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와달이 사는 집
백덕산과 함께 한 신년 첫 산행 본문
♠ 산행일자 : 2010. 01. 03 (일) 맑음
♠ 산행장소 :강원도 영월군 수주면 - 평창군 평창읍, 방림면
♠ 산행인원 : 포항라푸마산행클럽 회원과 함께...
♠ 산행코스 : 문재 - 1125봉 - 당재 - 작은당재 - 먹골삼거리 - 백덕산 - 먹골삼거리 - 헬기장 - 먹골재 - 먹골마을
♠ 산행시간 : 5시간 15분 (휴식 및 식사 포함)
▣ 백덕산(白德山)은?
강원도 영월군 수주면과 평창군 평창읍 경계에 있는 산.
높이는 1,350m이다. 태백산맥의 줄기인 내지산맥(內地山脈)에 딸린 산으로, 주위에 사자산(獅子山:1,120m)·삿갓봉(1,020m)·솟대봉(884m) 등이 솟아 있다. 예로부터 4가지 재물, 즉 동칠(東漆:동쪽의 옻나무), 서삼(西蔘:서쪽의 산삼) 그리고 남토(南土)와 북토(北土)에 흉년에 먹는다는 흙이 각각 있다고 해서 사재산(四財山)이라고도 불렀다. 4km 길이의 능선에 함께 있는 사자산과 함께 합쳐 백덕산이라고 부르기도 하며, 불가(佛家)에서는 남서쪽 기슭에 있는 법흥사(法興寺)가 신라 불교의 구문선산(九門禪山)의 하나인 사자산파의 본산이라고 보기 때문에 사자산이라고 부른다.
산세는 험한 편이어서 능선의 곳곳마다 절벽을 이룬다. 북쪽 비탈면에서 발원하는 수계(水系)는 평창강(平昌江)으로 흘러들고, 남서쪽 비탈면을 흐르는 수계는 주천강(酒泉江)으로 흘러든다. 바위봉으로 이루어진 정상에서는 가리왕산과 오대산의 산군(山群)과 함께 남쪽으로 소백산, 서쪽으로 치악산맥이 보인다. 크고 작은 폭포와 소(沼)와 담(潭)이 수없이 이어진 법흥리계곡 일대는 원시림이 잘 보존되어 있으며, 주목 단지가 있다.
북쪽 계곡에는 서울~강릉 간 국도가 지나며, 남서쪽 기슭에는 영월흥녕사징효대사탑비(寧越興寧寺澄曉大師塔碑:보물 612)와 법흥사가 있다. ('한국의 산'에서 발췌)
⊙ 백덕산 찾아가는 길
포항 - 대,포고속도로 - 경부고속도로 금호분기점 - 중앙고속도로 만종분기점 - 영동고속도로 - 새말IC - 42번 국도(안흥 방향) - 안흥 - 문재 - 문재터널
◈ 산행기
경인년 새해 첫 번째 맞이하는 일요일인 오늘은 신년 첫산행을 산뜻한 기분으로 해맞이 산행을 하고자 하였으나 가족,친지들과 함께한 해맞이가 되는 바람에 미루어졌다가 동료들의 안내로 '포항라푸마산악클럽'의 일일회원으로 참여하여 영월 백덕산으로 새해 첫 산행을 떠나기로 한 날이다.
장거리 여정이라 일찍 출발하는 관계로 서둘러 집을 나와 포항으로 달려간다. 연휴기간 내내 가족, 친지들과 어울려 놀다보니 기름진 음식들만 먹어서 그런지 속이 더부룩한게 컨디션이 별로다. 갈까말까 망설이다 예약을 해 둔 탓에 취소하게 되면 예약해준 동료들에게 미안할 것 같아 무작정 길을 나서본 것이다. 만남의 장소인 포항역 앞에 도착하니 약속시간보다 10여분이 이른 시각이다. 적당한 곳을 골라 주차해 두고 대기하고 있던 버스에 올라타고 예약좌석에 앉아 동료들이 오기를 기다린다. 약속시간이 다가올수록 속속 도착하는 함께할 산님들과 동료들과 함께 새벽공기를 가르며 설산(雪山)으로의 여정을 떠난다.
대구-포항간 고속도로를 달리다 청통휴게소에서 잠시 쉬면서 제공해주는 아침 식사인 시래기국이 공복인데다 차가운 영하의 날씨에는 그저 그만이다.
뜨끈한 원두커피 한 잔씩 마셔가며 달려가는 버스 안에서 점차 온 몸이 나른해지면서 긴장이 풀리더니 서서히 깊은 잠에 빠져 들어간다.
눈을 떠보니 어느새 영주 풍기를 지나 단양을 지나고 있다. 창문마저 얼어버린 차가운 날씨에 내다 보이는 바깥 풍경은 하얀 설국의 세계다. 하얗게 눈을 뒤집어 쓴 지붕이며 산과 들 모두가 순백색 그 자체라 남쪽 나라에서 찾아온 이방인에겐 경이로움 그 자체다. 일년에 눈을 자주 볼수 있는 곳이 아니다보니 눈이 내려 온 천지가 하얀 세상이 되는 날엔 어릴적 온 산을 헤메며 산토끼 잡으로 다니던 옛생각에 사로잡혀 주변 눈산을 헤메며 마치 어린아이 마냥 치기어린 방황을 하곤 한다. 나이는 들어도 아직도 조금의 순수한 낭만은 남아 있나보다.
제천 I.C.를 빠져 나온 버스가 진행하는 걸 보니 언뜻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긴 했지만 베테랑 기사님이니까 잘 알아서 하시겠지 하고 잠자코 있었는데 결국엔 문제가 발생하고 만다. 아마도 네비게이션 설정할 때 최단코스로 설정을 해 놓은 모양이라 일반국도로 안내를 한 모양이다. 눈이 많이 내린 지방도엔 교통량이 적어 차량운행이 어려우리라는 것을 간과한 탓에 이름모를 산골마을 고갯마루 입구에서 차를 되돌리는 해프닝을 겪게 된다.
이미 엎질러진 물이지만 1시간 넘게 길바닥에서 허비하게 되니 산행에 지장을 주지는 않을지 걱정이 들긴 했지만 늦으면 이마에 불을 밝혀서라도 다녀오자며 웃음으로 넘긴다.
다시 고속도로로 되돌아와 북상을 계속하여 만종분기점에서 영동고속도로로 갈아타고 새말I.C.에서 빠져나와 42번 국도를 경유하여 찐빵으로 유명한 안흥을 지나면 문재터널이 나오고 터널을 벗어나자마자 우측에 백덕산 등산로를 알리는 입간판과 휴게시설이 있다.
우여곡절 끝에 도착한 들머리에는 이미 먼저 산행을 시작한 산님들이 있는지 관광버스 한대가 주차를 하고 있다.
다들 하차하여 스패츠에 아이젠부터 착용하고서 목재데크를 따라 하얗게 밀가루를 뒤집어 쓴 모습의 설산(雪山)을 향해 힘찬 발걸음을 내딛는다.(12:19)
△ 산행지도
△ 문재터널 입구의 목재데크가 들머리입니다.
△ 갖가지 중무장을 하고서 설산을 향해 한발한발 내딛습니다.
△ 시작부터 된비알이라 오름길이 여간 힘든게 아니네요.
사실 출발 전에도 좋지 않은 컨디션 때문에 조금의 갈등이 생겼지만 여기까지 와서 물러설 수야 없다면서 산으로 들면 상태가 나아지리라고 스스로에게 위안과 격려를 해가며 시작한 산행길은 처음부터 가파른 오름길의 연속이다. 함께한 산우님들께 폐가 되지 않으려고 일부러 선두권으로 치고 올라간다. 뒤에서 처지다보면 의욕상실로 이어질까봐...
아이젠 끝으로 느껴오는 경쾌함을 만끽하며 오름짓을 7분 정도 올라서니 목재 이정표에 ‘백덕산 5.6km’라 적혀 있는 임도에 도착한다.(12:26)
이 임도는 지금의 문재 터널이 뚫리기 전의 옛날 42번 국도였다고 한다.
이정표가 가리키는 반대 방향으로 임도(구도로)를 따라 아래쪽으로 50여m 내려가면 시그널이 펄럭이는 등산로가 이어진다.
△ 임도 입구에 있는 이정표
△ 하얀 설탕가루를 뿌려놓은 듯 멋진 설경을 눈에 담으며
△ 경사가 심한 오름길을 힘차게 내딛고 있는 당신들은 진정 산인들입니다.
△ 하얀 밀가루를 흩뿌려 놓은 듯한 모습에 눈을 뗄수가 없었네요.
계속되는 된비알을 곧게 뻗은 나무들의 열병식을 받으며 부지런히 오르니 주능선에 닿게 되고, 이후의 길은 순해지면서 완만한 오르막내리막이 이어져 한결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다. 능선길을 걸어가니 또다른 세상이 찾아온 산꾼을 반겨준다. 산 아래 초입부에는 바닥에 눈은 쌓여 있어도 나뭇가지에는 녹아서 눈에 차지 않았었는데 해발 천 고지 이상에서만 피어 난다는 상고대가 활짝 피어 있다.
푸른 하늘과 앙상블을 이룬 상고대는 마치 떡고물을 흩뿌려놓은 듯 금방이라도 뚝뚝 떨어질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키게 하고 가던 걸음 자꾸 멈추게 하며 카메라 셔터만 자꾸 누르게 만드는 묘한 매력을 지닌 겨울 산행의 백미라고 할수 있다.
함께한 산님들 역시 그 아름다움에 연신 탄성을 내지르며 촬영에 열을 올린다. 역시 아름다운 것에 대한 반응은 남녀노소가 따로 없나보다.
오르내림을 한 두차례 반복하며 진행하니 시야가 사방으로 트이는 헬기장(1,005m)에 닿는다.(13:02)
△ 밝은 햇빛에 반사되어 눈이 부신 광경에 그저 탄성만 나올뿐입니다.
△ 파란 하늘을 향해 손을 내밀듯한 모습이 환상적입니다.
△ 헬기장에서 서쪽으로 고개를 돌려보니 멀리 치악산이 난공불락의 성처럼 우뚝합니다.
산행기점에서 출발한지 43분 소요된 것 같다. 예정보다 빠른 시간에 도착한 걸 보니 뒤쳐지지 않으려고 무던히 애쓴 보양이다.
이곳에 도착하니 산행 내내 가려있던 시야가 트이는게 정상을 제외하고는 가장 전망이 좋은 곳이다. 앞쪽으로는 햇볕에 반사되어 빛나는 상고대가 눈이 부실 지경인 진행해야 할 백덕산 주능선이 보이고, 뒤쪽으로는 오봉산(1,126.2m)이 가까이 있으며, 멀리 동쪽으로는 안정감이 있어 보이는 가리왕산(1,561m)의 카리스마가 대단하다. 그리고 서쪽으로는 치악산(1,288m) 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헬기장의 화강암 4각기둥 이정표엔 ‘정상 3.4km, 당재 2.2km’라 새겨져 있다.
겨울철 답지 않게 바람 한점없는 맑은 날씨에 조망이 훤히 트이니 큰 행운이 아닐 수 없다. 행여 바람이라도 세차게 불어대면 여간 힘들지 않을텐데 아마도 산행에 참여한 모두가 그동안 복을 많이 지었음에 틀림이 없을 것 같다. 사방을 둘러보며 사진 몇 장 담은 뒤 가던 걸음을 이어간다.
그런데 백덕산 주능선을 걸어가면 어쩐지 치악산 능선과 많이 닮아 있음을 느낄 수 있다. 같은 산줄기라는 점도 있고, 골산과 육산의 중간 형태라는 점도 그렇고, 좁은 능선과 오르내림의 형태마저 비슷하여 전체적인 분위기가 치악산 능선과 많이 닮아 있다.
△ 집중적으로 밀가루를 쏟아부은 듯 뽀얀 모자를 쓰고 있네요.
△ 푸른 산죽잎에도 하얀 솜이불로 덮어 버리긴 매 한가지네요.
△ 설화가 만발한 눈길을 거침없이 나아갑니다.
△ 하늘을 바라보니 거기에도 설화는 환상 그 자체입니다.
△ 한마디로 끝내줍니다.^^*
△ 바람이 잠든 백덕의 설화는 우아한 모습으로 다가옵니다.
△ 환상속의 그대는 바로 하늘을 배경으로 산호초를 그려내고 있는 당신입니다.
△ 사자산, 백덕산 갈림이정표
밝은 햇살이 비추이는 상고대 터널길을 걷노라니 마치 크리스탈 성을 걷는 듯한 착각마저 든다. 등로 좌우에 도열해 있는 산죽에도 온통 새하얀 눈을 뒤집어 쓴 채 바쁜 걸음 옮겨가는 산꾼들에게 스스럼없이 길을 내어주고 있다.
헬기장을 떠난지 20여분, 한 차례 등로를 내려갔다가 올라가면 1,125m봉 아래 삼거리에 도착하게 된다.(13:27)
거기서 오른편(남서쪽)으로 뻗은 능선 상에는 1,136m봉, 1,165m봉, 1,130m봉, 1,160m봉(일명 사자산), 1,075m봉 등이 연이어 있다. 삼거리 이정표엔 이 능선 쪽(오른편)을 향해 ‘사자산 정상’이라 적혀 있고, 왼편을 가리키며 ‘백덕산 3.4km’라 적혀 있으며, 또 다른 이정표엔 ‘문재터널 2.7km’라 적혀 있다.
△
이곳에서 정상으로 향하는 길은 왼편으로 직진하는 길이라 등로를 이어가 10여분 진행하면서 큰 바위 옆을 돌아들어 여러 명이 쉬어갈 수 있는 곳이 나타나 점심 식사를 하고 가기로 한다. 아직 도착하지 못한 후미조에게 무전으로 연락하여 식사하고 간다고 연락한 뒤 자리를 잡고 군데군데 나누어 둘러앉아 가져온 먹을거리를 꺼내놓으니 도착한 후미조와 함께 점심시간을 가진다.
버너에 불 피우고 라면을 끓여 뜨끈한 국물에다 즉석 과메기 무침까지 거기에 오고가는 정담속에 소주 한잔씩 돌아가니 정이 듬뿍 묻어나는 훈훈함이 있다.
바람 한점 없다 하지만 그래도 겨울철 눈밭에서의 식사라 손 시려운건 피할 수 없는 일. 다들 재빨리 먹느라 속도전이 붙은 모양이다.
출발할 때 부터 속이 안좋았던 상태인데다 동료가 준비해온 과메기 무침 몇 점 집어 먹었더니 결국엔 집에 와서부터 탈이 나기 시작해서 다음 날 링거 신세까지 지게 될 줄이야... 회를 먹을 때는 알콜이 소독 기능이 있으니 소주 한잔은 해 두는게 좋다는데 보리밭 근처에도 못가는 신세이다 보니 자주 이런 불상사를 겪게 되는게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그렇다고 일부러 술을 배워보겠다는 생각은 없으니 앞으로도 겪어야 될 일일테니 조심할 수밖에...
인스턴트 커피로 디저트로 해결하고서 뒷정리 깔끔하게 마무리하고서 백덕산 정상을 향하여 진군을 계속해 나간다.
△ 산호초같은 눈꽃이 환상적으로 피어난 그 모습에
△ 매료가 되었는지 그냥 눈밭에 누워버리네요.
△ 녹각인지 산호초인지는 중요하지 않고 그저 눈이 즐거움에 만족할 뿐입니다.
△ 순백의 상고대가 이어지는 비경에 손가락만 고생이었네요.
등로는 여전히 백록(白鹿)의 녹각 마냥 순백색의 상고대 연속이다. 솜이불을 깔아놓은 듯한 하얀 시트에 마냥 눕고 싶은 듯 매고 있던 배낭을 훌러덩 벗어 던져 버리고 눈밭에 그냥 드러누워 버리는 순진함이 있는 여성 산님들을 보면서 웃음이 절로 터진다. 포즈를 취하게 하고서 사진에 담은 후 당재를 향하여 산행을 계속해 나간다.
1,125m봉을 오른편으로 우회하여 봉우리 위로 올라서니 남-서쪽으로 시야가 활짝 열리는 멋진 전망대가 나타난다.(14:30)
발 아래로 법흥리 골짜기가 내려다보이고, 1,160m봉(일명 사자산) 쪽으로 뻗은 서남쪽 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지난 해 가을 법흥사 적멸보궁과 구봉대산을 찾았을 때를 떠올리며 내려다 보니 한결 더 주변이 눈에 들어온다. 등로를 함께 이어가던 산님들을 전망바위에 올라서게 한 후 사진 몇 장 찍은 후 7분 정도 걸음을 옮겨가니 당재 삼거리에 도착하게 된다.(14:38)
△ 전망좋은 바위에 올라 내려다 본 법흥사 계곡의 모습
△ 당재에 세워진 이정표
△ 멋진 소나무 쉼터에서의 단체사진
백덕산 산행기를 찾아보면 빠지지않고 당재가 등장하지만 막상 현지에 가면 ‘당재’라 표기한 것이 전혀 없고, 이정표에 ‘백덕산 2.0km’라 표기한 것이 그곳이 당재임을 짐작케 하는 유일한 자료라고 한다. 따라서 처음 가는 사람은 거기가 당재인지 아닌지도 모르고 지나치게 된다고 하는데 본인 또한 긴가민가 하면서 이정표만 사진에 담고서 지나치고 만다. 집으로 돌아와 정리하면서 알게 되긴 했지만...
당재에서 봉우리를 왼편으로 우회하면서 오르막을 15분 정도 올라가면 큰 노송 두 그루가 지키고 있는 쉼터가 나타나는데 식사를 마치고 먼저 출발한 산님들이 모여 있어 포즈를 잡아보라고 이르고는 멋진 노송을 배경으로 흔적을 남겨본다.(14:53)
그리고 소나무 쉼터에서 다시 10여분 정도 올라가면 운교4거리인 ‘작은 당재’에 닿는다.(15:05)
△ 가까이 다가온 백덕산 정상부
이곳에도 거기가 ‘운교4거리’이거나 ‘작은 당재’란 표식은 전혀 없다. 다만 이정표로 짐작할 따름이다. 거기 이정표엔 ‘관음사 3.2km, 법흥사 4.0km, 백덕산 1.2km, 비네소골 3.1km’라 적혀 있고, 화강암의 4각기둥 이정표엔 ‘문재 4.6km’라 적혀 있다.
이 작은 당재에서 오른편으로 흥원사와 법흥사로 내려가는 길이 갈라지지만 이 길 역시 가파르고 위험한 곳이므로 주의해서 내려가야 한다. 그리고 반대편으로는 비네소골로 해서 운교리로 내려갈 수 있다.
작은 당재(운교4거리)에서 20분 정도 올라가면 1,275m봉 아래 ‘먹골삼거리(1,262m)’에 닿는다.(15:26)
이정표에는 ‘백덕산 0.5km, 헬기장 0.3km, 먹골 4.7km’라 적혀 있다. 운교리 먹골마을을 현지에선 오히려 묵골이라 부른다고 한다. 하긴 먹의 한자음이 묵이니 묵골이라 해도 결국 뜻은 같은 말일 것이리라.
△ 작은당재 갈림 이정표
△ 백덕산 정상부에서 서쪽을 향하여 바라본 모습
(멀리 치악산의 멋진 마루금이 성곽들 두른 듯한 모습이 장관이고 바로 건너 사자산, 연화봉이 조망이 됩니다.)
먹골삼거리에서 오른편(남쪽) 정상을 향하여 3분 가까이 가다보면 완전히 N자로 굽은 굴참나무가 길을 막고 있다. 어쩌다가 그렇게 굽었는지 알 수는 없으나 아마도 굴곡많은 생을 살아온 듯 애처로워 보인다.
먹골삼거리에서 정상을 향하면 처음에는 편안한 능선 길이 이어지지만 나머지 구간은 심한 너덜지대이므로 조심스럽게 올라가야 한다. 게다가 눈 덮힌 오름길이라 너덜지대를 통과하기가 쉽지만은 않은 것 같다. 천천히 조심스레 등로를 이어가니 앞서간 산님들 중에는 벌써 정상에 발자욱을 남기고 하산길로 접어드는 분들도 있다.
일부러 처음 만난 사이처럼 '반갑습니다'하며 웃음을 띠니 덩달아 모르는 사이인양 맞장구를 쳐주시니 잠시나마 유쾌한 시간이 되어본다.
도착한 백덕산 정상에는 4~5평 정도의 공간에 영월군에서 세운 자그마한 정상 표지석이 찾아온 산꾼을 반겨주고 있다.(15:45)
정상에서 주변을 둘러보니 가슴이 탁 트이는 말 그대로 일망무제 그 자체다.
△ 백덕산(1,350m) 정상부
△ 근육질의 몸매를 드러낸 겨울산의 모습 저 멀리 가리왕산이 백두대간 너머에서 다가옵니다.
△ 남쪽으로 고개를 돌리니 법흥사 골짜기 우측으로 부처님께서 누워계시는 모습이 멋진 구봉대산이 조망됩니다.
△ 정상부에 피어난 멋진 설화의 모습
겨울산의 특징인 우람한 근육과 골격을 다 드러낸 산줄기와 그 너머 백두대간의 장대한 능선이 시야에 들어오고, 동북쪽으로 덩치 큰 가리왕산의 모습이 장관이다.
다시 남으로 눈을 돌리니 멀리 금수산(1,016m)의 낙타 등처럼 생긴 봉우리들이 그 특유의 자태를 뽐내고 있으며, 그 너머로 월악산(1,094m)이 희미하게 보이고, 아래쪽으로는 법흥리 계곡이 한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서쪽으로는 치악산 능선이 거대한 성곽처럼 펼쳐져 있고 그 아래로 향로봉과 남대봉으로 이어지는 스카이라인이 더없이 미끈하다.
구봉대산을 올라 건너편 높은 산을 바라보며 웅대한 그 모습에 반해 언제 한번 꼭 올라봐야겠다고 마음 먹었었는데 이렇게 원을 풀게 될 줄이야...
사방을 둘러보며 마음껏 조망을 즐기고서 정상석을 앞에 두고 포즈도 잡아보고 뒤따라 올라온 동료들과 함께 기념촬영도 하면서 떠날 줄을 모른다.
△ 힘찬 함성으로 새해를 시작하자는 의미로...
△ 동료들과 라푸마산악클럽 총무와 함께...
△ N자로 굽은 굴참나무의 굴곡많은 모습이 참 할 말이 많을 듯도 한데...
△ 먹골삼거리 이정표
일몰이 찾아오기전에 하산해야겠기에 온 길을 되돌아 내려와 먹골삼거리에서 먹골 방향으로 길을 틀어 진행하니 응달진 곳이 많다보니 녹지않은 눈들이 가득하여 눈밭의 연속이다. 1,275m봉을 지나 8분 가량 내려가면 눈이 잔뜩 쌓여있는 널따란 헬기장(1,225m)이 나타나게 되고(16:19), 멀리까지 시야가 확보되는 지점이다.
날씨가 따뜻한 날이면 등산객들의 식사장소로 애용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 응달진 골짜기에는 제법 많은 눈들로 발이 푹푹 빠질 지경입니다.
△ 산을 좋아하다 고인이 된 어느 산악인을 기리기 위해 만들어 붙인 동판으로 된 진혼비
헬기장에서 10여분 내려가면 왼편에 돌출한 바위봉이 나타나는데, 그 암벽을 잘 살피면 바위벽에 동판으로 만든 진혼비가 붙어 있다.
아마도 산을 많이 찾았던 이를 기리며 살아있는 산인들의 뜻을 모아 이른 나이에 산이 좋아 영원의 산 속으로 찾아 들어간 망인을 기리며 동판을 붙여 쓴 것이리라.
동판이 있는 곳을 지나 내림길에 들어서니 먼저 산행을 시작한 다수의 산님들이 눈썰매를 탄다고 야단법석이다. 다들 젊은이들이라 싱싱함과 활기가 뚝뚝 흐른다.
미소를 머금고 쳐다보니 나도 저런 때가 있었을텐데 하는 생각이 미치자 마음 한켠에는 부러운 마음이 들기도 한다.
우리 아이들보다 더 어린 젊은이들이지만 자연을 벗삼아 호연지기를 키우며 자기 자신을 낮추고서 나라와 사회를 위해 그리고 가족과 자신을 위해 열심히 살아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사진 한장 찍어본다.
△ 눈썰매를 타고 있는 듯 젊은이들의 함성이 들려와 다들 구경을 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 먹골재 삼거리 이정표
내림길을 조심스레 내려가서 봉우리 하나를 왼편으로 우회한 후 부지런히 내려가니 산님들이 제법 모여있는 안부에 도착하게 되는데 이곳이 먹골재라 일컬어지는 곳이다. 이정표에는 오른편으로 ‘원당마을’을 가리키고, 왼편으로 ‘먹골 2.0km’라 적혀 있다.(16:48)
사진 몇장 담고서 먹골 방향으로 방향을 틀어 하산길로 접어든다.
하늘을 찌를 듯 곧게 뻗은 멋진 나무들을 보면서 감탄하기도 하고 계곡을 따라 내려가다보니 군데군데 얼음이 얼어 있어 슬쩍슬쩍 미끄럼도 타보며 등로를 내려가니 다시 이정표가 나타나면서 ‘먹골 1.5km’라 적혀 있고, 이후 4~5분 내려가면 임도에 내려선다.
△ 곧게뻗은 전나무들이 하늘을 향해 솟아오른 모습에 산님들도 가던 걸음 멈춰 버렸네요.
△ 임도를 따라 '뽀드득' 눈을 밟으며 걷노라니 어느 덧 끝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 먹골마을을 빠져 나와 만나게 되는 등산로 안내 비석
임도를 가로 질러 진행하니 운치있는 별장같은 집이 나타나고 가을걷이가 끝난 밭에는 채소 대신 하얀 눈으로 풍작을 이루고 있다. 가구수가 많지 않은 산골마을인 먹골마을 한가운데를 지나니 멀리서 산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산꾼들을 기다리고 있는 버스가 시동을 켜 둔채 어둑해진 주변을 밝히고 있다. 정상을 출발한지 1시간 30분 정도 소요된 하산길이 그리 심심하지 않았던 것은 산행을 시작할 때는 서로 모르는 사이라 서먹서먹했지만 산(山)이라는 매개체에 공통관심사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라 금새 마음의 벽을 허물고 서로를 배려하며 얘기꽃을 피우며 내림길을 잇다보니 지루한 줄도 몰랐던 것일게다. 어둑해진 날씨에 마을 입구에 외로이 서있는 등산안내 빗돌을 카메라에 담는 것으로 백덕산 눈꽃산행을 마감하게 된다.(15:34)
예정보다 늦게 시작한 산행이라 하산길이 일몰과 겹칠까 우려했었지만 다행히 하산을 완료하여 모두들 곤하지만 상고대와 눈꽃을 맘껏 구경한데다 멋진 조망을 눈과 가슴에 담아와서 그런지 얼굴엔 생기가 넘쳐난다. 그런 모습을 바라보면서 완전치 못한 몸상태지만 끝까지 무사히 완주한 자신에게도 수고했다는 격려의 말을 남겨본다. 언제나 할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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