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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와달이 사는 집

단양 겸암산(계명산)과 온달성 둘러보기 본문

◈ 산행이야기/☆ 2009년도 산행

단양 겸암산(계명산)과 온달성 둘러보기

해와달^^* 2009. 12. 28. 00:43

♧ 산행일자 : 2009. 12. 27(일) 맑음

♧ 산행장소 : 충북 단양 가곡면, 영춘면

♧ 산행인원 : 포항산악회 일일회원으로 참여

♧ 산행코스 : 보발재 공덕비-695봉-겸암산-광산 김씨묘-성재-이정표 삼거리-온달 성곽입구-성곽문-사모정-온달동굴 관리 사무소

♧ 산행시간 : 3시간 40분(식사 및 온달관광지 관람 30분 포함)

 

 

◈단양 겸암산(계명산)

소백산 신선봉(1,389m)에서 북서쪽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있다.
단양군 가곡면과 영춘면 경계를 이루는 이 능선이 약 1km 거리인 1,362m봉을 지나 약 0.5km 거리에 이르면 두 갈래로 갈라진다.
서쪽 용산봉(943.7m)으로 갈라지는 능선과 헤어져 북으로 갈라지는 능선은 계속 가곡면과 영춘면 경계를 이룬다.
이 능선은 1,244m봉에서 다시 북서쪽으로 방향을 틀어 964m봉으로 이어지는데, 이 964m봉이 유명한 구봉팔문중 하나인 제4문봉이다.
제4문봉에서 계속 북서로 고도를 낮추며 이어지는 능선으로 약 1.5km 거리인 북쪽 골짜기 아래에 천태종 본사인 구인사가 자리하고 있다.
구인사를 품고 있는 이 능선은 약 0.5km 거리인 보발재에서 잠시 가라앉았다가 다시 서서히 고도를 높여 865m봉을 빚어 놓는다.
이 산이 겸암산(865m)이다.
겸암산에서 부채살처럼 퍼져나가는 여맥들은 구봉팔문을 이루는 능선과 거의 같은 방향과 형국을 이룬 다음, 모두 남한강에 가라앉힌다.
겸암산(계명산) 이름은 황금닭이 알을 품고 있는 형국이라는 금계포란형 지형인 구인사 주변 산릉들과 관련되는 것 같다.
산아래 보발리, 향산리, 백자리의 토박이 주민들은 예전부터 이 산을 계명산으로 불러왔다고 말한다.
구인사 들목은 영춘이다. 그리고 영춘과 구인사 사이에 위치한 온달동굴과 온달산성도 바로 계명산 북동릉 끝머리가 된다.
영춘이라 봄(春)이 길다(永)는 뜻. 지형적으로 눈이 내려도 한나절만 지나면 쉽게 녹아 버릴 정도로 포근한 고을이다.
그래서 이 일대에서 유일하게 감나무가 자란다.
북쪽과 서쪽으로는 태화산, 남쪽과 동쪽으로는 소백산 자락이 성곽처럼 에워싸고 있고, 이 산자락 사이를 남한강이 태극무늬를 그리며 흐른다.
영춘은 옛날에는 큰 고을이었다.
풍광이 뛰어나 선비들이 많이 몰려 들었고, 지금도 마을 곳곳에는 이들이 남긴 시문들이 바윗돌에 많이 남아있다.
한때는 한양으로 물자를 실어 나르던 뗏목들이 모여들기도 했다. 배에다 소금을 가득 싣고 와서 소백산에서 베어낸 목재와 바꾸기 위해 소금배도 자주 올라왔다.
장사꾼들을 위해 늘어선 주막과 장돌뱅이들이 모여들던 장터가 단양보다 컸다고 전해진다.
영춘은 단양의 매포, 여주의 이포, 서울의 마포나루와 함께 한강의 4대 포구로 꼽혔던 곳.
그러나 세월 따라 팔당댐과 충주호가 들어선 이후 물길이 끊기면서 옛 포구 정취는 사라졌다.

 

 

▣ 산행기

주 1회 정도 산을 찾다가 모처럼 성탄절 황금연휴를 맞아 이번 주엔 벌써 두번이나 산을 다녀왔는데 동료로부터 일일회원으로 포항 시내 산악회의 산행에 참여해 보자는 권유에 좋은 산행지를 추천해 보라고 했더니 포항산악회에서 가고자 하는 충북 단양의 겸암산이 좋을 것 같다는 얘기에 동의하여 새벽부터 부산을 떨며 배낭에 챙겨넣고서 차가운 겨울 바람을 온 몸으로 느끼며 포항시민운동장으로 달려간다.

어둠이 가시지 않은 운동장에 도착하니 몇 대의 관광버스들이 시동을 켜 놓은 채 미처 도착하지 못한 산꾼들을 기다리고 있다.

시민운동장에는 주차하기도 좋은 탓에 시내 각 산악회의 출발장소로 각광을 받는 장소이기도 하다.

미리 예약을 해 두었지만 차에 탑승하니 정원보다 많은 손님들로 인해 자리 배정에 문제가 있는 듯하다. 아마도 중도 포기하는 사람들을 대비하여 예비인원을 더 확보한 모양인데 먼 거리를 운행하는 동안 버스 통로에 앉아서 가야하는 불편함이 있어 오가는 내내 편한 좌석에 앉아가는 사람들은 심적 부담이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운영의 묘를 생각하여 불편함이 없는 매끄러운 진행이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이다.

암튼 대구-포항간 고속도로를 경유하여 중앙고속도로로 갈아타고 죽령터널을 지나 단양읍내를 통과하여 태백 방향으로 진행하여 구인사 방향으로 이어지는 도로를 따라 진행하니 보발재에 도착하게 된다. 

 

△ 산행지도

△ 들머리인 공덕비가 있는  보발재

 

보발재에는 도로완공을 위해 큰 힘을 보탠 육군 3관구사령관을 지낸 김종수 장군의 공적비가 눈에 띈다.

사전 조사에 나오는 들머리의 표식이라 얼른 카메라를 꺼내 촬영을 한다. 산행대장의 인원점검 후에 시그널이 펄럭이는 산속으로 천천히 순서를 지켜가며 들어가기 시작한다.(11:30)

△ 들머리 입구의 3관구사령관 김종수 장군 공덕비

△ 차에서 내려 들머리를 출발하여 산행을 시작합니다.

△ 시작부터 된비알이라 힘들어하는 분들이 생겨납니다.

△ 맨 나중에 출발하다보니 자꾸 정체가 되네요.

△ 한고비 넘고나니 다시 오름길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시작부터 된비알로 시작되는 급경사 능선길로 약 200m 가량 올라가면 산길이 완만해지다가 약 10분 거리에서 다시 급경사로 변한다.

산악회 회원 구성원들의 연령대를 가늠해 보니 대부분 지긋하신 연배들이신 것 같아 산행속도가 떨어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오름길 내내 진행속도가 더뎌 할수없이 급사면이라도 치고 오르기로 마음먹고 추월을 해 나가니 선두권으로 나선다.

앞이 트이니 그제서야 마음도 한결 가벼워지고 함께한 동료들과 보조를 맞춰가면서 간간이 우스개 소리도 늘어놓으며 등로를 이으니 조망이 별로 없는 산길을 걷다보면 느끼게 되는 지루함이 반감이 되는 듯하다.

전국적으로 크게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산이라 그런지 등산로 정비는 잘 되어 있지 않은 것 같다.

△ 마른 낙엽을 밟으며 오르는 등로가 꽤나 빡빡한 편입니다.

 

온달성으로 내려가는 코스가 연계되어 있고 산행시간도 짧아서 초보자들이나 나이 든 분들에겐 알맞지 않을까 하는 개인적인 생각이 드는 곳이다.

인생사가 그러하듯 오르막이 있으면 반드시 내리막이 있는 법. 급한 오름길을 올라서니 또다른 내림길이 기다리고 있고 내려서니 수고했다는 듯 평탄한 능선길로 안내를 해준다. 힘는 고비를 슬기롭게 헤쳐 나가면 반드시 좋은 결과로 보상을 받을 수 있으니 매사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산행 중에 얻게되는 좋은 것들 중에는 건강 뿐만 아니라 마음 또한 맑아지고 긍정적이 되니 어찌 산으로의 나들이를 멈출 수 있으랴~

정상까지의 소요시간이 짧은 시간이라 쉬지않고 가자고 했더니 함께한 동료들도 "GO"를 외치며 피치를 올려본다.

△ 그늘진 곳엔 녹지않은 눈을 볼 수 있었네요.

△ 무엇을 보고 있는지? ^^*

△ 겸암산 정상 직전에 바라본 첩첩산중

 

안부를 지나 다시 가팔라지는 능선을 타고 오르니 약간 숨이 가빠오지만 참을만 하다. 하늘이 트이는 무덤을 지나 조금더 진행하니 능선은 다시 완만해지고 등로 좌우에 펼쳐지는 노송들의 군락을 보면서 카메라 셔터를 눌러댄다.

이번엔 굴참나무 숲으로 들어서서 10여분 올라서니 철쭉나무 군락이 나오고 곧이어 펑퍼짐한 능선에 싸리나무 군락을 헤치며 올라서게 된다.

나뭇가지 사이로 소백산 줄기의 마루금들을 구경하면서 떨어진 낙엽에 가려 희미해진 등로를 따라 부지런히 발걸음을 옮겨 나가니 조그마한 대리석 기둥으로 된 향로봉에 도착하게 된다.(12:26)

△ 겸암산(계명산) 정상 향로봉(865m)

△ 소백산의 연봉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장관입니다.

국망봉과 형제봉 사이에 북릉을 타고 남한강변으로 이어진 신선봉...

△ 오름길이 된비알이듯 내림길 역시 그러합니다.

 

별다른 특징이 없는 겸암산 정상석 앞에서 흔적을 남기고 남쪽 방향의 소백산을 바라보니 장쾌하게 뻗은 하늘금이 동서로 길게 늘여져 있어 멀리서 찾아온 산꾼의 눈을 즐겁게 해주고 있다. 국망봉, 비로봉, 제1,제2 연화봉과 국립소백산천문대가 조망이 되는 멋진 전경에 연신 셔터를 눌러댄다.

아직 올라오지 못한 산님들을 기다리기가 뭣해 먼저 출발하기로 하고 내림길로 내려서니 급사면에 녹지않은 눈이 쌓여있어 조심스레 내려선다.

정상에서 함께 출발한 산님 네 분과 함께 안부에 도착하여 평평한 곳을 골라잡아 자리를 깔고 점심 요기를 한다. 각자 가져온 음식들을 꺼내 놓으니 진수성찬이 따로 없다. 산악회 간부인 여성 분이 준비해온 과메기를 즉석에서 초장을 섞어  무침을 해서 내어 놓으니 산중에서 먹는 그 맛은 역시 일품이다.
다들 소주 한 잔씩 들고서 건배를 외치며 눈밭에 둘러앉아 맛난 점심을 마치고 커피까지 곁들여 가며 화기애애한 시간을 가지니 처음의 서먹서먹했던 감정들은 눈 녹듯 사라져 버리고 웃음꽃이 떠나질 않는다. 일면식이 없는 사이라 할지라도 목적이 같은 사람들끼리 만났으니 금새 친해질 수밖에 없는 일일 것이다.

자리를 정리하고 하산길을 이어가니 등로는 한결 수월해 지고 탄탄대로가 펼쳐진다.

△ 멋진 소나무를 만나니 그냥 갈 수가 없었지요.

△ 탄탄대로인 내림길에 가속도가 붙습니다.

△ 각선미가 좋은 멋진 소나무 숲을 지날 때면 자꾸 눈길이 가는건 왜일까요?

 

노송들이 쭉쭉 뻗어있는 잘 꾸며진 무덤들을 지나며 연신 카메라를 들이대니 동료들은 저만치 앞서간다. 하나라도 더 찍어갈 요량으로 가다보니 늘 걸음은 뒤쳐져 따라 가는데 애를 먹는다. 워낙 속보로 걷는 산꾼들이라서 힘은 들지만 '자꾸 날 버리고 가면 전망좋은 곳에서 사진 안 찍어준다'고 반 협박 공갈로 얼르고 달래며 정겨운 산행길을 이어간다.

차도가 나있어 허리가 끊어진 등로인 '성재'에 도착하여 목재계단을 내려서니 입구를 굵은 나무로 출입을 못하게 막아놓았다.(13:48) 무엇 때문에 그리 해놓은 건지는 알수 없으나 여자들이 오르내리기엔 조금은 부담스러울 정도다.

△ 성재

임도,능선  갈림길 사거리(온달성 방향으로 직진)

오름길에서 본 온달산성 봉화대 모습

 

길을 건너 임도를 따라 진행하니 온달산성, 최가동, 온달성으로 갈라지는 갈림이정표가 서있어 우리 일행은 직진 방향의 온달성으로 진행해 나간다.

조금 더 진행하니 오름길이 열리고 이어 온달성이 시작되는 전망이 멋진 봉화대터에 도착하니 소백산의 연봉 중 하나인 국망봉과 형제봉 사이에 뻗어내린 신선봉이 멋진 모습으로 다가오고 그 아래 천태종의 총본산인 '구인사'가 자리하고 있는 골짜기가 눈에 들어온다.(14:06)

온달성 봉화대에서 소백산을 배경으로...

△ 신선봉에서 뻗어내린 골짜기 속에 천태종 본사인 '구인사'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 온달산성 정상 우측에서부터 성벽이 시작됩니다.

△ 이곳에는 고구려의 온달장군이 신라군과 한강 유역의 패권을 놓고 싸우다가

전사한 곳이라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 온달성을 끼고 굽도는 남한강과 어우러져 멋진 풍광을 연출하고 있네요.

△ 영월의  태화산이 좌측에 가까이 다가오고 영춘면과 영춘교가 손에 잡힐듯...

△ 가운데 뾰족한 김삿갓 무덤이 있는 마대산, 수리봉 연릉과  뒤로 망경대산  응봉산 연릉..

△ 고구려 온달장군의 얼이 서린 온달성

 

멋진 전경을 배경삼아 사진에 담고서 온달성 성곽을 따라 진행해나가 앞이 훤히 트이는 지점에 도착하니 가슴속이 뻥 뚫린 듯 시원스런 풍경에 저절로 '와~'하는 소리가 터져 나온다. 남한강이 태극 문양처럼 휘돌아 흐르고 봄이 오래 간다는 지명 그대로 영춘면이 아늑하게 자리 잡고 있다.

그 뒤로 영월 태화산이 떡 하니 버티고 있고 동으로는 겹겹이 병풍처럼 늘어서 있는 고산준령들로 인해 흡사 한 폭의 수묵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다.

이러하니 카메라에 손이 안갈래야 안갈 수 없는 일이라 이곳저곳을 바라보며 촬영하기 바쁘다. 각자 포즈를 잡고서 사진도 찍고 주변의 다른 산님들도 몇장 찍어 주며 처음 본 고구려시대의 성을 구경하고서 내림길을 이어간다.

 

△ 온달성을 배경으로...

△ 사모정

△ 사모정 아래 데크에서 바라본 드라마 세트장 전경

 

바보 온달의 얼이 서려있는 온달성을 내려와 내림길을 이어가니 팔각정자가 나오는데 사모정인 모양이다.(14:28)

이곳에서 바라보는 경치 또한 썩 괜찮은 것 같다. 남한강이 굽돌아드는 곳에 위치해 있어 그 옛날 사대부가 선비들이 기생들을 불러 놓고 풍류를 즐길만한 곳이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풍치가 좋아 보인다. 목재데크를 따라 내려서니 온달관광지에 조성된 오픈세트장이 눈에 들어온다. 텔레비젼으로 봐왔던 눈에 익은 건물들이 조망이 되니 얼른 봐야겠다는 생각에 내딛는 발걸음도 바빠진다.

 

△ 단양군에서 1만3천여㎡ 부지에 50억원을 들여 만든 오픈 세트장.

△ 어느 고관대작의 저택

△ 비록 세트장이었지만 규모는 대단하네요.

 

△ 드라마 '태왕사신기'의 소품들

 

△ 멋있어 보이나요? ^^*

 

△ 온달관광지 오픈세트장

 

관광지의 오픈세트장 입구에서 들어오려면 입장료를 지불해야 하지만 산행을 마치고 내려서니 무료입장이 되어버려 통제는 안할런지 걱정이 앞선다.(14:39) 암튼 돈을 달라면 주면 될 일이라 개의치 않고 세트장 이곳저곳을 다니며 눈과 카메라에 담기 바쁘다. 텔레비전 속에서만 봐오던 건물들이 실제 모습으로 다가오니 새삼스럽게 비춰지고 마치 드라마속의 주인공처럼 잠시 착각에 빠지기도 한다. 확성기에서 온달관광지 안내사무소에서 울려 퍼지는데 들어보니 산행을 와서 무료입장한 사람들은 빨리 나가달라는 방송이다. 안 그러면 입장료를 내라는 말에 이미 구경할 건 다했고 찍을 거 다 찍었으니 맘대로 하슈~ 하며 빙그레 미소를 머금으며 동료들과 박장대소를 나눈다. 소품과 어우러져 그 시절로 돌아간 듯한 착각도 누려보고 잠시 주연 배우가 되어 보기도 하며 카메라에 담는 등 알찬 구경 다 마치고 관광지를 빠져나오니 기다리고 있는 차량에선 하산주 준비가 한창이다. 쌀쌀한 날씨에 겉옷 걸쳐입고 자리에 둘러앉아 뜨끈한 오뎅국물에다 과메기 무침에 오고가는 정담을 더해 한 해의 마지막 산행을 힘찬 건배로써 마무리 한다. 내년에도 좀더 멋진 산으로의 여정을 떠나자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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