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와달이 사는 집
밀양 필봉-재약산 사자봉-천황재-수미봉-표충사 원점회귀 산행 본문
◎ 산행일자 : 2009. 05. 18 맑음
◎ 산행장소 : 경남 밀양군 단장면 일원
◎ 산행인원 : 나홀로 산행
◎ 산행코스 : 표충사 집단시설지구 주차장-필봉-재약산 사자봉(천황산)-천황재-수미봉-천황재-표충사(원점회귀)
◎ 소요시간 : 7시간 남짓
▣ 산행기
어제 아내와 모처럼 경주남산으로 데이트를 겸한 나들이를 다녀왔었지만 근래들어 제대로 된 산행을 해본 지가 오래되어 장거리코스를 몇군데 정해놓고 저울질 하다 못가본 곳으로 다녀오기로 마음을 먹고 행장을 꾸려 애마에 올라타고 영남알프스를 향해 달려간다. 네비게이션에 밀양 표충사라고 찍어놓고 가지산터널을 지나 남명사거리에서 도래재를 넘어 표충사 집단시설지구에 있는 무료주차장에 도착하여 신발끈을 조여매고 주차장 맨끝에서 우측으로 가서 서왕교 건너기 직전 '약수슈퍼'를 끼고 좌측으로 간다. 다리 위에는 '매바위 마을 600m'라고 적힌 안내판이 눈에 띈다.(09:53)
도로 우측에는 금강동천과 옥류동천 물이 만나 맑디 맑은 내를 이룬 시전천이 흐르고 있고 정면으로는 병풍을 연상시키는 매바위와 여자 젖꼭지 모양을 한 필봉 그리고 그 우측으로 재약산 수미봉이 시야에 들어온다.
시전천을 따라 나있는 시멘트포장도로를 거슬러 올라가니 민박촌이 줄을 잇는다.
매바위마을 앞 첫 갈림길. 담벼락 아래에는 기린초가 반가운듯 다소곳한 모습으로 반겨준다. 얼른 카메라를 꺼내 담아본다.
넓은 도로를 따라 요리조리 오르막길을 오르니 주변 팬션이나 민박집에서 키운 들꽃들이 화사한 모습으로 멀리서 온 나그네를 맞이 해준다.
가던 걸음 멈춰서서 요모조모 뜯어보며 사진에 담으니 시간이 자꾸 지체되어만 간다.
▲ 산행경로
▲ 산행 들머리
▲ 가운데 솟아있는 산이 첫번째 목적지인 '필봉'이다.
▲ 기린초
▲ 금낭화
그렇게 들꽃과의 만남을 지속해 가며 오르니 어느덧 안내도에 나오는 '그림같은 집'이라 적힌 팬션이 보인다. 입구에는 표지기들이 많이 달려있어 금방 알아볼 수 있다. 팬션 좌측 샛길로 오르면 좌측으로 '상수원 보호구역 입산금지'라고 적힌 안내판이 보이고 우측엔 아름드리 벚나무가 서있는 공터에 도착하게 되는데 우측 벚나무가 서 있는 샛길로 올라선다. 입구에는 산꾼들을 위해 누군가가 '뫼두막산장' 담벼락에 '필봉 가는 길'이라고 적어 놓았다.
이것만 찾으면 들머리 찾기는 사실상 끝. 이어 만나는 갈림길에서 좌측으로 80m쯤 돌길을 따라가면 본격 들머리에 닿는다.
5분 뒤 갈림길. 좌측 돌길 대신 우측으로 오른다. 이때부터 숲길로 접어들지만 대신 된비알이다.
햇살이 들지않는 숲길은 시원한 감은 들지만 급사면길이라 온 몸에 땀이 흥건하다. 턱밑까지 차오르는 숨을 몰아쉬며 한발한발 된비알을 차고 오른지 30분 정도 지나니 눈 앞에 너덜이 나타난다.(10:45)
▲ 조팝나무
▲ '그림같은 집' 팬션 입구
▲ 고들빼기
▲ '필봉가는 길'이라고 담벼락에 씌어 있다.
▲ 너덜지대
돌밭이 펼쳐진 광경도 볼만한 구경거리라 사진에 담고서 주변을 둘러본 후 너덜을 가로질러 숲으로 빠져들어 간다.
가끔씩 불어오는 산들바람을 온 몸으로 받으며 콧노래를 부르며 숲그늘을 걸어가니 집채만한 바위가 눈 앞에 펼쳐진다. 후에 알고보니 필봉 정상부 아래에 있는 바위들로 곧바로 치고 오를수 없어 돌아서 오르도록 되어 있었다. 바위 사이로 지그재그길이 열려 있다. 한 굽이 올라서면 첫 전망대.
정면으로 영남알프스의 최고 전망대로 불리는 향로산이 우뚝 서 있다. 작년 2월 정기산행 때 향로산을 올랐엇는데 그때의 추억들이 새삼스레 떠오른다.
여기서 또한 된비알을 힘겹게 오르면 필봉 갈림길에 도착하게 되고 좌측으로 걸음을 옮겨 필봉 정상에 당도하게 된다.(11:09)
▲ 필봉 정상(655m)
▲ 건너보이는 향로산 아래로 표충사가 내려다 보인다.
▲ 표충사 집단시설지구가 보인다.
▲ 매바위
'필봉 655m'라고 씌어진 조그만 팻말이 눈에 띈다. 듣던 대로 필봉으로 오르는 코스는 역시 웅장미가 빼어나고 조망이 기가 막히다는 사실을 실감할 수 있다.
정면 발아래로 집단시설지구와 향로산, 그 우측으로 고만고만한 봉우리들이 산그리메를 펼쳐 보이고 있고, 다시 우측으로 시선을 돌리면 병풍 모양의 장엄하고 엄숙한 매바위가 보인다.
산아래에서 보면 생긴 모양이 매와 흡사해 마을 이름까지 '매바위'로 명명된 이곳에는 실제로 매가 많이 살았다고 전해온다.
이게 조망의 전부가 아니다. 팻말 좌측으로 내려서면 표충사와 산내 암자 그리고 이를 품고 있는 봉우리들이 한눈에 펼쳐져 하산까지의 등로를 가늠해볼 수 있다.
표충사를 기점으로 좌우측에 각각 금강동천과 옥류동천이, 산중턱 좌측으로 서상암과 한계암 그 아래 내원암이, 이를 감싸고 있는 봉우리가 좌측 사자봉에서 우측으로 수미봉, 재약봉, 향로산 등 이른바 '재약 5봉'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멋진 전경에 넋을 잃고 쳐다보다가 마냥 시간을 죽일 수 없어 다시 오던 길을 되돌아 나와 갈림길을 지나 정면으로 나있는 오름길을 거슬러 올라 사자봉을 향해 전진을 계속해 나간다.
▲ 눈 앞에 다가온 수미봉과 문수봉(우측)
▲ 부처손
▲ 이팝나무 너머로 코끼리봉과 재약봉이 눈에 들어온다.
▲ 민백미꽃
▲ 상투봉에서 사자봉을 거쳐 수미봉으로 이어지는 스카이라인
▲ 융단처럼 깔려있는 숲속의 오솔길
▲ X912봉
사실 들머리에서 필봉까지의 구간이 된비알로 힘들 뿐 이후 산길은 완만한 경사로 그리 힘들지 않다. 산길 또한 외길이며 갈림길은 세 곳 정도 만난다.
필봉에서 40분이면 삼거리(912m)에 닿는다. 왼쪽은 감밭산을 거쳐 삼거마을 방향. 삼거는 표충사 진입 전 삼거리로, 단장면과 산내면을 잇는 교통의 요지이다. 우측 사자봉(천황산) 방향으로 50m쯤 내려서면 전망대. 사자봉과 수미봉이 한눈에 보인다. 이후 사자봉과 수미봉이 등로 우측 시야가 트이는 지점이면 각도를 달리해 모습을 드러낸다.
이후 안부에서 바닥을 친 뒤 12분쯤 오르면 헬기장.(12:18) 곧이어 비교적 너른 터에 닿는다. 도래재 삼거리(940m)다. 왼쪽 방향은 도래재, 정승봉, 실혜산으로 가는 길이다. 정족산에서 출발하여 실혜봉, 정승봉을 거쳐 구천산까지 이어지는 등로를 정기산행 때 다녀온 탓에 낯설지가 않은 이름들이다. 오른쪽 상투봉, 사자봉 방향으로 발길을 옮겨간다. 이때부터 한 사람이 겨우 다닐 수 있는 소로로 변한다.
등로 내내 펄럭이는 표지기들로 인해 길잃을 염려는 붙들어 매어놓은 상태라 부지런히 빠른 걸음으로 등로를 이어간다. 얼음골 사과의 본산지인 남명리가는 갈림길을 지나니 이때부터 햇빛 비치는 돌길과 시원한 바람이 부는 숲길이 반복된다. 갈림길에서 7분 뒤 이번엔 사자봉의 반대쪽인 왼쪽 산내면 쪽으로 시야가 트인다.
지난 11월 말 찾았던 정족산-실혜봉-정승봉-구천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한 눈에 펼쳐진다. 그 너머 멀리 청도 화악산과 남산이 아련히 눈에 들어온다.
▲ 다시 한번 웅장함에 발걸음을 붙드는 재약산 사자봉과 수미봉의 전경
▲ 정기산행 때 걸어보았던 말발굽 형태의 정족산-구천산 능선길
▲ 언제 보아도 멋진 모습의 억산, 사자봉, 문바위가 눈 앞에 펼쳐진다.
▲ 영남알프스의 좌장격인 운문산과 그 아래 얼음골이 눈에 들어온다.
▲ 영알의 맹주 '가지산'이 건너 보이고 그 아래 암릉미가 뛰어난 백운산도 보인다.
맨 왼쪽 9시 방향으로 정각산, 그 우측으로 구천산 정승봉이, 발아래 산내천 뒤로 남명초등학교가 보이고, 그 뒤로 억산, 운문산, 아랫재, 가지산, 백운산이 시원하게 펼쳐진다.(12:50)
너무 멋진 풍광에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아 아예 점심을 이곳에서 해결하고 가야겠다는 생각이 불현듯 든다. 임도 보고 뽕도 딸겸...
아침 일찍 아내가 만들어 놓고 간 햄말이 토스터를 꺼내놓고 수박과 곁들여 먹으니 신선놀음이 따로 없는듯 하다. 때맞춰 불어주는 적당한 바람을 온 몸으로 느끼며 절경을 감상하노라니 세상 부러울게 없다. 게다가 입마저 즐거우니...
낭떠러지 끝에 외로이 피어있는 앵초를 줌으로 당겨 카메라에 담고서 다시 길을 나서니 숲길과 시야가 트이는 구간이 반복된다.
▲ 설앵초
▲ 사자봉 정상부가 보이기 시작한다.
▲ 지나온 능선길이 한 눈에 펼쳐진다.
▲ 우측의 능동산과 가운데 고헌산이 눈에 들어온다.
▲ 고산지대라 그런지 철 지난 노랑제비꽃이 아직 꽃을 피우고 있다.
▲ 양지꽃
암릉길 위에서 바라보는 전경 또한 그저 그만이다. 우측 멀리 사자봉 정상의 돌탑도 시야에 들어오고 이미 선점해있는 등산객들도 조그맣게 시야에 들어온다.
산죽밭을 헤치고 올라서니 앞이 트이는 구간에서부터는 철쭉이 빠알간 모습으로 홍조를 띠며 힘들게 올라온 산객을 맞이해주고 등로에 목재데크를 설치하느라 인부들이 작업이 한창이다. 수고하신다는 인사를 나누며 철쭉밭에 앉아 연신 촬영에 열을 올린다.
▲ 연달래 너머로 사자봉이 손짓을 하고 있다.
▲ 철쭉 너머로 가지산이 조망된다.
▲ 사자봉의 철쭉
▲ 미나리아재비
▲ 설앵초
▲ 재약산 사자봉(천황산) 정상에서...
사자봉 정상은 5분 뒤. 커다란 돌탑이 우뚝 서 있다.(13:55)
정상석엔 아직도 일제의 잔재가 남아있는 천황산으로 새겨져 있다. 얼른 우리네 이름인 '재약산 사자봉'으로 바뀌어야 할텐데...
능동산 방향에서 올라온 일단의 산객들이 사진 찍느라 한창 바쁘다. 웃으며 각자 폼을 잡고 촬영에 임하는 모습들을 보면서 같이 웃다가 덩달아 독사진 한장 남겨본다. 환하게 웃음을 지으면서리...
사자봉에서의 조망 역시 듣던 대로 명불허전이다. 영남알프스의 고봉준령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환상적인 광경에 넋이 나간듯 할 말을 잃고 그저 바라볼 뿐이다. 운문지맥길인 억산, 운문산에서부터 시작된 산그리메는 가지산, 고헌산, 능동산으로 이어지고 배내봉을 거쳐 간월산, 신불산을 거쳐 취서산을 지나 시살등으로 이어지는 영축지맥 능선길은 장쾌하기 그지없다. 수미봉 우측으로 영남알프스의 특급전망대인 향로산이 눈 앞에 보이고 그 너머 에덴베리스키장도 시야에 잡힌다.
고개를 서쪽으로 돌려 바라보니 필봉을 시점으로 걸어왔던 등로가 한 눈에 들어오고 그 너머 정족산-구천산의 말발굽 모양의 능선길과 그 너머 옹기종기 내려앉은 수많은 산들의 정겨운 모습들이 펼쳐지니 그저 눈이 즐거울 따름이다. 산을 찾는 자 만이 느낄 수 있는 환희 그 자체다.
▲ 사자봉에서 바라본 능동산 방향의 전경
▲ 영남알프스 간월산, 신불산, 영취산(취서산)이 눈 앞에 펼쳐진다.
▲ 수미봉 너머로 영축지맥이 흐르고 있다.
▲ 영남알프스의 특급전망대인 향로산이 건너다 보인다.
▲ 사자봉 정상석과 돌탑봉우리
▲ 팥배나무
▲ 천황재 털보산장 너머로 수미봉이 다가온다.
이정표에서 가리키는 대로 우측이 '한계암(3㎞) 표충사(4.8㎞)' 방향인데 원래 계획은 이곳에서 표충사로 바로 내려가는 것이었는데 아직 시간이 제법 남은 것 같아 수미봉까지 다녀오기로 마음 먹고 서둘러 주변 풍광을 카메라에 담고서 천황재(사자재)를 향해 내림길로 접어든다.
천황재 입구에도 데크설치 공사가 한창이다. 반가이 인사를 나누며 사자봉휴게소를 지나 도착한 천황재엔 산꾼들에겐 휴식처로 유명했던 털보산장이 있는데 지금은 고인이 된 탓에 주인잃은 천막만 덩그러니 있어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다.(14:25)
▲ 목재데크가 설치되어 있는 천황재 쉼터
▲ 수미봉 오름길에서 되돌아본 사자봉
▲ 수미봉 오름길에 내려다 본 표충사 입구
▲ 가까이 다가온 수미봉 정상
▲ 암릉에서 되돌아본 지나온 등로
천황재를 지나 수미봉을 오르는 계단길로 등로를 이어가 다시 오름길로 접어든다. 수미봉을 오르는 동안 3팀의 산객들을 만나게 되는데 평일인데도 불구하고 찾는 이가 제법 있는 걸 보면 역시 재약산이 유명하긴 유명한 모양이다.
숲길이지만 등로는 그리 편하지는 않다. 바위 틈 사이로 또는 암릉길을 올라서며 이어진 등로를 조심스레 30여분 진행하니 아담한 정상석이 반겨주는 재약산 수미봉에 도착하게 된다.(14:58)
정상석엔 '재약산 1,108m'라고 새겨져 있는데 지도에는 1,119m라고 표기되어 있어 어느 것이 맞는지...
▲ 재약산 수미봉 정상
▲ 수미봉 아래 국내 최대 억새군락지인 사자평이 펼쳐진다.
▲ 취서산에서 이어지는 영축지맥 마루금
▲ 재약봉을 지나 우측으로 향로산까지 이어지는 '재약5봉' 종주능선이 펼쳐진다.
▲ 사자봉 너머로 운문산이 고개를 내밀고 있고 우측으로 가지산이 보인다.
▲ 건너편 들머리인 필봉, 911봉과 지나온 등로가 눈에 들어온다.
표충사를 거쳐 층층폭포를 경유해 올라온 산님에게 부탁하여 사진 한장 남기고서 다시 천황재를 향하여 걸음을 옮겨 20여 분 만에 천황재에 다시 도착.(15:33)
털보산장 뒤쪽으로 나있는 표충사(내원암) 내려가는 길로 방향을 튼다.
▲ 천황재에서 수미봉 오르는 목재데크 등로
▲ 천황재에서 내원암 내림길에서 만난 산죽길
▲ 멋진 소나무를 찰칵!...
▲ 내원암 대웅전 뒤로 수미봉과 문수봉이 보인다.
내림길은 숲으로 가려 시야가 트이질 않아 그저 조심스레 내려가는 일에만 몰두할 따름이다. 지그재그로 나 있는 급경사 길을 하염없이 내려가 57분 정도 지나니 진불암에서 내려오는 갈림길을 만나게 되고 이어 내원암에 당도한다.(15:40)
대웅전을 사진에 담고 하산길을 재촉하니 다시 5분 후에 우측으로 나있는 갈림길을 만나게 되는데 이 길이 가장 많이 알려진 등산로로 한계암,서상암을 거쳐 사자봉을 오르는 들머리이다.
▲ 표충사 가는 길
▲ 좌측이 한계암,서상암을 거쳐 사자봉 오르는 주등산로이다.
▲ 이름모를 작은 폭포에서 땀을 씻어내며 산행을 마무리한다.
▲ 다시 올려다본 좌측 사자봉에서 수미봉으로 이어지는 능선라인
도로를 따라 진행하다 좌측 계류로 내려가 땀을 씻어내고 발을 담그니 너무 차가워서 오래 버티질 못할 지경이다.
세족까지 깨끗하게 마무리하고 경건한 마음으로 일주문 앞에 서서 합장으로 인사한 후 표충사로 들어서니 초파일에 달아놓은 연등이 가히 압권이다.
▲ 표충사의 연등터널
▲ 사천왕문
▲ 삼층석탑 옥개석 위로 수미봉이 올려다 보인다.
▲ 백당나무(불두화)
▲ 표충사 경내에서 올려다 본 필봉
▲ 표충사 대광전(大光殿)
▲ 향로산이 좌측에 올려다 보인다.
▲ 표충사 팔상전(八相殿)
▲ 배롱나무(백일홍나무)
▲ 매실나무
연등터널을 지나 천왕문을 올라 사천왕상을 참배하고 경내로 들어서니 연등으로 몸치장을 한 삼층석탑 상륜부 위로 사자봉과 수미봉이 구름위로 걸쳐 있다. 주위를 둘어보니 좌측의 필봉을 시작으로 사자봉,수미봉,재약봉,향로산 다시 말해 '재약 5봉'이 파노라마 처럼 병풍을 두른 듯 펼쳐져 있다.
천하명당이 따로 없는 듯 하다. 불두화가 화사하게 피어있는 돌계단을 올라 대웅전 격인 '대광전'을 들러 부처님께 오늘의 무사산행을 감사드리는 삼배를 올린 후에 사찰 부속건물들을 둘러보고 감로수로 목마름을 해결한 후 표충사를 빠져나와 주차해둔 곳으로 걸어 내려오며 오늘 산행을 돌아본다.
▲ 표충사를 나오며 올려다 본 필봉과 좌측의 매바위
▲ 금강동천과 옥류동천이 합쳐져 흘러내리는 시전천의 맑은 물이 너무 깨끗하다.
예정에 없던 곳까지 추가로 산행했었지만 자주 올수 없는 곳이라 오히려 뿌듯함을 느꼈고 비록 가벼운 어제의 산책길이었지만 짧지않은 오늘의 산행에도 거뜬히 소화할 수 있는 체력이 됐음을 다시 한번 확인하니 더없이 기분이 좋아진다. 애마에 올라타고 음악을 틀어 놓고 흥얼거리며 되돌아오는 길은 그 어느 때보다 행복한 마음에 젖어 매일매일을 긍정적인 사고로 적극적인 삶을 이어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되리란걸 의심해 마지 않는다. 언제나 건강함과 겸손함을 잃지 않도록 자중하고 또 자중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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