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와달이 사는 집
추석맞이 포항 운제산 일주 산행 본문
♣ 산행일자 : 2009. 10. 04 (일) 맑음
♣ 산행장소 : 포항시 대송면, 오천읍 일원
♣ 산행인원 : 언제나처럼 홀로 산행
♣ 산행코스 : 오어사-(0.2km,8분)-자장암-(1.8km,43분)-운제산-(4.2km,1시간25분)-시루봉-(1.5km,25분)-임도-(3.6km,1시간06분)-원효암-(0.4km,11분)-오어지 갈림 이정표-(0.5km,12분)-오어지 상단부-(0.5km,12분)-오어지 갈림이정표-(0.2km,7분)-오어사
=== 도상거리:12.9km, 순보행:4시간29분, 총소요시간: 5시간 ===
▣ 산행기
추석 연휴 마지막날 무료하게 보내기도 뭣하고 매주 산행을 목표로 삼았으니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어디론가 훌쩍 떠나야겠기에 추석날 경주,포항을 오가며 차례를 모시고 다시 집으로 와 간단히 장비를 챙겨 다시 처가집으로 돌아와 처제네 가족들과 늦도록 놀다가 아침에 일어나 간단히 조반을 챙겨먹고 오어사를 향해 차를 몰아간다. 오늘 산행할 곳은 포항시민의 사랑을 받고 있는 운제산이다. 그동안 많이 올랐었지만 운제산 전체를 한바퀴 둘러보는 일명 '운제산 일주'는 아직 못해본 터라 가뿐하게 후딱 한바퀴 둘러보고자 길을 나선 것이다. 운제산은 도처에 등산로가 많이 개발되어 있고 산길도 확연한 상태다.
대부분 등산로는 땅이 굳어질 정도로 반들거리지만 운제산에서 시루봉으로 이어지는 호젓한 등산로는 마치 심심산골을 연상시키듯 솔옷하게 이어지고 조용한 산행을 즐기기에는 안성맞춤이다.
운제산 일주의 들머리를 영일만온천쪽 또는 오어사, 어느 쪽에서 시작해도 무방하지만 영일만 온천에서 시작한다면 소요시간을 더 잡아야 하고 오어사에서 시작할 경우는 원점회귀가 용이한 편이다.
산행로 전 구간은 고속도로 같은 능선길이 또렷하게 이어지고 각종 표지기들이 간간이 나타나므로 갈림길에서 방향전환만 조심한다면 누구든지 운제산 일주가 가능하다.
오어지를 지나 오어사주차장에 도착하니 연휴라 그런지 등산객들과 오어사를 찾은 행락객들로 주차할 곳이 없을 정도다. 겨우 한대 댈수 있을 정도의 공간에 힘겹게 파킹시킨 후 행장을 꾸려 오어사 주차장을 출발하여 자장암으로 올라서는 숲길로 들어선다..(10:23) 입구에 관광안내도와 자장암 입간판이 세워져 있어 참고한다.
△ 산행코스
△ 들머리인 자장암 오르는 길
△ 가파른 오름길을 올라서니 산행나온 산님들이 제법 눈에 띄네요.
△ 운제산 자장암이 코 앞이네요.
△ 자장암(慈藏庵)
경사도가 심한 오름길을 부지런히 올라서니 앞서 가는 산객들이 제법 보인다. 연휴 끝이라 다들 산행을 나온 모양이다. 거친 오름길을 8분 정도 올라서니 새단장을 마친 자장암이 반겨준다.(10:31) 암릉 위에 위치한 단아한 자장암의 정취를 뒤로하고 운제선원 방향으로 길을 이어 나가다 임도를 벗어나 시그널이 가리키는 숲길로 빠져 들어가 진행하다 내림길로 들어서 내려서니 산불감시를 위한 입산신고소에 닿게 된다.(10:38) 오늘은 근무를 하는 감시원이 없어 방명록에 기록을 안해도 되는 모양이다.
△ 산여산불감시초소
(차도를 버리고 우측 숲길로...)
△ 대각 영일만 온천장 갈림이정표
△ 이정표 삼거리에서 바라본 포항 철강공단과 시내 그리고 포스코가 조망됩니다.
감시초소 앞 임도를 벗어나 오른쪽 숲길로 접어드니 좀더 많은 산님들이 눈에 띈다. 역시 운제산은 포항시민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산행지가 틀림없는 모양이다.
길이 훤한 데다 이정표도 군데군데 세워져 있어 길 잇는 데 전혀 어려움이 없으니 따로 설명할 필요없이 그저 오르기만 하면 될 일이다. 등로를 오르내리는 산님들과 일일이 인사를 나누기도 뭣해서 그냥 아무 말없이 빠른 걸음으로 앞서 나간다. 가야할 길이 멀기에...
대각(영일만)온천 갈림길이 있는 이정표까지 15분, 다시 운제산 정상 직전 이정표 갈림길까지 18분이 더 걸린다. 날씨가 제법 후끈한 탓인지 입구에서 얼음과자를 팔고 있는 청년이 목이 터져라 '아이스케키'라고 외쳐댄다.
이정표를 끼고 좌측 길로 나서면 운제산의 명물 대왕암으로 가는 길인데 갔다오는 데 20분쯤 소요된다.
자장암을 떠난지 43분 만에 굵은 땀을 쏟아내며 도착한 운제산 정상엔 육각정이 변함없이 반겨주고 있다.(11:14)
△ 중요 포인트인 운제산 정상 입구 삼거리
(좌측은 대왕암 가는 길이고 우측은 운제샘을 거쳐 시루봉이나 대각온천 가는 길입니다.)
△ 운제산 정상에 있는 육각정 전망대
△ 육각정 1층에 세워져 있는 운제산 정상석
△ 전망대에서 바라본 우측의 시루봉과 좌측 멀리 운토종주길과 동대산, 토함산이 보입니다.
△ 육각정전망대에 밀려 건너 봉우리에 자리잡은 산불감시초소
정상석을 사진에 담고 이층 전망대에 올라서니 10여명의 산님들이 선점을 하고 있어 조용히 시원스런 조망을 즐겨본다.
정상에서는 남쪽 대왕암이 지척으로 보이고 남서쪽으로는 오어지의 지계곡을 이루는 암시밭골이, 그리고 그 건너로 오늘의 최고봉인 시루봉(503.4m)이 건너다 보인다. 그 좌측으로는 멀리 운제산에서 토함산으로 이어지는 '운토종주'길이 이어지는 능선길이 조망이 되고 맨 끄트머리엔 토함산이 고개를 빼꼼이 내밀고 있다.
저 길을 걸어본 지도 벌써 1년 하고도 5개월이 지났으니 다시 한번 걸어보고픈 강한 유혹에 가슴이 요동을 친다.
사방을 둘러보며 시원스런 조망을 사진에 담고서 육각정을 내려와 시루봉을 향하여 출발한다.(11:22)
△ 포항시내와 영일만, 포스코를 비롯한 철강공단이 한 눈에 조망이 되는 시원스런 풍경입니다.
△ 시루봉 가는 갈림길
운제산에서는 대왕암 반대편인 북쪽 내리막 숲길로 내려선다. 이 길은 내리막이 끝날 즈음 대각방면으로 이어지는 큰길과 곧 만나게 된다. 즉, 대각에서 철탑 쪽으로 올라 헬기장을 지나친 후 운제산까지 이어지는 주능선 길이고 정상 동쪽 아래의 운제샘을 넘어선 지점이다.
임도수준의 넓은 길을 부지런히 걸어가 만나는 갈림길에서 이정표가 가리키는 대로 오르막이 약간 있는 왼쪽길로 들어서야 시루봉 가는 길이다.
봉우리를 올라서게 되면 이내 또다시 완연한 좋은 길을 만나게 된다. 방향은 서쪽으로 이어지는 내리막길로 접어들게 된다.
고개를 바짝 숙인 야트막한 능선으로 접어드는 셈이다. 왼쪽으로는 암시밭골로 이어지는 지계류를 형성하고 오른쪽으로는 홍계리로 흘러드는 상단 지계곡을 형성하는 능선길이다. 숲 사이로 언뜻 홍계리 일대가 내려다보이기도 한다.
홍계리는 옛날 마을 앞으로 큰 물줄기가 흐르고 있었는데 그 크기가 배를 댈 정도로 넓었다고 한다. 그래서 넓은 계곡이란 뜻으로 홍계라고 부른다고 한다. 안부 하나를 지나친 후 제법 가파른 오르막 하나를 올라서게 되니 포항시와 경주시의 경계를 이루는 시경계 지점에 이르게 된다.(11:57)
△ 시경계 갈림길(←시루봉, →홍계리)
△ 중요 포인트인 시루봉 갈림길
(직진은 왕신리, 화산불고기단지 가는 길입니다.)
운제산을 출발하여 대략 30여분 정도 다리 품을 팔았다. 여기서는 왼쪽 오름길 능선을 따라야 한다. 오른쪽으로 이어지는 길은 대송면 홍계리와 경주쪽 왕신저수지 안쪽의 사라마을을 잇는 사라재로 연결되는 길이다.
시경계를 따라 이어지는 아늑한 숲길은 인적이 드문 탓에 청정미를 그대로 간직한 호젓한 길이다.
완만히 올라가는 그 길을 따라 8분쯤 가면 야트막한 고개를 하나 넘게 된다. 이어 그 고개 너머 안부로 살짝 내려섰다 다시 다른 고개로 올라서는 지점을 만나게 되는데 이 지점 역시 중요한 포인트라 할수 있다.
바로 이 고개를 넘어 직진하면 임도를 따라 경주시 왕신리와 천북 화산 불고기단지로 가게 된다. 여기서 시루봉 가는 길은 당연히 왼쪽이다.
그동안 화산불고기단지 안쪽의 소림사를 들머리로 해서 화산저수지를 지나 이곳 삼거리로 해서 시루봉을 지나 도투락목장을 한바퀴 돌아보고 화산저수지로 원점회귀한 산행도 두어번 했던 터라 눈에 익은 곳이다.
△ 마냥 걸어도 좋을 호젓한 오솔길이 이어집니다.
△ 마냥 달려도 좋을 만큼 넓은 등로가 시루봉까지 내내 이어집니다.
△ 시루봉 직전 사거리 갈림길
(←후동산방, 원효암 ↑토함산,함월산 →시루봉 가는 길)
삼거리 갈림길에서 좌측 사면길에 접어들어 진행하니 이후 시루봉 직전의 안부4거리까지는 부드러운 외길 능선길이다. 진행방향 왼쪽으로 오롯한 운제산 육각정이 눈길을 끈다. 오랫만에 찾아온 운토종주 길은 언제나 그 모습 그대로 변함이 없는 듯 하다. 달려도 좋을 만큼 널찍한 등로에 날씨마저 맑아 빠른 걸음으로 통과해 나간다. 때마침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에 이마에 송골송골 맺혔던 땀도 다 식어버린다.
시루봉까지 가는 동안 몇몇 산님들을 만나 반갑게 인사를 나누며 평지성 등로를 부지런히 옮겨 나간다. 트레킹하듯 그리 힘들지 않은 산길을 유유자적 걸으며 등로 좌우에 펼쳐지는 강원도 오지의 원시림을 방불케 하듯 쭉쭉 뻗은 키 큰 나무숲을 바라보니 때마침 불어오는 바람에 몸을 맡긴채 흐느적거리는 나뭇가지가 마치 춤추는 무희를 연상케 한다. 쳐다보는 산꾼 또한 세찬 바람에 움추려들었다 잔잔한 바람으로 바뀌면 다시 어깨를 펴는 모습이 춤추는 나뭇가지와 별반 다를게 없다. 그렇게 자연과 더불어 숨쉬며 일상에 찌든 스트레스를 훌훌 털어낼 즈음 눈에 익은 갈림길이 나타나니 시루봉 직전 4거리 갈림길에 이르게 된다.
계속 직진 길은 토함산 방향이고 좌측 길은 오늘의 등로 코스이자 후동산방으로 내려서는 길이기도 하다.
시루봉은 여기서 오른쪽 방향으로 3분 정도 올라서면 봉우리에 올라서게 된다.
△ 시루봉 정상에서...유일한 사진을 남겨봅니다.
△ 생긴 모양이 쉬어가라는 듯 걸터앉기 좋을 만큼 멋지게 생긴 소나무
시루봉(503.4m) 정상부는 강원산업 삼표산악회에서 설치한 스텐레스 기둥표식이 자리하고 있는데 오랜 세월동안 많이 지워져 글씨 일부만 보인다. 사방이 숲으로 가로막혀 다소 답답하게 느껴지고 표식만 없다면 그냥 지나치기 십상인 곳이다. 배낭을 내려 카메라를 얹어놓고 셀카로 다녀간 흔적을 남겨본다. 그동안 대여섯번 정도 시루봉을 찾았었지만 한번도 시루봉에서의 인물사진을 남겨본 적이 없어 오늘 셀카로 찍어본다.
정상 부근에서 부부 산님 두 쌍이 정겹게 식사를 하고 있어 반대편 숲으로 들어가 준비해간 컵라면에 뜨거운 물을 부어 간단히 요기를 한다.
쌀쌀한 날씨라 그런지 식후에 마시는 한잔의 커피가 그렇게 맛날 수가 없다. 사과 반개 깎아먹고 시루봉 직전 4거리 갈림길까지 되내려와 우측 토함산 가는 길을 물끄러미 쳐다보니 그쪽으로 가고픈 진한 유혹을 느낀다.
이 참에 오리온목장까지 가서 항사리로 내려갈까 하는 생각도 든다. 자동차를 오어사에 주차해 놓았으니 회수가 문제가 되어 일단 포기를 한다. 토함산까지 다시 한번 걸어보리라 마음먹고 마주보이는 길로 접어든다. 좌측 운제산 가는 길을 바라보니 조금전 시루봉에서 식사를 하던 산님 부부들이 느긋한 행보를 하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잠시 나서게 되면 동쪽으로 이어지는 또렷한 능선길이 시작되고 계속되는 내리막을 따라 13분 가량 내려서니 또다시 갈림길을 만난다. 지능선이 둘로 갈라지는 지점으로 정면으로 희미한 능선길이 있는데, 여기서는 왼쪽 아래로 내려서는 또렷한 길을 따라 내려서야 하고 다시 12분만에 임도 고갯마루에 이르게 된다.
△ 산여계곡 임도 고갯마루
△ 원효암을 향하여 오름짓을 하다 건너다 본 운제산 정상부
(육각정전망대가 가운데 보이고 오른쪽 봉우리 정상부의 바위가 대왕암입니다.)
고갯마루 입구에 차량 두세대가 주차해 있고 성묘객들로 보이는 사람들이 그늘에 앉아 쉬고 있는 곳을 지나치니 감주 한잔 하고 가라는 말에 얼른 감사하다는 인사와 함께 넙죽 한잔 받아 먹으니 달콤한 맛과 함께 목구멍으로 넘어가는 시원함에 새로운 힘이 솟는 듯하다. 게다가 건네주는 사과 한쪽도 먹고나니 한결 기운이 난다. 몇 마디 나눠보니 성묘객이 아니라 도토리를 따러 온 사람들인 것 같다. 자꾸 말을 아끼며 도토리 얘기를 꺼내면 애써 외면하는 모양새가 더더욱 그런 느낌이 든다.
감주 한잔으로 이미 뇌물은 받았으니 뭐라 할 말도 없고 그냥 '잘 먹고 갑니다'라는 인사를 남기고 건너편 원효암을 향해 발걸음을 옮긴다.
이 임도는 대각에서 운제선원 입구에서 산여농장(염소목장)을 지나 경주 암곡동 도투락목장으로 이어지는 길이다. 이쯤에서 지친다면 왼쪽 아래 임도를 따라 후동시인이 살고 있는 새사구점, 이사구점을 지나 오어사로 내려 설 수도 있다.
산여리에 있는 이사구점은 조선시대의 사기점(砂器店)이 있었다는 데서 유래한 이름이며, 새사구점은 이사구점이 남서쪽 골짜기에 새로 사기점이 옮겨와 생겼다는 데서 연유되었다고 한다.
△ 헬기장(422봉)
임도 건너편 동쪽 숲길로 접어들어 오름짓을 하니 뚜렷한 등로라 헤멜 필요가 없을 것 같다. 사실 작년에 아내와 함께 오어사에서 원효암을 거쳐 이곳 산여계곡을 통하여 시루봉을 올라 보려다 시간도 늦었고 준비도 없이 나선 길이라 초행길이 신경쓰여 포기하고 헬기장을 지나 설천암으로 내려서서 대왕암으로 올랐던 기억이 새롭다. 오늘 이곳을 지나게 되니 차후에 역으로 한바퀴 둘러 보아도 괜찮리라는 생각이 든다.
임도에서 올라선 지 40분 후에는 우측 급사면을 타고 오르는 길과 사면길을 돌아나가는 우회로를 만나게 되는데 그냥 편한 길로 가면서 생각해보니 아무래도 헬기장이 있는 422봉이 아닌가 싶다. 우회로가 끝나고 다시 우측에서 내려오는 등로와 합류가 되어 확인해 보고자 우측 오름길로 올라보니 역시 생각했던 대로 널찍한 헬기장에 도착하게 된다.(약 420m) 억새가 바람에 흩날리는 헬기장엔 인적은 간데없고 구절초와 용담꽃만 다정스레 이웃하며 찾아온 산꾼을 반겨줄 뿐이다. 겨울철엔 건너편 대왕암이 가까이 한눈에 들어오는 조망이 좋은 곳인데 큰나무가 가려버려 아쉬운 마음이 든다. 다녀간 흔적만 남기고 올라온 길을 따라 되내려와 다시 합류점을 통과하여 바쁜 걸음을 내디뎌 나간다.
△ 용담
△ 쑥부쟁이
△ 불어오는 바람에 몸을 내 맡기고 흐느적거리는 억새
△ 가을의 전령사 구절초
△ 늪지 직전 갈림길
(좌측 아래로 가야 지름길입니다.)
헬기장을 지나 10분 정도 내려서게 되면 또다시 갈림길에 이르게 되는데 여기서 약간 헷갈린다. 지도를 꺼내 확인해 보니 두 길은 모두 원효암으로 내려설 수 있고 늪지대 근처에서 다시 합류하게 된다. 이 갈림길에서 정면 능선 길은 늪지대 오른쪽을 휘어 돌아 내려오게 되고, 오어지 상단부로 연결도 되는 길이다. 왼쪽 길은 늪지까지 곧바로 이어지게 된다.(왼쪽 내림길이 다리 품을 절약할 수 있다.)
왼쪽 길을 따라 내려오게 되면 늪지 바로 직전에서 다시 갈림길이 있는데 오른쪽은 늪 옆을 지나 원효암으로 이어지는 길로 바로 앞에서 만났던 길과 합류하게 된다. 왼쪽 길은 주능선을 조금 더 이은 후 322봉을 지나쳐 원효암으로 내려서는 길이다. 왼쪽 길로 접어들어 진행하니 오어지로 가는 삼거리이정표를 만나게 되고 곧이어 우측 아래로 떨어지는 지그재그 사면길을 따라 20여분 조심스레 진행하니 원효암 뒤로 내려서게 된다.
△ 산상연못
(이런 곳에 많은 수량의 못이 있다는게 그저 놀랍습니다.)
△ 지그재그로 된 급내림길이 한동안 이어집니다.
△ 원효암(元曉庵)
△ 오어사 내림길의 운치있는 등로
△ 나무사이로 내비치는 햇살이 너무 좋아 담아봤네요.
△ 오어지 상단부로 오르는 갈림이정표
(오어지를 내려다 보고 싶어 무작정 들어섰답니다.)
원효암은 옛 원효대사의 자취가 깃든 곳이며 지금은 삼성각, 관음전, 요사채로 이루어져 있으며 자장암과 달리 계곡 안쪽에 자리한 아담한 암자인데 특히 절 입구 암반에서 흘러나오는 샘물 맛이 일품이기도 하여 단숨에 두바가지나 들이켜 버렸다.
오어사를 찾아오는 행락객들도 이곳 원효암까지 아이들을 앞세우고 부지런히 올라오고 있다.
암자 앞 샘터에서 시원한 감로수로 땀을 식히고 불심이 깃든 자그마한 돌탑들이 서 있는 계류를 따라 10여분을 내려서니 원효암을 오르는 많은 이들이 꾸역꾸역 올라오고 있다. 우측에 이정표가 있어 확인해 보니 오어지라고 적혀있어 원효암 상단부에 있던 오던 도중에 만난 이정표와 연결이 되나 보다 싶어 오어지의 멋진 풍광을 감상해 보고자 무작정 계곡을 건너 등로를 올라가 본다. 지그재그 사면길을 단숨에 치고 올라 조망이 트이는 곳에서 건너다 보니 건너편으로 자장암이 벼랑 위에 자리하고 있는 멋진 모습과 그 아래 오어사가 아늑하게 자리하고 있는 그림같은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올라온 보람을 여기서 찾은 듯 하여 흡족한 마음이 든다. 사진 몇장 찍은 후에 오름짓을 계속하니 정상부에 다다라 오어지 방향으로 진행해 보니 등로는 흔적도 없고 소나무와 잡목들로 진행이 힘들어 할수 없이 포기하고 되돌아 내려온다.
△ 전망이 트이는 곳에서 바라본 자장암이 멋진 모습으로 다가옵니다.
△ 벼랑위에 자장암이 자리하고 그 아래 천년고찰 오어사(吾魚寺)가 사뿐히 내려 앉아 있네요.
△ 바위 틈을 뚫고 올라와 끈질긴 생명력을 유지하는 나무
△ 벼랑 아래로 나있는 등로를 지나면 오어사가 나옵니다.
△ 원효교를 지나며 올려다 본 자장암 전경
△ 운제산 오어사 대웅전
오어사(吾魚寺)
경북 포항시 오천읍(烏川邑) 운제산(雲悌山) 동쪽 기슭에 있는 사찰.
대한불교조계종 11교구 본사인 불국사의 말사이다. 신라 진평왕(眞平王) 때 창건하여 처음에는 항사사(恒沙寺)라고 하였다. 《삼국유사》에 나오는 절 이름 가운데 몇 안되는 현존 사찰의 하나이다. 혜공(惠空) ·원효(元曉) ·자장(慈藏) ·의상(義湘) 등의 승려가 기거했던 곳으로 잘 알려져 있다.
경내에는 대웅전을 비롯한 13동의 당우(堂宇)가 세워져 있으며, 자장암(慈藏庵) ·원효암(元曉庵) 등의 부속암자가 있고, 주변에는 1964년에 완공된 만수면적 12만 평에 수량도 500만 톤에 이르는 넓은 오어지의 초록빛 물이 눈길을 끌며, 운제산의 아름다운 산세가 어우러져 승경을 빚는다.
오어사의 유래는 다음과 같다.
『신라 원효대사가 요석공주와 사이에 설총을 낳고 실계(失戒)한 뒤 대중속에서 노래와 춤으로 교화를 이루던 때, 원효와 함께 신라 불교 10 성에 드는 혜공대사 역시 망태기 진 채로 거리에 나가 춤추고 노래하며 불교를 알리던 중이었다.
이 두 스님이 하루는 술병차고 냇가로 나가 물고기를 잡아 안주삼아 한 잔 하고 있었다.
그때 혜공스님이 느닷없이 이렇게 말했다.
“우리가 명색이 중인데 물고기를 잡아먹고 있으니 누가 볼까 두렵소.”
그러자 원효스님의 대답.
“다 먹고 난 다음에 그런 소리를 하면 뭐합니까. 정 그렇다면 산고기를 뱉어 내면 되지 않겠소.”
"스님께서 그런 신통력이 있소."
"해봐야 알지."
“원효스님이 한다면 나도 자신 있소이다.”
"그러면 말만 할 것이 아니라 여기서 한 번 시험해 봅시다."
이렇게 해서 두 스님의 신통력 대결이 물가에서 벌어졌는데 한 스님은 냇물 상류 쪽에서, 또 한 스님은
하류 쪽에서 고의춤을 풀고 ‘큰 것’을 보았다던가. 그러자 고기들이 생환, 불안에서 떼 지어
몰려다니는 것이다. 한데 섞인 두 고기떼를 가리키며 두 스님은 서로 내 고기라고 우겼다는 이야기인데,
그 물가에 절이 들어서니 ‘나 오’(吾)자에 ‘고기 어’(魚)자, 오어사가 됐다는 일화가 내려오고 있다.』
△ 오어사 범종각(법고, 동종, 목어)
△ 동자승 인형들이 너무 앙증맞네요.
자장암과 오어사를 조망한 것으로 위안을 삼으며 되내려와 오어사를 향해 걸음을 옮긴다. 오어지의 깊고 푸른 물이 반가이 맞아주고 호수 건너 오어사의 전경이 그림처럼 다가온다. 단풍이 물들 때면 전국에 내로라하는 단풍명소 못지않은 절경을 연출하는 곳이기도 하다.
호수를 가로지르는 원효교를 건너서게 되니 많은 사람들로 혼잡스러운 오어사 경내로 들어서게 되며 비로소 추석맞이 운제산일주가 막을 내린다.
대웅전을 들러 부처님께 삼배로 예를 올리고 나니 한결 마음이 가볍다. 주차장으로 빠져나와 애마에 올라타고 집으로 돌아오는 걸음 또한 가볍기 그지없어 콧노래가 절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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