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와달이 사는 집
도마령에서 각호산을 넘어 민주지산까지... 본문
♠ 산행일자 : 2010. 01. 19 (화) 맑음
♠ 산행장소 : 충청북도 영동군, 전라북도 무주군, 경상북도 김천시 일원
♠ 산행인원 : 경주 K2 고객 정기산행에 참여한 28명의 산님들과 함께...
♠ 산행코스 : 도마령-840봉-각호산-1185봉-무인대피소-민주지산-쪽새골-황룡사-물한계곡 주차장
♠ 산행시간 : 산행거리 : 약 9 km, 4시간 53분
<산 소개>
충북의 최남단인 영동군 상촌면과 용화면의 경계 지점에 위치한 산으로 태고의 신비를 그대로 보존하고 있으며 물이 차다는 한천 마을의 상류에 위치해 산간오지에 있어 찾는 사람이 드물고 정상은 두 개의 암봉으로 이루어져 있는 선사시대에 방아 쌀개처럼 보인다고해서 쌀기봉이라고도 부르며 남쪽 용화면에서보면 사람이 애기 업고있는 모습으로도 보인다는 각호산(角虎山).
충북 영동군 상촌면에 위치한 영동의 주(主)산으로 추풍령 남서쪽 약 25 km지점에 있으며 각호산,삼도봉,석기봉 등 천 미터가 넘는 준봉들이 이어진 능선의 길이만도 15km가 넘는 산세가 큰 산으로 특이한 산명의 '민주지산'(岷周之山)의 한자(漢字) 이름을 보면 민(岷)은 산 이름을 뜻하고, 주(周)는 두루 혹은 둘레를 뜻하므로 첩첩산중에 둘러싸인 산이라고 말할 수 있는 민주지산.
◈ 산행기
지난 주말 초등학교 친구들과의 신년 모임에 참석하게 되어 금주에는 산을 찾지 못할 것을 우려해 미리 경주 K2 매장에서 매월 실시하는 고객정기산행에 예약을 해놓았었는데 평일이라 휴가를 내고 참여키로 한다.
이번 산행지는 충북 영동과 전북 무주의 경계에 있는 백두대간의 한 길목을 지나는 민주지산이다.
간단히 떡국으로 아침 요기를 하고서 집을 나와 택시를 타고 집결장소인 황성공원 시계탑 앞으로 달려가니 아직 태우고 갈 리무진은 보이질 않고 함께 산행할 산님들 몇분이 기다리고 있다. 이윽고 도착한 K2 전용리무진에 올라타고 1인석에 자리를 잡고 의자를 뒤로 젖히며 깊숙이 몸을 묻은 채 눈을 감는다.
7시 정각에 출발한 버스는 경부고속도로를 달려 김천 휴게소에서 잠시 쉬고서 쉼없이 달려간다.
차창 밖으로 내다보이는 겨울 들판의 모습에는 황량함만 묻어날 뿐 흰 눈은 어디에도 보이질 않는다.
하지만 휴일날 민주지산을 다녀온 지인의 말을 빌리자면 아이젠을 필히 착용해야 한다는 말을 들을 만큼 눈이 쌓여있다는 사실에 기대를 안고 산행 안내를 하고 있는 산대장의 말을 경청한다.
고객에 대한 보답과 유치를 위해 매월 실시하는 K2 경주점의 정기산행에 처음 참여하게 되어 28명의 경주 시민들과 함께 산행을 하게 되니 지방 중소도시라 몇집 건너면 알만한 이웃사촌같은 분들이라 더 정감이 간다.
각자 자신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진 뒤에 잠시 눈을 붙여보지만 쉽게 잠은 오지 않는다.
△ 산행지도
소백 산맥 준령이 남서로 뻗어 병풍에 둘러싸인 깊은 계곡과 울창한 수목으로 이루어져 정상 암봉에 서면 남쪽으로 약 3km 지점에 민주지산이 있고 충북과 전북의 도계를 이루면서 석기봉, 삼도봉으로 이어나간 산맥이 성벽같이 이어져 있는 각호산에서 민주지산으로 정기산행을 떠나는 28인의 서라벌의 후예들을 실은 리무진은 경부고속도로 황간 I.C를 벗어나 49번 지방도를 따라가는 겨울 들판을 지나치며 주위를 둘러보니 내린 눈이 아직 녹지를 않아 그늘진 응달에는 제법 많이 쌓여있어 눈은 원없이 밟아볼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을 갖게 한다.
구비 구비 돌아오르는 고갯길을 올라서니 옛날 한 장수가 칼을 비켜 찬 채 말을 타고 넘었다고 해서 붙여진 도마령에 도착하게 된다.
영동군 상촌면과 용화면의 경계가 되는 고개이기도 한 이곳에 쉼없이 숨을 헐떡이며 도착한 리무진은 타고 온 산님들을 쏟아 붓는다.
초입부터 비교적 많은 양의 적설로 인해 오늘 심설산행을 할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한다.
산행 초입부터 눈길에 경사지라 아이젠을 착용하고 산행하기로 하고 잠시 숨을 고르며 각자 아이젠과 스패츠를 착용하고 간단히 체조로 몸풀기를 한 다음 도마령 주차장에서 바로 위에 보이는 '상용정(上龍亭)'을 향해 계단을 오르며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09:50)
△ 아이젠과 스패츠를 착용하고 간단히 몸을 풀고서 출발 준비를 합니다.
△ 눈덮힌 목재 계단길을 힘차게 오르며 산으로의 나들이를 시작하고 있네요.
△ 제법 경사도가 높은 오름길에 간격이 벌어지기 시작합니다.
통나무 받침계단을 줄지어 오르며 2분 만에 상용정 육각정자 위에 올라 사진 한장 찍은 후 오름길을 이어가며 혹여 서리꽃이라도 볼수 있을까 하는 기대감을 가져보았지만 이내 접을 수밖에 없다. 따뜻한 날씨 탓에 나뭇가지에는 눈이라곤 씻고 봐도 보이질 않는다.
완만한 오르막 능선을 타고 계속 걸어 올라가니 한 산악인을 기리는 아주 작은 추모비를 지나게 되고 계속되는 오름길을 이어간다.
각호산에서 민주지산으로의 산행길은 능선산행이지만.. 급경사가 많고 힘든 코스이다.
하지만 가파른 능선을 땀흘려 걷다보면.. 어느 새 몸과 정신이 맑아지고 대자연의 아름다움도 체험하게 한다.
평일이라 함께한 일행들 외엔 산을 찾은 산님들이 전혀 보이질 않아 북적이지 않고 호젓한 산길을 이어갈 수 있어 너무 좋다.
주말에는 북새통이라 산행시간이 고무줄처럼 늘어질 수밖에 없어 예정했던 코스로 진행하기 힘들 정도로 겨울 심설 산행지로 인기가 높은 민주지산이기에 더더욱 평일산행의 여유로움이 가슴에 와 닿는다.
다만 집에서 가사일을 하는 여성 산우(山友)들이 많은 관계로 보행속도가 더뎌 뒤에서 출발하면 산행 내내 힘들 것 같아 초반부터 선두에 서서 산행을 이어간다.
계속되는 오르막을 오르다보니 온 몸엔 땀으로 샤워를 하고 이마엔 불어오는 찬바람을 고스란히 맞으며 걸음에도 불구하고 송골송골 땀이 맺힌다.
갈림길을 지나 등로를 계속 이어가니 쉼터가 나타나 잠시 숨을 돌리며 귤 한알 입에 넣고서 하얀 눈밭을 이어가니 조망이 탁 트이는 전망대에 닿는다.
남쪽 멀리로 민주지산으로 이어지는 마루금이 뚜렷하고 그 뒤로 석기봉과 삼도봉이 보인다.
△ 첫 전망대에서 바라본 무주 덕유산과 스키장 리조트
△ 가야할 민주지산으로의 능선길이 아름답게 펼쳐집니다.
△ 까만 오석(烏石)으로 만든 사각 정상석만 덩그러니 남아있는 각호산 정상부
이곳에서 왼쪽으로 꺾어 능선을 좀 더 오르면 어느새 뿔 달린 호랑이가 살았다는 전설을 가진 각호산 정상의 뾰족한 암봉이 눈앞에 성큼 나타난다.
바로 정상으로 올라설 수 있겠다 싶어 앞으로 나가 보았지만 아래는 직벽에 가까운 낭떠러지다. 되돌아 나와 우측 아래로 나있는 길을 따라 진행하니 눈앞 바위봉에 밧줄이 덩그러니 달려있다. 순서를 기다려 드리워진 로프를 잡고 각호산 정상에 도착하여 정상석을 배경으로 사진 한장 찍어본다.(10:44)
△ 각호산(1,176m) 정상에서...
△ 근육질의 골격이 그대로 드러나는 겨울산의 진면목을 볼수 있는 멋진 조망에 마음마저 시원해 집니다.
△ 민주지산이 가까이 다가오고 능선을 따라 석기봉과 삼도봉이 줄지어 있으며 좌측 멀리 수도산이 조망이 됩니다.
각호산은 두 개의 바위로 형성된 암봉이고 정상석 뒷편은 수직절벽이라 실수하면 이승과의 하직길이다 싶어 조심스럽게 사방을 둘러보니 민주지산으로 이어지는 날등이 너무도 아름답다. 예술이다. 그 아름다움은 어떠한 수식어로도 표현하기가 어렵고 이곳에서 바라본 조망은 호쾌하기가 비할 데 없다.
특히 남쪽에서 동쪽으로 휘돌아 뻗은 민주지산-석기봉-삼도봉 능선과 삼도봉에서 좌우로 펼쳐진 백두대간의 장엄함은 숨이 멎을 지경이다.
일망무제의 조망을 즐기며 연신 촬영을 하고서 다시 로프를 타고 조심스레 내려와 민주지산 방향으로 향하는데 길을 재촉해 짧은 오름길을 치고 올라서니 이정표가 있는 갈림길이다.(10:55)
오른쪽 내리막 능선길로 내려서 빤히 올려다 보이는 민주지산 정상부를 향하여 부지런히 걸음을 옮겨 나가니 눈밭에서도 꿋꿋이 푸른 빛을 뽐내고 있는 조릿대(산죽)가 불어오는 바람에 고갯짓을 하며 멀리서 온 산꾼을 영접한다.
서걱거리는 눈밭을 찍어대는 아이젠의 경쾌한 음율을 즐기며 완만한 오르막을 올라서면 '십자로 갈림길'이 나타나고 이어지는 짧은 산죽터널을 통과해 날등으로 이어지는 능선길을 설치되어 있는 안전로프를 잡고서 등로를 이어가니 민주지산 바로 직전의 무인대피소에 도착하게 된다.(11:57)
△ 좌측 앞으로 1185봉이 올려다 보이는 능선길을 쉼없이 이어갑니다.
△ 무릎까지 빠질 정도의 눈들이 녹지 않고 있어 찾아온 산꾼의 눈을 즐겁게 해줍니다.
△ 오르내림이 절묘하게 이어지는 암릉길이 지루하지 않아 좋았네요.
△ 민주지산 정상 직전에 있는 무인대피소
10여년 전에.. 공수특전단이 겨울철 혹한기 훈련중에 기후 변화로 인하여 병사가 사망한 사고 이후에 만들어진 대피소라고 한다.
이곳에서 점심을 먹고 가기로 사전에 약속이 되어있던 터라 대피소로 내려선다.
하지만 주말 산행 때 버리고 간 것인지는 몰라도 대피소 안은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추억은 남겨두고 쓰레기는 가져 가라고 노래를 하건만 어찌들 그러는지...
동행한 여성 산님 한 분이 빗자루를 들고 대충 주변 정리를 하고 들어서니 침상이 있어 자리를 깔고 앉아 가져온 먹거리들을 꺼내 놓는다.
바람이 불지 않고 아늑한데다 분위기마저 괜찮아 준비해간 식사를 말끔히 비워버린다. 과일 한 조각에다 커피까지 곁들여 마시고서 늦게 도착하는 산님들을 위해 자리를 뜬다. 대피소를 나와 8분 정도 약 300미터를 올라서니 넓은 터가 자리하고 있는 정상에 삼각점 표시와 직사각 검은 대리석이 반기는 민주지산에 도착한다.(12:48)
△ 하얀 솜이불을 깔아놓은 듯한 모습에 뛰어들어 눕고 싶은 유혹을 느낍니다.
△ 사방 조망이 훤히 트이는 민주지산 정상에 도착했네요.
△ 민주지산(1,241.7m) 정상에서...
△ 골짜기 아래 물한계곡이 내려다보이고 건너 북쪽 방향의 황악산이 조망됩니다.
△ 삼도봉에서 황악산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의 능선길이 멋진 모습으로 다가옵니다.
△ 특유의 뾰족한 모습이 인상적인 석기봉과 좌측의 삼도봉이 조망이 되고
그 너머 수도산이 아스라하고 우측으로는 대덕산이 우뚝 솟아있습니다.
△ 멀리 남쪽 방향으로는 덕유산 능선이 펼쳐지고 무주리조트의 스키 슬로프가 조망이 됩니다.
△ 지나온 능선길을 되돌아 보니 각호산이 힘찬 모습으로 솟아 있네요.
정상에서 바라다 보이는 절경에서 성취감에.. 저절로 함성과 탄성이 나오고 높은 산일 뿐 더러 넓고 깊은 산이다.
각호산과 달리 평평한 육산 모양의 민주지산 정상에서는 동쪽으로 뻗은 석기봉 너머의 삼도봉과 그 좌우로 달려가는 백두대간 주능선이 더욱 가깝게 다가온다.
북쪽으로 눈을 돌리니 김천 직지사가 있는 황악산(1,111m)이 보이고 우측으로 삼도봉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의 마루금이 시원스레 펼쳐진다.
동쪽 방향의 석기봉과 삼도봉 너머로는 수도산(1,313m)이 아스라히 보이고 우측으로는 역시 대간상의 대덕산(1,290m)이 버티고 있다.
남으로 시야를 넓혀보니 스키장의 슬로프가 확연히 드러나는 무주 덕유산이 보이고 그 너머로 남덕유의 정상부가 빼꼼이 고개를 내밀고 있다.
다녀간 흔적을 정상석을 배경으로 사진으로 남기고서 석기봉 방향으로 내림길을 이어가니 쪽새골 갈림길이라는 이정표가 나타나고 일행은 좌측 내림길로 하산을 시작한다.
눈속에 묻혀있는 너덜길을 내려서는 더딘 발걸음도 어느덧 물한계곡으로 내려서고 있다.
△ 쪽새골 갈림길(이곳에서 좌측 아래로...)
△ 순백의 설탕가루를 뿌려놓은 듯한 모습에 한 입 털어넣고 싶네요.
△ 수북이 쌓여있는 눈속 깊숙이 보이지 않는 바닥을 흐르는 물소리에 봄은 잉태가 되고 있겠지요.
△ 부드러운 솔가지가 깔려있어 걷기에 한결 편한데다 멋스러움까지 더해 운치있는 길이었네요.
△ 100대 명산답게 찾는 산객이 많은 탓인지 시그널이 홍수를 이루고 있네요.
등로 주변의 나무들은 여름내내 무성했던 옷을 다 떨쳐버리고 나목으로 서있다.
혹여 매서운 겨울바람이 휙휙 눈보라를 날리며 지나가는 날에는 숲 속의 새들도 나무 틈으로 피신하고 산을 찾던 산꾼들도 보이질 않는다.
보통 그런 모습을 보면서 스산함과 인생의 헛헛함을 느끼고 자꾸만 움츠러든다. 그래서 혹자들은 겨울을 죽음의 계절이라고 말하고 절망의 계절이라고도 한다.
하지만 겉모습만 그럴 뿐 겨울은 희망을 품은 계절이다. 나무들은 낙엽이 질때 이미 새눈을 만들고 떨어진다. 이미 버릴 때 희망을 품고 떨어지는 것이다. 희망은 절망보다 더 강하다고 말한다. 그 어떤 추위나 고통이나 고난보다도 힘이 강해서 다 이겨낸다. 나무가 다시 싹을 틔우기 위해서는 매년 매서운 추위를 이겨내야 하듯이 인간사 인생살이에도 어려움은 늘 있을 것이다. 수없는 시련과 고통을 접하면서 살지만 그 고통은 우리가 도약하고 앞으로 나아가는데 필요한 약이자 교훈이라는 것을 잊지말고 그 어려움을 발판 삼아서 이겨내야 추운 겨울을 벗어날 수 있다는 사실을 늘 염두에 두고 지내야 할 것이다.
피하지 못할 일이라면 내 마음을 바꾸고 웃으면서 기쁘게 받아들이며 지내면 될 일이다.
이렇듯 산을 찾으면서 건강도 다지고 자신의 마음도 추스리며 긍정적인 사고로 모두가 살기 힘든 요즈음 고난과 시련을 극복하고 더 발전할 수 있는 힘을 키우고 있으니 산이 내게 주는 선물은 그야말로 무진장 크다 하겠다.
소위 세상이 말하는 '베이비 붐 세대'에 속하는 자신이 요즘 가장 염려되는 부분은 직장에서의 '명퇴' 문제다. 무한경쟁속에서 살아 남아야 하는 것은 병원도 예외일 수가 없으니 구조조정이 필요한 조직에서의 칼바람을 어떻게 피하느냐가 관건이리라. 하지만 필요없는 근심과 걱정과 불안을 다 떨쳐 버려야겠다. 가만히 앉아서 고민만 한다고 해결될 일은 아니니까... 모든 것을 다 떨쳐버리고 아름답고 당당한 모습으로 서있는 저 겨울나무들처럼 희망의 씨앗을 품고 마음의 준비를 하고 기다리다보면 반드시 결과로 나타나리라. 겨울이 오면 봄은 멀지 않을테니 말이다.
△ '자연환경 명소 100선' 중에 당당히 10걸에 속하는 물한계곡[勿閑溪谷]
△ 산뜻한 모습으로 반겨주는 목교를 보니 다리를 건너 삼도봉으로 오르고픈 유혹을 느낍니다.
스트레스 해소하러 산을 찾는데 오히려 더 쌓이게 되면 안될 일이라 밝은 생각으로 전환하고서 하늘 한번 쳐다보고 심호흡 한번 해보고는 씨익~ 하고 미소를 지어본다. 부딪쳐보고 해결하기로 마음먹으니 한결 편한 마음이 찾아온다.
등로를 벗어나면 발이 푹푹 빠질만큼 쌓여있는 눈밭을 감상하며 30여분을 부지런히 내려서니 임도가 나타나고 잣나무 군락이 멋진 모습으로 눈을 즐겁게 해준다.
약간 경사진 길을 내려서니 뒤따라 내려오던 연세가 지긋하신 아화에서 오신 산님의 손에 비료포대가 들리워져 있어 함께 하산길을 이어온 여성 산님이 냅다 받아들더니 눈썰매를 타기 시작한다.
비명을 지르면서도 재미있는지 계속 썰매를 타는 모습에 주변 산님들도 덩달아 웃음보를 터트린다.
결국엔 달구지 끌듯 매달려 가며 눈썰매를 즐기는 모습에 사진 몇장 담아본다.
나이가 많고 적음을 떠나 어릴적 동심으로 돌아가 잠시 즐거운 시간을 가져보니 다들 입가에 미소가 떠나질 않아 자칫 지루해지기 쉬운 산행 막바지 길이 즐거워 다행이다 싶다.
△ 쪽새골계곡을 따라 내려서니 멋진 잣나무들이 반겨줍니다.
△ 물한계곡에서 삼도봉-석기봉-민주지산 원점회귀 코스가 이곳에서 갈라진답니다.
△ 잣나무들이 좌우로 도열해 있는 멋진 임도를 마냥 걷고 싶네요.
△ 비료 포대 한 장에 동심으로 돌아가 신나하는 여성 산님의 모습이 재밌네요.
△ 평지길에선 아예 소달구지 끌듯 눈썰매를 끄니 엉덩이에 멍이 들지는 않았는지...
△ 소박하기 이를 데 없는 황룡사 전경
△ 물한리 입구에 서있는 물한계곡임을 알리는 빗돌
하늘을 향해 쭉쭉 뻗어있는 잣나무의 멋진 모습을 감상하며 하산길을 서두르니 물한계곡에서 민주지산을 오르는 원점회귀 코스인 쪽새골과 미나미골이 나뉘는 갈림길에 도착하게 되고(14:07), 18분 정도 걸려 독경소리가 울려 퍼지는 황룡사 입구에 닿는다. 잠시 들러 보기로 하고 걸음을 옮겨 절 입구에 들어서서 합장으로 입구에 있는 부처님상을 향하여 예를 표하고 사진 몇장 담은 후 절 마당을 이리저리 거닐어 보며 주변을 둘러보지만 창건된지 오래지 않은 사찰이라 규모는 그리 볼품이 없다. 간단히 둘러보고 돌아나와 시멘트 포장길을 따라 도로 주변에 세워져 있는 해학적인 장승들을 보면서 내려가니 낯익은 물한리 주차장에 당도하게 되고 산행 내내 함께한 산님들과 따뜻한 미소를 지으며 수고하셨다는 덕담을 나누며 13여년 만에 다시 찾은 민주지산 산행을 마무리한다.(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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