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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와달이 사는 집

오랜만에 찾은 운제산 봄산행 본문

◈ 산행이야기/☆ 2023년도 산행

오랜만에 찾은 운제산 봄산행

해와달^^* 2023. 3. 27. 21:59

♤ 산행일자 : 2023. 3. 26 (일)  날씨 - 맑음
♤ 산행장소 : 포항시 남구 대송면 일원
♤ 산행인원 : 집사람과 함께...
♤ 산행코스 : 포항시 남구 대각리 운제산등산로 입구-대각지-중앙능선-운제샘-대왕암-운제산-홍계계곡 좌골-성불암-장동리-대각리 운제산등산로 입구 (원점회귀)
♤ 산행시간 및 거리 : 4시간 25분, 11.09km (식사 및 휴식 포함, GPS 기준)

 

 

 

◈ 산행기

같은 아파트 단지내에서의 이사지만 오랜 세월 묵은 살림이다보니 정리할게 너무 많아 주말이면 짐 정리하느라 바쁜 시간을 보내느라 매주 떠나던 산행도 하지 못했었는데 이사를 마치고 집안 정리도 어느 정도 마무리가 된 것 같아 다시 산으로의 나들이를 생각하게 됩니다.

휴일 오전 근무를 서둘러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전투식량 하나에 물 한병 챙겨넣고서 집을 나서 한동안 찾지 않았던 운제산으로 차를 몰아 오늘 산행의 들머리로 잡은 대각리 공영주차장을 찾아갑니다.

정오가 다 되어가는 느지막한 시각에 찾으니 당연히 주차장은 빈 자리가 보이질 않네요. 다행히 일찍 산행을 마치고 돌아가는 산객이 있어 빈 자리를 얻을 수 있어 주차를 해놓고 짧게 다녀오자는 생각으로 배낭을 들쳐메고 운제산을 향한 걸음을 시작합니다.

 

산행궤적
운제산 산행에 있어 가장 많이 이용되고 있는 대각리 공영주차장 입구에서 오늘의 산행을 시작합니다.
운제산 자연휴양림 앞을 지나 가장 일반적인 코스를 따라가니
그동안 한번도 보지 못했던 감시초소 근무자가 먼저 인사를 건네는군요.
정상 등로를 버리고 대각지 방향으로 길을 드니 힘차게 흘러내리는 수로의 물소리가 생동감있게 들려옵니다.
산벚꽃
계절의 변화를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는 푸르름이 눈을 즐겁게 하고
꽃은 거의 다 떨어져버리고 잎이 돋아난 진달래의 사열을 받으며 숲길을 따르면
아담한 크기의 대곡지를 만나게 됩니다. 넘칠 듯 담겨있는 그득한 물을 보니 보기만 해도 배가 부른 느낌이네요.
하지만 잠시 후 만나게 된 중앙능선 좌측 골짜기의 모습은 예전과 너무나 달라져 있어 제대로 찾은게 맞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지난 해 오천읍과 대송면 지역을 할퀴고 간 태풍 '힌난노'의 여파가 아직도 남아 있어 예전의 모습을 많이 잃어버린 것 같아 마음이 아프네요.
다녔던 사면길은 무너져 내려버렸고 계곡을 따라 거슬러 올라가니 무명폭은 변함없이 시원스런 물줄기를 쏟아내고 있고
제법 볼만한 경치를 보여주던 합수부 주변에도 큼지막한 돌덩이들이 쏟아져내려 새삼 자연의 위력을 느낄 수 있네요.
가파르게 치솟는 능선길을 따라 올라서니 산 아래에는 잎이 돋아나 끝물임을 알리고 있지만
산정에는 아직도 화사한 모습으로 반겨주어 한동안 산행을 못한 아쉬움을 달래주고 있네요.
가파르게 이어지는 오름길을 가뿐 숨 몰아쉬며 올라선 끝에는 시원스러운 조망이 기다리고 있네요.
모진 추위를 견뎌내고 아름답고 화사하게 피어난 진달래꽃...
가풀막을 오르며 잠시 숨이 가빠오지만 쌀쌀한 기운에도 활짝 핀 진달래의 예쁜 모습을 바라보며 쉼없이 오름짓을 이어갑니다.
산림욕장으로 내려설 수 있는 갈림길이 있는 343봉.
산에서 붉디 붉은 화사한 웃음으로 유혹하고 있는 진달래를 만날 수 있다는건 행복한 일이 아닐 수 없지요.
꾸준히 이어지는 오름길을 따라 오르면 우측으로 포항시가지와 철강공단이 발 아래로 펼쳐지는 시원스러운 조망이 눈을 즐겁게 해줍니다.
헬기장이 있는 362봉이 건너보이고 겨울 갈색을 벗고 연두빛으로 산색(山色)이 바뀐 산야의 모습은 저절로 카메라에 손이 가게 만드는군요.
'가는잎그늘사초'
싱그러운 소나무 내음과 선홍빛 진달래가 반겨주는 꿈길같은 숲길을 잠시 잇다보면
대각리에서 헬기장을 거쳐 이어져 온 주등로와 합류가 되는데 지금껏 걸어왔던 등로는 폐쇄가 되었다는 사실을 그제서야 알게 됩니다.
운제산 정상을 곧장 오르지 않고 대왕암부터 찾을 생각에 허리길을 따르다 운제샘을 만나 물 한 모금 들이키고
산여산불감시초소에서 올라오는 등로와 만나는 갈림길에서 우측 대왕암으로 향합니다.
'노랑제비꽃'
가까이 다가온 대왕암.
오랜만에 찾은 운제산 대왕암.
대왕암의 한쪽 귀퉁이에서 전투식량에 물을 부어 간단히 요기를 하고서 되돌아 나오다
헬기장이 있는 475봉을 찾았습니다. 건너보이는 봉우리가 운제산 정상입니다.
이곳을 찾은 이유는 오어지와 오천읍을 한 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조망을 즐기기 위함 때문이지요.
운제산 정상의 정자전망대.
전망대 아래에 자리잡고 있는 운제산 정상석.
전망대에 오르면 어김없이 사방을 둘러보며  막힘없는 주변 경관을 카메라에 담아봅니다. 하지만 오늘은 미세먼지로 인해 무장봉 너머에 있는 토함산은 보이질 않네요.
산불감시초소봉.
포항철강공단 일대와 포항 시가지가 한 눈에 내려다 보이는 북쪽 방향의 조망을 즐기고
이제는 등로의 손질이 필요한 가파른 내림길을 내려섭니다.
무리지어 피어난 '노랑제비꽃' 가족.
시루봉 갈림 삼거리를 지나고
잠시 후 갈림길에서 좌측 아래로 내려 진행하면 소나무에 빨간 페인트로 화살표식을 해둔 곳이 보이는데 바로 홍계좌골 초입입니다.
아주 희미한 묵은 길 흔적이 있을 뿐... 그냥 감으로 잡목이 우거진 내림길을 헤치며 내려가니 계곡에 닿게 되는군요.
오랜만에 찾은 홍계계곡 좌골의 모습은 낯설기만 하네요. 그 이유는 얼마 지나지 않아 알게 됩니다.
계곡을 따라 돌길을 헤쳐가며 내려서니 곳곳마다 뿌리 채 뽑혀나간 나무들이 앞을 가로막고 있더군요.
태풍 '힌난노'가 지나간 자리에는 그야말로 쑥대밭이 되어 있는 모습입니다.
홍계좌골의 가장 위쪽에 있는 이름없는 작은 폭포에도 떠내려온 나무들이 그득하고
더는 진행할 수 없는 지점에 이르러서는 좌측 사면길을 기다시피 올라가 계곡을 끼고 진행을 이어갑니다.
계곡 우측 위로 전에 다녔던 묵은 길이 있지만 계곡길이 편할 것 같아 진행했는데 너무 험해 좌측 사면을 따라 희미한 흔적을 찾아가며 진행하니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협곡의 가파름이 쉬이 짐작이 되는군요.
겉으로 보기엔 아직 겨울잠에 빠져있는 듯 을씨년스러운 분위기지만 따스한 햇살이 내리쬐는 산길을 걷다보니 봄은 이미 우리 곁에 성큼 다가왔음을 느낄 수 있네요.
개울을 따라 흘러내리는 맑은 물소리는 겨울 긴 잠에서 깨어나 그동안 못 다했던 수다를 쉼없이 떨고 있구요.
잠시 계곡을 따르다 진행이 어려우면 사면으로 다시 올라가 허리길로 진행하지만 낭떠러지가 내려다보이는 지점을 지날 때면 긴장감이 솟구칩니다.
그렇다고 정상 등로가 있는 것도 아니어서 휴대폰의 지도를 비교해가며 계곡을 끼고 계속 진행을 이어갑니다.
밝은 햇살을 받으며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고 있는 초록빛 이파리는 생명력이 넘쳐 보이는군요.
올들어 처음 대하는 '산괴불주머니' 역시 눈높이를 낮춰 인사를 주고 받고서
홍계계곡 우골과 합류가 되는 합수부를 지나면서 한층 더 넓어진 계곡을 따라 진행을 하게 되니 긴장했던 마음도 조금은 풀어지고 주변을 돌아보는 여유도 생기는 것 같네요.
돌 틈 사이에 피어난 '개별꽃'과도 봄인사를 주고받으며
바위 속을 비집고 흘러내리는 맑은 물소리를 음악삼아 돌밭과 허리길을 번갈아 진행하니
홍계폭포 위쪽에 위치하고 있는 작은 암자인 성불암을 만나게 됩니다. 그나저나 계류를 건너 좌측 산길로 이어지는 목교는 지난 태풍에 휩쓸려 가버렸는지 보이질 않고 주변의 환경 또한 아직도 복구가 덜 된듯 흉물스럽게 남아있네요.
'광대나물'
성불암에서 시멘트도로를 따르면 장동리 절골마을을 지나게 되고 포장도로가 아닌 흙길을 따라 진행하게 되면 대숲이 우거진 널찍한 임도로 들어서게 되는데 대각리로 원점회귀하기 위해서는 우측 갈림길로 들어서야 합니다.
과거 산불이 났었던 지역을 지나게 되는데 아직도 타버린 그루터기들이 그대로 남아있고 식재해놓은 묘목들이 언제 다 클런지 도토리 키재기를 하고 있는 모습을 보니 요즘같은 건조한 시기에 특히 불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을 새삼 하게 됩니다.
만원사례가 따로 없던 너른 주차장에는 썰물처럼 빠져나가 버리고 차량 몇 대만 남아 주인을 기다리고 있는 대각리 공영주차장에서 모처럼 찾은 운제산 산행을 마무리하고서 처가집 식구들과의 저녁식사 모임에 늦지 않기 위해 서둘러 대각리를 빠져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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