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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와달이 사는 집

계묘년 새해 첫 산행으로 찾은 소백산 눈산행 본문

◈ 산행이야기/☆ 2023년도 산행

계묘년 새해 첫 산행으로 찾은 소백산 눈산행

해와달^^* 2023. 1. 8. 19:29

♧ 산행일자 : 2023. 1. 7 (토)  날씨 - 눈, 흐림

♧ 산행장소 : 충북 단양군 단양읍, 가곡면. 경북 영주시 순흥면 일원

♧ 산행인원 : 홀로...

♧ 산행코스 : 다리안관광지주차장-천동쉼터-천동삼거리-소백산 비로봉-어의곡삼거리-쉼터-어의곡(새밭)주차장

♧ 산행시간 및 거리 : 5시간 15분, 12.83km (휴식 포함. GPS기준)

 

 

 

◈ 산행기

16일 간의 미국여행을 마치고 지난 연말 돌아와 시차적응을 하며 일상을 보내고 맞은 주말...

아직 미국에 있는 집사람을 두고 귀국한 탓에 주말을 홀로 집에서 혼자 보내기엔 지루할 것 같아 산에라도 다녀오자는 생각에 검색을 하던 중 때마침 눈소식이 있어 두세 군데를 놓고 저울질하다 소백산으로 향하게 됩니다.

들,날머리를 영주나 단양 어느 곳으로 할지 잠시 고민하다 이미 걸어보았던 코스지만 이번에는 거꾸로 한번 걸어보자는 심산으로 배낭을 꾸려 이른 새벽에 집을 출발해 대구-포항간 고속도로를 달리다 상주-영천고속도로로 갈아타고 다시 중앙고속도로로 바꿔 차를 몰아가니 의성지역에 접어들면서 눈보라가 몰아치기 시작하는군요.

앞이 제대로 분간되지 않을 만큼 내리는 눈발을 헤쳐가며 속도를 줄여 운전해가니 눈은 그쳤지만 짙은 어둠속에 안개만 자욱하니 깔려있어 간간이 사고차량을 만나게 됩니다.

안동, 영주를 지나 죽령터널을 빠져나와 단양으로 들어서 버스터미널 부근의 주차장에 파킹을 해놓고 터미널이 있는 다누리센터 건너편의 편의점을 찾아 햄버그와 감동란으로 아침을 해결하며 다리안관광지로 가는 버스를 기다립니다.

7시 10분에 종점에서 출발하는 첫 버스가 이곳에 도착하는 시간이 7시 17~8분경. 제 시간에 거의 맞춰 도착한 버스에 올라타려니 기사님 왈... 제설작업이 되어 있지 않았으면 입구에서 걸어가야 한다는 말에 군말없이 수긍을 하고 아무도 없는 텅빈 버스에 몸을 실으니 다행히 통행에는 지장이 없을 정도로 제설작업이 되어있는 모습에 안도를 하게 되네요.

구불구불 시골길을 달려 도착한 다리안관광지주차장에는 산행을 나온 등산객 몇몇이 보일 뿐 한산한 모습이어서 다소 황량한 분위기입니다.

북적이지 않는 것에 위안을 삼고 관리사무소 옆에 있는 화장실을 다녀와 산행준비를 시작합니다.

GPS도 켜고 스패츠도 착용하고 스틱을 제대로 고정하고서 1차 목표인 천동삼거리를 향해 어두운 탐방로를 따라 소백의 너른 품으로 들어가기 시작합니다.

 

산행궤적
다리안관광지 관리사무소 입구에서 산행을 시작합니다.
다리안폭포 위쪽 소백교 입구에 세워져 있는 산악인 허영호 기념비.
눈발이 흩날리는 임도를 따라 발걸음을 떼어 15분 가량 진행하니
소백산국립공원 북부관리사무소인 천동탐방안내소를 지나게 됩니다.
눈으로 덮혀있는 널찍한 등산로를 따라 천천히 진행하며 오늘 걸어볼 코스를 머리속으로 그려봅니다.
일단 비로봉까지 오른 후 시간을 봐가며 하산길을 잡아볼 심산이지만 날씨가 도와주어야 할텐데 하는 생각이 드는군요.
첫 번째 만나는 간이 쉼터에서 아이젠을 장착하고서 등로를 이어갑니다.
많은 양은 아니지만 싸래기 같은 눈은 계속되고 오를수록 내린 눈의 양도 많아지네요.
여전히 곰탕같은 자욱한 운무는 걷힐 줄 모르고 거칠지는 않지만 꾸준히 오름길로 이어지는 천동코스를 1시간 30분 남짓 걷다보니
매점과 화장실이 있는 천동쉼터에 닿게 됩니다. 이른 시각이라 뜨끈한 오뎅국물은 맛을 볼 수가 없네요. 이곳에서 잠시 다리쉼을 하면서 초콜릿으로 당 보충을 하고 뒤이어 올라오는 산객들에게 자리를 내어주고 가던 길 이어갑니다.
짙은 구름으로 인해 조망은 기대할 수 없지만 올 겨울 첫 눈산행과 주능선에 만개해 있을 상고대를 만날 수 있다는 기대를 안고
한발 한발 꾸준한 오름길을 이으니 새하얀 눈을 뒤집어쓰고 있는 구상나무 군락지를 지나게 되는군요.
눈발은 계속되고 시야는 여전히 안개속인 가운데 소백산 천동탐방로의 시그니처인 고사목을 만나게 됩니다.
그동안 수많은 사람들과 만나왔을 고사목은 외롭지 않다는 걸 보여주려는 듯 여전히 꿋꿋한 자태로 서 있네요.
고사목을 지나 주목군락지로 들어서니 화려한 눈꽃의 향연이 펼쳐지기 시작합니다.
시선을 어디에 두어야 할지 사방팔방 순백의 세상속에서 행복함 그 자체입니다.
칼바람속에서도 겨울이면 무럭무럭 자라나는 눈꽃이 있는 곳...
시선의 방향을 조금만 달리해도 처음보는 풍경인 양 새롭고 그 특별한 매력에 빠져듭니다.
주능선에 이를수록 눈 터널은 더더욱 깊어지고 온통 설국의 세상이 펼쳐지네요..
석회동굴의 종유석처럼 상고대가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그 모습은 황홀경이 따로 없는 것 같습니다.
한반도의 중심에 우뚝 솟아 있는 명산인 소백산(小白山)... 능선 주변에 핀 눈꽃과 상고대는 가히 천상의 설경이라 부를 만합니다.
비로봉과 연화봉으로 갈라지는 천동삼거리입니다. 앞서 걷던 산객들이 칼바람에 대비하고 있는 모습이네요.
소백 능선 주변은 온통 구름에 갇혀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역시 기대했던 대로 주능선에 오르자 불어대는 칼바람의 위세는 대단하네요.
비로봉 아래 군락을 이루고 있는 주목들은 세찬 칼바람을 온 몸으로 견디고 있는 모습입니다.
정상에서 맞바람을 맞으며 하산하는 길이라면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불어대는 칼바람에 진행이 어려울 수도 있을테지만
다행히 등을 지고 오르는 걸음이어서 그나마 사정은 나은 편이랍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중무장한 복장이지만 두 눈 주변으로 들이치는 바람에 살갗은 마치 모래바람을 맞고 있는 듯 따갑기 그지 없네요.
고개를 숙여 오로지 땅만 보며 오른 끝에는 세찬 바람속에서도 인증샷을 찍기 위한 산객들이 줄지어 서있는 비로봉을 만나게 됩니다.
일찍 산행을 시작한 탓에 대기줄이 길지 않아 인증을 남길 수 있어 다행입니다.
정상 주변을 잠시 어슬렁거려 보지만 주변은 완전 곰탕속이라 더 머무를 이유가 없어 어의곡삼거리로 하산을 시작합니다.
정상에서 어의곡 갈림삼거리까지의 400m 구간이 가장 매섭기로 이름난 마의 구간답게 등로를 구분짓는 목책의 상태를 보아도 미루어 짐작이 됩니다.
보기만 해도 추워보이는 모습이지 않나요?
휘몰아치는 칼바람은 연신 청량한 화음을 더 세게 만들어내며 빠르게 몸속으로 스며듭니다.
국망봉으로 갈수 있는 어의곡삼거리입니다. 시간상으로는 가능할 것 같은데 오리무중의 산길에 적설량이 어떨지 가늠이 되질 않는데다 선답자의 흔적도 보이질 않고 홀로산행의 위험도 감안하여 국망봉행은 포기를 하고 곧장 어의곡으로 하산하기로 합니다.
세찬 바람이 빚어낸 산호초가 곳곳에 만개를 해놓았지만 짙은 안개속에 제대로 담아내기가 쉽지를 않네요.
그래도 그냥 가기가 아쉬워 중간중간 휴대폰을 들이대며 담아봅니다.
강추위에 배터리가 견디기 힘들 것 같아 준비해간 대용량 보조배터리로 GPS로 쓰는 휴대폰과 카메라용 휴대폰 두 개를 번갈아 충전해가며 사용했는데다행히 잘 버텨주고 있네요. 그리고 장갑을 벗지 않고도 사용할 수 있는 휴대폰 터치펜을 이용하니 손 시림도 덜해 한결 좋았답니다.
비록 나목(裸木)이지만 숲으로 들어서니 한결 바람은 잠잠해지고
마땅히 점심을 챙겨먹을 만한 장소도 없어 하산 후에 먹을 생각으로 발걸음을 재촉하지만 단체로 산행을 온 산객들이 연이어 올라오기 시작하니
좁은 등로에서의 교행으로 지체가 되지만 양보하는 미덕을 발휘하다보니 덕담이 오가는 따뜻한 분위기여서 마음은 즐거워지는군요. 다들 올라가는 시각에 하산을 하고 있으니 산객들은 저마다 궁금한 듯 쳐다보며 산정의 바람상태를 물어 오곤 합니다.
중간 쉼터를 지나도 계속되던 단체산객들의 행렬이 뜸해질 즈음 등로는 꽤 넓어지고
간간이 나타나는 뒤처진 산객들의 힘겨움에 격려를 보내며 막바지 등로를 이어갑니다.
그렇게 1시간 30여분 가량의 시간이 흘러 오랜만에 다시 만나는 어의곡탐방안내소를 지나게 되고
하얀 눈이 소복이 내려앉은 어의곡리의 평화로운 모습이 눈 앞에 다가옵니다.
날씨가 좋았으면 하산길로 잡았을 늦은맥이 방향을 카메라에 담고
차량들이 빈틈없이 자리를 하고 있는 새밭주차장에 도착을 하면서 계묘년(癸卯年) 첫 산행은 무사히 마무리가 됩니다.

 

 

산행을 나온 차량을 보니 개인, 단체 가릴 것 없이 많은 걸 보니 역시 소백산은 눈산행의 인기 명소라는 사실을 새삼 느끼면서 50분 가량 남은 단양행 버스를 기다리며 젖은 점퍼를 벗어 갈무리하고 여벌의 옷으로 갈아입은 후 준비해간 먹거리로 간단히 허기진 배를 채우고 제 시간에 맞춰 도착한 13시 50분발 버스를 타고 단양읍내로 애마를 데리러 돌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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