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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와달이 사는 집

피서를 겸해 다시 찾은 내연산 덕골 본문

◈ 산행이야기/☆ 2023년도 산행

피서를 겸해 다시 찾은 내연산 덕골

해와달^^* 2023. 7. 30. 22:50

♧ 산행일자 : 2023. 07. 29 (토)  날씨 - 맑음
♧ 산행장소 : 포항시 북구 죽장면 하옥리 일원
♧ 산행인원 : 홀로...
♧ 산행코스 : 하옥리 마두교-합수부(뒷골 갈림)-막창폭포-이끼폭포-와폭(황금샘)-건천구간-주능선3거리-내연산 삼지봉-동자봉-동대봉산 갈림길-뒷골 갈림길1,2-689.8봉-덕골 합류-마두교(원점회귀)
♧ 산행시간 및 거리 : 6시간 30분, 12.66km (물길따라 유유자적, 식사, 휴식 포함. GPS 기준)

 

 

 

◈ 산행기

우리에게 크나큰 생채기를 남겼던 장마는 드디어 끝이 나고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니 야외에서 일을 해야하는 업무 특성상 여름철 무더위는 참으로 고역이 아닐 수 없네요. 틈틈이 사무실에서 에어컨 바람을 쐬며 더위를 식히고 있지만 해가 갈수록 쏟아지는 햇살의 강도는 그 열기를 더해만 가는 것 같아 환경의 변화를 조금씩 체감하는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충분히 일할 수 있는 나이라 체력이 떨어지지 않으려 열심히 몸관리를 해야겠기에 주말을 맞아 산행을 준비합니다.

손자가 아프다는 소식에 딸네집에 올라간 집사람이 벌써 근 일주일 가까이 집을 비우고 있어 냉장고 가득 채워놓은 간편식으로 삼시 세끼를 해결하고 있지만 집밥이 그리워지는건 어쩔 수가 없네요.

월요일쯤엔 내려오리라는 희망을 안고서 빵 몇 개와 아이스아메리카노 그리고 후식으로 수박까지 야무지게 배낭에 갈무리하고 등산화를 배낭에 담는 것으로 산행준비를 마치고 집을 나섭니다.

오늘 찾아갈 산행지는 근 2년 만에 다시 걸어보게 될 곳으로 내연산의 가장 깊은 속살 가운데 한 곳으로 하옥계곡의 지류인 덕골입니다.

무더운 여름철이니 당연히 계곡의 물길을 따라 거슬러 오르며 삼지봉을 오른 후 하산코스를 정하기로 하고 김밥집을 들러 김밥 한 줄과 삶은 계란 한 꾸러미를 갈무리하고서 차를 몰아 우현사거리를 지나 소태재를 넘어 7번 국도를 달려갑니다.

청하농공단지를 지나면 나오는 청하삼거리에서 좌회전, 기청산식물원 앞을 지나 청하교차로에서 이어져온 930번 지방도와 합류를 하게 되고 이어 서정삼거리에서 우측 방향의 유계리방향 68번 도로를 따라 숨가빠하는 애마를 채찍질하며 경북수목원이 있는 샘재를 넘어서니 분지 아래 평화로운 모습으로 자리를 잡고 있는 상옥리가 눈에 들어오네요.

이후 상옥초등교를 지나 하옥방향으로 내려서게 되면 말끔하게 포장이 된 도로를 달리면 월사동을 지나 하옥교(구. 향로교)를 건너게 되는데 조금은 이른 시각인지 길가에 늘어선 차량들이 몇대밖에 보이질 않아 막힘없이 진행을 하게 되고 캠핑장이 설치되어 있는 마두교 입구의 주차장에 도착을 하니 그곳 역시 빈자리가 제법 눈에 띄어 쉽게 주차를 할수 있었네요. 하지만 산행 들머리인 마두교 입구에는 피서객들이 타고온 차량들이 좁은 공터에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 지나다니기가 조금은 불편함이 있어 조금씩 양보해주었으면 하는 바램을 기대하며 마두교 아래로 나있는 등로를 따라 덕골을 향한 걸음을 시작합니다.

 

산행궤적
아침부터 내리쬐는 햇살의 열기가 심상찮은걸 보니 오늘 날씨도 대단하다 싶네요. 마두교에서 산행을 시작합니다.
피서객들의 텐트가 줄을 잇고 있는 계곡 입구를 지나와 물길따라 덕골로의 트레킹을 시작합니다.
시원스레 발을 적셔가며 내연산 서쪽 자락의 하옥계곡 지류 가운데 가장 깊고 원시적인 골짜기 덕골의 비밀스러운 품으로 들어갑니다.
각양 각색의 암반 위로 흘러내리는 물길따라 거슬러 올라가면
왼편으로 큼직한 계곡이 합수되는 뒷골 초입을 지나쳐 곧장 직진하여 덕골 본류를 따라 진행합니다.
이제부터는 물길을 따라 나서게 되고, 좌우로 바위암벽이 도열한 협곡지대를 빠져 나가게 됩니다.
'노루오줌'
덕골 본류를 따라 올라가면 덕골 최고의 비경인 바위대문이 저 멀리 보이기 시작하는군요.
그런데 풍경이 조금 이상하다 싶어 자세히 둘러보니 큰 비에 바위가 떠밀려 내려온 모양입니다. 자연의 위력에 새삼 경이로움을 금할 수가 없네요.
좌우로 바위암벽이 도열한 협곡지대를 조심스레 빠져나오면
골짜기 안쪽으로 사방이 바위벽에 막힌 막다른 곳에 닿게 되고
더 이상의 진행을 가로막고 있는 '막창폭포'에 닿게 됩니다.
'막창폭포'
막창폭포를 구경하고 되돌아나와 가느다란 밧줄이 걸려 있는 우회로를 타고 오른 후
막창폭포 상단부를 내려다보고서 계곡을 따라 이어지는 사면길로 진행해 나가면
우측으로 시그널 2개가 나부끼는 곳을 만나게 되는데 평소 다니던 곳이 아닌 다른 길이지만 가보기로 합니다.
희미한 흔적을 따르면 다시 덕골계곡으로 내려서게 되고
물길따라 계속 진행하기로 마음먹고 계속되는 계류를 타고 5분 가량 더 올라서면
계곡 한가운데에 큼지막한 바윗돌 하나가 자리잡고 있는 이끼폭포를 만나게 됩니다.
이끼가 가득 낀 암벽을 타고 가는 물줄기가 흘러내리는 이끼폭포...
초록의 이끼가 바위벽을 수놓은 모습이 신비롭기까지 하니 살아있는 자연이 바로 이런게 아닌가 싶습니다.
물줄기가 이끼를 타고 내리는 진풍경을 가만히 보고 있으니 신선의 정원이라 해도 좋을 만큼 작지만 섬세한 이끼폭포의 절경에 넋이 나갈 정도입니다.
그동안 거의 매년 찾아왔지만 올해의 이끼 상태가 가장 좋은 것 같네요.
부디 오래오래 훼손되지 않고 그 모습 유지되길 바라면서 갈길 바쁜 걸음 이어가기로 합니다.
덕골은 뭐니뭐니해도 협곡 속으로 자연미가 그대로 살아있는 원시성이 가장 큰 매력일 것입니다.
때가 묻지 않은 청정계곡의 신비스럽고 아름다운 비경은 계속 펼쳐지고...
마두교 주변의 계곡엔 피서객들로 넘쳐나지만 깊숙이 들어온 덕골은 여전히 신비스러운 속살을 감추고 있네요.
이끼폭포를 떠난지 10여분 남짓 진행하면 두 계곡이 만나는 합수부에 닿게 되고 뚜렷하고 넓은 본류를 따라 진행해 나갑니다.
수효를 알수 없는 부지기수의 작은 폭포들의 청량한 연주소리가 속세에 찌든 귓 속을 말끔히 씻어내어 주는군요.
누워 있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와폭(臥瀑). 물줄기가 조금은 부족해보이는 듯 하지만 그래도 봐줄만한 합니다.
와폭을 에돌아 골 우측 기슭으로 잠시 나서면 바위 밑에서 맑은 물이 쉼없이 뿜어져 나오는 덕골 최고의 명물인 '황금샘'을 만나게 됩니다.
황금샘... 바위 틈에서 흘러나오는 물이 미지근하여 겨울에도 얼지 않는다고 하지요.
따가운 햇볕이... 그리고 습기를 가득 머금은 공기가 부담스러워지기 시작하면 시원한 계곡이 그리워집니다.
그래서 찾은 덕골... 확트인 시야의 능선길도 좋지만 한여름엔 하늘을 가린 숲길이 좋고 그것이 물길이어서 더 좋은 것 같습니다.
물이 흐르는 계곡을 따라 잠시 올라가다 보면 눈에 익은 곳이 나타나는데 건천구간이 가까이 다가온 모양입니다.
바위 틈새에서 흘러나오는 건천구간 시작지점입니다.
발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계곡에는 메마른 바닥만 드러낼 뿐... 물 한방울 없이 사라져버린 마른 계곡길이 시작됩니다.
바위 틈을 통과하기가 녹록치 않아 물소리가 뚝 끊어진 건천을 우회하는 등로를 따라 정글같은 숲길로 잠시 진행하게 됩니다.
말 그대로 물의 흔적이 사라져버린 마른 계곡을 20분 가까이 진행하면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개울에 물이 흘러 생기가 돌고 계곡을 가로질러 오름길로 이어지는 등로를 버리고 계속 계곡을 거슬러 7~8분 가량 나서면
높이 5m 정도의 무명폭포가 앞을 가로막는데 바로 '쌍폭'이 있는 곳이지요.
우측에 있는 삼단폭포로 규모는 작지만 덕골에서는 가장 폭포다운 모습을 보이는 곳이기도 한 곳입니다.
셀카로 흔적 하나 남기고 뒤쪽 무명폭포 가운데의 바위를 조심스레 올라 상단부로 진입을 합니다.
계곡의 물길을 따라 발걸음을 이으면 연이어 나타나는 이름모를 폭포에 연신 셔터를 누르게 되고
울창한 숲 사이로 널찍하게 펼쳐진 계곡의 자연 그대로의 아름다운 풍경에 감동은 배가 됩니다.
미끄러운 폭포를 직등하기가 힘들어 우회로에 매어놓은 밧줄을 부여잡고 올라서니
덕골을 짧게 트레킹으로 찾을 때마다 되돌아섰던 폭포 앞에 서게 되고
이끼가 끼어있는 미끄러운 폭포를 조심조심 직등해 올라서면
드디어 덕골 가장 깊숙이 자리잡고 있는 마지막 폭포 앞에 서게 되었네요.
폭포를 통과해 올라서니 예전 점심식사를 했었던 너덜지대를 만나게 되고
이끼가 끼어있는 작은 폭포 하나를 올라서려니 약간 고도감 있는 벼랑에 젖은 바위를 딛고 넘어야 하는 상황이라 발길이 조심스럽더군요.
서서히 고도를 높이는 골짜기에 물줄기는 점점 가늘어지고
마른 계곡을 따라 거친 돌밭길을 거슬러 오르면 하늘이 곧 열리고 계곡이 끝날 것 같지만 계곡은 쉽게 그 자리를 내어줄 생각을 하지 않는군요.
끊어졌다 이어졌다를 반복하던 계곡길도 그제서야 끝이 나고 물길이 완전히 끊어진 울창한 숲길을 지나
머리를 풀어 헤친 채 부는 바람에 몸을 맡기고 흐느적거리는 푸른 초원을 지나면
나뭇가지에 주렁주렁 시그널들이 달려있는 내연산-동대산 주능선에 올라서게 됩니다.
삼거리에서 몇 발짝 떼면 만나게 되는 갈림길에서 삼지봉을 향한 지름길인 우측방향으로 들어서면
내연산의 중심축인 삼지봉에 서게 됩니다.
삼지봉 정상의 숲에서 준비해간 빵과 냉커피 그리고 시원한 수박으로 점심을 해결하고 왔던 길 되돌아 동자봉으로 향합니다.
내연산에서 덕골 갈림길까지 되내려 온 후 곧장 능선을 따라 바람에 이리저리 일렁이는 푸른 초원을 지나
완만한 낙엽길을 한발한발 올라서게 되면
헬기장이 있는 동자봉(780m)에 올라서게 됩니다.
동자봉을 가로질러 잠시 길을 나서면 시그널이 달려있는 갈림길을 만나게 되는데 우측 아래로 나있는 길은 동대산으로 향하는 길이고 직진 방향이 뒷골로 가는 등로이니 주의를 해야하는 곳입니다.
동대산갈림길에서 5분 가량 지나 도착한 주변으로 돌로 쌓은 참호가 있는 778봉.
778봉을 지나 곧바로 이어지는 내리막길을 따르니 뒷골을 찾는 산객들이 많아진 탓인지 전보다 등로가 뚜렷해 보이는군요. 우측으로 시그널이 달려있는 방향이 뒷골로 내려가는 길인데 혼자 가기엔 무리인 곳이라 오늘은 미답의 구간을 걸어보기로 하고 맞은편 능선길로 걸음을 이어갑니다.
첫 번째 뒷골갈림길에서 10분여를 진행하니 오른쪽으로 시그널이 몇 개 보이는데 두 번째 뒷골갈림길인가 봅니다.
선답자의 시그널 하나가 달려있어 지도를 확인해보니 지도상의 689.8봉입니다.
처음 걸어보는 새로운 길에 대한 호기심과 두려움이 적당히 섞여 긴장감을 유발하는 가운데
묵은 길이지만 예상했던 것보다 뚜렷한 등로에 오래 전부터 하옥계곡에서 영덕 장사쪽과 왕래가 있었던 길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드는군요.
서서히 고도를 낮추던 등로는 지그재그로 된 급내림길로 바뀌게 되고
산사면을 따라 나있는 덕골의 등산로와 합류를 하게 되지만
산길을 벗어나 덕골의 자연미가 가장 잘 드러나는 곳을 한번 더 느껴보기 위해 계곡으로 내려서기로 합니다.
덕골의 관문인 대문바위 앞으로 내려서게 되는군요.
순수한 자연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 숨은 비경들을 가슴과 두 눈에 그리고 카메라에 담고서
한걸음 한걸음 옮길 때마다 감탄사를 연발할 만큼 빼어난 경관을 자랑하는 이곳... 어디 내놔도 손색이 없는 청정미를 자랑하는 내연산 덕골입니다.
뒷터갈림길을 지나면서 트레킹은 막바지에 접어들게 되고
발바닥이 달아 오른다 싶으면 으례껏 물 속에 발 담그며 그 열기를 식혀가니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이 시간에도 덥다는 느낌을 받을 겨를이 없네요.
그리 멀지 않은 주변에 이리도 멋진 계곡이 있다는 사실... 얼마나 자랑스러운지 모르겠습니다.
그럴 수록 더 아끼고 훼손되지 않도록 잘 보존해 나가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오전보다 더 늘어난 피서객들의 틈바구니를 벗어나
마두교 앞 주차장 입구에서 산행을 마무리하고 혼잡해질 7번 국도의 귀로가 신경쓰여 서둘러 하옥계곡을 빠져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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