭洞樓) 누각 맞은편에는 영조 임금 나무라 불리는 오래된 느티나무가 서있습니다.

 

 

영조의 탄생과 인연 깊은 사찰
파계사는 영조(1694~1776)의 탄생과 관련된 설화로 유명하다. 영조는 손자인 정조와 함께 조선 사회를 새롭게 도약시켜 조선 후기 문예 부흥기를 이끈 성군으로 꼽히는 임금이다. 영조의 아버지인 숙종은 아들을 간절히 원하였던 어느 날, 한 스님이 궁궐에 들어오는 꿈을 꾸고, 이 스님을 각지에서 찾았는데, 파계사의 영원(靈源)스님 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숙종은 왕자 탄생을 위한 기도를 요청했고, 이에 영원스님은 농산스님과 함께 100일 기도를 올렸다. 100일 기도 끝에 농산스님이 현몽을 하고, 연잉군이 태어나니, 이가 바로 영조이다. 숙종은 영원스님에게 현응(玄應)이라는 호를 하사하였고, 파계사에 원당을 받들어 만세토록 국가의 은혜를 잊지 않게 해 달라라는 영원스님의 소원을 들어주었다.
이후 파계사는 왕실 원당으로 지정되었고, 1695년(숙종 21) 왕실의 지원 하에 대대적인 중건 불사를 하게 되었다. 이런 인연으로 파계사는 숙종과 영조는 물론 정조, 순조에 이르기까지 조선 왕실의 후원으로, 숭유억불시대에도 사격을 유지할 수 있었다. (참조 : 불교신문 3708호)

 

진동루(鎭洞樓)와 범종각(梵鐘閣).
파계사를 떠나 일주문에 이르는 길에는 오색영롱한 색상이 오묘한 조화를 이루는 단풍이 너무나 매혹적이어서 연신 셔터 누르기에 바쁩니다.
가을의 서정이 듬뿍 담긴 운치있는 숲길을 걸으며 계절의 맛과 멋을 한껏 느끼며 걷다보니 내일 다시 아내와 함께 찾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파계사 일주문.
10년 전 이곳을 찾았을 때는 푸르른 이파리가 무성했던 거목이었는데 그 사이에 수명을 다하고 고사목으로 다시 만나게 되었네요.
산행을 시작했던 아침 나절 보았던 단풍은 역광의 햇살에 더더욱 빛이 나고 있고 단풍구경을 나온 행락객들은 저마다 사진찍기에 여념이 없네요.
마치 꽃불을 지핀 듯 형형색색의 색깔로 활활 타오르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바람결에 흩날리는 낙엽도 가을의 정취를 한껏 돋우고 있습니다.
팔공산자연공원 파계관리사무소 앞을 지나와
산행을 시작했던 공영주차장 앞에서 발걸음은 멈춰지고
주차를 해놓았던 제3공영주차장으로 들어서니 역광으로 비치는 은행나무가 너무나 환상적인 모습으로 맞아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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