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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와달이 사는 집

아들과 함께 유격훈련부터 시작한 단석산 산행 본문

◈ 산행이야기/☆ 2011년도 산행

아들과 함께 유격훈련부터 시작한 단석산 산행

해와달^^* 2011. 2. 5. 00:39

산행일자 : 2011. 02. 04(금) 맑음(연무로 인해 조망이 별로...)

산행장소 : 경주시 건천읍 송선리 일원

산행인원 : 아들과 함께...

산행코스 : 송선2리 마을회관 - 홈곡저수지 - 장군봉 - 444봉 - 474봉 - 월성이씨묘 - 방내리마애불 - 방내지 갈림길 - 전망바위 - 진달래군락지 - 단석산 - 신선사 - 625봉 - 505봉 - 송선리절골 - 마을회관(산행시간 : 6시간 40분)

 

▣ 산행기

정월 초하룻날 부모님과 장인 제사를 경주와 포항을 오가며 정성스레 모시고 모처럼 긴 연휴라 마땅히 여행가기도 뭣해 그동안 못했던 산행을 만회라도 해볼 요량으로 배낭에 장비를 챙기고 있으니 곁에서 지켜보던 아들이 따라가겠다고 한다. 함께 산행한지도 오래되었으니 기쁜 마음으로 그러자고 답하고 아내더러 먹거리 준비 좀 해달라고 부탁한다. 산행지를 고르다가 아들이 안 가본 경주의 최고봉인 단석산으로 정해본다.

코스는 얼마전 '포항산친구들'카페의 아침꽃, 용찬님, 뚜벅이님이 번개산행으로 다녀온 곳으로 가보기로 해본다. 들머리를 제외하면 예전에 혼자서 천포리에서 장군바위를 거쳐 오른 코스와 거의 흡사해 지도없이도 가능하고 그때 1시간 30분 넘도록 알바를 한 곳도 재차 확인해보는 기회를 가져보고자 택한 길이지만 아들은 네시간 이내로 해달라고 하는데 글쎄...

건천을 지나 송선저수지가 가까워질 즈음 '아침꽃'님에게 소리통을 때려본다. 몇번의 벨소리가 울리고나서 손전화 너머로 들려오는 소리...

조금 전에 일어났단다... 에휴~ 명절증후군에 걸려 푹 쉬어야 하는 사람을 잠 깨운 것 같아서 괜히 미안함이 앞선다.

홈곡저수지 들머리가 헷갈려 물어보려고 한 것인데 반가운 목소리로 친절하게 알려주어 고맙다는 인사로 마무리하고서 20번 도로 우측에 있는 송선2리 마을회관 앞 공터에 차를 주차시켜놓고 도로를 가로질러 징검다리가 놓여져 있는 개울을 건너 송선저수지 옆으로 나있는 시멘트도로를 따라 진행한다.(09:50)

 

▲ 산행지도

▲ 출발지인 마을회관을 되돌아보며...

▲ 징검다리가 놓여져 있는 개울을 건너 홈곡저수지를 향해 진군을 시작합니다.

▲ 얼음이 꽁꽁 얼어 붙어있는 홈곡저수지

 

 

길 우측에는 축사가 있어 특유의 냄새가 진동을 한다. 아직 이곳은 구제역의 여파가 미치지 않은 곳인지 육우와 비육우들이 커다란 눈만 껌벅이며 쳐다보고 있는 모습이 재미있고 참으로 다행이다 싶다. 부디 온 나라를 뒤흔들고 있는 구제역과 AI의 여파가 빨리 사라졌음 하는 바램이다.

도로를 따라 멀리 보이는 홈곡저수지의 제방을 향하여 걸음을 옮겨가 도착한 홈곡저수지에는 온통 얼음으로 가득차 있다. 어디선가 쿵쿵하는 소리가 들려 둘러보니 아무것도 없는데 계속 들려온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홈곡저수지에 얼어붙어 있던 얼음이 녹으면서 터지는 소리인듯 하다. 처음 듣는 소리라 흥미롭게 다가온다.

제방을 가로질러 나있는 등로를 이어가니 대숲이 나타나고 이어 삼거리 갈림길에 도착하게 되는데 오늘 산행이 시작부터 고생길로 들어서게 된 문제의 지점이다.

오른쪽 아래로 나있는 길을 따랐어야 했는데 좌측 오름길로 진행을 한 까닭에 난데없는 유격훈련을 하게 된다.

계곡을 따라 오른 등로엔 바위투성이라 요리조리 헤집고 올라가니 희미한 흔적이 이어진다. 한참을 올라서니 낙엽으로 뒤덮힌 등로는 흔적조차 없어져 버려 나뭇가지에 페인트로 화살표를 그려놓은 게 있어 따라 진행하니 그 역시 예전 알바했을 때처럼 성묘객들이 그려놓은 표식이었다.

도착한 무덤가에서 귤 하나씩 먹고서 주변 산세를 훑어보고서 무작정 능선을 향해 치받아 오르기 시작한다.

▲ 빨갛게 페인트칠을 한 화살표를 따라 정신없이 올라서는 유격훈련이 시작됩니다.

▲ 길도 없는 급사면을 무작정 치고 올라와 능선길에서 내려다보니 경사도가 장난이 아니네요.

 

 

그때 '아침꽃'님으로부터 연락이 온다. 어디 쯤인지? 월성이씨묘는 지났는지? 하면서... 전후 사정을 말했더니 아들 고생시킨다고 안타까워 해주며 하산길에 매달아놓은 시그널 위치를 바꿔 달아달라는 부탁을 하신다. 그렇게 하겠노라고 대답하고서 급사면을 다시 기어 오르기 시작한다.

거의 네발로 기다시피 오른 산행은 참으로 힘들게 느껴진다. 수북한 낙엽을 밟으면 뒤로 미끄러지기 일쑤고 얼굴을 때리는 잔가지들로 수없이 따귀를 맞으며 정신없이 올라서며 뒤돌아보니 그래도 군말없이 잘 따라 올라오는 아들이 미안하기도 하고 대견스럽다. 나뭇가지를 잡아주고 잘 올라오도록 챙겨주며 오랫만에 함께 나선 산길이 고생길로 만든 미안함에 힘내라고 말해주니 씨익~ 웃으며 괜찮다고 하는 미소를 날려준다.

하긴 현역으로 군 생활을 마친 두사람이지만 군 복무기간동안 한번도 유격훈련을 받아보지 못했으니 이 참에 제대로 겪어보자며 마지막 피치를 올려본다.

정글을 뚫고 올라서니 이름모를 무덤군이 나타나고 곧바로 뚜렷한 등로를 만나게 된다.(11:11)

▲ 아침 햇살이 나뭇가지 사이로 비추며 연출되는 부드러운 등로를 따라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합니다.

▲ 좌우로 농로 수준의 제법 너른 길이 나 있는 안부사거리.

(지난 번에는 우측으로 갔었지만 이번에는 직진입니다)

▲ 간벌하여 어지럽게 내팽겨쳐 있어 정상 부근이 상당히 어수선한 443.8봉의 모습입니다.

▲ 삼각점이 있는 443.8봉

 

 

그제서야 장군바위에서 올라오는 등로와 합류하게 되고 솔가지가 잔뜩 깔려 발걸음이 편안한 산길을 걷게 되지만 초반 힘을 너무 많이 뺀 탓인지 진이 다 빠진 느낌이다.

10분 가까이 걷다보니 낯익은 사거리가 나와 잠시 생각에 잠겨본다. 지난 산행 때는 우측으로 갔었는데 오늘은 직진 오름길로 올라보자는 생각에 곧장 앞으로 나간다. 다시 10분 남짓 진행하니 갈림길이 나타나고 좌측으로는 진행하지 못하도록 나뭇가지로 막아놓았다.

삼각점이 있는 443.8봉에 도착하여 사진 한장 담은 후에 우측으로 나있는 내림길을 이어 오르내림을 반복하니 474봉을 지나게 되고 곧이어 사거리 우측에서 이어진 우회로와 다시 합류하게 된다.

▲ 등로 좌측으로 펼쳐진 바위 전망대에서 바라본 건천읍 들판이 연무로 인해 가려져 있어 아쉽습니다.

▲ 응달이라 그런지 녹아내린 물이 그대로 얼어붙은 모습입니다.

▲ 제법 규모가 있는 '월성이씨' 묘

 

▲ 단석산 정상부가 올려다 보이는 전망바위에서 올려다보니 아직도 까마득하기만 하네요.

 

 

평지성 등로를 줄곧 따르다 제법 큰 규모의 '월성이씨 묘'를 지나게 되고(12:04) 응달이라 녹지않은 눈으로 등로를 덮고있는 사면길을 올라 바위전망터에 도착해서 올려다 본 단석산 정상부는 아직도 까마득하다. 5분 후에 만난 좌측의 바위전망대에는 지나온 등로가 한눈에 드러나는 멋진 조망을 보여준다. 배낭에 얹어놓고 셀카로 찍었던 지난 산행이 떠오른다. 홈곡저수지에서 골짜기를 거슬러 무작정 장군봉으로 오른 지나온 흔적을 보니 할말을 잃어버려 말문이 닫혀져 버린다.

다녀간 흔적을 남기고서 등로를 이어가니 집채만한 커다란 바위가 나타나 아래쪽으로 나있는 내림길을 내려가니 방내리마애불 앞에 당도한다.(12:28)

▲ 부산산성과 오봉산이 연무에 희뿌옇고 아래로는 송선저수지와 홈곡저수지가 보입니다.

(홈곡저수지에서 계곡을 타고 장군봉까지 오른 힘들었던 등로가 한 눈에 보여 에휴~ 소리만 연발입니다.)

▲ 너른 건천 들녘을 배경으로 사진 한장 남겨봅니다.

▲ 방내리마애불

(빠른 시일내에 역사적인 재조명으로 제대로 된 평가를 받았으면 하는 바램이 앞서네요)

▲ 따스한 햇살을 받으며 산중을 걷는 산꾼이 사색에 잠겨보기엔 더없이 좋은 조건의 부드러운 길입니다.

 

 

다시 찾은 마애불에는 정적감이 감돌고 돌탑이 세워져 있다. 합장 반배로 인사를 여쭙고 올려다보니 예전에 바위 틈에 집을 짓고 있던 말벌집이 안보인다.

그사이 누군가 채취해간 모양이다. 몸에 좋다면 물불 가리지 않는 우리네 속성이 여실히 드러나는 현장이랄까 마음이 씁쓸해온다.

마애불 앞으로 나있는 등로를 따라 부지런히 발걸음을 옮겨나가니 무덤이 군락을 이루고 있는 공동묘지를 지나 방내리천주암으로 내려가는 갈림이정표에 당도한다.(12:47)

▲ 방내리 천주암 갈림 이정표

▲ 진달래능선 입구의 전망바위에서...

 

 

이후의 등로는 자주 찾아서 따로 설명할 필요조차 없을 눈에 익은 훤한 등로라 빠른 속도로 앞으로 향한다.

척반암의 전망바위에 올라 연무에 잔뜩 가려 있는 주변 조망을 둘러보고서 진달래능선으로 걸음을 옮긴다. 따뜻한 날씨 탓에 얼어있던 눈이 녹아내려 다소 질퍽한 가파른 오름길이 걸리적거리지만 조심스레 올라서니 하산 중인 산님들을 만나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마지막 피치를 내어 당도한 단석산 정상에는 최근 날씨치곤 따뜻한 기운이 감돌고 있다.(13:37)

아무도 없는 정상에서 사진 몇장 담고서 아들과 둘이서 추억 하나 남겨볼 요량으로 배낭을 세워놓고 셀카에 담아보려 하지만 잘 안된다. 그러던 중 두사람의 산님이 올라와 부탁을 하여 인증샷을 남겨본다. 경주 방향으로 보이는 조망터에서 주변 산을 하나하나 짚어가며 아들에게 일러주고 양지바른 바위에 걸터앉아 다소 늦은 점심시간을 가진다. 보온밥통의 따듯한 밥에다 컵라면까지 곁들여 먹으니 꿀맛이 따로 없다. 명절 음식까지 가져가서 오랫만에 나눠보는 부자간의 오찬이 더없이 근사하다.

대학생활 때부터 부모 곁을 떠나 서울에서 생활한 이후 직장생활을 하는 지금까지 가끔씩 집에 내려오지만 둘만의 오붓한 시간을 가져본 기억이 없는 것 같았는데 오늘 그 원을 풀게된 것이다. 아직 더 큰 꿈을 향해 노력하고 있는 아들에게 그저 말없이 지켜보기만 하는 자신이 무력할 때도 있지만 대견한 마음은 감출 수가 없다. 함께 지내고 있는 딸아이와 함께 타지 생활 잘하고 사회인으로서 제 몫 잘해나가길 단석산 부처님께 간절한 마음으로 빌어본다.

▲ 먼거리를 돌아 올라온 단석산 정상부에는 적막강산입니다.

▲ 뒤따라 올라온 산님에게 부탁하여 정상에서의 사진 한장 남겨봅니다.

 

 

따끈한 커피 한잔 마시고 자리를 털고 일어나 신선사 방향으로 하산방향을 잡고 진행해 나간다.

헬기장을 지나 맞은편 능선으로 내려가도 되지만 국보문화재인 신선사마애불을 아들에게 보여주고 싶어서 급사면에 눈이 얼어있는 내림길을 조심스레 내려간다.

정상을 향해 올라오는 산님들과 인사를 나누며 하산길을 내려가니 염불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하는걸 보니 신선사가 가까워지나 싶다.

반질반질한 등로에 먼지가 폴폴나는 내림길을 내려와 당도한 신선사마애불에는 세월의 유구함에도 변함없이 늘 그 자리에 우뚝 서있다.

▲ 단석산신선사마애불상군 [斷石山神仙寺磨崖佛 像群]

 

 

지정번호 - 국보 제199호  
소  재 지 - 경북 경주시 건천읍 송선리 산89  
규모양식 - 본존입상 8.2m, 여래입상 1.05m  
               보살입상 1.02m, 보살반가상 1.1m  
재      료 - 화강암    
시      대 - 신라


동남북 세 쪽에 나란히 솟은 높이 12∼15m의 화강암 자연암벽에 새겨진 불상군(佛像群)으로서 두쪽으로 갈라진 동쪽바위의 오른편에는 거대한 미륵보살입상(彌勒菩薩立像)이 양각되어 있고, 왼편에는 보살반가상(菩薩半跏像) 1구와 보살입상(菩薩立像) 3구와 함께 그 밑으로 공양상(供養像) 2 구, 또 그 아래로 작은 입상(立像) 1구가 새겨져 있다.
남쪽 바위에 새겨진 「신선사작미륵석상(神仙寺作彌勒石像)」이라는 명문으로 이들 불상군이 미륵하생신앙(彌勒下生信仰)에 의하여 조성된 미륵불임을 알 수 있는데, 본존 미륵불은 당당한 거불로서 둥근 얼굴에 밋밋한 머리 위로 육계가 2중으로 우뚝 솟았고, 목의 삼도(三道)는 나타나지 않았다.
앞가슴을 열고 묵중하게 양어깨에 걸쳐 입은 법의(法衣)의 U자형 옷깃 위에는 군의(裙衣)를 졸라맨 띠매듭이 보인다.
수인은 오른손과 왼손 각각 시무외인과 여원인(與願印)을 맺었고 아랫몸의 옷주름은 크게 반원을 그리면서 흘러내렸다.
오른쪽 정면을 보는 반가상은 갸름한 얼굴에 머리에는 삼산보관(三山寶冠)을 썼으며, 두광(頭光)은 큼직한 원형이다. 삼도가 보이지 않는 목에는 짧고 단순한 목걸이가 걸려 있다.
만개한 연꽃무늬의 높고 둥근대좌(圓形臺座)에 왼발을 내리고 오른손을 들어 턱을 받치고 앉은 윗몸은 알몸에 허리가 잘룩하며, 천의자락이 대좌를 덮고 있다.
이 반가상은 마애불(磨崖佛)이기 때문에 원위치에서의 이동이 없어 신라시대에 조성된 반가상을 연구하는데 귀중한 자료일 뿐 아니라, 마애불로서의 반가상은 그 예가 드물어, 서산 용현리마애삼존불(瑞山磨崖三尊佛像)의 백제 미륵보살반가사유상(彌勒菩薩半跏思惟像), 중원 봉황리의 반가사유상과 함께 오직 세 군데 뿐인 희귀한 작품이다.

▲ 동북쪽에 서있는 8.2m의 여래입상

▲ 동쪽 방향의 높이 6m의 보살상

▲ 남쪽면에 있는 광배가 없는 보살상이 위의 두 불상과 함께 삼존불을 이루고 있답니다.

▲ 북쪽 바위면의 여래입상, 보살입상, 여래입상, 반가사유상입니다.

▲ 그 아래의 공양인물상 2구의 모습에서 신라인을 느껴봅니다.

▲ 단석산 신선사 마애불상군 안내판

▲ 단석산 신선사 전경

▲ 산령각 바로 앞 좌측으로 등로는 이어집니다.

 

 

경건한 마음으로 가족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며 진심어린 경배를 하고서 아들에게 하나하나 불상에 대해 설명을 하며 그 옛날 우리 선인들의 걸작품에 다시한번 감탄해 본다.  마애불을 빠져나와 대웅전을 향해 걸음을 옮기니 목재데크가 새로이 만들어져 있어 작은 변화를 느낄 수 있다. 대웅전 앞을 지나 샘터에서 목을 축이고 오른쪽 위에 있는 산령각으로 올라 좌측으로 나있는 소롯길로 진행하니 얼마안가 출입을 금하는 금줄이 가로쳐져 있다.

금줄을 넘어 다소 급한 오름길을 씩씩거리며 올라서니 삼거리를 만나게 되는데 이곳이 바로 예전 1시간 30분 넘게 알바를 하게되는 문제의 지점이다.

삼거리 우측길은 단석산 정상에서 헬기장을 지나 맞은 편 능선에서 내려오는 길인데 그때는 잘 모르다보니 우측으로 진행하다 만나게 되는 갈림길에서 좌측으로 등로를 잇다보니 영 엉뚱한 방향으로 가버려 길을 잃어버린 결과를 초래하게 되었는데 오늘 그때의 기억을 되살려보니 참으로 어이가 없어 쓴 웃음만 나온다.

금줄을 빠져나와 만난 삼거리에서 좌측으로 진행하다 보면 또다른 삼거리를 만나게 되는데 좌측으로 시그널 한장이 달려있다. '아침꽃'님이 얼마전 다녀간 흔적을 남겨놓은 모양이다. 좌측은 오덕선원 가는 길인데 시그널이 그쪽 방향에 매달려 있어 잠시 헷갈렸지만 믿고 따라 가보기로 한다. 조금 후에 만난 시그널엔 등로를 우측으로 벗어나기 시작하더니 결국엔 조금전 삼거리에서 우측으로 나있는 등로와 다시 합류를 하는게 아닌가. 꽃님도 잠시 헷갈렸던 모양이다.^^*

▲ 기억에 새로운 삼거리 갈림길

(← 송선리, 오덕선원. 단석산 정상으로 가는 능선 →)

▲ 오덕선원 갈림길에 만난 반가운 시그널입니다.

▲ 햇볕이 잘 들지않은 곳이라 그런지 잠시나마 눈밭을 걷게되는 행운을 얻게 되네요.

 

 

눈이 제법 남아있는 등로를 따라 진행하다 좌측으로 조망이 터지는 첫번째 전망터를 올라 오덕선원 방향의 등로를 살펴보고 산행을 이어나간다.

낙엽의 바다가 펼쳐지는 등로엔 불어오는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가지와 바스락거리는 낙엽소리가 어울려 묘한 앙상블을 이루고 있다.

등로 좌측에 있는 두번째 전망바위 부근에 도착하니 우측에 노란 시그널이 매달려 있어 다가가니 '아침꽃'님이 달아놓은 시그널이다.

바람이 분 탓인지 가지 끝에 겨우 매달리고 있는 형국이라 떼어내 조금 더 굵은 나뭇가지에 제대로 매달아놓고 전망대로 가서 주변 조망을 감상해 본다. 저 멀리 햇살아래 낙동정맥이 흐르고 있고 아래를 내려다 보니 우중골 무료주차장이 한눈에 보인다.

▲ 오덕선원으로 가는 능선이 펼쳐지고 저 멀리 낙동정맥이 하늘금을 그리고 있는 첫번째 전망대의 풍광입니다.

▲ 두번째 전망바위 - 건천에서 산내로 넘어가는 20번 국도와 우중골 무료주차장이 보이네요.

▲ 무릎이 푹푹 빠지는 낙엽의 바다를 항해하며 잠시 포즈를 잡아봅니다.

 

 

다소 지루한 듯한 등로를 쉼없이 이어가 앞을 가로막는 듯한 봉우리 앞 안부에서 잠시 멈춰서서 주변을 둘러본다. 아침에 통화했던 '아침꽃'님이 말해준 문제의 지점이 아닌가 싶어서다. 두번째 전망바위 부근을 지나고 난 뒤부터는 시그널을 발견하지 못했었는데 이곳에서도 보이질 않는다. 혹여 바람에 떨어지기라도 했는지 둘러보아도 찾을 수가 없어 포기하고 좌측 내림길을 따라 사면길을 진행하니 뒤따르는 아들이 조금은 힘들어하는 눈치다. 다 와간다는 말과 함께 스틱 두개를 건네주고 사용법을 일러주며 무릎까지 빠지는 낙엽에 급내림이 이어지는 산길을 부지런히 내려가니 발목이 조금 시큰거려온다.

두달 만에 나선 본격적인 산길이라 체력이 많이 부실해진 모양이다. 창녕조씨 묘에 당도하여 남은 물 꺼내어 아들에게 주고서 과일로 목을 축인 후 마지막 내림길을 이으니 우측 멀리 송선저수지가 보이고 아래로 절골마을이 가까이 다가온다.

명절 연휴라도 밭에 나와 일하는 촌로를 만나 새해 인사를 건네고서 송선절골마을을 지나 20번 국도로 올라 출발지였던 마을회관으로 되돌아와 오늘의 산행을 마무리한다.(16:30)

▲ 산행막바지 내림길에서 본 절골의 풍경과 주인을 기다리고 있는 애마의 모습도 보이네요.

 

 

모처럼 제대로 된 산행을 나선데다 사랑하는 아들과 함께 많은 얘기를 나누며 행복한 산길을 이어나가 더없이 뜻깊은 시간들이었지만 초입부터 쉬운 길 마다하고 길도 없는 곳을 마치 짐승처럼 헤메게 했으니 아들녀석이 다음 기회에는 따라나서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미안하기도 하다.

힘든 내색않고 끝까지 따라와준 아들에게 수고했다는 말과 함께 앞으로 살아가는 인생길에도 이렇듯 온갖 난관이 수도 없이 있을테니 잘 극복해 나가라는 말을 남기면서 몸은 비록 피곤함으로 뻐근하지만 마음만은 그 어느 때보다 행복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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