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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와달이 사는 집

십여 년 만에 다시 걸어본 포항 괘령산(마북산) 본문

◈ 산행이야기/☆ 2024년도 산행

십여 년 만에 다시 걸어본 포항 괘령산(마북산)

해와달^^* 2024. 3. 24. 20:55

☆ 산행일자 : 2024. 3. 24 (일)  날씨 - 흐림

☆ 산행장소 : 포항시 북구 신광면, 죽장면 일원
☆ 산행인원 : 홀로...
☆ 산행코스 : 상마북지 입구 주차장-전원주택-임도-산길진입-괘재령 갈림길-괘령산-괘재령-병풍산(지맥분기점봉)-비학지맥 이탈(625봉)-월성최씨묘-인천채씨묘-당수동- 상마북지 입구 주차장 (원점회귀) 
☆ 산행거리 및 소요시간 : 9.7km, 4시간 20분(식사시간 포함)

 

 

 

◈ 산행기

지난 주 가까이 있는 운제산으로 3개월만에 산행을 다녀온 뒤 예전과 달리 산행 후의 피곤함이 느껴져 체력이 떨어졌음을 알게되어 앞으로 부지런히 산을 찾아 건강을 되찾겠다는 일념 하에 다시 맞은 주말도 예외없이 산을 찾아 나서기로 합니다.

1월 하순에 미국에서 홀로 돌아와 생활하고 있다보니 주말에는 딱히 할 일도 없어 걷기 운동만 해왔었지만 이제 본격적으로 산행을 재개하기로 한 이상 열심히 다시 산을 찾아볼까 합니다.

 

지난 해 연말 당한 사고는 비록 손가락 골절을 당하는 불상사였지만 그만하기가 천만다행이라는 생각이 지금도 뇌리에 남아 있답니다. 대부분 산객들이 하산하는 시간의 아무도 없는 산길에서 골짜기 아래로 미끄러져 내려가는 도중 머리나 다리 등이 부딪혀 다치기라도 했으면 꼼짝없이 불귀의 객이 될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에 지금도 모골이 송연할 따름입니다.

사소한 것도 절대 허투로 지나치지 않고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면서 남은 인생 건강이 허락하는 한 좋아하는 산행을 즐기며 새 삶을 산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생활하자는 마음을 굳게 먹으며 산행준비를 마치고 차를 몰아 내심 정해놓은 산행지를 향해 차를 몰아갑니다.

 

오늘 가고자 하는 산행지는 오래 전 그러니까 십여 년 전 까지는 자주 다녔었던 곳인데 이후 다른 산을 많이 찾다보니 뜸해진 곳이었는데 근교로의 발걸음을 생각하던 차에 문득 떠올라 지금은 어떤 모습으로 반겨줄런지 궁금해 찾아보기로 합니다. 우거진 숲그늘에 걷기 좋은 등로가 기억에 남았던 신광면 마북의 괘령산이 바로 오늘의 산행지입니다.

집을 나와 경주방향으로 진행하다 자명리로 들어서 달전리를 통과해 31번 국도를 따라 달려가다 달성사거리에서 신광 방면으로 진행하게 됩니다.


신광면 소재지를 지나며 바라보이는 비학산 산정에 한 조각 구름이 모자를 쓰고 있는 그림같은 풍경이 연출되니 비학산으로 가볼까? 하는 행복한 고민을 해보기도 하지만 이내 마음은 괘령산의 호젓한 숲길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신광온천에서 좌회전하여 반곡저수지를 지나 반곡리를 빠져나와 우측 멀리 마북저수지 제방이 보이는 곳으로 우회전하여 외길의 시멘트도로를 따라 진행하면 수령 700년이 넘은 고목을 지나게 되고 당수동 마을로 들어서니 전보다 훨씬 깔끔하게 가꾸어진 마을이 보기가 참 좋아보입니다.


마을을 빠져나와 마북골에서 내려오는 계류를 따라 진행하면 새로이 지은 보기에도 좋은 예쁜 집들이 반겨주고 골짜기 안쪽으로 차를 몰아가 상마북지 입구에 도착을 하니 그곳 주변에도 새롭게 들어선 주택들이 눈에 띄어 새삼 격세지감을 느끼게 되는군요.
화장실과 작은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는 곳에 차를 세워놓고 장비를 챙겨 골짜기를 따라 걸음을 옮기니 불청객의 방문에 밥벌이라도 하듯 짖어대는 견공들의 앙칼진 외침을 뒤로 하고 괘령산으로의 산길을 떠납니다.

 

산행궤적

 

상마북지 입구의 모습으로 좌측은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고 새롭게 들어선 주택 앞으로 산행이 시작됩니다.

 

잘 지은 전원주택을 지나기 전 좌측의 묵은 임도를 따라 옛 기억을 더듬으며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합니다.

 

못 와본 사이에 전에 없던 임도가 생겨 산등성이로의 오름이 경사가 너무 심해 계속 임도를 따르게 되는데

인적이 끊어진 탓인지 가시덤불이 무성해 통과가 쉽지 않네요.

 

가시덤불을 지나 내리막이 시작되는 지점에서 그나마 경사가 약한 곳을 골라 산등성이로 올라붙기로 합니다.

 

 

쉼없이 솟구치는 가풀막을 부지런히 올라서며 내려다 본 골짜기는 끝이 보이지 않을 만큼 깊어 보입니다.

 

고도를 높혀갈수록 수줍은 듯 피어있는 진달래가 찾아온 산꾼을 반겨주는군요.

 

낙엽에 덮인 희미한 길을 따라 된비알을 올라 드디어 지능선에 서게 되고

 

예전 괘령산을 오르내렸던 등산로와 접속을 하게 됩니다.

 

이제는 찾는 이가 없는 듯 등로는 묵은 길이 되어가는 것 같습니다.

 

등로 우측으로 올려다보이는 괘령산 정상부.

 

조망이 트이는 곳에서 바라본 수목원 방향. 우측 멀리 수목원 팔각정이 보이는군요.

 

 

 

직진길은 예전 상옥으로 넘어가던 괘재령 가는 길이고 우측은 괘령산 정상으로 직등하는 길입니다.

 

낙엽에 덮인 희미한 길을 따라 된비알을 오르니 무척 미끄러운데다

 

거기에 더해 잎을 떨군 잔나뭇가지들이 쉴새없이 얼굴을 때리며 진행을 방해하니

사람들이 지나다녔던 인공의 흔적은 자연에 의해 차츰 지워지는게 아닌가 싶네요.

 

지난 가을 끝자락 나무들이 옷을 벗어 땅바닥에 내려놓은 산길은

장단지까지 푹푹 빠져 마치 심설산행하는 기분이 듭니다.

 

묵은 헬기장이 있는 정상부에 작은 정상석 하나가 반겨주는 괘령산(869.9m)입니다.

 

사방 나무들로 막혀있어 조망이라곤 없는 정상에서 준비해간 즉석라면, 떡과 과일로 배를 채우고

 

예전 늘 걸었었던 수목원 방향이 아닌 올라온 길을 따라 거꾸로 내려섭니다.

사람들이 다녀 패인 골에 낙엽이 많이 쌓여있어 헤치고 나가는 재미가 쏠쏠하네요.

 

까만 오석으로 된 상석이 놓여있는 '경주 최씨묘'.

여기서 우측의 내림길로 들어서야 괘재령으로 가는 길입니다.

 

죽장면 상옥과 신광면을 오가던 옛길인 괘재령입니다.

 

괘령을 지나 약간의 오르막을 오르니 낙엽을 누가 쓸어 모았는지

두터운 낙엽 이불로 뒤덮여 푹신푹신하지만 미끄럽기도 하네요.

 

숲 사이로 사방이 산지로 둘러싸여 있는 전형적인 산골마을인 상옥이 바라보입니다.

 

풍향, 풍속계측기가 설치되어 있는 철탑을 지나고

 

제법 세찬 바람이 불어대는 내연지맥 마루금을 따라 걷노라니

 

하산 루트로 잡은  625봉 능선이 우측으로 보이고

골짜기 아래로는 산행을 시작했던 상마북지와 마북지가 내려다보이네요.

 

내연지맥과 비학지맥이 만나는 성법령 갈림봉인 병풍산(808m)에 도착하게 됩니다.

 

팻말 우측은 성법령을 지나 낙동정맥으로 접속하게 되고, 좌측방향은 비학산으로 향하는 비학지맥길입니다.

 

병풍산을 떠나 비학지맥을 따라 걷노라니 등로 좌측으로 괘령산이 나뭇가지 사이로 건너보이네요.

 

산 아래에는 봄이 찾아와 꽃들이 저마다 꽃망울을 터뜨리고 있지만 이곳엔 간혹 진달래와 생강나무꽃만 보이네요.

 

전망이 트이는 곳에서 저만치 앞으로 678.8봉과 비학산이 보이고

 

널찍하고 편안해진 등로를 따라 종종걸음으로 부지런히 진행해 나가니

 

기북면 소재지가 내려다보이고 그 뒤로 낙동정맥 구간인 침곡산도 조망이 되는군요.

 

오늘 산행의 하산지점으로 삼은 625봉입니다.

 

희미한 묵은 길을 지도를 보아가며 두툼히 깔린 낙엽을 밟으며 쏟아지는 내림길로 들어섭니다.

 

등로 좌측으로 올려다보이는 괘령산.

 

가파르게 내려서는 내림길에 두터운 이불이 깔려있는 등로는 스키장의 슬로프를 연상케 합니다.

 

'참꽃'으로 부르며 배고픈 춘궁기 때 허기진 배를 채워준 고마운 식량이기도 했지요.

 

가파른 내림길에 시선을 끄는 게 있었으니 좌,우 골짜기에 조성되어 있는 자작나무 군락지입니다.

 

 

 

'인천 채씨'묘를 지나면서 쏟아지던 내림길은 순해지기 시작하고

 

마북리 당수마을과 마북지가 내려다보이는 산길을 따라 막바지 등로를 이으니

 

 

숲을 빠져나오게 되고 민가가 내려다보이는 도로로 내려서게 됩니다.

 

영원, 불변의 사랑이라는 꽃말을 가진 산수유...
정말 그 꽃말처럼 영원 불변의 사랑이면 참 좋겠습니다.

 

차를 타고 지나갔던 시멘트도로를 따라 거슬러 올라가니

 

상마북지 입구의 주차장에 닿게 되면서 괘령산 산행은 그렇게 끝이 나게 됩니다.

 

산행을 마치고 당수동 마을을 빠져나오며 마을의 수호신 역할을 하고 있는

수령 700년 이상으로 포항시의 최고령 나무이기도 한 마북리 느티나무를 찾았습니다.
1982년 경북 보호수 제1호로 지정되었으며,

매년 정월 대보름에 마을의 평화와 안녕을 기원하는 동제를 지내는

당산나무이고 일명 ‘권씨 할배나무’라 부른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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