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와달이 사는 집
청도 방음리-까치산-호거대-방음산-방음리 원점회귀 정기산행 본문
♤ 산행일자 : 2010. 02. 28 (일) 맑음
♤ 산행장소 : 청도군 운문면, 금천면 일원
♤ 산행인원 : 천리마, 산따라, 호경김, 해와달의 노래 (총 4명)
♤ 산행코스 : 청도군 운문면 방음리 새마을동산~방음공동묘지~571봉~까치산~정거고개~613봉~호거대갈림길~호거대(장군봉)~대리마을갈림길~495봉~403봉(방음앞산)~보갑사~(방음리)버스정류소
♤ 산행시간 : 7시간 10분 남짓(중식시간 및 휴식시간 포함해서 널널하게...)
◈ 산행기
직장산악회인 '천년산악회'의 제98차 정기산행일이다.
원래의 산행장소는 군위군 고로면의 작지만 아름다운 산 '아미산-방가산'인데 근무에 걸리거나 명예퇴직하는 동료들이 몇 분 있어서 불참하는 관계로 참여인원도 적어서 원점회귀가 가능한 곳으로 급히 변경하여 진행하기로 했다. 적당한 산행지를 물색하던 중 고향 부근의 괜찮은 곳을 선별하여 가보고 싶은 마음이 생겨 운문호가 잘 내려다 보이고 영남알프스의 가지산과 억산 능선이 바라보이는 청도 까치산을 찾아보기로 한 것이다.
경주 오릉주차장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하고 행장을 꾸려 달려가 기다리고 있으니 조금 후 포항에서 달려온 동료들과 조우를 한 후 차량 한대로 영남알프스가 있는 언양 방면으로 차를 몰아간다.
가파른 운문령을 가뿐하게 넘은 우리들의 애마는 운문사 입구 삼거리를 지나 신원리를 휘돌아 운문댐의 언저리를 몇 구비 돌더니 새마을운동의 발상지라고 꾸며놓은 방음리새마을동산에 내려놓는다.
출발 전에 앞서 몸도 풀고 화장실도 다녀오는 등 준비를 마치고 새마을동산에서 오른쪽(청도쪽)으로 도로를 따라 걸음을 옮겨 나간다.(10:10)
▲ 산행코스
▲ 방음리 새마을동산
1970년대 옛 방음동의 새마을 사업을 기념하여 만든 공원으로 당시 운문댐 조성에 따라 수몰된 옛 방음동의 마을 모습을 비롯한 새마을 사진 전시장과 기념비, 정자, 연못 등이 있다. 특히 이곳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방음동 일대 새마을사업 현장을 찾아 마믈 주민들을 위로·격려하는 모습을 담은 사진과 기념동산을 세워 당시 상황을 그대로 재현해 놓고 있으며, 박 전 대통령의 영애인 박근혜, 근령씨가 2001년과 2005년에 방문 기념으로 식수한 나무도 볼 수가 있다.
▲ 시작부터 산길이 뚜렷하고
▲ 청솔이 떨구어 낸 솔가지를 밟으며
▲ 솔향내를 맡으며 오르는 산행길에 기분도 업됩니다.
100여 미터 도로를 따르면 좌측으로 산으로 드는 시멘도로를 만나게 되고 여기서 좌측으로 50여미터 따르다 보면 시멘도로가 끝나는 지점이 본격적인 산행 들머리이다. 이어 좌측으로 묘지로 드는 길로 들고 오른쪽으로 산길이 반듯하게 열려있다.
길이 뚜렷하여 특별히 길안내를 요하는 구간도 없이 운치있는 솔숲길을 산책하듯 오르지만 경칩이 코 앞에 다가온 계절의 탓인지 벌써부터 이마엔 땀방울이 쏟아진다. 오는 도중 차 안에서 멀미를 하던 오늘의 홍일점인 호경이는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린다.
가던 걸음 멈춰서서 힘들어 하는 모습에 등도 두드려 보지만 회복이 더딘가 보다. 시간도 충분하니 쉬엄쉬엄 오르자고 하면서 초반 산행을 천천히 오르기 시작한다. 갈 길은 멀지만 혼자 두고 갈수는 없지 않은가.
쉬었다 가기를 반복하며 경사도가 제법 심한 가풀막을 은근히 올라 출발 1시간 15분만에 첫 봉우리에 올라서게 되는데 운문댐92번 이란 표식이 있는 사각스텐이정표가 먼저 반긴다.(11:25)
▲ '운문댐 92' 푯말이 서 있는 571봉
▲ 전망좋은 곳에서 바라보니 운문호가 내려다 보이고 우측엔 서지산(553m)이 다가옵니다.
▲ 낙엽이 짙게 깔린 날등능선을 올라 까치산을 올라갑니다.
지도를 살펴보니 571봉인가 보다. 국제신문에서는 이곳을 도롱굴산이라 명명하고 있다는데 나뭇가지 사이로 운문댐이 조망이 된다.
잠시 쉬어가며 호흡을 가다듬고서 까치산을 향하여 진행해 나간다. 속이 거북해 하던 호경이도 조금은 나아진 듯 제법 잘 따라오니 무엇보다 다행이다.
조망이 터지는 곳에서는 어김없이 멈춰서서 마음껏 눈에 담고서 카메라를 들이댄다. 흡사 지맥길을 걷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의 날등능선을 따라 15분 정도 오르다보니 조그마한 정상석이 반겨주는 까치산에 도착하게 된다.(11:43)
▲ 까치산(615m) 정상에서...
▲ 건너보이는 서지산 너머로 저 멀리 단석산이 아스라히 조망이 됩니다.
▲ 좌측에는 옹강산과 그 뒤로 문복산이 자리하고 있고 우측 저 멀리 고헌산이 조망이 됩니다.
▲ 가지산, 운문산, 억산의 마루금이 시야에 들어오고
▲ 정상석 뒤편으로 운문면 소재지인 대천리와 운문댐 수문이 조망이 되네요.
사방 거침없는 조망터를 제공해주는 듣던대로 멋진 곳이다. 다녀간 흔적을 남기고서 주변의 멋진 풍광을 마음껏 즐기기 시작한다.
옹강산, 문복산, 고헌산에서부터 가지산, 운문산을 비롯하여 억산에서 구만산으로 이어지는 시원스런 산그리메를 마음껏 담고서 서쪽으로 고개를 돌려본다.
산 아래로 펼쳐지는 바둑판처럼 경지정리가 잘 되어있는 금천면 임당리의 들녘이 눈에 띄고 우측엔 고향마을이 잠겨있는 운문댐의 수문이 보인다.
수몰지역에서 옮겨 새로이 조성되어 있는 운문면 소재지인 고향마을 대천리와 집안 재실(齋室)도 눈에 들어온다.
그 뒤로 발백산과 학일산이 조망이 되는 너무나 멋지고 시원스런 전망에 마냥 눌러앉아 있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다. 아마도 산행하면서 느끼는 맛이 바로 이런게 아닌가 싶다.
▲ 이끼가 잔뜩 긴 암릉을 오르려니 거침없던 발걸음도 주춤해 지네요.
▲ 어디를 가리키고 있는지 열심히 폼을 잡고 있네요.^^*
▲ 정상 바로 옆 조망이 잘 되는 바위에서 상운산, 가지산, 운문산을 조망합니다.
▲ 약효가 좋다는 부처손이 군락을 이루고 있는 바위를 보고 그냥 지나칠리야 없겠지요?
함께한 동료 두명은 부모님께서 암 투병중이시라 항암효과가 있다는 부처손을 체취하느라 정신이 없다. 바위에 다닥다닥 붙어있는 부처손을 잘라 비닐봉지에 담으니 금새 그득하다. 정성이 하늘에 닿아 부디 효과가 있어 곁에 오래 계셨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등로는 진행 방향으로 뻗은 외길 능선을 따라 부지런히 걸음을 옮겨 577봉을 지나 555봉에 도착하게 되니 자그마한 팻말이 반겨주고 있다.(12:23)
▲ 삼각점이 있는 '진등'이라 불리는 봉우리(555.6m)
▲ 울창한 소나무 숲 사이로 솔가지가 내려앉아 운치있는 등로를 이어가니 콧노래가 절로 나옵니다.
삼각점이 있는 555봉을 지나 소나무가 울창하게 뻗어있는 숲으로 빠져드니 봄의 기운을 완연하게 느끼게 하는 산들바람을 가슴을 열어 맞으며 걷는 고향 뒷산의 산길은 길이 뚜렷하고 적당한 크기로 자란 청솔이 솔가리를 떨구고 솔향내를 솔솔 풍겨 상쾌한 산행을 이어나가게 해주는 말 그대로 편안한 산길이다.
산행하면서 몇번이고 '정말 좋은 코스다'라며 연신 감탄사를 내뱉으며 등로를 이어가는 동안 어지간히 시간이 된 듯 배꼽시계가 울려대기 시작한다.
바람이 잦아든 멋진 솔숲을 찾아들어 요기를 하고자 등짐을 풀어 놓는다. 오늘은 밥 대신 라면을 준비했다. 코펠과 버너에 가스까지 챙겨넣었더니 배낭이 제법 묵직했었는데 라면을 꺼내 놓으니 다들 환호성을 지른다. 자리를 깔고 버너에 불을 붙여 각자 준비해온 먹거리를 내어놓고 맛나게 끓여낸 라면과 더불어 먹으니 진수성찬이 따로 없다. 산행하면서 먹는 라면 맛이야말로 어디 비할 바가 있으랴...
느긋하게 과일과 커피를 곁들여 후식으로 즐긴 후에 다시 길을 떠나 마루금을 따라 진행을 계속해 나간다.
▲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자연의 법칙을 보면서...
▲ 613봉을 오르며 좌측 우회길은 호거대로 향하는 지름길입니다.
▲ 호거대와 방음산 갈림 이정표
운문면 방음리와 금천면 임당리를 잇는 옛길인 정거고개를 지나 능선 사면길을 만나는 갈림길까지 쉼없이 등로를 이어가 613봉에 당도하게 되고 내친 김에 호거대까지 다녀오자는데 의견의 일치를 본다.
금천면 박곡리에서 이곳 613봉을 올라 호거대를 경유하여 범봉을 올랐다가 억산을 거쳐 대비골로 하산하여 원점회귀 했던 경험이 있어 이미 호거대를 접했었지만 그때는 비가 오는 날이어서 멋진 조망을 즐기지 못한 아쉬움에 다들 한번은 더 다녀가야겠다는 마음을 먹은터라 쉽게 발걸음을 호거대로 향하게 했을 일이다.
진행방향은 다른 방향의 길이 없기 때문에 반반한 등로를 따라가면 된다.
6분 정도 후 대비지와 훤히 내려다 보이고 억산의 마루금을 가장 잘 살펴볼 수 있는 멋진 전망대에 당도하여 각자 포즈를 잡고 카메라에 담기에 바쁘다. 우중산행 때의 운무도 멋졌었지만 오늘 가까이서 본 억산의 하늘금이 정말 아름답게 다가온다.
▲ 억산의 멋진 하늘금이 올려다 보이는 전망대에서.. 대비지 뒤로 귀천봉이 조망됩니다.
▲ 전망좋은 곳을 그냥 지나칠 수야 없겠지요.
▲ 작년 2월 산행 때 운무에 휩싸인 귀천봉을 배경삼아 사진에 담았던 곳이지요.
▲ 남자들 틈바구니에서 따라오느라 힘이 들었을 막내도 한 컷 해야겠지요.
▲ 봄볕이 따사로이 내려쬐는 부드러운 오솔길이 예뻐서 담아봤네요.
10여분을 멋진 오솔길과 작은 오르내림을 반복하며 진행하니 특유의 모습으로 호거대가 다가온다.
호랑이가 앉아 있는 모습을 닮았다 해서 이름 붙은 바위봉인 호거대(일명 장군봉, 또는 등심바위)아래에 도착하여(14:37), 배낭을 나무에 걸쳐놓고 카메라만 주머니에 챙겨넣고 체인으로 된 쇠사슬을 잡고 유격훈련을 받는 모습으로 암벽을 올라간다. 도착한 등심바위(호거대)에 올라서니 역시 명불허전이다. 사방 탁 트인 조망에 가슴속까지 시원한 느낌이다. 지난 산행 때 보완했던 쇠사슬 조임쇠도 지금껏 잘 조여져있어 무엇보다 반가운 마음이다. 영남알프스의 맏형인 가지사을 비롯하여 운문산과 억산의 마루금이 너무나 멋져보이고 건너편 바위 암봉이 특이한 지룡산과 그 뒤로 옹강산이 반겨주고 있다. 석양으로 치닫고 있는 눈부신 햇살아래 대비지의 푸른 물이 밝게 빛나고 있는 가운데 귀천봉이 도도히 서있고 능선을 따라 눈길을 옮겨가니 깨진바위로 유명한 억산이 웅장한 모습으로 내려다 보고 있다.
언제보아도 멋진 자연이 주는 크나큰 선물을 맘껏 만끽하며 눈으로 마음으로 담기에 바쁘다. 이렇게 조망이 탁트인 멋진 전망을 보는 것도 산행에 빠져들게 하는 이유중 하나일 것이다. 때마침 올라온 부부 산님에게 부탁하여 단체사진 한장 담은 후 바위를 내려가 건너편 바위 위로 올라가 사진 몇장 더 찍은 후 오던 길을 되돌아 방음산을 향해 아쉬운 걸음을 옮긴다. 마냥 눌러앚아 놀고 싶지만 시간이 꽤 흘러 지체할 여유가 없어 옮기는 발걸음에 가속도를 붙여본다.
▲ 등심바위(호거대)를 오르며 잠시 군생활의 추억을 생각하며...
▲ 지나온 좌측의 613봉과 가야할 방음산(581m)이 조망이 됩니다.
▲ 우람한 암봉을 자랑하는 지룡산과 좌측으로 옹강산이 시원스레 조망이 됩니다.
▲ 좌측 신선봉 너머로 영남알프스의 최고봉 가지산이 멋진 스카이라인을 그리고 있네요.
▲ 좌측부터 운문산, 범봉, 억산이 차례로 조망이 되는 멋진 풍광입니다.
▲ 호거대의 인어공주(?)
▲ 지룡산 자락의 823봉을 배경으로...
▲ 호거대(장군봉)에서의 단체사진
▲ 억산에서 구만산으로 이어지는 마루금과 대비지를 배경으로...
▲ 호거대를 내려와 다시 한번 가지산을 조망하며...
▲ 호젓한 오솔길이 너무 좋아 다시 한번 담아봅니다.
▲ 613봉 직전 우측으로 트래버스되는 사면길로 접어듭니다.
▲ 다시 모습을 드러낸 호거대(장군봉), 뒤쪽 좌측으로 운문산과 가운데 범봉, 우측으로 억산이 보입니다.
▲ 저 멀리 까치산에서 지나온 등로가 한 눈에 조망이 됩니다.
613봉 직전에 우측으로 우회하는 사면길을 따라 등로를 이어가다 조망이 트이는 곳에서 고개를 돌려 바라보니 호거대가 눈에 들어온다. 워낙 독특하고 뚜렷하기에 금새 식별이 가능한 바위라 자꾸 눈길이 간다.
방음산(581봉) 직전 좌측의 전망터에서 까치산에서 지나온 흔적을 카메라에 담고서 아담한 정상석이 서있는 방음산에 도착한다.(15:27)
▲ 방음산 정상에서...
▲ 다시 한번 호거대를 바라보며 가까이 당겨봅니다.
▲ 방음산 정상석 정면 앞에 있는 풍혈자리 - 여름엔 냉기, 겨울엔 온기가 올라온다고 하는데...
정상석 바로 앞에 있는 따뜻한 바람이 난다는 풍혈 앞에서 손을 갖다대어 따뜻한 바람이 나오는걸 확인해보았지만 별 느낌이 없다. 아마도 날씨가 더 추워야 확인이 가능할 것 같은 모양이다. 간단히 사진에 담고서 가던 발걸음 재촉한다.
방음산을 내려서면서 오른쪽으로 보이는 거대한 바위 덩어리의 산인 운문사 입구의 지룡산을 바라보며 다시 한번 올라보고픈 진한 유혹을 느낀다. 아내와 친구 셋이서 올랐던 지난 날을 그려보며 올해에는 혼자서라도 찾아봐야겠다고 마음먹으며 내딛는 발걸음에 탄력을 붙여 나간다.
▲ 지나온 능선길과 가야할 등로가 한 눈에 조망이 되는 곳이네요. 하지만 하산할 지점을 바라보니 아직 멀기만 합니다.
▲ 능선 우측으로 육중한 바위덩어리로 된 지룡산이 멋진 모습으로 다가옵니다.
▲ 사각거리는 낙엽소리를 음악삼아 걷는 산행길이 재미를 더해주고 있네요.
▲ 정상 직전 너덜길이 조금은 힘들게 하지만 힘차게 올라갑니다.
산행 초반 멀미 때문에 느긋하게 진행하였고 게다가 예정에 없던 호거대까지 다녀온 탓에 산행시간이 제법 늘어져 속도를 높여나간다.
제법 많은 양의 시그널들이 펄럭이는 사거리 안부에서 우측으로 길을 틀어 진행하다 언뜻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어 일행들과 지도를 검토해 보니 대리마을로 내려가는 길인듯 하다는데 의견의 일치를 보고 되돌아 올라가 직진의 오름길로 등로를 이어가 지도상의 493봉을 넘어 부지런히 등로를 이어간다.
잠시 알바한 시간까지 포함해서 40여분 진행하니 정상부 직전 너덜길을 올라 495봉에 도착한다.(16:42)
▲ 495봉 - '495m'라고 표기한 패찰이 달려 있으며, 바로 옆에 조망바위가 있습니다.
▲ 495봉 부근 조망바위에서 산행 시작점과 끝지점인 방음리를 내려다 봅니다.
정상부 팻말을 카메라에 담고서 잠시 망설여보지만 이내 우측으로 나있는 등로를 따라 진행해 나간다. 495봉 좌측으로 나있는 등로는 지능선을 따르는 길로 시간은 단축되겠지만 운문호를 한번더 보고픈 유혹에 조금더 돌아가기로 마음 먹어본다.
495봉 우측으로 나있는 내림길을 내리자마자 좌측으로 산행 시작점과 끝지점인 방음리가 내려다 보이는 전망좋은 지점에서 각자 포즈를 잡고 사진에 담아본다.
산행 막바지에 접어 든듯 하지만 아직도 제법 멀어 보인다. 지루한 감을 느낄 시간이 되었지만 마음먹기 나름이라 다시금 마음을 다잡고 오르내림이 그리 심하지는 않은 봉우리를 몇 구비 넘어가며 운치있는 솔숲길의 정취를 마음껏 느끼며 걸어간다.
솔가지 낙엽을 밟는 발걸음이 상큼하고 솔향을 맡는 기분이 상쾌하여 산길을 걷는 기분이 아니라 숲속 오솔길을 걷는 행복한 길이다.
걸어도 숨이 차지 않는 오솔길. 솔향에 취해도 보고... 아무도 오고가는 이 없는 오솔길 못다한 삶의 속정도 달래도 보고...
짙은 솔향 가득한 오솔길에 두발 가는 대로 몸을 맡겨본다. 당장 눈 앞에 다가온 불안한 미래와 생활속에서의 아쉬움 따위는 잠시 저멀리 던져버리고서 지금 이 순간만은 잊어버리고 마음 비우는 일에 충실할 따름이다. 비워진 그 마음속에 긍정과 희망을 담고서 열심히 한 주간을 살아가리라는 다짐을 하면서...
▲ 시그널만 반겨주는 텅빈 467봉
▲ 내달려도 좋을 만큼 솔가지가 깔려있는 솔숲길이 무척 운치있어 보입니다.
▲ 방음앞산에 도착했으니 이제 산행은 막바지인 듯합니다.
▲ 방음리새마을동산이 내려다보이고 운문호를 마지막으로 눈에 담아봅니다.
▲ 산죽터널을 지나니 날머리의 시그널이 수고했다고 반겨줍니다.
▲ 보갑사 옆에 위치한 '영담한지미술관'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463봉을 지나고 '방음앞산'이라고 적혀져 있는 표지목을 사진에 담고서 이어지는 가파른 하산길로 접어들어 운문호가 내려다 보이는 전망터를 지나며 카메라에 담고 내림길을 이어가 안말음 마을 공용으로 사용하는 공청안테나를 지나서 계속 가파른 내리막길을 내려가니 산죽이 반겨주는 날머리에 도착하게 되고(17:20), 보갑사와 영담한지미술관이 보이는 안말음마을에 내려서서 맑은 물이 흐르는 개울에서 간단히 장비를 세척한 후 방음리 버스정류장을 향해 걸음을 옮겨간다.
버스정류장 입구 좌측 언덕배기에 산뜻하게 자리잡은 가옥에는 지난해 돌아가신 재종숙께서 사시던 집이다. 지금은 숙모님 혼자 지내시겠지만 그동안 두어번 정도밖에 다녀가지 않아 얼굴도 잘 기억하시지 못할 것 같고 일행들도 있어 다음 기회에 문안인사 여쭙기로 하고 오늘은 그냥 돌아가기로 한다. 먼저 도착한 오늘의 인력거꾼인 '산따라'님이 주차해둔 새마을동산에서 차를 몰고와 몸을 싣고서 귀로의 여정은 운문댐을 끼고 돌며 물속에 잠겨있는 어릴 적 기억속에 남아있는 고향마을의 정경들을 그려보며 건천을 경유해 경주로 향하는 차안에서는 제법 많은 시간을 소모한 산행 탓인지 금새 꿈나라로 빠져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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