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행일자 : 2023. 04. 30 (일) 날씨 - 맑음 ♤ 산행장소 : 경남 양산시 하북면, 원동면 일원 ♤ 산행인원 : 나홀로... ♤ 산행코스 : 양산시 하북면 지산마을 버스정류장-축서암갈림길-반야암능선-전망바위-영축산-1,060봉(추모비봉)-숨은재-함박등-채이등삼거리-죽바우등-쥐바위-자장암갈림길-지산마을 버스정류장 (원점회귀)♤ 산행시간 및 거리 : 5시간 40분, 12.04km (식사 및 휴식 포함, GPS 기준)
◈ 산행기
흐르는 세월의 속도는 나이만큼 빨라진다더니 어느 새 계절의 여왕인 5월도 코 앞으로 다가왔네요. 4월의 마지막 날인 오늘도 변함없이 산을 향한 발걸음을 하기 위해 일찌감치 일어나 산행준비를 시작합니다. 빵, 과일 그리고 아이스커피까지 배낭에 담고서 집 근처의 김밥집을 찾아 간단히 아침을 해결하고 한 줄 더 사서 갈무리하고 경주로 향합니다. 오늘의 산행지는 영남알프스 영축산입니다. 한동안 찾지 못했던 곳이기에 문득 보고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동안 수없이 다녔던 산길도 복습하며 새롭게 코스를 꾸며 걸어볼 생각에 7번 국도를 따라 경주를 거쳐 경부고속도로를 이용하여 통도사 I.C를 빠져나와 통도환타지아를 지나 이정표가 알려주는 대로 진행하니 지산마을 버스종점에 당도하게 됩니다. 버스정류장 주변으로 주차된 차량들이 빼곡히 들어차 있어 마을 안길로 들어가 작은 공터에 딱 한 자리 남은 곳이 있어 주차를 해놓고 정류장으로 되돌아나와 GPS를 페어링한 후 서축암으로 향하는 도로를 따라 영축산을 향한 걸음을 시작합니다.
산행궤적
영축산 산행의 중요한 기,종점 중 하나인 지산마을 버스종점에서 오늘의 산행은 시작되고
축서암으로 향하는 도로를 따라 진행하니 좌측 안내판 뒤로 통도사에서 진입을 막으려고 설치해놓은 휀스가 전에는 얼마 지나지 않아 끝이 났었는데 지금은 추가로 휀스 설치를 해놓아 접근이 불가하도록 해놓았네요.
민가 마지막 집을 지나 뚫려있는 휀스철망 사이를 통과하여 옛길을 찾아 숲으로 들어갑니다.
그 덕분에 축서암사거리는 빨리 만나게 되는군요. 걸어온 길과 맞은편 금줄이 쳐져있는 길은 통행이 금지된 모양입니다. 정면의 길은 영축산 정상으로 가는 길이어서 좌측 길로 가야 비로암이나 반야암능선 방향으로 갈수 있습니다.
짙은 숲에서 내뿜어져 나오는 맑은 기운이 몸 속을 파고들어 산행이 조금도 힘들게 느껴지지 않네요.
등로 우측으로 물소리가 들려오는 집수조가 있는 두 번째 계곡을 건너게 되면 양 갈래로 나있는 갈림길을 만나게 되는데,
갈림길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단체 산객들을 지나 우측 오름을 따라 반야암능선으로 들어섭니다. 반야암에서 올라오는 등로와 합쳐진 산길은 좌측 허리길을 버리고 우측의 오름으로 진행해야 합니다.
'애기나리'
아름드리 소나무가 하늘을 찌를 듯 키재기를 하고 있는 울창한 숲길을 따라 진행하면
조금의 양보도 없이 꾸역꾸역 오르기를 요구하는 산길은 끊임없이 이어지고
반야암능선의 명물인 속이 빈 소나무와도 재회를 하게 되지만 굵은 나뭇가지가 부러져 널부러져 있는 모습을 보니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군요.
앞을 가로막는 바위를 에돌아 가풀막을 올라서니
화사한 철쭉꽃이 조금 전의 우울함을 달래주는 듯 합니다.
삐죽삐죽한 바위 틈 사이로 난 가풀막을 힘겹게 올라서면 반야암능선 최고의 전망대에 올라서게 됩니다.
건너보이는 병풍바위를 비롯해 영축산 주능선이 올려다보이고
외송칼바위 능선과 비로암중앙능선 그리고 저 멀리 죽바우등까지 한꺼번에 들어오는 풍경에 두 눈은 마냥 즐겁기만 합니다.
통도사와 통도환타지아가 아래로 내려다보이고 건너로는 정족산과 천성산이 터를 잡고 있고, 그 너머로 대운산까지 보이는군요.
끊임없이 가파름이 이어지는 등로는 시종 쉴 틈없이 코가 땅에 닿일 만큼 된비알의 연속입니다.
천정삼거리로 가기 전의 갈림길에서 곧장 영축산 정상으로 치고 오릅니다.
언제 보아도 가슴을 쿵쾅거리게 만드는 영축지맥길...
오래 전 아내와 함께 걸었었지만 자욱한 안개가 산정을 뒤덮고 있는 통에 제대로 눈호강을 못했었는데 오늘에야 그 원을 풀게 되는 것 같습니다.
산 아래쪽에 반야암이 있어 편의상 반야암능선이라고 불리우는 올라온 능선을 내려다보고서
우측 아래로는 깎아지른 낭떠러지가 있어 스릴 넘치는 암릉길을 따라 정상으로 향합니다.
정상에서의 인증샷을 위한 대기줄이 길게 이어지는 모습을 보니 오늘도 인증은 글렀다 싶네요.
울주군에서 시행하고 있는 '영남알프스 9봉 완주 인증 메달' 덕분에 부쩍 늘어난 정상석 인증샷이 영알의 어느 봉우리에서도 같은 현상이 빚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장시간 줄까지 서가며 흔적을 남길 생각은 없어 빈 틈을 노려 얼른 담아봅니다.
영축산 정상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늘 보아왔던 그 모습 그대로지만 볼 때마다 새롭게 느껴지는군요.
멀리 가지산, 운문산을 비롯하여 천황산, 재약산까지 한 눈에 들어오는 풍광에 바라만 보아도 마음이 편안해져 옴을 느낄 수 있습니다.
영남알프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능선인 가야할 영축지맥길... 멀리 오룡산까지 이어지는 마루금은 보기만 해도 멋지네요.
천정삼거리.
또다른 코스로 꾸며 다시 찾아오겠다는 무언의 약속을 하며 아쉬운 작별을 고하고
고 김성국추모비가 서있는 1,066봉을 지나게 됩니다.
닫혔던 마음의 빗장을 활짝 열어젖힌 채 대자연이 주는 선물을 맘껏 들이마셔 봅니다.
푸르름이 정상을 향해 그 농도를 점점 진하게 물들여지는 모습... 신비로운 자연의 현상입니다.
비로암 중앙능선의 바산봉...
올라선 전망바위 끝에는 어느 새 함박등이 가까이 다가와 있고,
은수샘으로 내려설 수 있는 '숨은재'도 지나게 됩니다.
함박등부터 채이등, 죽바우등까지... 언제나 가슴 설레이게 하는 풍경이지요.
함박등을 오르는 데크계단...
헌걸찬 능선의 탁 트인 공간으로 티없이 맑고 싸늘한 바람이 한가득 불어 올라치면 꽉 막혔던 답답한 가슴속이 시원하게 뚫리는 기분이 듭니다.
함박등 정상. 함박등은 통도사 방향에서 보면 그 모양이 함지박 형상으로 생겼다 해서 유래된 이름이라 합니다.
막힘없는 시원스런 조망이 일품인 함박등에서 사방을 둘러보며 영남알프스의 다양한 풍경에 흠뻑 빠져듭니다.
능선을 넘나드는 아름다운 산그리메... 기암과 어우러진 초록빛 푸르름이 아름다운 영축능선... 바라만 보고 있어도 마음이 평화로워 지는군요.
함박등 내림길에 만난 기암괴석.
백운암으로 내려갈 수 있는 함박재.
오룡산과 청수중앙능선으로 갈라지는 채이등삼거리에서 좌측 오룡산 방향으로 등로는 이어집니다.
눈 앞에 다가온 죽바우등(일명 투구봉). 멋진 조망터가 기다리고 있기에 얼른 가고싶은 마음에 내딛는 발걸음은 바빠지기 시작합니다.
오늘도 역시 우회 오름길을 지양하고 짜릿한 스릴감을 맛보려고 암릉 사면을 따라 진행합니다.
죽바우등에 올라서면 기암절벽이 장벽을 이루는 영축산의 위용과 영축산에서 남으로 시원하게 뻗은 영남알프스의 마루금이 한 눈에 들어오고
발 아래로 통도사와 극락암, 비로암을 비롯한 산내 암자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특급 전망대로 이름난 곳입니다.
시원스럽기 그지없는 조망에 산을 오른 자만이 느낄 수 있는 성취감을 제대로 맛볼 수 있는 죽바우등이지만 정상석은 소박하기 이를 데 없네요.
하산 코스로 잡은 쥐바위능선을 가늠해보고서
시살등을 지나 오룡산으로 이어지는 영축지맥 능선과
배내골 건너 재약봉, 코끼리봉 너머로 솟아있는 재약산, 천황산과 아득한 멀리로 운문산과 가지산이 고개를 내밀고 있는 모습까지 담아내고서
죽바우등을 내려와 만나게 되는 무명 암봉에 올라 되돌아 봅니다.
쥐바위갈림길. 이제는 뚜렷한 등로가 되어 찾기가 쉽네요.
쥐바위 상단부 암릉.
등로 우측으로 건너보이는 오룡산.
그리고 오룡산에서 늪재봉으로 이어지는 능선 너머로 내석마을과 양산 상북면 석계리의 모습도 시야에 들어옵니다.
이제 산철쭉도 피어나기 시작하나 봅니다.
쥐바위 옆의 소나무 우측 아래로 이어지는 등로를 따라 내려섭니다.
쥐바위의 옆모습.
두 개의 밧줄이 하산을 돕고 있지만 내려서기가 쉽지 않네요.
까칠한 암릉을 내려서서 올려다보며 쥐바위를 사진에 담고
새 생명을 품고 있는 요상한 모습의 소나무를 구경하고
내림길을 이으니 쉼없이 쏟아지는 급내림길로 들어서기 시작합니다.
조망도 없는 내림길을 그저 묵묵히 발목 다치지 않게 조심에 또 조심을 하면서 숲길을 따라 내려오니
금수암에서 상북면 내석마을로 넘어가는 임도를 만나게 되는데 임도를 계속 따라 가도 되지만 곧장 나있는 산길로 가기로 합니다.
이내 만나게 되는 편백나무 숲을 따라 빠른 걸음으로 진행하면
이정표가 서있는 숲을 빠져나오게 되고
자장암으로 갈라지는 삼거리에 도착하게 됩니다.
서축암을 지나 공터주차장이 있는 산불감시초소 앞에서 에어건으로 오늘 산행의 찌꺼기들을 말끔히 세척하고서
포장도로를 따라 지산마을을 향해 속보로 진행하면서 오늘 걸었던 산길을 가늠해보며 스스로에게 대견함을 느껴봅니다.
'지칭개'
'한들못'
'살갈퀴'
조금은 지루한 듯한 딱딱한 포장도로를 따라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길섶에 피어난 들꽃들과 눈맞춤까지 해가며 걷다보니
'벼룩나물'
어느 새 지산마을 버스정류장에 도착하면서 오랜만에 다시 걸어본 반야암능선과 쥐바위 코스를 무사히 마치게 되는 기쁨을 누리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